임산소득수종 중 호두나무는 높은 경제성으로 인해 임업농 가의 선호도가 높지만, 호두나무 포장 내에서의 해충 발생 양상 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Jung et al., 2017). 2016년 기준, 국내 호두나무 재배 면적은 1,904 ha로 경북(727 ha), 충북(425 ha), 전북(225 ha), 충남(194 ha), 경남(116 ha)의 순으로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이 전국 재배 면적의 88.6%를 차지 하고 있다(Statistical Year Book of Forestry, 2017). 또한 호두 의 국내 총 생산량은 약 1,123톤으로 생산금액으로는 약 167억 2천여 만 원에 달한다(Statistical Year Book of Forestry, 2017). 최근 호두나무 포장 내에서의 해충 및 천적의 종류, 그리고 이 들의 조사방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 바 있지만(Jung et al., 2017), 주요 해충에 의한 피해 특성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 최근 복숭아명나방과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호두열매와 잎 피해가 확인되어 피해율을 조사하였다.
복숭아명나방(Conogethes punctiferalis)은 나비목 포충나방 과에 속하는 종으로 아시아와 호주 일대에 분포하고 있으며, 기 주식물로 밤나무, 호두나무, 감나무, 대추, 소나무, 잣나무, 구상 나무, 전나무 등 많은 식물이 알려져 있다(NIFoS, 2017). 복숭아 명나방 성충의 연중 발생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연 2~3회 발생한다(Kang et al., 2002; Choi et al., 2004). 나무의 수피 틈이나 땅에 떨어진 열매 속에서 월동한 유충들이 5월 초순 까지 번데기로 용화하고(Kang et al., 2004), 5월 하순부터 7월에 걸쳐 성충으로 우화한다(Kang et al., 2002; Choi et al., 2004). 이들 성충은 복숭아, 자두, 사과 등 과실에 산란하고, 6~7일 정도 지나면 유충이 부화하여 과실을 섭식한다(Kang et al., 2004). 7~8월이 되면 2화기 성충이 우화하며, 밤에 산란하여 큰 피해를 주고 있다(Choi et al., 2004; Lee, 2011). 최근 충남 부여군에 위 치한 호두나무 포장에서 복숭아명나방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율 이 20%를 넘는다는 보고가 있었다(Jung et al., 2017). 이러한 피 해는 주로 밤나무 재배 단지와 연접한 포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국내 호두 생산 농가에서의 피해율 변화나 누적 피해율 등 복숭아명나방 피해 관련 정보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또한 2013년 호두나무 잎을 가해하는 해충으로 굴피가는나방 (Acrocercops transecta)이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Kim, 2013). 굴피가는나방은 나비목 가는나방상과(Gracillarioidea) 민가는 나방아과(Gracillariinae)에 속하는 크기가 작은 미소나방류로 기주식물의 잎 조직에 여러 형태의 굴을 파서 섭식하는 잠엽성 의 특징을 보인다(Park and Han, 1986). 굴피가는나방은 날개 길이가 7.4~9.6 mm 정도이며, 연간 3~7회 발생하는 것으로 알 려져 있다(Ohshima, 2005; Xu et al., 2013). 본 종은 한국, 일본, 러시아(Far East), 대만 등에 분포한다(Kim, 2013). 기주식물로 는 가래나무과(Juglandaceae)의 가래나무, 호두나무, 굴피나무 및 개굴피나무가 기록되어 있다(Kim, 2013). 국내에서는 본 종 에 대한 분류학적 특징이 Kim (2013)에 의해 정리된 바 있지만, 이들에 의한 피해 정도 등 생태적 정보는 알려진 것이 없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호두나무 재배지에서 복숭아명나방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율의 변화와 수확 직전의 최종 피해율을 조 사하였다. 또한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성목과 묘목에서의 잎 피 해율을 비교하였다.
재료 및 방법
조사지역
호두나무포장 내 복숭아명나방 피해율 변화는 충남 부여에 위치한 호두나무 포장(N36°11′42.8″; E126°48′35.6″; 포장면적, 약 16,000 m2)에서 조사하였다 지역별 피해율 비교를 위하여 호두 수확 직전인 9월 초순에 충남 부여 포장을 비롯하여 경북 김천(N36°01′08.3″; E127°55′10.2″; 포장면적, 약 6,900 m2)과 경기 화성(N37°15′50.3″; E126°55′27.7″; 포장면적, 약 6,800 m2)에 위치한 호두나무 포장을 조사하였다.
한편, 8월 하순경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호두나무 포장 내 성 목과 묘목 신초 가지의 잎 피해율 조사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 해서 경북 김천, 충북 영동(N36°06′38.6″; E127°54′53.7″; 포장 면적, 약 7,800 m2) 및 경기 화성에 위치한 호두나무 포장에서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방법
복숭아명나방 피해율 변화 조사는 충남 부여에 위치한 포장 에서 2017년 5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총 5회 실시하였다. 포 장 내에서 10그루의 호두나무를 무작위로 선정하여 1개 가지 에 달린 호두열매의 총 수를 계수하고, 이 중에서 복숭아명나방 유충의 배설물이 확인되는 호두열매의 수를 계수하여 열매의 피해율(가지당 피해 열매 수 / 가지당 총 열매 수 × 100)을 계산 하였다(Fig. 1A). 조사시기별로 호두열매의 수는 달랐으나 최 대한 많은 수의 호두열매를 조사하였다(5월 31일, 396개; 6월 14일, 348개; 6월 28일, 407개; 7월 18일, 339개; 9월 4일, 434 개). 수확기 직전의 지역별 복숭아명나방 피해율 조사는 2017 년 9월 4일에 동시에 수행하였으며, 피해율 변화와 동일한 방법 으로 조사하였다. 지역별로 부여 434개, 김천 414개, 그리고 화 성 358개의 호두열매를 조사하였다.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호두나무 잎 피해는 성목과 묘목을 대 상으로 수행하였다. 굴피가는나방의 피해를 받은 잎은 잎 윗면 의 큐티클 층이 분리되기 때문에 피해 잎과 미피해 잎은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Fig. 1B). 피해율 조사는 10그루의 나무를 대 상으로 수행하였다. 각각 10그루의 성목과 묘목의 신초 가지의 초두부부터 순서대로 5개의 가지를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Fig. 1C), 각 가지의 총 잎 수와 피해 잎 수를 계수하여 피해율 (가지당 피해 잎 수 / 가지당 총 잎 수 × 100)을 계산하였다. 조 사한 총 잎 수는 다음과 같다: 김천, 묘목 = 423, 성목 = 300; 영 동, 묘목 = 405, 성목 = 301; 화성, 묘목 = 413, 성목 = 172. 화성 의 경우, 성목의 조사 잎 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었는데, 이는 성목 5그루(묘목은 10그루)를 대상으로 조사하였기 때문이다.
자료 분석
복숭아명나방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율의 변화 및 지역간 차 이는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으로 비교 분석하였으 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될 경우에는 Tukey 분석 을 이용하여 사후검정을 수행하였다.
굴피가는나방의 경우, 각각의 나무를 반복으로 처리하여 분 석에 이용하였는데, 화성의 경우 성목의 나무 수가 다른 지역과 달랐기 때문에 불균형적인 자료 특성을 보였다. 따라서 선형혼 합모형(Linear mixed models)을 이용하여(Bolker et al., 2008) 나무의 생육단계별(성목과 묘목) 신초 가지의 잎 피해율을 비 교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 전에 자료의 정규성 검정을 수행하였으며 (‘qqp’ function in library ‘car’ and ‘MASS’), 일원분산분석 (‘aov’ function), 사후검정(‘lsmeans’ and ‘cld’ function in library ’lsmeans’ and ‘multcompView’) 및 선형혼합모형(‘lmm’ function in library ‘lme4’) 분석을 위해서 오픈소스 프로그램 인 R 3.3.2. (R Core Team, 2016)을 이용하였다.
결 과
복숭아명나방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
충남 부여에 위치한 호두나무 포장 내에서의 호두열매 피해 율의 변화는 6월 28일 4.7%, 7월 18일 12.3%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수확 직전의 마지막 조사인 9월 4일 피해율이 22.1%로 급격하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일원분산분석, F4, 104 = 27.53, P < 0.001) (Fig. 2A). 7월 18일의 평균 피해율도 이 전 시기에 비해 높은 편이었으나 나무에 따라 피해율의 편차가 컸기 때문에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조사지역 3곳에서의 호두열매 피해율(부여, 22.1%; 김천, 20.5%; 화성, 11.7%)은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2, 97 = 1.91, P = 0.154) (Fig. 2B).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호두 잎 피해
굴피가는나방 유충에 의한 호두나무 신초 가지의 잎 피해율 은 나무의 생육단계에 따라 달랐는데, 묘목의 평균 피해율은 49.2~76.4%, 성목의 평균 피해율은 3.2~17.9%이었으며, 지역 에 따라서 피해율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3). 묘목과 성목간 잎 피해율을 비교한 결과, 묘목에서의 잎 피 해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선형 혼합모형, χ2 = 156.03, d.f. = 1, P < 0.001).
고 찰
본 연구 결과, 복숭아명나방 유충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율은 복숭아명나방 1화기 성충 발생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여 수 확기 직전에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굴피가는나방 에 의한 호두 잎 피해율은 묘목에서의 피해율이 성목보다 매우 높았다. 2종의 나방 유충에 의한 호두나무의 열매와 잎 피해율 은 국내 호두나무 포장에서 처음 보고되는 내용으로 향후 피해 를 저감시키기 위한 친환경 방제법 개발이나 천적 탐색 등 IPM 을 위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수확기 직전에 복숭아명나방 피해율이 증가하였던 본 연구 의 결과는 Jung et al. (2017)에 의해 부여군의 동일한 포장에서 수행된 연구에서의 결과(평균 피해율, 7월 19.7%, 8월 27.8%) 와 유사하였다. 따라서 복숭아명나방은 임업농가의 소득원과 직결되는 호두열매를 가해하여 수확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 을 미치므로 호두나무 포장에서 매우 중요한 해충이라고 생각 된다. 복숭아명나방 유충에 의한 시기별 피해율 변화는 복숭아 명나방 성충의 우화시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 는데, 부여군 포장 내에 설치하였던 페로몬 트랩에서 6월 초순 에 1화기 성충이 다수 채집된 후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J.-K. Jung’s personal communication). 또한 복숭아명나방 알 부화는 25℃ 조건 하에서 6~7일 정도가 소요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i et al., 2006). 즉, 월동 후 우화한 1화기 성충이 호두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는 5월 하순부터 산란 을 하고, 부화한 1령 유충이 호두열매 안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섭식을 하면, 6월 하순부터 배설물(Fig. 1A)에 의한 가시적인 피해가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호두나무 포장에서 복숭아명나방 유충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충이 출현하 는 5월 하순부터 6월 초순까지의 방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물론 호두열매에서 우화한 2화기 성충이 호두열매에 다시 산란 할 가능성도 있지만, 복숭아명나방이 산란처로 성숙하지 않은 열매를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Luo and Honda, 2015)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본 연구에서의 복숭아명나방 유충에 의한 피해율 변화 및 최종 피해율은 실제 야외 피해율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 였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 이유는 조사기간 동안 병충해 피해 또는 환경 조건의 악화 등의 이유로 낙과하는 호두열매가 다수 관찰되었기 때문이다(J.-K. Jung’s personal communication). 이 중에는 복숭아명나방 유충의 피해를 입은 열매도 있었기 때 문에 실제 야외 피해율은 보다 높거나 시기적으로 다를 수도 있 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본 연구가 수행된 조사지역 모두 밤 나무 재배 지역이 인접하여 있었는데, 복숭아명나방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수종이 밤나무인 만큼 밤나무 재배 지역에서 월동 후 우화한 1화기 복숭아명나방 성충이 이동하여 호두열매에 산 란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7~8월에 호두열매에서 우화한 2화기 성충은 인근의 밤나무로 이동하여 결실이 시작되는 밤송 이에 산란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유는 25℃에서 복숭아 명나방의 알에서부터 성충까지 발육기간은 평균 32.6~43.1일 이 소요되기 때문이다(Choi et al., 2016). 한편, 복숭아명나방 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는 조사 년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실제 화성시에 위치한 호두나무 포장의 경우, 2016년에도 동일 한 조사가 이루어진 바 있는데, 당시에는 복숭아명나방의 피해 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J.-K. Jung’s personal communication). 따라서 복숭아명나방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 특성, 인접 밤나무 재배 지역과의 관계 및 피해율 변화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에 대한 연구 등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복숭아명나방과 달리,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호두나무 묘목 의 신초 피해는 장기적으로 나무의 생장에 있어 장해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는 연간 5~7회(Ohshima, 2005), 중국 강서성 지방에서는 연간 3회(Xu et al., 2013) 성충이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는데, 어린 묘목에서의 지속적인 신초 피해 는 잎의 광합성 능력 저하를 유발하여 나무의 정상적인 생장이 어렵게 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나 굴피가는나방에 대한 국내 연구는 분류학적인 연구만이 수행되었고(Kim, 2013), 본 해충 의 생활사나 호두나무 생장에 미치는 영향 등 생태적 특성에 대 한 연구는 수행된 바 없기 때문에 유충에 의한 호두나무 묘목의 신초 피해가 생육 감소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복숭아명나방과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피해는 호두열매의 수확량 감소와 호두나무 생육 저하라는 문제를 유 발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복숭아명나방의 주요 기주는 밤 나무로 알려져 있었고, 많은 연구가 밤(Choi et al., 2004, 2006; Kang et al., 2004; Chung, 2005; Lee, 2009, 2011; Kim et al., 2014) 또는 단감(Kang et al., 2002; Son et al., 2009; Jung et al., 2014)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 복숭아명 나방에 의한 호두열매 피해는 밤 열매의 연평균 피해율인 22.2% (see Lee, 2011)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5~6월 초 순경 페로몬 또는 유아등 트랩을 이용하여 월동 후 우화하는 복 숭아명나방 성충을 포획하거나, 유기농자재나 화학살충제를 살포하여 성충 밀도를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다 만, 아직까지 호두나무에 적용 가능한 등록된 농약이 없는 실정 이고(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2018), 2018년 12월 31일부터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 PLS)”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등록되지 않은 농약의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굴피가는나방에 의한 생육 저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향후 계절별 피해 특성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방제 적기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