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는 일부 전염병의 유병률이나 사망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감염병 매개원의 확산은 인류와 가축에게 있어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Harvell et al., 2009;Colwell et al., 2011;Garrett et al., 2013;Baker-Austin et al., 2013;Burge et al., 2014). 그 중 참진 드기는 감염병 매개체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과 아나플라즈 마증(Anaplasmosis), 바베스열원충증(Babesiosis), 라임병(Lyme disease) 등 질병을 야기하며 기후 변화로 인하여 개체 수의 증 가와 발생지역 변화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Anderson and Magnarelli, 2008;Eisen et al., 2017).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참진드 기류는 약 700여종으로 숙주의 범위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서 식처도 산림, 녹지, 동굴 등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Anderson and Magnarelli, 2008;Sonenshine and Roe, 2013;Benelli et al., 2016).
참진드기류에 의한 질병의 전파력은 온도, 습도 및 강우와 같은 기후 조건뿐만 아니라 숙주의 존재와 지리적 조건 등에 많 은 영향을 받으며, 진드기의 분포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으로 보고되었다(Wilkinson, 1970;Sajid et al., 2018;Wormser et al., 2020). 그러므로 참진드기 매개 질병을 통제하고 예방하 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진 드기의 발생과 분포를 파악하고, 종에 따른 병원체를 검사하여 감염병 매개체의 발생을 촉진할 수 있는 요인을 밝힐 필요가 있 다(Dobson et al., 2011a;Domínguez et al., 2019).
본 연구에서는 충북 보은지역 참진드기류를 5년간(2016- 2020년) 서식처와 종에 따른 발생 밀도 및 분포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였으며, SFTS의 병원체 검정을 통해 감염률을 조사하였 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참진드기 매개 질병의 예방 및 관리 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조사 장소 및 시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6지점(잡목림, 초지, 침엽수림, 활엽수림, 무덤, 산길)에 대한 참진드기 발생밀도를 조사하였 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침엽수림(36° 34' 55.64'' N, 127° 47' 30.36'' E)과 활엽수림(36° 35' 7.10'' N, 127° 47' 34.51'' E)에 트랩을 설치하였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무덤(36° 34' 54.82'' N, 127° 47' 32.90'' E)과 산길(36° 34' 58.69'' N, 127° 47' 31.75'' E)로 트랩설치 장소가 변경되었다. 잡목림(36° 35' 1.03'' N, 127° 47' 30.39'' E)과 초지(36° 35' 0.88'' N, 127° 47' 32.60'' E)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조사하였다.
4월부터 10월까지 보은지역에서 1회/월 참진드기를 채집하 였다. 트랩은 오전 11:00부터 다음날 11:00까지 설치하였고 참 진드기의 채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강수가 예보될 시 트랩을 설치하지 않았다.
채집 방법
참진드기의 채집을 위해 트랩(Biomate, Seongnam)을 각 장 소별로 3개씩 총 12개를 설치하였다. 각 장소의 트랩은 5 m이 상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며, 참진드기 트랩 안에 드라이아이 스를 이용하여 CO2를 발생시켜 참진드기의 유인효과를 높였 다. 트랩설치 24시간 후 흡충관을 이용하여 트랩에 붙어있는 참 진드기를 채집하여 40 ml conical tube (SPL, Korea)에 넣어 보 관 후 실험실에서 분류 및 동정하였다. 참진드기류의 분류 및 동정은 Yamaguti et al. (1971)을 참고하였다.
병원체 검사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검사를 위해 채집한 참 진드기류는 종, 환경, 발육단계별로 나누어 반수는 성충 5마리 이하, 약충 30마리 이하, 유충 50마리이하로 pooling 한 뒤 참진 드기의 Total RNA를 easy-spin ™ Total RNA Extraction Kit (iNtRON, Korea)를 사용하여 추출하였다. 추출한 RNA의 cDNA 합성을 위해 ReverTra Ace qPCR RT Master Mix with gDNA Remover (TOYOBO, Japan)를 사용하여 1차로 2 μl의 4x RT Master Mix Ⅱ, 3 μl RNA template, 3 μl D.W.를 넣고 37°C에서 5분간 진행 후, 2차로 2 μl의 5x RT Master Mix Ⅱ와 8 μl의 1차산물을 첨가하여 37°C에서 15분, 50°C에서 5분, 98°C에서 5분 동안 진행하였다. 이후 nested PCR을 위해 template를 1st SFTSV primer (F-GAT GAG ATG GTC CAT GCT GAT TCT; R-CTC ATG GGG TGG AAT GTC CTC AC)와 함께 1x Taq enzyme reaction mix (Enzynomics, Daejeon, Korea) 에 첨가하여 95°C -5분, 95°C -20초, 56°C -40초, 72°C -30초씩 35 cycles로 진행한 뒤 2nd SFTSV primer (F-TAA ACT TGT GTC GTG CAG GC; R-CCC AGC GAC ATC TCC TTA CA) 를 첨가하여 94°C -5분, 94°C -20초, 59°C -20초, 72°C -20초씩 35 cycles로 진행하였다. 수행된 Nested PCR산물은 1% agarose gel에서 전기영동하여 병원체 감염여부를 확인하였다.
데이터 분석
T.I. (trap index) 값은 총 5년동안의 각 채집 지점 수와 설치 트랩 개수, 채집 횟수로 나누어 하룻동안 한 개의 트랩에서 채 집된 참진드기의 수(tick number/trap)를 나타낸 값이다.
결 과
참진드기류의 시기별 발생밀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충북 보은지역에서 채집한 참진 드기류의 시기별 발생 밀도를 비교하였다(Fig. 1). 5년동안 총 17,704마리의 참진드기류가 채집되었으며, 2016년과 2017년 에는 총 6,005마리와 6,506마리로 다른 년도에 비해 많은 수의 참진드기류가 채집되었다. 년도 별 참진드기류의 발생량과 최 성기를 보이는 시기는 각각 차이를 보였는데 2016년도부터 2018년까지는 봄과 가을에 2번의 발생 최성기를 보였고 2019 년도는 8월(1,368마리)에 한번 최성기를 보였으며, 2020년도 에는 총 749마리가 채집되어 평년에 비해 매우 적은 수의 참진 드기류가 채집되었다.
참진드기류의 종별 발생밀도 비교
충북 보은지역에서 5년간 채집된 참진드기류의 종별 발생 밀도를 T.I. (trap index)값으로 비교하였다(Fig. 2). 5년간 충북 보은지역에서 채집된 참진드기류의 종은 2속 3종으로 작은소 피참진드기와 개피참진드기, 일본참진드기로 조사되었다. 작 은소피참진드기가 가장 많이 채집되어 28.83 T.I. 값을 보였으 며, 다음으로 개피참진드기 1.49 T.I., 일본참진드기 0.02 T.I.순 으로 채집되었다. 또한, 동정이 불가능한 참진드기 유충은 11.81 T.I.로 많은 수가 채집되었다.
채집 시기에 따른 참진드기류 종별 발생 밀도를 조사하였다 (Fig. 3). 충북 보은지역에서 우점을 차지하는 작은소피참진드 기는 2016년도와 2017년도 5월에 가장 많이 채집되어 최성기 를 보이며 봄철에 많이 발생하였다가 8월부터 채집 밀도가 크 게 감소하였다. 개피참진드기는 봄철부터 채집이 되고 특별한 양상은 보이지 않았으나 2018년과 2019년도 9월에 특히 많은 수가 채집되어 최성기를 보였다. 충북 보은 지역에서 일본참진 드기는 매년 채집되었으나 매우 적은 수(1-2마리)가 채집되었 다. 종 분류가 되지 않는 유충은 8월과 9월에 대부분 채집되었 고 2016년도 9월에는 매우 많은 수의 유충이 채집되어 전체 밀 도에 영향을 주었다.
참진드기 종류별 충태의 발생 비교
충북 보은지역에서 채집된 3종의 참진드기류의 충태별 채집 비율을 년도별로 비교하였다(Fig. 4). 작은소피참진드기는 2018 년도까지 약충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다가 2019년과 2020년에 는 성충 암컷이 많이 채집되었다. 그러나 수치적으로는 성충 암 컷의 채집수의 변화가 크기보다는 약충의 채집수가 급격히 감 소하였다. 개피참진드기는 암컷과 수컷, 약충이 고루 채집되는 경향을 보였다. 일본참진드기는 채집 개체수가 적었고 성충 수 컷은 한 마리도 채집되지 않았다.
채집장소에 따른 발생밀도 비교
5년동안(2016-2020) 채집한 참진드기류의 장소별 분포를 T.I. 값으로 비교하였다(Fig. 5A). 채집년도에 따른 참진드기류 의 종 분포는 일정하지 않았으나(data not shown) 활엽수림에 서 가장 많은 참진드기가 채집되어 103.67 T.I.를 나타냈으며, 잡목림(56.80), 초지(37.00), 무덤(26.92), 산길(19.40), 침엽수 림(14.17) 순으로 채집되었다.
각 채집장소에 따른 참진드기류의 종별 T.I.값을 비교하여 밀도 분포를 확인하였다(Fig. 5B).
충북 보은지역에서 5년간 채집된 참진드기류의 채집장소 중 활엽수림에서 채집된 작은소피참진드기의 T.I.값은 93.5로 가 장 많이 채집되었으며, 그 다음 잡목림에서 52.10 T.I., 침엽수 림 10.64 T.I. 순으로 우점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무덤 과 산길, 초지에서는 유충의 채집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 며, 작은소피참진드기가 그 다음으로 많은 수가 채집되었다.
참진드기류의 SFTS 병원체 검정
보은지역에서 채집된 참진드기류는 5년간 총 17,704마리가 채집되었고, 828개의 pools을 각각의 참진드기 종멸, 환경별 및 충태별로 검사하였으나 SFTS에 대한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 다(Table 1).
고 찰
본 연구는 충북 보은지역에서 발생하는 참진드기의 종류와 발생량, 분포 등을 5년동안(2016년-2021년) 조사하였다. Kim et al. (2006)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산림지대에 참진드기가 많 이 분포하며, 총 8속 32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본 연구 의 참진드기의 채집은 산림에 위치한 장소(잡목림, 초지, 활엽 수림, 침염수림, 무덤, 산길)를 선별하여 트랩을 설치하였다. 충 북 보은지역에서 5년동안 채집된 참진드기류의 종은 2속 3종 으로 작은소피참진드기(H. longicornis)와 개피참진드기(H. flava), 일본참진드기(I. niponensis)로 조사되었다. 채집된 참 진드기류 중 작은소피참진드기가 12,110마리 (68.40%)로 가 장 많이 채집되고 동정이 불가한 유충을 제외하면 95.02%로 우 점종으로 나타났다. 국내 참진드기 발생조사에 대한 선행연구 에서도 제주도(2007-2008년)에서 총 1,584마리 중 작은소피참 진드기가 1,581마리가 채집되었으며, 국내 25개 지역에서 2011 년부터 2012년까지 채집조사된 참진드기류 중 작은소피참진 드기는 90.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에서는 작은소피 참진드기가 우점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Moon et al., 2009;Yun et al., 2012). 또한, 가축(소, 염소, 멧돼지)에 발생하 는 참진드기류의 밀도 조사를 위하여 목초지역에 있는 78개 농 장에서 참진드기를 채집한 결과 작은소피참진드기가 97.3%를 차지하였고, 5개 지역(경남, 충북, 전북, 전남, 제주도) 초지에 방목한 소에 기생하는 참진드기류에 대한 조사에서도 99.7%의 작은소피참진드기가 채집되었다(Chae et al., 2019;Kang et al., 2013). 그에 반해, 일본참진드기는 5년동안 12마리(0.06%)로 매우 적은 수가 채집되었는데 Shin et al. (2015)에 따르면 2014 년 4월과 10월에 경기 포천과 강원 철원 지역에서 참진드기류 를 채집한 결과 일본참진드기는 전체 밀도에서 포천 1.6%와 철 원에서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국내에서는 매우 적 게 분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채집장소에 따른 참진드기류의 발생분포조사에서는 침엽수 림에서 가장 적은 T.I.값인 14.17로 조사되었는데, 침엽수림에 서 적은 수의 참진드기류가 채집된 것은 침엽수림의 경우 동물 의 유동성이 적고 다른 서식지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낮기 때문 에 적은 수의 참진드기가 채집된 것으로 보았다(Tack et al., 2012). 이것은 기후요인과 숙주의 지리적 분포가 참진드기류 의 서식과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Raghavan et al., 2019). 따라서 거친 방목장(rough grazing)이나 황야(moorland) 와 같은 곳은 참진드기가 선호하지 않는 지역이지만 참진 드기가 생존하기에 적당한 소기후(microclimates)와 야생숙주 가 충분하다면 높은 밀도로 분포하기도 한다(Steele and Randolph, 1985;Dobson et al., 2011b;Lihou et al., 2020).
참진드기류의 발육단계별로 발생분포에 차이가 나타나는 데, 성충과 약충은 4월부터 6월까지 발생이 가장 많았고, 유충 은 8월과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였다. Kim et al. (2020)에 따 르면 2019년 1월- 2월 전국의 679개 샘플을 검사하여 월동하는 참진드기류를 조사한 결과 작은소피참진드기의 경우 살아있는 성충 5마리, 약충 74마리, 유충 2마리만 채집되었으며, 중국 허 베이성에서는 월동하는 참진드기류에 대한 채집결과, 유충은 겨울동안 전부 폐사하였고, 성충은 91%, 약충은 60%의 비율로 봄에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Zheng et al., 2011). 본 실험에서 도 유사한 결과로 월동 후 나타나는 활동 충태는 대부분 약충태 인것으로 보이며, 가을철에 발생하는 참진드기의 활동 충태는 대부분 유충으로, 2016년에는 2,351마리가 채집되어 그해 참 진드기 채집수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충북 보은지역에서 발생된 참진드기류 에 대한 SFTS 병원체 감염유무를 조사하였으나 모두 음성으로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기후조건과 숙주 유무에 따라 참진 드기류의 밀도 분포에 많은 영향을 주지만, 기후요인(강우량, 습도, 온도 등)에 의한 병원균의 전파에도 영향을 받는다 하였 다(Wilkinson, 1970;Wormser et al., 2020). 본 연구에서도 참 진드기류의 밀도와 기후요인의 비교분석을 시도하였으나 확연 한 통계적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data not shown). 따라서 참진드기류의 정확한 분포예측을 위해서는 채집지역의 지리적 특성과 소기후, 숙주 등을 고려한 조사와 함께 지속적인 참진드 기의 발생과 병원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 결과는 충북 보은지역 참진드기류의 발생밀도 분석 과 SFTS 병원체 검정을 통해 국민건강을 위한 질병매개충인 참진드기의 예찰과 방제에 기초 자료로써 제공될 수 있을 것으 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