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상이변과 기후대의 변화에 따라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모기류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는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말라리아모기들이 고공포집기에 의해 확인되었고(Huestis et al., 2019), 호주에서는 고공포집기를 이용하여 비래하는 흡혈곤충들을 모니터링한 바 있다(Johansen et al., 2003).
일반적으로 모기는 흡혈을 비롯하여 원충, 바이러스, 사상충 등 다양한 병원체를 사람 간 매개하는 위해성이 존재하므로 국내 발생양상 및 병원체 보유 현황이 주기적으로 감시되고 있다. 병원체를 보유한 모기, 혹은 매개능이 높은 모기종이 국내 유입될 경우 국민 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공항, 항만 등 사람의 이동을 통한 유입 가능성 하에서만 모니터링 되고 있는 실정이며 기류를 통한 자연 비래 가능성은 조사된 바 없다. 본 연구에서는 모기 유입양상 파악을 위한 발생시기별 모니터링을 위하여 스마트 고공포집기를 설치하여 운영하였다.
스마트 고공포집기는 농촌진흥청에서 비래 멸구류 및 이들이 매개하는 식물 바이러스에 대한 실시간 감시장비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40대가 전국에 설치하여 운영 중에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곤충계통분류연구실에서는 경상남도 고성군 농업기술센터의 협조를 받아 스마트 고공포집기를 2021년부터 설치하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이를 이용하여, 모기류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Fig. 1). 이번 연구는 스마트 고공포집기를 통해 해외에서 유입가능한 모기류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의 가능성을 확인하는데 목적이 있다.
재료 및 방법
경상남도 고성군에 설치된 스마트 고공포집기(경상남도 고성군 고성읍 죽계리 435-230)를 이용하여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모기류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조사기간은 2022년 5월 부터 11월, 2023년 5월부터 11월까지, 스마트 고공포집기는 1시간 간격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촬영된 이미지는 주기적으로 서버로 수집 전송하여, 웹 기반으로 영상데이터를 관리, 조회, 분석하였다(http://www.insectmornitoring.net). 이를 바탕으로 모기류 포획 시간을 추적하였다.
채집된 모기샘플에 대하여 형태 동정 및 분자생물학적 종 동정을 실시하였다. 채집된 시료를 대상으로 제조업체의 프로토콜에 따라 DNeasy Blood & Tissue Kit (QIAGEN, Germany)를 사용하여 모기 표본의 1-2개 다리에서 전체 genomic DNA 를 추출하였다. 프라이머는 LCO1490(forward primer:5’- GGTC AACAAATCATAAAGATATTGG-3’)와 HCO2198(reverse pr imer: 5’- TAAACTTCAGGGTGACCAAAAAATCA-3’)를 사용하여 약 658 bp의 미토콘드리아 COI 영역의 단편을 증폭하였다. 증폭산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하여 비교함으로써 해당 종의 분자동정을 완료하였다(Adeniran et al., 2021).
결과 및 고찰
2022년은 5월부터 11월까지 경남 고성지역에 설치한 스마트 고공포집기에서는 3속 4종 26개체가 채집되었다(Table 1): 벨렌얼룩날개모기(Anopheles belenrae) (1개체), 노랑줄숲모기(Aedes flavopictus) (1개체),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 (10개체), 빨간집모기(Culex pipiens) (14개체). 같은 기간 고공포집기에서 총 11,454개 이미지를 확보하였다. 모기 샘플들은 6월 9일부터 10월 17일까지 포획되었으며, 대부분 밤, 새벽에 포획되었다. 채집된 4종 중 벨렌얼룩날개모기 (An. belenrae)는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를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얼룩날개모기류 중 하나로서, 문헌조사 결과(Rueda, 2005) 경남지역의 발생 보고가 없던 종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경남 고성지역에서 처음 분포를 확인하였다.
2023년은 5월부터 11월까지 1속 5종 17개체가 채집되었다. 빨간집모기(Cx. pipiens)의 비율이 61%을 차지하였으며 대부분의 개체들이 여름철인 6월과 7월에 채집되었다(Fig. 2; Table 1). 그 외 종들의 경우 채집된 개체가 적어 계절 특이적 양상이 관찰되지는 않았으나, 예외적으로 일본뇌염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Cx. tritaeniorhynchus)의 경우 대부분이 9월 20일, 10월 20일에 채집되었으며 이는 9월 이후 그 밀도가 증가하는 국내 발생 경향과 유사하였다. 같은 기간 고공포집기에서 총 11,454개 이미지를 확보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해외유입 가능성이 있는 모기류에 대해 고공 포집기를 이용한 모니터링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해외유입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고공포집기를 설치하여 활용한다면, 질병매개 모기의 해외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기반자료와 함께 생물자원 및 유전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시료를 2주 간격으로 수거하였기 때문에 야외에 최대 15일 간 노출되어 있었던 죽은 개체의 경우 해당 모기 개체들의 분자동정은 가능하나 병원체 보유 여부를 조사할 수 있을 정도의 양질의 gDNA/RNA 추출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향후 수거 빈도 및 방법의 다각화를 통한다면, 채집된 모기들의 병원체 보유여부를 상세히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스마트 고공포집기의 영상 데이터는 경상국립대학교 곤충 계통분류연구실에 설치된 웹 기반 시스템(http://www.insect monitoring.net)에 실시간 전송되어 모기 포획시간 추적에 사용 되었다. 향후, 여러 지역에 스마트 고공포집기를 설치한다면, 수집된 데이터 이미지는 객체 인식 기술을 적용하여, 포획된 곤충을 자동으로 인지하고, 인공지능 기반 엔진과 결합하여 자동화된 종 동정 시스템 구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