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명나방(Chilo suppressalis)(나비목: 포충나방과)은 벼 의 줄기 속에서 가해하는 습성이 있고 피해를 받은 식물체는 줄 기와 이삭이 말라 죽는다. 국내에는 1960년대 후반까지 벼 (Poales: Poaceae)에서 가장 중요한 해충이었으나, 1969년을 기점으로 밀도가 크게 감소하였다. 1980년 후반에 약간의 밀도 증가가 있었고, 이후 다시 피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해충이 다(Song et al., 1982;Park and Hyun, 1990;Lee and Park, 1991;Lee, 1999). 그런데, 2010년부터 2013년에 걸쳐 전북 군산과 익 산의 벼 재배포장에서 심한 피해가 발생하였고(Baek, C.H., unpublished observation), 유사한 시기에 군산 인근을 포함한 전 남북 지역의 물억새(Miscanthus sacchariflorus)(Poales: Poaceae) 재배지에서 이화명나방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였다(An et al., 2014;Yu et al., 2016).
이에 당시 발생한 이화명나방의 월동 특성과 연중 발생 시기 를 밝힐 목적으로 2012년 9월과 2013년 3월 사이 수차례에 걸 쳐 전남북 지역의 벼 포장과 물억새 포장에서 월동중인 유충을 채집하였다. 이때 유충 먹이로 제공할 인공사료를 개발할 필요 성이 있었고, Han et al. (2012)에서 보고된 조성을 참고하여 짧 은 시간 안에 몇 차례 조성을 변형하면서 개발하였다. 그 사료 를 이용하여 비휴면태의 이화명나방 유충을 사육한 결과를 간 단하게 보고한다.
재료 및 방법
실험곤충과 인공사육법
이화명나방은 2012년과 9월부터 2013년 3월 사이의 겨울 동안 전라남도 무안군과 화순군의 물억새의 한 품종인 거대억 새(M. sacchariflorus cv. Goedae 1) 포장에서 거대억새 줄기와 전라북도 군산의 벼 포장에서 벼 밑동에서 월동하는 유충을 몇 번에 걸쳐 채집하였다. 채집한 유충들을 곤충사육실(temperature 25 ± 2°C, photoperiod 15:9 h = light:dark, relative humidity 60±10%)에서 가온하거나 야외에서 사육하여 우화한 성충들 이 교미하여 산란한 알로부터 실험집단을 얻었다. 이때 지역과 기주식물에 따른 개체군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합하여 사육하 였다. 이후 본 연구의 인공사료를 이용하여 유충 발육특성을 조 사하기 전까지는 개선중인 조성들 및 최종 조성으로 만들어진 사료를 이용하여 비휴면태 실험실 집단을 유지하였다.
유충은 곤충사육실에서 구멍이 없는 원형 플라스틱 용기(100 mm in diameter × 40 mm in height)(SPL Life Sciences, Pocheon, Korea) 안에서 20~30마리씩 인공사료를 이용하여 집단으로 사 육하였다. 번데기는 수거하여 성충 산란용의 투명 아크릴상자 (26 × 31 × 31 cm)에 옮겼다. 거기서 우화한 성충들에는 삼각플 라스크에 넣은 10% 설탕물과 증류수를 같이 공급하면서 교미 하도록 하였다. 성충 산란상자 안쪽 면에 단면 골판지(15 × 5 cm)를 붙여 성충 산란처로 공급하였고, 골판지 골 사이에 산란 된 알뭉치를 수거하여 실험에 이용하였다.
인공사료 제조
본 연구에서 개발된 인공사료는 Han et al. (2012)에서 제시 된 조성을 기반으로 하여 몇 번의 개선을 거쳐 결정된 것이다 (Table 1). Han et al. (2012)의 조성에는 줄[Zizania latifolia (Griseb.) (syn. Z. caduciflora)](Poales: Poaceae)의 신선한 줄 기로 만든 가루가 포함되었는데, 본 연구에서는 줄 가루 대신에 거대억새 가루를 포함시켰다. 거대억새 가루는 국립식량과학 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로부터 2월에 지상부를 절단하여 수확한 거대억새 줄기를 5 cm 길이로 잘라 햇볕에 건조하고 이 를 분쇄하여 3 mm 체에 걸러진 가루로 공급받았고, 이를 다시 분쇄기로 갈아 1 mm 체에 걸러진 가루를 125°C에서 30분간 고 압 멸균하여 사용하였다. 그 외 Han et al. (2012)의 조성에 없는 다른 성분으로는 맥아 가루와 옥수수 가루, 섬유소(cellulose), 베타시토스테롤이 추가되었다. 한천가루를 물에 끓여서 믹서 에 넣고 나머지 다른 재료를 같이 넣고 골고루 혼합하여 제조하 였다. 적당한 용기에 넣어 식히면서 굳힌 후 냉장고에 보관하였 고, 필요할 때 꺼내어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유충에게 공급하였 다. 인공사료에 포함된 비타민 B군 혼합물은 Han et al. (2012) 에서 제시된 조성으로 제조하였다.
유충 발육 실험과 자료 처리
실험실 집단 중 알에서 갓 부화한 유충을 원형 플라스틱 사 육용기(50 mm in diameter × 10 mm in height)(SPL Life Sciences, Pocheon, Korea)에 넣고 인큐베이터(온도 25 ± 1°C, 광주기 15L:9D, 상대습도 60 ± 5%)(Dasol, Hwaseong, Korea)에 인공 사료를 넣고 개체별로 사육하였다. 유충은 90마리를 처리하였 고, 용화일과 우화일을 기록하고, 용화 후에는 1일 이내에 번데 기 무게를 측정하였다. 암컷과 수컷은 번데기 생식공의 위치로 구분하였다.
처리된 갓부화 유충들이 번데기가 된 비율과 용화한 수에 대 해 성충으로 우화한 비율로 용화율과 우화율을 구했다. 암컷과 수컷의 유충과 번데기 발육기간 및 번데기 무게를 비교하였다. 통계 처리는 SAS 시스템(9.4판)(SAS Institute Inc., Cary, NC, USA)에서 SAS/STAT (14.2판)의 PROC GLM 프로그램으로 일원분산분석 후에 95% 신뢰수준에서 t 검정으로 비교하였다.
결과 및 고찰
갓 부화한 이화명나방 유충을 25°C, 15:9 h = 명:암 환경조건 에서 본 연구에서 개발된 인공사료로 개체별로 사육하였을 때, 용화율은 약 82%, 번데기의 우화율은 약 99%로 높게 나타났 다. 유충 발육기간은 평균 약 33일이었는데, 암컷이 수컷보다 유의하게 길었다(F1,71 = 5.7, P = 0.0195)(Table 2). 번데기 기 간은 평균 약 9일이었는데, 암컷이 수컷보다 유의하게 짧았다 (F1,71 = 16.2, P = 0.0001). 부화부터 우화까지의 기간은 평균 42일이었고 암수 사이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F1,71 = 2.9, P = 0.0915). 번데기 무게는 평균 약 66 mg이었는데 암컷이 수 컷보다 유의하게 무거웠다(F1,71 = 43.6, P < 0.0001).
Kamano (1971)는 이화명나방 유충의 영양 요구도와 인공사 료 성분에 관한 연구에서, ① 이화명나방 유충 성장에 단백질 원으로 카세인이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고 19개 아미노산이 이 를 대체할 수 있다. ② 탄수화물원으로는 포도당과 설탕이 유 충 성장과 섭식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고, 비영양성분인 섬유 소 첨가로 유충 무게와 용화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③ 지질원 으로 콩기름과 비타민 A 기름이 알의 부화율을 증가시킬 수 있 고, 콜레스테롤과 베타시토스테롤은 거의 동등한 효율로 유충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④ 비타민 B군에서 inositol과 비타민 C는 유충 성장에 필수 요소이다. ⑤ 무기염류와 염화콜 린(choline chloride)의 첨가도 유충 성장과 생식에 긍정적 영향 을 미친다. ⑥ 단일화합물들로 구성된 인공사료에 기주식물인 벼나 보리의 잎과 줄기를 잘게 썰어 첨가하거나, 이들 식물체의 추출물을 첨가하면 개선된 사료가치를 얻을 수 있다. 또 신선한 식물체 대신 밀기울이나, 맥아, 쌀겨, 클로렐라(chlorella), 효모 가루를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고 제시하였다. 국내에서도 Kamano (1971)에서 언급된 성분들을 이용하여 이화명나방 유 충 인공사료를 제조한 적이 있으나(Chung et al., 1979), 사료가 치가 충분히 검증되지는 않았고, 국내 다른 연구에서 사용된 적 이 없었다.
본 연구의 인공사료에는 포도당과 기름을 제외하고 단일성 분으로서 앞의 Kamano (1971)에 거론된 화합물들이 첨가되어 있고, 종합영양원인 식물성분으로 Han et al. (2012)에서 이용 된 콩가루와 효모 가루에 더해 다른 영양원인 맥아와 옥수수 가 루 및 섭식자극제의 기능도 할 수 있다고 추정되는 거대억새 가 루가 첨가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인공사료로 키운 유충에 대해 발육 특성을 산 출한 것 이외에, 생식 자료와 성분 구성비의 차이에 따른 검증, 다른 사료와의 비교, 세대를 거듭한 특성 자료들을 산출하지 않 았기 때문에, 개발한 인공사료의 사료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 단, 유충 발육 결과에 대해서는 다른 보고들과 간접 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데, Han et al. (2012)이 27°C (16: 8 시간 명:암)에서 유충 발육기간이 인공사료에서 약 33일, 신선한 벼 줄기에서 약 35일, 신선한 줄에서는 약 27일로 보고한 것에 비 해, 25°C 조건의 본 연구의 유충 발육기간은 거의 같거나 짧았 다. 또 본 연구의 유충 기간은 Tsumuki et al. (1994)이 25°C (14: 10 시간 명:암)에서 벼 유묘로 키운 유충 기간인 약 30일에 비해 긴 편이었고, Shamakhi et al. (2018)이 26°C (16: 8 시간 명:암)에서 벼 유묘로 키운 유충 기간인 약 41일 보다 짧았다. 또 Han et al. (2012)의 번데기 무게가 세 종류의 먹이에서 60~70 mg 수준으로 본 연구의 번데기 무게와 유사하였다. 따라서 두 특성의 비교 결과로 본 연구의 사료가 유충 발육에 적절한 영양 원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Kamano (1971)와 Chung et al. (1979)의 자료들은 사육 기간 중 온도를 달리하였고, 산출한 사료 가치 척도가 본 연구의 것과 많이 달라 적절한 비교는 할 수 없었다.
이상으로 짧은 기간에 걸쳐 개발한 인공사료의 조성과 그 효 과를 기술하였는데, 본 실험실에서 이 사료를 이용하여 약 3년 간 세대를 유지한 경험이 있어(Jung et al., unpublished observation), 현재의 사료로 어느 기간 동안은 실험곤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앞으로 본 연구의 인공사료 조성 에 기반을 둔 적합한 사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현재 조성을 더 단순화하고, 첨가되는 식물체 원료의 영양 가치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