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좀나방과(Acrolepiidae)는 3개 속(Acrolepia, Acrolepiopsis, Digitivalva)으로 약 120종이 기록되어 있다(Gaedike, 1997;Bisby et al., 2012). 국내에는 Acrolepiopsis 속에 두 종인 파좀 나방(Acrolepiopsissapporensis)과 마좀나방(A. nagaimo)이 분포한다(Kim et al., 2013). 이 가운데 본 연구에서 분석하는 파좀나방은 유충 시기에 백합과 채소류인 대파, 양파, 부추 및 달래 등을 가해한다. 특히 대파(Allium fistulosum)는 2020년 기 준으로 국내에서 연간 417,881톤이 생산되며, 가장 주요 재배지 는 전남으로 전체의 35.5%를 차지하고 있다(KOSTAT, 2020). 대 파 재배 양식은 4~5월에 정식하여 9월 이후에 수확하는 춘파 재 배와 9~10월에 정식하여 비가온 하우스에서 겨울을 나며 이듬해 3~4월에 수확하는 추파 재배로 나뉜다. 따라서 시설재배지의 확 대는 대파를 가해하는 해충들에게 연중 발생이 가능하게 하였다.
파좀나방은 대파 잎 속 내피를 섭식하다가 용화 직전에 외부 로 빠져나와 용화한다(Choi, 1997). 유충 1마리가 전체 유충 기 간 1.6개의 대파 잎을 가해하며 11.9개의 구멍을 형성하여 수량 적 그리고 상품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이러한 피해 상황을 기반 으로 Park et al. (2012)은 파좀나방의 대파에 대한 경제적 피해 수준은 10주당 1마리로 추정하였다. 따라서 대파 생산성을 높 이기 위해서는 방제해야 할 주요 해충 가운데 하나이다.
국내 파좀나방 집단에 대한 성페로몬이 밝혀져서 이 해충의 연중 모니터링에 응용되었다(Yang et al., 2008). 암컷 성페로 몬 외분비샘의 추출물을 기반으로 3종류의 활성 화합물 즉, (Z)-11-hexadecenyl acetate (Z11-16:Ac), (Z)-11-hexadecenal (Z11-16:Ald) 그리고 (Z)-hexadecenol (Z11-16:OH)이 동정되 었으며, 동일한 성분이 일본 집단에서도 보고되었다(Shimizu and Kuwahara, 2009). 그러나 일본과 한국 집단들 사이에 이들 세 성분들의 배합비율은 상이하게 보고되어 파좀나방의 지역 집단 사이에 유전적 변이를 내포하였다. 일본 북부지역의 경우 이들은 성충으로 월동하며, 이듬해 월동세대(4월경)를 통해 최 소 3세대(6월, 7월, 8~9월) 야외세대를 형성한다(Ohtomo and Chiba, 2001). 유사한 발생소장이 국내 수원지역에서도 나타나 3~4월의 월동세대 그리고 이어지는 야외세대가 5~6월, 7~8월 그리고 9~10월에 걸쳐 관찰되었다(Park et al., 2012). 그러나 대파를 기주로 파좀나방의 국내 지역 간 발생 변이 및 연간 발 생 변이는 아직 분석된 바가 없다.
대파를 가해하는 파좀나방 방제는 화학 약제에 의해 방제가 이뤄지고 있다. 실내에서 선발된 우수한 약제를 대상으로 야외 포장시험 결과는 pyridaryl 및 다이아마이드 계통의 살충제가 방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Park et al., 2019). 반면에 비교적 인축 독성이 낮고 환경에 안전한 생물농약에 대한 유효 한 방제인자는 거의 밝혀진 바가 없다.
본 연구는 춘파 재배지를 중심으로 재배 기간 발생하는 파좀 나방을 성페로몬을 이용하여 모니터링하여 상이한 지역에서 연간 발생 변동을 분석하였다. 또한 미생물제제를 개발하기 위 해 곤충병원세균인 Bacillus thurigniensis (Bt)를 기반으로 약 제 스크리닝을 실시하였고, 이 생물농약의 살충력을 높이기 위 해 면역억제제를 부가하는 종합생물방제제 개발에 목표를 두 고 진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파좀나방 사육
시험 곤충은 안동시 용상동에 소재한 대파밭에서 2022년 5월 에 유충을 채집하여 실내에서 대파를 먹이로 누대 사육한 것을 실험에 사용하였다. 유충은 온도 27 ± 2°C, 광주기 16:8 h (L:D), 상대습도 65 ± 5% 조건에서 대파 잎을 먹이로 성장했다. 번데기 는 상대습도 85 ± 5% 환경에서 우화를 촉진 시켰다. 성충의 경 우 10% 설탕물 먹이와 더불어 어린 대파 잎으로 산란을 유도하 였다. 산란된 잎은 매일 수거하여 사육 용기(지름 90 mm, 높이 15 mm)로 옮겼다.
Bt 균주 및 배양
본 실험에서는 B. thuringiensis subsp. kurstaki (BtK)는 슈 리사이드®(바이엘크롭사이언스, 서울, 한국) B. thuringiensis subsp. aizawai (BtA)는 센타리®(전진산업, 대전, 한국), B. thuringiensis subsp. israelensis (BtI)는 박토섹®(성인제약, 서 울, 한국), B. thuringiensis subsp. tenebrionis (BtT)는 미국 조 지아대학교 Mike Adang 교수 연구실에서 분양받아 사용하였 다. 비티 균주는 각각의 균주에 멸균수 1 mL를 혼합하여 세균 현탁액을 만든 후 루프를 이용하여 tryptic soy broth (TSB, Difco, Sparks, MD) 평면 배지에 세균을 도말하고 30°C에서 24 시간 배양하였다. 평판배지에서 배양된 세균에서 단일 콜로니 를 얻어 이를 TSB 액체배지를 이용하여 28°C에서 48시간 동안 200 rpm에서 교반 배양하였다. 이후 세균의 포자 형성율을 증 가시키기 위하여 48시간 동안 4°C에 보관하였다. 포자 형성은 위상차 광학현미경(BX-PHD, Olympus, Tokyo, Japan)을 이용 하여 1,000배 배율에서 확인하였다. 포자 형성이 확인된 각 세 균배양액을 10,000 rpm에서 원심분리하여 상층액을 제거하고 침전물을 동결건조하여 사용하였다.
Photorhabdus temperata subsP. temperata (Ptt) 배양 및 대사산물 추출
Ptt는 Kang et al. (2004)에 분리된 균주를 이용하였다. 단일 균총을 얻어 이를 10 mL TSB 배양액에서 16시간 배양하고 이 를 다시 1 L TSB 배양액에서 28°C 온도 조건에서 72시간 동안 200 rpm의 진탕 속도로 교반 배양하였다. 세균배양액을 10,000 rpm에서 원심분리한 후 상층액을 동결건조기를 이용하여 동결 건조하여 사용하였다. 건조된 무게를 기준으로 Ptt의 처리 농도 를 ppm으로 표기하였다.
대파 재배지 연중 모니터링
연속적 2년(2021~2022년) 기간 동안 춘파 재배지를 대상으 로 모니터링이 진행되었다. 매년 3~4월경에 경북 안동시 용상 동과 경기도 구리시에 소재한 대파밭에 성페로몬을 장착한 델 타트랩(18×18 cm, 그린아그로텍, 경산)을 각 포장 당 3지점에 설치하였다. 이후 트랩을 매주 수거 및 교체하면서 9월까지 약 7개월간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각 포장의 시기별 파좀나방 밀도를 조사하기 위하여 수거한 트랩을 실험실로 가져와 해부 현미경(M165FC, Leica, Wltzlar, Germany) 하에서 각 트랩에 잡힌 파좀나방을 계수하였다.
생물검정
파좀나방의 살충력에 대한 생물검정은 입침지법으로 실시 하였다. 동결 건조된 Bt의 포자 수가 1 mL 당 108개 또는 Ptt 추 출액 1,000 ppm이 최종 농도가 되도록 멸균수에 희석하여 생물 검정을 위한 처리 용액을 만들었다. Ptt의 이차대사산물의 살충 력을 확인하기 위하여 잘 알려진 이차대사산물인 benzylideneacetone (BZA, Sigma-Aldrich Korea, Seoul, Korea)과 Game- XPeptide-A (GXP, Dr. Hege Bode, Max Planck Institute, Marburg, Germany) 합성물을 농도별로 0.1% Triton-X가 포함된 멸균수에 희석하여 처리 용액을 만들었다. 대파 잎(3×3 cm)을 1분간 각 처리 용액에 침지시켰다. 이후 처리된 대파잎을 여과 지가 깔린 용기에 놓아 10분간 건조시켰다. 이후 1시간 동안 절 식시킨 파좀나방 3령충을 처리구 당 10마리씩 3반복으로 처리 하였다. 이후 24시간 섭식 처리하고, 무처리 대파 잎으로 먹이가 대체되었다. 생존수 확인은 처리 시작 3일 후에 계수하였다.
소낭형성 분석
대장균(E. coli Top10)을 Luria-Berthani (LB) 배지에서 배 양하고 5 × 104 세균수가 담긴 1 μL의 현탁액을 파좀나방 5령 충 혈강에 주입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였다. 처리구에서는 1 μ L의 Ptt 추출물을 추가로 주입하였으며, 대조구에서는 동일한 부피의 dimethylsulfoxide를 주입하였다. 혈강 주입은 유리 모 세관을 이용하여 초미량펌프가 장착된 미세조정장치(SYS-microcontroller, World Precision Instruments, Sarasota, FL, USA) 를 이용하여 주입하였다. 유리 모세관은 micropipette puller (PN-30, Narishige, Tokyo, Japan)를 이용하여 제조하였다. 8시 간 이후 각 처리 곤충을 해부하여 형성된 소낭을 해부현미경 (M165FC, Leica, Wltzlar, Germany) 50배 배율에서 관찰하였 다. 형성된 소낭수는 먼저 소화관 주변 및 기관지에 붙어있는 것들을 계수하고, 이후 소화관을 적출하고 가려진 몸 부분에 존 재하는 소낭을 추가적으로 계수하였다. 각 소낭 분석은 한 반복 당 5마리씩 총 3반복으로 진행되었다.
항생 및 면역단백질 유전자 발현 분석
본 연구에 분석된 항생 및 면역단백질은 각각 디펜신(defensin) 과 헤몰린(hemolin)으로 이들 유전자의 발현을 분석하기 위하 여 파좀나방 5령충이 사용되었다. 주입 8시간 이후 Trizol 용액 (Invitrogen, Carlsbad, CA, USA)을 이용하여 RNA를 추출하 였다. 추출된 400 ng의 RNA를 RT premix (Intron Biotechnology, Seoul, Korea)를 이용하여 cDNA로 전환하였다. 항생 단백질의 발현을 측정하기 위하여 Power Syber Green PCR Master Mix (Toyobo, Osaka, Japan)와 각 단백질 프라이머 (Table S1)를 사용하여 RT-qPCR을 진행하였다. 항시발현 유전 자로는 ribosomal protein 32 (RL32)가 동일한 RT-qPCR 반응을 통해 분석되어 각 시료의 RNA 양을 보정하는데 사용되었다. 각 처리구는 독립적으로 시료를 준비하여 3 반복으로 진행되었다.
통계 처리
백분율로 표기된 살충률 자료는 arcsine 수치 변환 이후 분산 분석되었다. 분산분석은 SAS의 PROC GLM (SAS Institute, 1989)을 이용하여 one-way ANOVA로 진행하였다. 연중 발생 분석은 조사 지역과 시기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twoway ANOVA 분석하였다. 처리 평균 간 비교는 최소유의차검 정법(least square difference, LSD)을 이용하여 제1형 오류확 률 0.05를 유의성 차이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결 과
춘파 재배지 파좀나방 발생 현황
파좀나방의 발생은 춘파 재배 시작 시점인 대파 정식 무렵에 시작하여 수확기까지 진행하였다. 성페로몬으로 발생 모니터 링을 실시한 결과 정식 직후부터 파좀나방은 포획되었다(Fig. 1). 예를 들어, 3월에 정식한 경북 안동과 4월에 정식한 경기도 구리 지역에서 각각 정식 초기부터 성충이 포획되었다. 이후 이 들의 발생 밀도가 증가하여 6월 초에 최대 발생 피크를 보이고 이후에 전체적 밀도 감소를 보였다. 비록 모니터링 트랩 포획 밀도로 분석한 발생 밀도에서 안동지역이 구리 지역에 비해 높 았지만, 전체적으로 발생 양상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F = 1.79; dF = 1, 100; P = 0.1840). 반면에 동일한 지역에서 연 도별로 비교한 결과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F = 6.31; dF = 1, 104; P = 0.0136). 특히 2021년의 경우, 2022년에 비해 초기 6 월 초 발생피크에 추가하여 7월 말 피크를 보여 이러한 연도별 차이를 설명하여 주었다. 재배 환경에 따라 파좀나방의 발생 양 상도 달랐다(F = 4.61; dF = 2, 131; P = 0.0112). 시설재배지 (AD3)와 준시설재배지(AD1)에 비해 노지재배지(AD2)에서 가장 높은 발생량을 보였다.
파좀나방 방제에 효과적 비티 균주 선발 및 살충력 제고 기술
상이한 Bt 균주를 처리하여 파밤나방에 대한 살충력을 비교 하였다(Fig. 2). 네 가지 상이한 Bt 균주 가운데 B. thuringiensiskurstaki (BtK)가 가장 우수한 방제효과를 나타냈다(Fig. 2A). 그러나 BtK의 최대 살충효과가 불과 40%로서 이에 대한 활성 제고 노력이 필요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곤충의 면역을 억제 하는 것으로 알려진 P. temperatatemperata (Ptt) 세균 배양액 을 BtK 처리에 첨가한 결과 살충효과가 약 2배 증가하였다(Fig. 2B). 이러한 살충력 제고 효과가 Ptt 세균배양액에 존재하는 대 사물질에 의해 기인되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세균 배양액에 존재하는 두 가지 대사물질인 benzylideneacetone (BZA)과 GameXPeptide (GXP)를 처리하여 분석하였다(Fig. 2C). 이 두 물질을 각각 상이한 농도로 BtK에 추가한 결과 대사물질의 농 도 증가에 따라 살충효과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Ptt 세균배양액 추출물의 파좀나방 면역억제 효과
이상의 결과는 Ptt 배양추출물이 BtK의 살충력을 향상한 결 과를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살충력 향상에 대한 원인으로 이 배 양액에 존재하는 대사물질이 파좀나방의 면역을 억제에 기인 한 것으로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파좀나방의 세포성 및 체액성 면역반응을 분석하였다(Fig. 3). 세균감염에 따라 초기(감염 후 8시간 경과)에 일어나는 혈구세포의 소낭형 성 반응이 유충 개체당 약 24개로 나타났다(Fig. 3A). 이러한 세 포성 면역반응은 BtK 감염 후 더욱 증가하여 개체 당 약 36개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면역 유기 반응이 Ptt 추출물 또는 개별 대사물질을 첨가하면 현격히 줄었다. 두 가지 면역단백질 인 디펜신과 헤몰린의 발현량을 조사한 결과 BtK 처리에 따라 이들 면역단백질 유전자의 발현량이 최소 약 10 이상 증가하였 다(Fig. 3B). 그러나 Ptt 추출물을 처리한 결과 이러한 발현량 증가를 현격히 줄일 수 있었다.
고 찰
본 연구는 대파 재배지에 발생하는 파좀나방의 연중 발생 현 황을 분석하고, 이를 방제하기 위한 미생물제제 개발에 목표를 두고 진행되었다. 이 해충의 연중 발생 조사는 대파의 재배 양식 가운데 초봄에서 초가을까지 재배하는 춘파를 대상으로 실시하 였다. 미생물제제 개발은 Bt 약제를 기반으로 면역억제를 통해 이 병원미생물의 살충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웠다.
춘파에 발생한 파좀나방은 정식 초기부터 수확기까지 지속 해서 출현하였다. 정식 이후 증가한 파좀나방의 밀도는 6월 초 에 발생 최대 피크를 이루고, 감소하다가 다시 7월 말에 다시 높 은 발생 피크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 발생 피크는 연도별로 그리고 재배 환경에 따라 상이하였다. 이러한 파좀나방의 발생 양상은 Park et al. (2012)에 보고한 수원지역의 발생 양상과 유 사하였다. 즉, 월동세대는 정식 초기에 나타난 발생 피크를 의 미하였고, 수원지역의 6월과 7월 발생 피크는 본 연구의 춘파 재배에서 나타난 발생 피크와 일치하였다. 단, 수원지역의 9~10월 발생 피크는 춘파의 경우 수확 이후이기에 아마도 추파 재배에서 나타난 피크로 사료된다. 수원 지역과 유사한 발생 피 크가 일본 지역에서도 관찰되어(Ohtomo and Chiba, 2001) 파 좀나방은 월동세대 이후 3회의 발생 최대 피크를 보인다고 볼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앞의 2회 발생 피크가 춘파 재배지에서 나 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파좀나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해 Bt 세균을 선발하였 다. 토양에 서식하는 Bt 세균은 그람 양성균으로 내생포자를 만 드는 과정에 살충단백질을 paraspore 형태의 살충단백질 결정 체(crystal protein: Cry)를 형성한다(Pardo-López et al., 2013). 대상 곤충이 이 세균을 섭식하게 되면 소화관에서 이 세균이 발 아하면서 세포벽이 붕괴되고, 이때 나오는 독소단백질은 중장 내 알칼리 용액에 용해된다. 이후 중장에 존재하는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활성화된 Cry 단백질이 형성된다. 이 Cry는 중장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결합하게 되고, 여러 Cry 단위체 가가 올리고 중합체를 이루는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과 정을 통해 중장막에 농도가 증가된 Cry 단백질은 중장세포막 에 구멍을 뚫게 되는 세포치사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중장세포 막이 깨지면서 중장세포는 붕괴되고, 한 층의 세포로 구성된 중 장은 소화관 내강과 혈강이 연결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때 소화관에 존재하는 비티 세균은 물론이고 다양한 장내 세균이 혈강으로 침입하여 치명적인 패혈증을 유발하여 대상 곤충을 죽게 한다(Broderick et al., 2006). 본 연구에서 다양한 Bt 균주 는 상이한 Cry 독소단백질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BtK와 B. thuringiensisaizawai는 Cry1A와 Cry1C를 각각 생성하여 나 비목 해충을 표적한다면(Wright et al., 1997), B. thuringiensisisraelensis (BtI)는 Cry4Aa와 Cry4Ba를 생성하여 모기류 방제에 유효하였고(Federici et al., 2007), B. thurigniensis tenebrionis는 Cry3를 주로 생성하여 딱정벌레목에 특별히 효과가 높은 것으 로 보고되었다(Keller and Langenbruch, 1993). 따라서 본 연구 에서 BtK가 파좀나방 방제에 유효한 것으로 선발된 것은 나비 목에 유효한 두 Bt 균주 가운데 BtA가 주로 Spodoptera에 속한 나비목 곤충에 선택적인 것(Eom et al., 2014)을 비춰 볼 때 이 러한 살충 단백질의 특이성에 기인된 것으로 해석된다.
Ptt 세균 배양액을 처리한 결과 BtK의 파좀나방에 대한 살충 력이 현격히 증가하였다. 일반적으로 곤충은 Bt 세균의 감염에 대해서 저항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첫째로 Cry 독소단백질의 활성화 단계에서 저항성이 유발될 수 있다. 과도한 단백질 분해 효소에 의해 독소단백질의 지나친 분해는 비티 살충제의 효과 를 떨어뜨리게 된다(Shao et al., 1998). 또한 활성화된 독소단 백질은 위식막(peritrophic matrix)을 통과하여 위식막외강 (ectoperitrophic space)으로 빠져나가야 하나 독소단백질이 위 식막에 결합하여 이 막을 통과하지 못하면 비티 효과를 떨어뜨 리는 효과를 초래한다. 또한 소화관 내 멜라닌 반응에 의해 독 소단백질의 응집 및 응고 과정은 직접적으로 독소단백질의 활 성을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Ma et al., 2005). 둘째로 활성화된 Cry 독소단백질이 중장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의 결합력 변 화이다(van Rie et al., 1990;Ferré et al., 1991;Gahan et al., 2010). 셋째로 손상된 중장세포를 대체하려는 재생세포에 의한 중장 의 회복 능력이다(Loeb et al., 2001). 줄기세포로 여겨지는 재 생세포가 손상된 중장세포의 신호에 따라 세포분열 활성을 증 가시켜 생존력을 높이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끝으로 곤충이 세 균 침입에 대한 면역반응이다. 중장벽이 무너지면서 혈강으로 침입하는 장내 세균에 대해서 곤충이 보이는 면역 방어 활성이 높아지면 Bt에 대한 내성을 높이게 된다(Rahman et al., 2004). 다른 곤충과 같이 파좀나방이 보이는 면역반응도 혈구 중심으 로 세포성 및 항생단백질을 통한 체액성으로 구분된다. 종령 유 충의 경우 1 mL의 혈림프 당 약 2.33 × 106개 혈구세포를 지니 고 있으며, 이 가운데 73%는 과립혈구 및 부정형혈구가 차지하 고 그 외에 편도혈구, 소구형혈구 및 원시혈구가 관찰된다 (Hrithik and Kim, 2023). 과립혈구와 부정형혈구는 혈구활착 활동을 보이며, 세포성 면역반응인 식균작용, 소낭형성 및 피낭 형성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된다(Lavine and Strand, 2002). 본 연구에서는 파좀나방이 대장균 주입 이후 8시간 만에 약 24개 의 소낭을 체내에 형성하였다. 이러한 소낭형성 반응은 BtK의 섭식 처리 이후 더욱 증가하여 BtK 세균 감염이 파좀나방으로 하여금 면역력을 높여 병원균을 제어하게 한다고 사료된다. 즉, 파좀나방의 세포성 면역반응은 BtK 방어에 유효하다는 것으 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Ptt 배양액에 존재하는 면역억제 물질이 파좀나방의 면역 방어 능력을 떨어뜨려 BtK 의 살충력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Ptt 세균은 곤충병원선충인 Heterorhabditis megidis와 공생 관계를 갖고 대상 곤충의 기주로 세균-선충의 기생 공생체의 생 활사를 보이게 된다(Kang et al., 2004). 즉, H. megidis 감염태 유충이 대상 곤충의 개구부(예, 입, 항문, 기문)를 통해 혈강으 로 침입하게 되면, 선충의 장에 서식하던 Ptt가 혈강으로 배출 되면서 세균의 증식이 이뤄지게 된다(Kang et al., 2005). 이때 곤충 면역 방어 시스템이 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게 되는 데, 세균이 분비하는 이차대사산물이 곤충의 phospholipase A2 (PLA2)를 억제하여 아이코사노이드 생합성을 막게 된다(Kim et al., 2005). 다양한 이차대사산물이 Photorhabdus와 Xenorhabdus 세균류에서 발표되었고, 이들 이차대사물질을 특징적 으로 생산하는 유전자군을 BGC (biosynthetic gene cluster)로 묶어 정리하였다(Shi et al., 2022). 이 가운데 BZA은 인지질분 해효소 가운데 한 종류인 PLA2를 억제하는 물질로서 Xenorhabdus nematophila에서 최초로 발표되었다(Ji et al., 2004). 이후 Ptt에서도 이 물질이 주된 이차대사산물로 밝혀졌다(Seo et al., 2012). 다양한 BGC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non-ribosomal peptide synthetase가 생산하는 GXP는 고리형 펜타펩타이드로 서 Xenorhabdus와 Photorhabdus 두 곤충병원세균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생산되는 이차대사산물이며, PLA2의 활성을 억제 하는 물질로서 밝혀졌다(Shi et al., 2022). PLA2 효소의 기질은 인지질로서 sn-2 위치의 에스테르 결합을 가수분해하면서 두 가지 생성물인 lysophopholipid와 지방산을 유리하게 된다. 척 추동물의 경우 인지질의 sn-2 위치에 결합된 지방산이 탄소수 20개(C20)의 아라키도닉산(arachidonic acid: AA)이기에 이 물 질이 이후 다양한 산화효소의 작용을 거쳐 다양한 생리작용을 중 개하는 C20 옥시리핀(oxylipin)인 아이코사노이드(eicosanoid) 로 전환된다(Kim and Stanley, 2021). 곤충류에서는 인지질에 AA 함량이 낮아 비교적 풍부한 지방산인 C18인 리놀레익산 (linoleic acid: LA)을 기반으로 아이코사노이드를 생성하는 것 으로 보인다(Hasan et al., 2019). 즉, PLA2가 인지질에서 LA를 유리하면, long fatty acid elongase 작용에 의해 탄소수를 C20 로 늘리고, 여기에 desaturase 작용에 의해 이중결합 수를 특이 적으로 증가시키게 된다. 결국 생성된 AA는 cyclooxygenase 작용에 의해 프로스타글란딘류(prostaglandin)를 생성하거나, lipoxygenase의 작용에 의해 류코트리엔류(leucoktrien)를 만 들거나 epoxygenase 작용에 의해 아이코사트리에노익산(eicosatrienoic acid)을 생성하게 된다. 이들 아이코사노이드류는 곤 충의 면역작용은 물론이고 말피기관을 통한 배설과정, 난모세 포 발달을 포함한 생식과정 및 지방체 대사과정 등의 다양한 생 리작용에 관여하게 된다(Kim et al., 2018). 따라서 BZA 또는 GXP에 의한 PLA2의 효소활성 억제는 면역은 물론이고 다양한 생리작용을 억제하게 된다. 특히 본 연구에서 이들 물질이 Bt 살충력을 제고시킨 이유는 이들 물질의 PLA2 억제에 따른 면 역활성 억제로 해석된다.
비티플러스(BtPlus)는 기존의 Bt 살충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살충 작용점이 상이한 유효성분을 추가하여 방제력에 시 너지를 기대하는 종합생물방제 개념에서 유래하였다(Jung and Kim, 2006). 곤충의 Bt에 대한 방어 기작으로서 면역작용을 억 제하는 면역억제물질을 추가하여 비티플러스의 개발이 이뤄져 왔다. 면역억제물질은 주로 Xenorhabdus와 Photorhabdus의 세균배양액 추출물을 이용하여 목적을 이루었다. 여기에 Bt Cry 살충단백질의 특이성을 기반하여 맞춤형으로 비티플러스 가 제작되었다. 예를 들어 모기류 방제를 위해서는 BtI를 기반 으로(Park et al., 2016) 비티플러스를 제작하고 딱정벌레류 방 제를 위해서는 BtT를 기반으로(Kim et al., 2015)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나방류이고 특히 BtK에 감수성이 예민한 점을 고려하여 이 Bt 균주에 Ptt 배양액 추출물을 혼합하여 비티플러 스 개발에 이용하였다. 향후 제제화 연구를 기반으로 본 연구에 서 개발된 비티플러스가 파좀나방 방제에 응용될 가능성을 제 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