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Mythimna loreyi)는 나비목 밤나방 과에 속하며 벼과(Poaceae) 작물의 잎을 주로 가해하는 해충으 로 알려져 있다(El-Sherif, 1972;Kim et al., 2022). 이 나방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인도와 호주의 열대 혹은 아열대 지역, 아 시아와 유럽의 일부 지역 등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m et al., 2022). 이들 지역에서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이 벼 과 작물에서 어느 정도 피해를 가해하는지에 대한 연구나 벼 (Oryza sativa) 외에 기주범위에 관한 연구 또한 전무한 실정이 다. 이런 현황으로 볼 때,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은 기존 서식지 에서 심각한 경제적 피해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반 적으로 새로운 지역으로 침입한 종은 천적이 없거나 기주 식물 이 침입종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지 못해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Lockwood et al., 2007). 특히, 뒷흰가는 줄무늬밤나방은 국내의 가장 중요한 식량작물인 벼에 대한 잠 재해충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은 1982년에 최초로 보고 되었다(Ahn et al., 1994). 이후 2019년 비래해충인 열대거세미 나방(Spodoptera frugiperda) 예찰용 성페로몬 트랩에 지속적 으로 포획되면서 국내 토착화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었다 (Jung et al., 2020b). 이에, 국내에서 월동 가능성, 국내에서의 기 주범위, 벼과 주요 작물에 대한 피해해석, 표본조사 방법, 비래 경로 추적, 국내 발생 현황 등 다양한 연구들이 요구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는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 사육을 위해 열대거세미나방 유충 사육을 위해 개발한 인공사 료에 상용화된 검거세미밤나방(Agrotis ipsilon) 유충 사육용 인공사료(F9240B, Frontier Agricultural Science; Newark, USA) 를 유충에 추가 공급하여 사육하고 있다(Jung et al., 2020a).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의 인공사료를 선정하기 위한 선행연 구에서 식량과학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공사료가 10세대 이 상 안정적인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 사육을 가능하게 하는 것 으로 보고되었다(Kim et al., 2022). 또한 적정 사육용기(Jung et al., 2020a;Kim et al., 2022) 및 개체사육이 집단사육보다 온도와 상관없이 유충 발육에 유리하다고 증명된 바 있다(Hirai, 1975).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뒷흰가는줄무늬밤나 방의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실내 대량 사육을 위해서 기 개 발된 인공사료 2종의 개별 및 조합 공급과, 집단 또는 개체사육 에 따른 발육 및 산란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실험 곤충 관리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은 2021년 6월 경기도 수원시 국립식 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유충을 분양받아 사육을 시작하였 다. 100개체는 페트리디쉬(90×15 mm, SPL Life Sciences Co. Ltd.; Pocheon, Korea)에서 개별 사육하였고, 나머지 100개체 정도는 2개의 플라스틱 용기(232×310×310 mm, LoknLock Co.; Seoul, Korea)에 뚜껑에 철망(200 mesh, 70×90 mm)으로 공기 구멍을 만들고 바닥에는 2겹으로 키친타올을 깔아 집단 사육하 였다. 먹이로는 Jung et al. (2020a)에 의해 개발된 인공사료에 증류수 양만 조절하여 사용하였다(Table 1). 개체사육의 경우 에는 2주에 한 번씩 약 4 g 한 조각을, 집단사육의 경우에는 매 주 약 4 g씩 네 조각을 공급하였다. 2022년 7월부터 개별 사육은 곤충사육용 페트리디쉬 대신에 곤충사육용 컵(9091, Frontier Agricultural Sciences)에 뚜껑(9093, Frontier Agricultural Sciences) 에 해부용 바늘을 이용해서 12개의 구멍을 뚫어 사육하였다. 번 데기들은 산란용 투명 아크릴 용기(260×310×310 mm, 주문 제 작)로 옮겨 우화와 교미, 산란을 유도하였다. 성충 먹이로는 10% 설탕물에 적신솜을 성충 용기 천장에 실로메 매달아서 공 급하였다. 또한 두 겹 키친타올을 반으로 접어 틈을 만들고 천 장 한쪽끝에 매달아 산란을 유도하였다. 모든 실험은 곤충사육 실(25±1°C, 55±10%, 14:10h(L:D)) 조건에서 수행하였다.
먹이 조건에 따른 발육 및 산란
먹이 조건에 따른 발육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2종의 인공사 료, 상용화된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F9240B, Frontier Agricultural Science)와 기 개발된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Table 1;Jung et al., 2020b)를 이용하였다. 유충기간 동안 2회의 먹이 공 급을 통해 발육이 완료되는 선행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검거세 미나방 인공사료(A)와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B)를 조합으 로 한 제공 방법은 총 4가지 경우로 처리하였다: A + A, A + B, B + B, B + A. 상용화된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Table 2)의 경 우 성분은 알려져 있으나 혼합 비율은 공개되어 있지 않다. 본 실험에서는 이 혼합물 212.7 g에 한천 28 g (Duksan Pure Chemicals), 포르말린 1.8 ml (Daejung Chemicals & Metals; Siheung, Korea), 증류수 860 ml를 혼합하여 조제하였다. 발육 이 지연되어 먹이가 건조되거나 먹이가 부족한 개체들은 2번째 인공사료를 추가 공급해 주었다.
먹이 조건에 따른 발육 기간을 조사하기 위해 산란용 케이지 당 4장의 유산지(100×110 mm, Sinsegi Secience; Seoul, Korea) 를 구겨서 넣어 채란 하였다. 24시간 경과 후 채란받은 유산지 들은 플라스틱 용기(232×310×310 mm)에 옮겨 보관하였다. 부화한 개체들은 개별로 인공사료 약 4 g과 함께 곤충사육용 컵 으로 옮겨서 개체사육하였다. 처리별 30개체씩 하나의 곤충사 육용기(9040, Frontier Agricultural Sciences)에 놓고 매일 먹 이와 유충의 상태를 조사하였다. 번데기 형성 3일 후에 암수별 로무게를 측정하였다.
먹이조건별 산란수 조사는 우화한지 24시간이 경과하지 않 은 암수 한쌍을 산란 유도용 컵(Pet cups 10-78, FPC Industry Co. LTD.; Phraeksa, Thailand)에 넣어 산란을 받았다. 수컷 번 데기가 먼저 우화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곤충사육실내에 보관 하였다가 갓 우화한 암컷과 짝을 지어 주었다. 매일 새로운 유 산지와 설탕물을 공급하면서 산란수를 기록하였으며 수컷이 죽으면 새로운 수컷을 공급하였다.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 를 어린 유충 시기에 주었다가 검거세미밤나방 인공사료를 주 는 조건은 발육 실험 결과 발육속도와 생존율이 통계적으로 유 의(P < 0.05)하게 다른 3가지 먹이 조건보다 좋지 않아서 산란 실험에서 제외하였다.
개별사육과 집단사육에 따른 발육
개별사육과 집단사육 차이에 따른 발육특성 비교는 3가지 조건에서 진행하였다. 개별사육의 경우에는 먹이 조건에 따른 발육 실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하였다. 집단사육은 일반적 으로 나방류 곤충이 어린 유충 시기에는 집단사육을 하다가 먹 이 교체 시기에 개별 사육으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진행하였다. 먹이원은 선행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총 9가지 사육방법별로 유충의 발육특성을 비교하였다. 9가지 먹이 제공 방법은 검거 세미밤나방 인공사료만 제공, 검거세미밤나방 인공사료 제공 후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 제공,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 제공 후 검거세미밤나방 인공사료 제공으로 구분하고 각 제공 방법별로는 개별사육, 집단사육 후 개별사육, 집단사육 조건으 로 구분하여 처리하였다.
개별사육은 먹이 조건에 따른 발육 실험과 동일하게 30개체 에 대해 진행하였다. 집단사육은 곤충사육용 컵 하나에 총 5마 리의 유충을 넣어 총 30반복으로 150개체에 대해 실험을 진행 하였다. 2주 경과 후에 집단사육용 컵에는 충분한 먹이를 공급 하기 위해 약 4 g의 먹이 2개를 추가로 제공하였다.
통계분석
분석은 조건에 따라서 발육과 산란과 관련 요소들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어, 사후 검증(post-hoc test)가 아니라 계획된 비 교(planned contrasts)가 적용되었다. 생존율과 성비를 제외하 고는 95% 신뢰구간에서 모든 조합에 대해 t 테스트가 적용되었 다. 만약 조건에 따라서 발육이나 산란에 관련된 요소들의 통계 적 차이가 없을 경우에만, ANOVA 테스트를 통해 검증하였고 기술하였다. 조건에 따른 유충의 생존률과 성비는 카이자승 테 스트를 사용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SAS (Version 9.4, SAS Institute Inc.; Cary, USA)를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의 발육과 산란은 인공사료의 조성과 제공 방식에 영향을 받았다.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검거세 미나방용 인공사료는 열대거세미나방용 인공사료(Jung et al., 2020a)에 비해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 유충의 성장은 빠르고 생존율이 높았으나, 번데기의 무게를 유의하게(P < 0.05) 감소 시켰다(Table 3). 다만, 3령 이하 어린 유충 시기에 검거세미밤 나방 인공사료를 공급하고, 그 후에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 를 공급해주면 번데기 무게 감소를 유의하게(P < 0.05) 줄여 줄 수는 있었다(Table 3). 반대로,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를 우 선 공급하고 이후 검거세미나방 사료를 공급할 경우 발육속도 나 번데기 무게에서도 다른 사료 조합과 비교하여 장점이 보이 지 않았다. 실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는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에 비해 뒷흰가는줄무늬 밤나방 유충의 높은 생존율과 빠른 발육을 유도하였지만, 번데 기의 무게는 오히려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데기 무게 감소는 산란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Lee et al., 2023), 대량사 육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 인 검토가 필요하여 이들 인공사료 조합에 따라 산란수를 조사 하였다. 실험 결과, 먹이 조합에 따른 산란수는 통계적으로 유 의한(P < 0.05)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4). 이는 뒷흰가는 줄무늬밤나방 성충 개체간 산란수의 변이가 심하였기 때문으 로 추정된다. 유충 발육 기간동안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만을 제공한 경우에 산란수는 개체당 104 – 1,557개,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 공급 후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를 공급한 경우에 는 164 – 1,785개,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만 공급한 경우에 는 608 – 1,624개로 먹이 조건에 상관없이 개체 간 변이가 매우 심하였다.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만을 제공하였을 경우가 다른 조합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P < 0.05) 번데기 무게 가 증가하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P > 0.05) 산 란수를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 유충의 집단사육은 개체사육에 비해 발육속도는 빨랐으나, 번데기 무게는 감소하고 생존율도 낮아 지는 경향을 보였다(Table 5). 이는 집단사육과정에서 개체간 경쟁으로 세력이 우세한 일부 개체가 먹이를 독식하고 동종포 식을 통해 빠르게 발육한 결과로 추정된다. 그러나 번데기 무게 는 감소하였으며, 동종포식과 사육용기 내 먹이경쟁 등으로 인 해 생존율을 자연스럽게 낮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뒷가는줄무 늬밤나방의 개체사육 필요성은 이미 Hirai (1975)에 의해 제기 된 바 있다. 그러나, 사육 방법에 따른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 유충의 발육 특성 변화는 사용되는 먹이 종류에 따라 차이를 보 였다(Table 5).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만을 먹이로 제공할 경 우에는 번데기 무게와 생존율 모두 개체사육에 비해 집단사육 이 유의하게(P < 0.05) 감소하여 반드시 개체사육이 필요해 보 인다. 다만,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를 사용하면 번데기 무게 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P < 0.05) 감소했지만, 생존율에서는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아(P > 0.05), 집단사육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먹이 조건과 사육 밀도는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의 성비에 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Table 6). 또한 먹이 조건과 사육 밀도 에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은 수컷이 암컷 보다 발육기간은 길고 번데기 무게도 더 무거운 특징이 있었다 (Table 6). 다만,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만을 사용하면 암, 수컷 의 발육기간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P < 0.05)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인공사육시 산란을 받기 위해 고려하여 야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서,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만 을 사용해 집단사육할 경우 암수간 발육속도의 차이로 인해 암 컷 성충이 먼저 우화하게 됨으로써 초기 산란된 알들은 무정란 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실험 준비 기간 동안 열대거세미 나방 인공사료만을 이용해 개체를 유지해 본 결과 산란이 시작 된 3일까지는 무정란만이 수집되었다. 따라서, 열대거세미나 방 인공사료만으로 사육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열대거세미나방 사육의 경우에는 곤충사육용 컵(1.25 oz) 보다는 페트리디쉬(90×15 mm)가 좋은 사육 효율을 보인 것으 로 보고된 바 있으나(Jung et al., 2020a), 뒷흰가는줄무늬밤나 방의 경우에는 개체군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Kim et al., 2022). 본 연구에서는 개체군을 유지하는 동 안, 7월 사육실의 상대습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페트리디쉬 내 수분 발생으로 인공사료가 1주일 이내 부패되는 문제가 발 생하였다. 이 경우 뚜껑에 환기용 구멍을 내어 해결할 수 있었 다. 즉,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은 사육 용기의 종류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습도가 높은 시기에는 반드시 뚜 껑에 환기를 위한 처리가 되어 있는 곤충사육용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 유충은 집단사육보다는 개체사육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알에서 깨어난 1령 유충을 한 마 리씩 유충 사육용 용기로 옮기는 작업은 많은 노동력과 섬세함 을 요구한다. 따라서,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의 대량 사육을 위 해서는 어린 유충의 경우 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를 이용해서 집단 사육한 후, 2령 혹은 3령 시기에 개체별로 사육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Kim et al. (2022)는 뒷흰가는 줄무늬 유충 사육을 내적자연증가율에 근거하여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일반 나비류 유충 사료와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 개발 중에 조합된 3종의 사료들 중에서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를 추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상업 적으로 판매되는 검거세미밤나방 인공사료가 열대거세미나방 의 인공사료에 비해 유충의 빠른 성장을 유도하고 산란에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체의 빠른 성장은 곤충의 대량 사육의 장기적 관점에서 산란율보다도 더 중요할 수도 있다(Son et al., 2012;Baek et al., 2014). 결론적으로 개별 사육을 위한 먹이원으로도 열대거세미나방 인공사료보다는 검 거세미밤나방 인공사료가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이번 연구 결 과는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의 사육 방법을 개선하는 것 뿐만 아니라,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의 생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잠재적 비래해충으로 알려진 뒷흰가는 줄무늬밤나방의 생태 및 피해 연구를 위한 효과적인 사육 방법 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