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과 응애의 생활사에는 발육과 번식 과정이 존재한다. 많 은 곤충들은 발육단계별로 다른 서식지, 다른 먹이 자원, 다른 미소서식환경을 이용하며 온도, 습도 등 주변환경에 대한 민감 도가 다를 수 있다(Price, 1997). 발육 과정은 성적으로 성숙하 지 않은 단계로 주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표현형 가소성1) 을 나타낼 수 있고, 번식기는 보다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게 적 용되어 본연의 개체군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성을 다음 세대 에 전달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Roff, 1992;Whitman and Ananthakrishnan, 2009). 발육과 번식과정에서 곤충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체에너지를 적절히 분할 이용함으로써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아 미래 세대를 만들어 자신들의 유전적 특징 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여 왔다(Bradley et al., 2009;Kingsolver and Buckley, 2020).
곤충과 응애는 변온생물로서 주어진 물리적(온도, 습도), 생 물적 환경(기주식물, 천적 등)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생존하여 왔다. 특히 온도는 곤충과 응애가 가지고 있는 생리적 기작과 관 련되어 있어서 온도와 곤충의 발육, 온도와 산란과 관련된 연구 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실험적인 결과 자료를 이용하여 온도 변화에 따른 발육 기간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많은 수학 함수 들이 개발 이용되어 왔다(Campbell et al., 1974;Logan et al., 1976;Sharpe and DeMichele, 1977;Schoolfield et al., 1981;Lactin et al., 1995;Briere et al., 1999;Kim et al., 2017). 또한 온도와 산란수 혹은 산자수와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기 위한 함 수식을 개발하고 이용해왔다(Kim and Lee, 2003, Ahn et al., 2019a, 2019b). Ikemoto (2003, 2005)는 공통고유최적온도 (intrinsic optimal temperature)의 개념을 기존의 Sharpe and DeMichele (1977)이 제안하고 Schoolfield et al. (1981)이 개선 한 온도발육모형에 적용하여 Sharpe-Schoolfield-Ikemoto (SSI) 모형을 제안하였다. 기존에는 발육과 관련된 효소의 활성이 가 장 저해받지 않는 온도를 25°C로 고정된 값을 이용하였는데 이 를 분류군 마다 갖는 고유의 최적공통온도 즉 공통고유최적온 도로 대체하였다. 공통고유최적온도는 발육속도조절의 활성이 최고조에 이른 온도를 말하며 분류군 내 계통발생 상호관련성 과 발육율동변증2)(developmental rate isomorphy)을 설명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지표로서 알려져 왔다(Jarošik et al., 2002, 2011;Ikemoto et al., 2013). 일반적으로 온도변화에 따른 발육 과 산란의 결과를 분리하여 분석하기 때문에 대상 곤충의 발육 과 산란에 미치는 온도의 영향을 분리해서 해석하는 경우가 많 았다. 본 종설에서는 공통고유최적온도는 발육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온도(발육최적온도, optimal development temperature, ODT)보다는 번식(산란최적온도, optimal fecundity temperature, OFT)과 보다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출판된 논문의 자료를 재해석하여 공통고유 최적온도, 발육최적온도, 산란최적온도를 각 분류군 마다 산출 하고, 공통고유최적온도와 발육최적온도 및 공통고유최적온도 와 산란최적온도의 차이를 분류군별로 비교 분석하였다.
자료수집 및 분석
곤충 발육에 대한 온도의 영향과 선형비선형 모형을 다룬 논 문은 3000편 이상인것으로 알려져 있다(Rebaudo and Rabhi, 2018). 본 종설에서는 온도, 발육, 산란의 특색을 동시에 알아보 기 위해 문헌 검색을 위한 핵심어로는 온도(temperature), 발육 (development), 산란(fecundity), 번식(reproduction)을 이용하 여 인터넷을 통해 국내외 학술지에 출판된 논문에서 112편을 얻어 94종에 관한 온도와 발육, 온도와 산란(산자)의 관계를 분 석하였다(Supplementary data). 분석에 이용된 분류군의 종 수 는 응애류 14종, 딱정벌레목 8종, 파리목 5종, 노린재목 31종 (진딧물류 14종), 벌목 7종, 나비목 18종, 메뚜기목 1종, 다듬이 벌레목 5종, 총채벌레목 5종이었다.
SSI모형은 수식 (1)과 같다.
-
r(T) = 절대온도 °K에서 발육율(1/발육기간)
-
R = 기체상수(1.987 cal degree-1 mole-1)
-
ρΦ = 효소 활성의 저해가 없다고 가정한 기준 온도
-
TΦ = 공통고유최적온도로서 활성화상태에서 속도조절효소 의 활성이 최고조에 이른 온도
-
ΔHA = 발육에 관여하는 속도조절효소가 촉매하는 반응의 활성화 엔탈피
-
ΔHL = 속도조절효소의 활성이 저온영역에서 저해되는 것 과 관련된 엔탈피의 변화(HL)
-
TL = 속도조절효소가 1/2 불활성화되어 1/2 활성화 되어 있 는 저온 영역의 절대온도(TL)
-
ΔHH = 속도조절효소의 활성이 고온영역에서 저해되는 것 과 관련된 엔탈피의 변화(HH)
-
TH = 속도조절효소가 1/2 불활성화되어 1/2 활성화 되어 있 는 고온 영역의 절대온도(TH)
Shi et al. (2017)가 개발한 R-프로그램을 이용하여 SSI모형 의 매개변수들을 계산하였다.
발육최적온도를 추정하기 위해서 Lactin et al. (1995)이 제 안한 함수식을 이용하였다.
-
r(T) = 온도 °C에서 발육율(1/발육기간)
-
ρ = 곤충발육에 관여하는 주요 효소가 촉매하는 생화학적 반응에 대한 합성치
-
TM = 발육상한온도를 의미하는 매개변수
-
ΔT = 온도상한 부근에서 급격한 발육붕괴가 일어나는 온 도범위
수식 (1)과 (2)를 활용하여 발육최적온도를 추정하였다. 성충이 생존하는 기간 동안 낳을 수 있는 총 산란수(혹은 산 자수)와 산란최적온도를 추정하기 위하여 수식 (3)과 (4)를 이 용하였다.
수식 (3)에서 온도 T 및 총산란수(혹은 산자수) f(T), a는 계 산식에서 추정한 최대 산란수(혹은 산자수), b는 최대 산란수 (혹은 산자수)를 생성하는 온도, c는 총산란수 곡선의 분포를 조절하는 매개변수이다. 수식 (4)는 Briere et al. (1999)가 제안 한 비선형 온도발육모형을 적용한 것이다. a, m은 수식에 상수, TL은 산란저온임계온도, TH는 산란고온임계온도로 정의하며, 수식을 이용하여 얻어진 비선형곡선의 변곡점을 산란최적온도 로 정하였다. 발육최적온도와 산란최적온도를 추정하는 방법 은 비선형함수를 이용한 결과의 변곡점을 이용하였다(Fig. 1)
공통고유최적온도와 발육최적온도의 차이, 발육고유온도 와 산란최적온도와의 차이를 각 종별로 계산을 실시하고 절대 값을 이용하여 분류군(목 수준)으로 묶어 분석하였다. 과 수준 으로 묶어 분석하기에는 종 수가 부족하였다. 두 결과의 차이를 t-test (P<0.05)를 통해 검정하였다. 분류군 간 공통고유최적온 도, 발육최적온도, 산란최적온도 값들의 통계적 차이를 분석하 였고 통계적 유의성이 있을 경우 Duncan 다중 검정을 통해 사 후 검정을 실시하였다(SAS Institute, 1999).
곤충과 응애 분류군별 공통고유최적온도, 발육최적온도, 산란 최적온도 간 차이 비교
공통고유최적온도, 발육최적온도, 산란최적온도의 결과를 Table 1과 Fig. 2 나타내었다. 공통고유최적온도의 경우 분류군 간에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었고(F9,102 = 3.45, P < 0.0009) 총채 벌레목의 평균 값이 가장 높았으며(29.75°C) 노린재목 특히 진 딧물류의 평균 값이 가장 낮았다(21.23°C). 발육최적온도의 경 우 분류군 간에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었고(F9,96 = 2.93, P < 0.004) 다듬이벌레목의 평균 값이 가장 높았으며(36.12°C) 진 딧물류의 평균 값이 가장 낮았다(29.24°C). 산란최적온도의 경 우 분류군 간에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었고(F9,99 = 8.56, P < 0.0001) 다듬이벌레목의 평균 값이 가장 높았으며(28.04°C) 진 딧물류의 평균 값이 가장 낮았다(18.19°C). 응애류 12종에 대 한 과 수준(혹응애과, 이리응애과, 잎응애과)에서 공통고유최 적온도(F2,16 = 0.01, P < 0.99), 발육최적온도(F2,16 = 0.77, P < 0.48), 산란최적온도(F2,16 = 1.75, P < 0.21) 값들은 통계적인 유 의차가 없었다.
공통고유최적온도와 발육최적온도의 차이가 공통고유최적 온도와 산란최적온도와의 차이보다 큼을 알 수 있다(Fig. 3). 노 린재목, 응애류, 나비목, 다듬이벌레목의 경우 두 값간 통계적 유의성이 있었으며(노린재목 df = 80, t-value 5.06, P < 0.0001, 응애류 df = 26, t-value 2.15, P < 0.0407, 나비목 df = 26, t-value 3.52, P < 0.0016, 다듬이벌레 df = 8, t-value 2.47, P < 0.0389), 딱정벌레목, 파리목, 벌목, 총채벌레목(딱정벌레목 df = 12, t-value 1.13, P < 0.2803, 파리목 df = 12, t-value 0.56, P < 0.5877, 벌목 df = 12, t-value 1.02, P < 0.3262)은 유의성이 없 었다. 총채벌레목의 경우 다른 분류군과 달리 공통고유최적온 도와 산란최적온도와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나 다른 분류군과 생활사 전략이 진화적으로 다를 수 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본 종설에서는 곤충과 응애 목(order)내 공통공유최적온도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Rebaudo and Rabhi (2018)은 곤충 의 온도에 대한 반응은 개체의 차이가 있으므로 유전적인 다양 성과 가소성(plasticity)을 고려해야 함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제시하였다: 1)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개체군 간에 존재 하는 변이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체계적 실험과 분석이 필요하다. 2) 온도뿐만 아니라 광주기, 습도, 먹이로 이용하는 자원, 사육 밀도 등의 개별적인 요소들의 영향에 대한 실험 결 과와 이들 요소들의 복합적인 영향에 대한 결과들이 필요하다. 3) 곤충의 발육과 번식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인들에 시공간 적인 변화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역학적인 시스템이 필요하 다. 즉 곤충 중심에 접근방식에서 곤충과 곤충이 경험하고 있는 환경의 복잡한 시스템을 동시에 포괄하는 초학제적 시스템 기 반 접근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온도는 곤충과 응애의 발육, 생존, 생식, 이동 등을 포함하는 생리 생태적 주요 기능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소 중에 하나이 다. 발육은 발육기간의 역수인 발육율을 이용하여 작성하는 온 도발육모형과 생물계절 모델을 작성하는데 이용되는데 특히 생물계절모델은 곤충과 응애의 출현시기, 분포, 발생, 세대수 를 예측하는데 이용되어 해충관리전략수립, 역학, 곤충과 응애 의 대량사육체계 수립, 멸종위기종 보존 등에 이용되어왔다 (Nietschke et al., 2007;Hodgson et al., 2011;Scranton and Amarasekare, 2017). 지금까지 온도에 대한 곤충과 응애의 반 응 연구는 발육을 평가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려 왔다(Taylor, 1981;Dixon et al., 2009;Jarošik et al., 2011;Rebaudo and Rabhi, 2018;Stejskal et al., 2019;Quinn, 2021;Régnier et al., 2021). 본 종설의 결과로 보았을 때 SSI 온도발육모형을 이용 하여 얻은 공통고유최적온도는 산란최적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공통고유최적온도가 다음 세대를 유지하 는데 필요한 번식과 관련성이 높다는 것은 분류군 내 계통발생 을 추적할 수 있는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였다.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곤충과 응애의 생활사 변화를 예측하 는데 있어서는 고온에 대한 곤충과 응애의 반응, 발육과 번식의 생리생태적 타협점(trade-off)에 관한 연구가 요구된다. 본 종 설을 위해 이용된 논문을 포함하여 더 많은 자료 수집과 연구가 곤충과 응애의 생활사와 진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