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꼴라(로케트)(Eruca sativa Mill.)는 십자화과(Brassicaceae) 에 속하는 엽채류로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 유럽을 비롯해 아프리카, 아시아,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남아프리카 등 세 계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Barlas et al., 2011;CABI, 2022), 일반명 또한 영어(garden rocket, Hedge mustard, rocket-salad), 스페인어(Oruga, Roqueta, Ruca), 프랑스어(Roquette), 이탈리아 어(rucola) 등 다양하다(Doležalová et al., 2013;CABI, 2022). 루꼴라는 독특한 매운맛을 갖고 있는데 다양한 mineral, glucosides, vitamin C 등을 함유하고 있어 잎을 직접 섭취하고 종 자나 꽃은 향신료로도 이용되고 있다(Nuez and Hernández Bermejo, 1994;Barlas et al., 2011). 특히 루꼴라의 종자로부터 추출한 오일의 효능은 매우 다양하여 최근에는 의료용(El-Missiry and El Gindy, 2000;Alqasoumi et al., 2009;Zeb and Rahman, 2018), 천연 작물보호제로써의 병해충 방제용(Gulfraz et al., 2011;Aissani et al., 2015;Rizwana et al., 2016;Masoumi et al., 2019), 바이오디젤(Chakrabarti and Ahmad, 2009;Mumtaz et al., 2012) 등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다.
국내에서 루꼴라는 ‘로케트’라는 품목으로 2019년부터 유 통되고 있으나(SAFFC, 2021), 재배면적 등 통계자료조차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폴란드나 체코 등 유럽의 경우에는 유리온실 이나 노지에서의 재배법은 물론 수량과 품질이 우수한 품종 선 발 등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 반면에(Varga et al., 2009;Francke, 2011;Doležalová et al., 2013), 국내에서는 재배법은 물론 병해충 발생 및 피해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 는데, 제주도에 새로운 채소의 도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여름 철 나방류 피해로 인해 상품성이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정보가 유일하다(Kim et al., 2012).
세계적으로는 루꼴라 발생하는 주요 해충으로는 진딧물류 와 나방류, 노린재류, 잎벌레류가 보고되어 있다. 진딧물류 해 충으로는 복숭아혹진딧물(Myzus persicae), 양배추가루진딧 물(Brevicoryne brassicae), 무테두리진딧물(Lipaphis erysimi) 3종이 보고되어 있는데, Gonçalves and Costa (2018)은 복숭아 혹진딧물(M. persicae) 방제용 유기농업자재로 님(Azadirachta indica) 추출물을 선발하였고, Singh et al. (1994)은 살충제 남 용을 줄이기 위해 양배추가루진딧물(B. brassicae)의 피해가 적은 저항성 계통을 선발했으며, Hasan and Singh (2017)은 온 도(20, 25, 25°C) 조건에 따른 무테두리진딧물(L. erysimi) 발육 단계별 발육특성을 보고하였다. 나방류 해충으로는 배추좀나 방(Plutella xylostella)과 큰배추흰나비(Pieris brassicae) 2종 이 보고되어 있는데, Abro et al. (2013)은 루꼴라를 섭식한 배추 좀나방(P. xylostella) 개체군의 살충제(λ-cyhalothrin)에 대한 LC50값이 양배추(Brassica oleracea var. capitata)를 섭식한 개 체군보다 3배로 높았다고 보고하였으며, Jainulabdeen and Prasad (2004)은 8종의 십자화과 작물에 큰배추흰나비(P. brassicae)는 평균온도 17.6~23.80°C, 상대습도 65.3%, 풍속 1.8 km/hr, 일조량 7.3시간의 기상조건에서 대발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노린재류 해충으로는 2종이 보도되어 있는데, Torres- Acosta and Sánchez-Peña (2016)는 2014년에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된 노린재(B. hilaris)에 의한 루꼴라의 경제적 피해가 매우 심각함을 보고하였고, Patel et al. (2017)은 루꼴라의 파종시기 를 달리할 경우 약 92%까지 B. hilaris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하였으며, Piersanti et al. (2020)은 노린재의 일종인 Eurydema oleracea가 루꼴라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에 강하게 유인됨을 확인하고 유인작물(trap crop)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잎벌레류 해충으로는 2종이 보고되어 있는데, Balusu et al. (2017)은 침입해충인 잎 벌레(Microtheca ochroloma Stål)의 생태특성과 친환경적인 종합적 관리방안을 제시하였으며, Gengotti and Tommasini (2008) 은 Phyllotreta속(屬) 잎벌레 방제용으로 pyrethrin (36.6%)과 rotenone(62.4%)은 60~70% 방제효과를 보였으며, 정식 후 폴 리프로필렌 부직포로 덮어 줄 경우 99% 이상의 방제 효과를 보 였다고 하였다. 또한 Kular and Kumar (2017)은 루꼴라 종실 수확을 위한 무테두리진딧물(L. erysimi)과 큰배추흰나비(P. brassicae)의 요방제 밀도는 각각 2.4마리/주, 8.3마리/주라고 하였다.
2019년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는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 도(Positive List System, PLS)에 대응하여 루꼴라와 같이 소면 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작물에 대한 농약의 선발과 등록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Lee et al., 2020).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에서 최근 새로운 엽채류로 관심받고 있는 루꼴라의 주요 해충에 대 한 발생과 피해정보는 물론 주요 해충인 파밤나방을 효율적으 로 방제할 수 있는 살충제를 제시하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해충 피해조사
루꼴라에 발생하는 해충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도 화성 농업기술원 시험포장(150 m2)과 고양 루꼴라 재배 농가의 비닐하우스(330 m2)에서 정식(춘계 4월 하순, 추계 8월 상순) 직후부터 재배기간인 2개월 동안 15일 간격으로 조사하였다. 품종(로켓샐러드)은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파종 후 20일 경과 한 유묘를 20×20 cm 간격으로 정식했으며, 조사기 간 중에는 살충제와 살균제를 살포하지 않았다. 해충 종류별로 주당 발생밀도와 피해엽수를 조사한 후 채집하였으며, 필요시 실내사육실 조건(25°C±2°C, 16L:8D)에서 사육하여 우화한 성 충을 동정하였다. 피해정도는 피해엽률과 주당 발생 밀도를 고 려하여 0마리인 경우 0%[-], 1~2마리인 경우에는 < 5% 매우낮 음[+], 2~5마리인 경우는 5~10% 낮음[++], 5~10마리인 경우 에는 10~20% 보통[+++], 10~20마리인 경우에는 20~30% 심 각[++++], 20마리 이상인 경우에는 >30% 매우심각[+++++]으 로 표시하였다(Lim et al., 2012;Kwon et al., 2021).
파밤나방 포장검정
루꼴라 주요 해충인 파밤나방(S. exigua)의 포장 방제 시험 은 2020년 해충 피해조사 인근의 경기도 화성 농업기술원과 고 양의 비닐하우스 2개소에서 발생양상 조사와 동일하게 재배하 면서 실시하였다. 시험곤충은 처리별 밀도를 동일하게 하기 위 해 2019년에 두 지역 개체군을 채집하여 각각 실내사육실에서 루꼴라를 먹이로 누대사육한 3령 유충을 반복 당 50마리씩 약 제처리 1일 전에 지역별로 구분하여 접종하였다. 유충 접종 부 위는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방충망(BugDorm-3 rearing cage, Seoul, Korea)을 고정하였다. 시험약제는 시판되고 있는 살충 제 5종이었으며(Table 1), 농촌진흥청 고시 「농약 및 원제의 등 록기준」에 따라 충전식 농약 분무기(KCS-432A, Ansan, Korea) 를 사용하여 약액이 식물체에 충분히 젖도록 처리하고(3 리터 /5 m2), 약제처리 7일 후 생충수를 조사하였다(RDA, 2019). 사 망한 개체의 판단은 붓으로 건드렸을 때 이동하지 못하는 개체 는 사망한 것으로 판정하였다(Wang et al., 2021). 또한, 약제별 추천농도 및 배량의 농도에서 약제처리 3, 5, 7일 후 약해 유무 를 육안으로 조사하였다. 약해 정도는 약해가 없는 경우[0], 가 벼운 약해가 인정되나 7일 이내에 회복한 경우[1], 생육이 약간 억제되거나 부분적 약해가 인정되는 경우[2], 작물 50%의 약해 가 발생한 경우[3],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으나 건전한 부분이 일부 남았을 경우[4], 피해가 심하여 고사된 경우[5]로 판정하 였다. 시험구의 구당 면적은 5 m2이었으며, 시험구 배치는 난괴 법 3반복으로 실시하였다.
통계분석
방제가(Control value, %)는 [(무처리구 생충률-처리구 생충 률)/무처리구 생충률]×100으로 산출하였으며, 약제별 방제효 과는 SAS 통계 프로그램(SAS Institute, 2011)을 이용하여 Duncan’s Multiple Range Test(DMRT)로 평균간 유의성 차이 를 검정하여 비교하였다.
결과 및 고찰
루꼴라 해충 발생 및 피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경기도 화성과 고양에 조성한 루꼴 라 포장에서 발생한 해충은 모두 4목 7과 9종이었다(Table 2). 발생밀도와 피해도가 높은 해충은 벼룩잎벌레(P. striolata), 복 숭아혹진딧물(M. persicae), 배추좀나방(P. xylostella), 검거세 미밤나방(A. ipsilon), 거세미나방(A. segetum), 파밤나방(S. exigua)이었다. 외국의 경우 8종의 해충들이 주요 해충으로 보 고되어 있는데, 본 연구의 결과와 대부분 유사종이나 지하부를 가해하는 나방류 2종과 벌목의 무잎벌(A. rosae ruficornis)의 피해를 보고한 사례는 없었다. 해충의 종수가 가장 많았던 나방 류 중에는 지하부를 가해하는 검거세미밤나방과 거세미나방은 발생밀도는 적었으나 지제부를 갉아서 넘어뜨려 섭식하는 특 성으로 인해 피해도가 높았으며, 파밤나방의 경우 섭식량이 매 우 많아 발생시 피해도가 높았다. 또한 잎과 줄기, 꽃에 발생하 는 복숭아혹진딧물은 번식 속도가 빨라서 발생과 피해도가 매 우 높아 무방제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였다. 홍비단노린재(E. dominulus)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확부위인 잎을 직접적으로 가해하기 때문에 우선 방제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되며, 향후 루 꼴라 종자를 수확할 목적이라면 홍비단노린재도 방제대책을 수립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해충들에 대한 요방 제 수준을 설정하고 아울러 유기농업자재 등 방제용 농자재를 선발 또는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2019년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는 PLS 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루꼴라에 해충별 전용 살충제를 피해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등 록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파밤나방 포장 방제효과
본 연구에서 이용한 5종의 살충제들은 루꼴라 재배 포장 2개 소에서 95% 이상의 높은 살충효과를 보였고(Tables 3 and 4) 2 배량에서도 약해가 없어(Table 5), 루꼴라 재배지에서 파밤나 방 방제 전용 살충제로 등록되어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 다. Spinosyn 계열의 spinetoram과 isoxazoline 계열의 fluxametamide, 그리고 avermectin 계열의 emamectin benzoate는 경기 도 두 지역의 파밤나방 집단에 대해 90% 이상의 방제효과를 보 였다(Tables 3 and 4). 이러한 결과는 spinetoram과 fluxametamide가 국내 파밤나방 집단에 대한 실내검정에서 매우 높은 살 충활성을 보였다는 최근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Lee and Park, 2021;Park et al., 2021). 또한 Saeed et al. (2012)은 emamectin benzodate의 경우 파밤나방 2령 유충에 대한 LC50값이 0.005 mg/l이며, 타 약제와 교차저항성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아 효율 적 방제용 약제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파밤나방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십자화과 작물을 포함 해 옥수수, 콩, 상추, 토마토 등 매우 다양한 경제작물의 잎과 과 실 등을 가해하는 광식성 해충이다(Mardani-Talaei et al., 2014).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확대된 시설재배지와 겨 울기간내 월동 가능성 증가로 많은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Kim and Song, 2000;Lee and Park, 2021). 우리나라를 비 롯해 세계적으로 파밤나방 방제를 위해 살충제를 이용한 화학 적 방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실에서 살충제 저항성 문제는 세계적으로 많은 숙제를 남기고 있다(Brewer and Trumble, 1989;Moulton et al., 2000;Chen et al., 2002;Ahmad and Arif, 2010;Lai et al., 2011;Zhou et al., 2011;Cho et al., 2018;Wang et al., 2021). 본 연구에서 파밤나방 3령 유충에 96.3~99.3%의 방제효과를 보였던 spinetoram의 경우 같은 계열인 spinosad가 최근에도 파밤나방에 대한 살충활성이 매우 높았다는 연구 결 과도 있는 반면에(Wang et al., 2021), 저항성이 빠르게 발현될 뿐만 아니라 비 저항성 집단으로 유전될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 어(Moulton et al., 2000) 지나친 사용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Diamide 계열의 살충제인 chlorantraniliprole과 cyantraniliprole 도 본 연구에서는 추천농도에서 파밤나방에 대해 97.0~98.5% 의 방제효과를 보였다(Tables 3 and 4). 하지만 파밤나방을 비 롯한 나방류 해충들에 대해 diamide 계열의 살충제가 우리나라 와 중국 등에서 지역에 따라 빠른 속도로 저항성이 진행되고 있 어(Nauen and Steinbach, 2016;Cho et al., 2018;Wang et al., 2021) 남용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Park et al. (2021)은 diamide 저항성 파밤나방에 대해 90% 이상의 살충활성을 보인 broflanilide, chlorfenpyr, fluxametamide, indoxacarb, spinetoram을 이용한 파밤나방 약제 관리 프로그램을 제시하였고, Lee and Park (2021)도 파밤나방뿐만 아니라 열대거세미나방 (S. frugiperda)과 같은 검역해충(관리해충)에 대한 방제약제로 fluxametamide를 제시하였다. 루꼴라에 발생하는 파밤나방에 대한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방제를 위해 diamide 계열의 chlorantraniliprole과 cyantraniliprole, spinosyn 계열의 spinetoram 을 이용 중인 농가는 이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유기인계 살충제인 methomyl의 경우 파밤나방에 대한 저항성 발현 속도 가 매우 낮았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살충제 노출 횟수를 최 소화함으로써 저항성 선발압(selection pressure)이 낮았던 것 도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된다(Zhou et al., 2011). 파밤나방에 대한 저항성 발현속도가 비교적 낮고 다른 살충제와의 교차저 항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emamectin benzoate (Zhou et al., 2011;Saeed et al., 2012), 또는 나비목, 총채벌레목, 파리목, 딱정벌레 목, 노린재목 등 살충 스펙트럼이 넓으며 포유류에는 안전한 isoxazoline 계열의 fluxametamide (Kim et al., 2017;Asahi et al., 2018)를 우선 이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식물체가 2차 대사산물을 생성하여 초식성 곤충을 방 어하는 glucosinolate-myrosinase 시스템 등은 루꼴라를 비롯 한 십자화과 식물들에서 잘 나타나는데(Schramm et al., 2012), 파밤나방과 같은 초식성 곤충들은 종 특이적으로 이 대사산물 에 적응하면서 종별 기주범위를 갖게 된다. 기주범위 안에 있더 라도 기주식물별 또는 품종의 계통에 따라 초식성 곤충은 이러 한 방어기작과 영양원의 정도에 따라 발육기간과 생존율 등 발 육 특성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Azidah and Sofian-Azirun, 2006;Zhang et al., 2011;Mardani-Talaei et al., 2014). 파밤나 방도 기주식물에 따라 생존율은 물론 유충이 5령에서 8령까지 출현한 사례가 있었으며(Azidah and Sofian-Azirun, 2006), acetylcholine esterase (AChE)나 carboxylesterase (CarE)와 같 이 살충제의 무독화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활성에서 차이를 보 였다는 보고가 있음을 고려해 볼 때(Zhang et al., 2011), 동일 약제에 노출되더라도 작물 특성에 따라 살충제 저항성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파밤나방에 대한 지속적이며 안정적인 방제를 위해 향후 살충제 저항성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 다. 본 연구를 통해 선발한 살충제를 이용한 체계적인 교호살포 는 물론 저항성 선발압을 낮추기 위한 요방제 수준 설정과 내충 성 품종 선발, 수확시기를 고려한 유기농업자재 선발 등의 후속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종합방제전략이 수립되 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