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산림 해충의 발생과 피해 양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 상승은 곤충의 발육 속도를 증가시키고 연간 발생 세대 수를 증가시켜 개체군 증가와 분포 확장을 유도할 수 있으며 (Ayres and Lombardero, 2000;Bale et al., 2022), 환경 스트레스 중 가뭄은 수목의 생리적 방어 능력을 약화시켜 해충 가해에 대한 취약성을 높일 수 있다(Bentz et al., 2010). 유럽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spruce bark beetle (Ips typographus)에 의해 Norway spruce (Picea abies (L.) H.Karst.)의 대규모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Marini et al., 2017). 북미 서부에서는 bark beetle로 인해 알래스카 케나이 반도 약 50만 ha, 미국 남동부 약 300만 ha, 미국 서부 약 430만 ha의 산림에서 피해가 보고된 바 있다(USDA, Forest Service, 2004;Holsten et al., 2009). 또, 기후 온난화에 따른 분포 확장으로 pine processionary moth (Thaumetopoea pityocampa)가 남유럽에서 북부 및 고지대로 확산되어 침엽수 피해 범위가 확대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Battisti et al., 2005).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은 해충의 발생 가능 지역과 발생 빈도를 변화시켜 산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Logan et al., 2003). 이러한 기후변화에 따른 산림 해충의 증가 현상은 고산 침엽수림에서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제한된 분포와 환경 적응성을 가진 종에서 더욱 취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
구상나무(Abies koreana E.H.Wilson)는 우리나라 남부 아고산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고유 침엽수종으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 해발 1,000 m 이상의 산지에 분포한다 (Lee, 1989;Park et al., 2018). 최근에는 자연갱신 저하와 치수 발생 감소가 보고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지 감소로 인해 개체군 쇠퇴가 지속되고 있다(Kim et al., 2017;Kim et al., 2018;Lee et al., 2023). 또한 일부 개체군은 매우 제한된 개체 수와 좁은 분포 범위를 가지는 소규모 개체군으로 보고되며, 유전적 다양성 저하와 지역적 멸종 위험이 제기되고 있다(Lim et al., 2019;Lim et al., 2020). 이러한 감소 현상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스트레스와 함께 병해충 등 다양한 생물․비생물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 최근 구상나무 감소 현상에 대한 연구는 주로 기후변화, 토양 환경, 미생물 군집 등 비생물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져 왔으며, 생물적 요인 특히 곤충 가해와 관련된 연구는 상대적으로 자생지(자연림)에서 한정하여 제한적으로 수행되어 왔다(Kim et al., 2020).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은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해 자생지 이외 지역에 조성된 인공 보전원으로, 단일 수종 위주의 식재로 인해 자생림과는 다른 식생 구조와 서식 환경을 가진다. 현지외보존원은 종 보전을 위한 핵심 관리 대상지로서, 이곳에서의 해충 발생 관리는 보전 성공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일 수종 위주의 식재는 기주 밀도 증가와 천적 감소를 유도하여 특정 해충의 집단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Jactel et al., 2021).
이러한 집단 발생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과 같이 단일 수종으로 조성된 인공 보전림에서의 해충 발생 양상과 군집 구조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나 장기 모니터링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Shin et al., 2018;Kim et al., 2020). 특히, 이러한 보전림은 자연림과 달리 기주 밀도가 높고 생태적 안정성이 낮아 특정 해충의 발생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나,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거나 주요 해충을 선별한 연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해충 발생을 조사하는 방법에 따라 검출되는 종 구성과 개체수는 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 대상지에서 다양한 조사 방법을 함께 적용하여 비교한 연구는 한정적이였다(Lee et al., 2014). 각 조사 방법은 포획 원리와 선택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일 방법에 의존할 경우 일부 해충군이 과소 또는 과대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조사 목적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고, 필요에 따라 복수의 방법을 병행 적용하기 위한 기초적인 비교 정보가 요구된다.
본 연구는 제주도에 조성된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을 대상으로 육안조사와 다양한 트랩(말레이즈 트랩, 페로몬 트랩, 블랙라이트 트랩)을 이용하여 잠재적 해충 발생 현황을 조사하고, 주요 피해 해충을 구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이를 통해 구상나무 보전을 위한 현지외보존원 관리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장소
해충 조사를 수행한 제주도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은 한라산 해발 500 m 위치에 3 ha 면적으로 조성한 지역(33°21'17.53" N, 126°38'40.01" E)으로, 대상지 주변에는 참식나무, 솔비나무, 삼나무, 굴거리나무, 팽나무 및 졸참나무 등이 분포하고 있다(Fig. 1). 식재된 구상나무는 전나무를 대목으로 한 접목묘로 약 1200본이 식재되어 있으며, 식재목의 평균 수고와 근원경은 각각 1.48 m, 80 mm 였다. 주변 식생을 제거하고, 포유동물의 유입을 막기 위하여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고, 연 2~3회 잡초를 주기적으로 제거하였다.
현지외보존원 발생 곤충 조사 방법
현지외보존원의 잠재적인 해충을 조사하기 위해서 현장 육안조사 및 말레이즈 트랩, 페로몬 트랩, 블랙라이트 트랩을 이용하였다. 조사방법은 구상나무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해충의 다양한 활동 특성을 상호보완적으로 조사하기 위하여 선정하였다. 육안조사는 구상나무에서 직접 가해하는 곤충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였으며, 말레이즈 트랩은 비행 중인 다양한 곤충을 비선택적으로 포획하고, 블랙라이트 트랩은 야간에 활동하며 빛에 유인되는 곤충을 조사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한편, 페로몬 및 유인제 트랩은 전체 곤충상 조사보다는 딱정벌레류의 검출과 발생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선택적 조사방법으로 사용하였다. 이와 같이 포획 원리와 선택성이 서로 다른 조사방법을 병행함으로써 단일 조사방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검출 편향을 보완하고자 하였다. 특히 풍뎅이류는 성충의 페로몬 및 화학적 유인물질에 대한 반응을 이용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므로, 현지외보존원에서 풍뎅이류의 해당 페로몬 및 유인제에의 유인 ‧ 포획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현장 육안조사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5~10월에 매월 방문하여 구상나무의 잎, 줄기, 구과를 가해하고 있는 해충을 채집하거나, 사진을 촬영한 후 동정하였다. 말레이즈트랩(L165 × D180 × H176 cm, Bugdorm, Taichung, Taiwan)은 매년 4월에 2개 지점에 설치하였고, 비행간섭트랩을 겸하도록 네트 아래에 보존액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을 넣은 채집통을 설치하여, 9월까지 매월 1회 조사하였다. 페로몬 트랩은 2024~2025년도에 풍뎅이 페로몬과 큰검정풍뎅이 유인제(에이디, 안동, 한국)를 이용하여 각각 2개씩 3개 지점(트랩간 간격 40 m 이격)에 5월초에 설치하여 9월까지 매월 1회 조사하였다. 각 페로몬 및 유인제의 구성성분은 다음과 같다; 풍뎅이 페로몬: methyl (Z)-5-tetradecenoate와 (Z)-7-tetradecene-2-one, 1:1, 10 mg, 큰검정풍뎅이 유인제 limonene. 매월 트랩에 포획된 풍뎅이를 회수하여 동정하였고, 페로몬 루어는 매월 교체하였다. 버켓트랩(bucket trap)에 블랙라이트를 유인등으로 설치한 블랙라이트 트랩(수은램프 300 W, 지오라이팅, 안성, 한국)은 2024년도 8월에 설치하여, 8월에 1회 조사하였다. 수집한 해충들은 도감 (NIBR, 2012;Seo et al., 2019)과 비교하여 동정하였다.
구상나무 구과 피해율 조사
구과 해충 조사를 위해 2023~2025년도에 9월에 무작위로 채집한 구과를 개별로 페트리디쉬(Petri dish)에 넣어, 생장기(growth chamber)를 이용하여 온도 25~30°C, 습도 70%, 일광시간 8시간의 조건에서 보관하였다. 이후, 우화하는 해충을 조사하였고, 해충이 발생한 구과는 피해 구과로 분류하여 구과 피해율을 조사하였다.
조사 방법에 따른 딱정벌레류 채집 효율 비교
딱정벌레류는 여러 조사 방법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었기에, 딱정벌레류를 대상으로 포획 방법 간 효율을 비교하기 위해 각 방법별 종수(number of species)와 총 개체수(Total number of individuals)를 이용하였다. 종수는 각 포획 방법(육안관찰, 말레이즈트랩, 페로몬 트랩, 블랙라이트 트랩)에서 확인된 풍뎅이 종의 수로 정의하였으며, 개체수는 포획된 총 개체수를 기준으로 하였다. 포획 방법 간 종 검출 효율의 통계적 차이를 검정하기 위해 각 종의 검출 여부를 이진자료(검출 = 1, 미검출 = 0)로 변환하여 분석하였다. 방법 간 차이는 대응된 이진자료 비교에 적합한 Cochran’s Q 검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유의한 차이가 나타난 경우 Holm 보정을 적용한 McNemar 검정을 통해 사후 검정을 수행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R 프로그램 (version 4.3.3; R Core Team, Vienna, Austria)을 이용하였으며, Cochran’s Q 검정은 DescTools패키지를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결과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 발생 해충상
3년간 조사 결과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에서 확인된 해충은 총 38종 (나비목 4종, 노린재목 8종, 딱정벌레목 26종)으로 나타났다 (Table 1). 구상나무 가해 부위별로는 구과(cone) 해충으로 나비목 3종, 식엽해충(leaves)으로 나비목과 딱정벌레목 각각 1종으로 확인되었다. 수간부(stem) 가해 해충으로는 노린재목 7종, 딱정벌레목 6종이였으며, 뿌리를 가해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해충으로는 노린재목 1종, 딱정벌레 20종이였다. 누적 개체수의 경우, 딱정벌레목 26종 중 홈줄풍뎅이와 큰검정풍뎅이, 나비목 4종 중 솔알락명나방과 잣애기잎말이나방, 노린재목 8종 중 전나무잎말이진딧물과 전나무왕진딧물이 우세한 종으로 나타났다(Table 1).
나비목은 확인된 4종 중 3종이 구과와 관련된 종으로, 먹그림가지나방과 털뿔가지나방은 유충의 구과 가해가 현장에서 직접 관찰된 반면, 잣애기잎말이나방은 구과 및 수목 주변에서 성충이 다수 확인되었으나 유충에 의한 직접적인 가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딱정벌레목의 경우 종마다 발생 년도와 시기, 발생량에서 차이를 보였다(Table 2). 홈줄풍뎅이, 큰검정풍뎅이, 제주풍뎅이는 3년간 연속으로 발생하였고, 녹슬은방아벌레, 등얼룩풍뎅이, 외뿔장수풍뎅이, 콩풍뎅이는 3년중 2회 발생하였고, 그 외는 3년중 1회만 발생하였다. 발생시기에 있어 많은 수가 관찰되었던 홈줄풍뎅이는 6월부터 출현해서 7~8월에 많이 발생하였고, 큰검정풍뎅이는 2024년의 경우 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였는데, 2025년에는 8월에 발생하지 않았다. 페로몬을 사용한 2024년과 2025년의 포획 결과, 홈줄풍뎅이는 각각 246개체와 343개체가 확인되었다. 그리고 큰검정풍뎅이는 2024년 블랙라이트 트랩에서 150개체가 확인되었으나, 현장관찰, 페로몬 트랩, 말레이즈 트랩에서는 13마리가 확인되었다.
조사 방법에 따른 풍뎅이 채집 효율
포획 방법에 따른 딱정벌레목의 종수(number of species)는 조사방법 간 차이를 보였다. 말레이즈 트랩에서 가장 많은 19종이 확인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풍뎅이 페로몬 트랩 12종, 검정풍뎅이 유인제 10종, 직접조사 7종, 블랙라이트 트랩 3종 순으로 나타났다(Table 1). 포획 방법에 따른 종 검출 빈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Cochran’s Q test, Q = 24.20, df = 4, P < 0.001). 사후 분석 결과, 말레이즈 트랩은 블랙라이트 트랩에 비해 유의하게 많은 종수를 포획하였으며 (P < 0.05), 페로몬 트랩 간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P > 0.05). 총 개체수(total number of individuals) 측면에서는 풍뎅이 페로몬 트랩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가 포획되었고, 그 다음으로 말레이즈 트랩 순으로 나타나, 종 특이적 유인제는 개체수 포획에 효과적인 반면, 말레이즈 트랩은 종 다양성 조사에 보다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 구과 피해율
구상나무 구과 피해 조사결과, 유일하게 솔알락명나방만 구과에서 우화되었다(Table 1). 조사한 구과 피해율은 해마다 차이가 있었다(Table 3). 3년간 평균 구과 피해율은 30.3%였으며, 솔알락명나방 유충의 구과당 출현수는 3년간 평균 1.07 마리로, 매년 비슷한 출현수를 보였다.
고찰
본 연구에서는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에서 3년간의 조사를 통해 총 38종의 잠재적 해충을 확인하였으며, 이 중 딱정벌레목이 26종으로 전체의 68.4%를 차지하여 가장 높은 종 다양성을 보였다. 이는 산림 해충에서 딱정벌레목, 나비목, 노린재목 순으로 높은 비중을 보인 기존 보고(FAO, 2009)와 대체로 유사한 경향이었다.
딱정벌레목 중 풍뎅이류의 출현이 두드러졌는데, 본 연구 대상지와 같이 단일 수종으로 조성된 현지외보존원에서도 이러한 군집 구조가 유지되면서 동시에 특정 분류군(풍뎅이류)의 상대적 우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풍뎅이류는 일반적으로 구조가 복잡한 자연림에서는 낮은 밀도로 존재하나, 단일 수종으로 구성된 고밀도 조림지에서는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Damien et al., 2016;Jactel et al., 2021).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경향과 일치하였다. 이는 인공 보전림 환경에서 해충 군집이 단순화되면서 일부 분류군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자연림과 현지외보존원의 해충 군집을 직접 비교하지 않았으므로, 풍뎅이류의 높은 출현을 현지외보전원의 식생구조에 의한 것인지 대해서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육안관찰, 블랙라이트 트랩, 페로몬 트랩에서 풍뎅이류가 가장 많이 확인되었다. 육안관찰을 통해 직접 가지를 가해하고 있어 해충으로 포함하였다. 한편, 블랙라이트 및 페로몬 트랩에서 포획된 풍뎅이류는 구상나무에 대한 직접적인 가해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포획 여부만으로 구상나무의 해충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풍뎅이류 유충(white grub)은 주로 토양 내에서 뿌리를 가해하는 특성을 가지며, 다양한 작물 및 수목에서 생육 저해와 고사를 유발하는 주요 토양해충으로 알려져 있다(Sreedevi et al., 2019). 우점종으로 확인된 홈줄풍뎅이는 녹차 재배지 토양에서 채집되는 종으로 보고되어 있어(Lee et al., 2015), 본 조사 지역에서도 유충 단계에서 구상나무의 뿌리를 가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트랩에서 확인된 풍뎅이류는 현지외보존원의 잠재적 해충군으로 고려할 수 있으나, 구상나무와의 실제 기주 관계 및 뿌리 가해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전나무왕진딧물과 전나무잎말이진딧물도 확인되었으나, 이들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는 명확히 관찰되지는 않았다. 침엽수 진딧물은 수액을 흡즙하여 수목의 생장을 저해하고 수세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Blackman and Eastop, 1994), 실제로 진딧물 가해는 소나무에서 생장 감소를 유발한 사례도 보고되었다(Hopmans et al., 2008). 따라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두 진딧물 종은 현 시점에서 구상나무의 주요 해충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잠재적 흡즙성 해충으로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주요 결과로, 조사방법에 따라 확인되는 풍뎅이류의 종 구성과 포획 개체수가 뚜렷하게 달랐음이 확인되었다. 말레이즈 트랩은 가장 많은 풍뎅이 종을 포획하였으나, 총 포획 개체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말레이즈 트랩이 비행 경로를 차단하여 곤충을 포획하는 비선택적(passive) 채집 장치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말레이즈 트랩은 특정 자극에 의존하지 않고 비행하는 다양한 곤충을 포획할 수 있어 종 구성 평가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특정 종을 집중적으로 유인하지 않기 때문에 개체수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Matthews and Matthews, 1971;Townes, 1972). 반면, 페로몬 및 화학 유인제 기반 트랩은 특정 종 또는 분류군에 대해 높은 선택성을 가지며, 강한 유인 효과를 통해 많은 개체수를 포획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성으로 인해 포획되는 종의 범위는 제한될 수 있으며, 전체 종 다양성을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El-Sayed et al., 2006). 한편, 이번 조사에서 블랙라이트 트랩은 다른 포획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풍뎅이 종을 포획하였다. 이는 광유인트랩이 빛에 대한 반응성이 높은 일부 곤충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광반응성이 낮은 종을 과소평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McDermott and Mullens, 2018). 이러한 결과는 특정 분류군을 대상으로 할 경우 조사 방법 선택에 주의가 필요함을 보여주며, 동일한 조사 대상지에서도 조사 방법에 따라 확인되는 종 구성과 개체수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종수 파악과 특정 해충의 발생 모니터링에는 서로 다른 조사방법이 상호보완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험에 사용한 풍뎅이 페로몬 트랩은 특정 종에 대해 높은 포획 효율을 보였으며, 특히 홈줄풍뎅이는 methyl (Z)-5-tetradecenoate와 (Z)-7-tetradecene-2-one으로 구성된 페로몬 루어에 유인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 화합물은 각각 오리나무풍뎅이(Anomala rufocucuprea)와 등얼룩풍뎅이(Blitopertha orientalis)의 성페로몬 성분으로 보고된 바 있다(Tamaki et al., 1985;Leal, 1993;Leal et al., 1994). 풍뎅이류에서는 계통적으로 가까운 종 간에 유사한 페로몬 성분을 공유하거나 교차 반응(cross-attraction)이 나타나는 경우가 보고되었다(El-Sayed, 2026), 홈줄풍뎅이의 과거 학명이 Anomala aulax였던 점을 고려하면 본 종 역시 이러한 화학적 신호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홈줄풍뎅이가 해당 페로몬 성분에 반응할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구상나무 자생지에서는 구과 해충으로 솔알락명나방과 구상애기잎말이나방을 보고하였고, 피해율은 49.7~80.1%로 보고되었다(Kim et al., 2020), 본 연구에서는 3년간 평균 30.3%의 구과 피해율이 확인되었으나, 구과에서 우화한 해충은 솔알락명나방만 확인되었다. 조사 지역과 조사 방법이 달라 피해율을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현지외보존원에서도 솔알락명나방이 구상나무 구과의 주요 가해종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구상나무 현지외보존원에서 해충 군집 구조와 주요 해충을 규명하고, 조사 방법에 따른 해충 검출 특성의 차이를 함께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서로 다른 조사방법이 종수 파악과 특정 해충의 발생 모니터링에 상호보완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구상나무 보전 및 해충 관리 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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