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소피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 Neumann) 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을 매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 국, 일본, 중국 등의 동아시아를 비롯한 호주, 뉴질랜드, 하와이 등에 분포하는 외부기생충이다(Hoogstraal et al., 1968;Hagimori et al., 2005;Suh et al., 2016). 기후변화로 인한 개체수의 증가와 발생지역의 변화 등으로 참진드기에 의한 감염병 확산 으로 인간과 가축에게 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Anderson and Magnarelli, 2008;Colwell et al., 2011). 국내에서는 2012 년 강원도 춘천시에 거주하던 환자에게 SFTS로 인한 발열, 백 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여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한 사례가 처음 보고된 이후 환자 발생수가 증가 하는 추세에 있다(Kim et al., 2013.)
참진드기류를 방제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되어 왔으나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 화학적방제, 즉 살비제를 이 용하는 것이다(Samish and Rehacek, 1999;Bianchi et al., 2003;Lee et al., 2015). 그러나 화학적 살비제의 이용은 환경오염과 인축독성, 저항성 발현 등 문제점을 야기하였다(Roberts and Chamberlain, 1963;Kröber and Guerin, 2007). 가장 이상적인 참진드기 매개 질병을 예방하기위한 방법은 기피제를 사용하 여 참진드기류를 피하는 방법으로 IR3535 (3-N-acetyl-N-butyl amino-proprionic ethyl ester), DEET (N,N-diethyl-m-toluamide), DEPA (N,N-dimethylphenyl-acetamide), icaridin (2-(2-Hydroxyethyl)- 1-piperidinecarboxylic acid 1-methylpropyl ester), piperidine derivates 등이 있으며, 다양한 식물체들을 이용한 참진드기의 기피활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Mehlhorn et al., 2005;Semmler et al., 2009, 2011;Bissinger and Roe, 2010;Lupi et al., 2013;Benelli et al., 2016;Mehlhorn, 2016). 식물체 는 유인, 독성, 기피, 섭식저해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들을 포 함하고 있어 화학합성 약제의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Ahn et al., 1998;Haouas et al., 2011;Ghosh et al., 2012;Kongkiatpaiboon et al., 2013).
따라서 본 연구는 충청북도 청주지역에서 채집된 작은소참 진드기에 대한 24종의 식물추출물과 천궁유래물질인 butylidenphthalide를 이용한 살비활성 및 기피 반응을 탐색하여 새 로운 방제제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작은소피참진드기
작은소피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는 Dry ice bait trap (Biomate, Seongnam)을 이용하여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양촌리 산64-1(36°35'31.4"N 127°28'00.1"E)에 24시간 동안 설치하여 채집하였다.
채집한 진드기 중 작은소피참진드기를 분류하기 위하여 얼 음 위에 1분간 두어 움직임을 둔하게 만든 후 해부현미경을 통 해 성충만을 분류·동정하였다. 작은소피참진드기를 동정하기 위하여 Yamaguti et al. (1971)을 참고하였다. 분류된 작은소피 참진드기는 28 ± 2°C와 상대습도 80 ± 5% 조건으로 보관하였 고 실험은 채집 후 48시간 이내에 진행하였다.
실험 식물체 및 화합물
천궁을 포함한 19과 24종의 식물체들은 충북대학교 인근에서 직접 채취하거나 청주 육거리시장 한약상에서 구입하였다(Table 1). 건조된 식물체들은 분쇄기로 마쇄한 후 암조건에서 시료무게 의 10배의 메탄올에 침지하여 2일간 방치 후 필터페이퍼(Ø 110 mm, Hyundai Micro, Korea)를 사용하여 여과하였다. 각 식물체 의 메탄올 추출은 2회 수행하였다. 여과액은 회전감압농축기 (Laborota 4000 Efficient; Heidolph, Schwabach, Germany)로 37°C에서 감압 농축하여 메탄올 조추출물을 얻었다.
천궁의 조추출물은 유기용매(헥산, 클로로포름, 에틸아세테 이트)와 증류수를 이용한 순차분획을 수행하여 각 층별로 분리 하였다.
천궁유래물질인 butylidenphthalide ((E) form + (Z) form mixture 95%)는 Alfa Aesar (Heysham, England)에서 구입하였다.
식물체 조추출물의 생물활성 검정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한 살비활성 검정을 위하여 분무법 (spray method)을 이용하였다. 곤충사육용기(5 cm diameter × 1.5 cm)에 필터페이퍼(Ø 50 mm)를 깔고 작은소피참진드기 성 충 10마리씩 접종 후, 5,000 ppm으로 희석한 각 식물체 메탄올 조추출물을 15 cm거리에서 분무기(약 100 μl/회)로 6회 분무하 였다. 그물망이 부착된 뚜껑을 사용하여 통풍이 가능하게 하였 고 약제 처리 1, 2, 3일 후의 살비율을 각각 조사하였다. 천궁유 래물질에 대한 살비활성은 1, 2, 3, 5, 7일간 조사하였다. 실험 후 작은소피참진드기는 28 ± 2°C, 80 ± 5% RH에서 보관하였 고, 모든 실험은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한 14종의 식물체에 대한 기피활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유리로 된 t-tube olfactometer (stem, 4.5 cm; arms, 12 cm; internal width, 1.5 cm; 180°)를 이용하였고 정화된 공기를 공급하기 위하여 3단계 필터링(활성탄과 molecular sieve, 실리카겔 블루)을 거쳐 진공펌프를 이용하여 5 L/min의 속도로 흘려주었다. T-tube olfactometer 중앙에 10마리의 진드기를 접 종하고 한쪽 arm에는 식물체 메탄올 조추출물 5,000 ppm으로 희 석한 시료 10 μl를 처리한 필터페이퍼(0.5 × 0.5 cm)를 부착하고 반대쪽에는 희석에 사용된 용매만을 처리하였다. 진드기가 t-tube olfactometer의 중앙에서 각 arm으로 3 cm이상 이동하였을 때 반 응한 것으로 인정하였고 각 이동한 arm에 따라 처리구와 무처리 구로 나누어 선택에 따른 활성을 조사하였다. 식물체의 조추출물 을 처리한지 10분 후에 작은소피참진드기의 이동을 확인하여 반 응률과 선택률 계산을 통하여 기피활성을 탐색하였다.
천궁유래 물질에 대한 기피활성은 처리한지 15분과 30분, 60 분 후의 기피효과를 관찰하였고, 매 실험시 새로운 t-tube olfactometer를 사용하였다. 모든 실험은 10마리씩 3반복하였다.
선택률(selection rate) = (각 arm의 반응 참진드기 수 ÷ 총 실 험된 참진드기 수) × 100%, 반응률(response rate) = (총 실험된 참진드기 수 - 반응하지 않은 참진드기 수) ÷ 총 실험된 참진드 기 수) × 100%로 계산하였다.
데이터 분석
식물체 메탄올 조추출물과 천궁유래물질에 대한 작은소피 참진드기 성충의 살비활성은 Tukey’s range test를 이용하여 비 교 분석하였다(SAS Institute, 2009). 작은소피참진드기의 기피 활성은 반응한 진드기(반응률)에 대한 시료 처리구와 무처리구 의 선택률 차이를 t-test를 이용하여 비교 분석하였다(SAS Institute, 2009).
결 과
다양한 식물 조추출물을 이용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한 살비 및 기피활성 평가
24종의 식물 조추출물을 이용하여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 한 살비활성을 확인하였다(Table 2). 각각의 식물체 메탄올 조 추출물 5,000 ppm을 작은소피참진드기 성충에 처리하면 천궁 (C. officinale)에서 처리 3일후 93.9%의 살비율을 보였다. 그 외 다른 식물체들은 20% 미만의 낮은 살비활성을 보였다.
14종의 식물 조추출물을 이용하여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하 여 기피활성을 평가하였다 (Fig. 1). T-tube olfactometer를 이용 한 실험에서 도라지(P. grandiflorus)와 미국자리공(P. americana), 백목련(M. denudata), 어성초(H. cordata), 천궁(C. officinale), 칡잎(P. montana)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선택률의 차이 (P < 0.05)가 확인되었다. 그러나 도라지와 어성초, 천궁에서만 53.3% - 63.3%의 반응률이 작은소피참진드기에서 관찰되었으 며, 흑죽(P. nigra)의 경우 반응률은 80%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 나 선택률에서 처리구와 무처리구의 차이가 없었다.
천궁 조추출물과 유래물질들을 이용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한 살비 및 기피활성 평가
살비활성과 기피활성이 가장 높게 나타난 천궁의 메탄올 조 추출물을 유기용매를 이용하여 순차적으로 분획하였다. 유기용 매를 이용하여 분획된 각 층의 수율은 헥산층(13.2%)과 클로르 포름층(8.7%), 에틸아세테이트층(3.0%), 물층(75.1%)을 각각 확인하였다.
각각의 분획층과 천궁 유래물질인 butylidenphthalide에 대 하여 각각의 농도에서 작은소피참진드기의 살비활성을 확인하 였다(Table 3).
살비활성을 탐색한 결과 물질처리 3일 후부터 헥산층의 살 비활성이 90%이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물질 처리 후 7일 차에는 메탄올 추출물(4,000 ppm)에서 100%의 살비활성을 보 였으며, 헥산층(2,000 ppm) 96.7%, butylidenphthalide (1,000 ppm) 90.0% 순으로 살비활성이 확인되었다.
천궁 조추출물과 천궁유래물질들을 이용한 작은소피참진드 기에 대한 기피활성을 조사하였다(Fig. 2).
천궁 메탄올 추출물과 헥산층, butylidenphthalide 처리시 작 은소피참진드기의 선택률이 무처리구에서 높게 나타나 통계적 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 기피활성이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 다. 그러나 에틸아세테이트층의 경우 처리구 쪽 선택률이 높아 오히려 유인효과가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무처리구쪽을 선 택하여 기피반응을 보이는 물질들은 대부분 작은소피참진드기 가 t-tube olfactometer에 50%이상의 반응률을 보였으며 높은 기피반응을 보인 물질에서는 확연히 무처리수만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 찰
본 연구는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한 식물체 조추출물과 천 궁 유래물질 butylidenephthalide를 이용하여 살비 및 기피활성 을 탐색하였다. 식물체내에는 신경독성물질들(pyrethrins, alkaroids, monoterpenes, sesquiterpenes)을 포함하고 있고 특히 방 향성 식물체에서 많이 존재한다(Enan, 2001;Isman, 2006;Elwakeil, 2013). 또한 식물체는 polyphenols 또는 limonoides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많은 절지동물에 대하여 효과적인 독성과 기피효과가 보고되었다(Landau et al., 2009;Pavela, 2015;Pavela and Benelli, 2016). 다양한 참진드기류(Ixodes spp., Amblyomma spp., Haemaphysalis spp., Hyalomma spp., Rhipicephalus spp.) 에 대한 기피 및 살비활성이 Asteraceae와 Fabaceae, Lamiaceae, Meliaceae, Solanaceae, Verbenaceae등에서 효과가 확인되었 다(Adenubi et al., 2016;Benelli et al., 2016). 특히 작은소피참 진드기에 대해서는 국화과 식물인 Eupatrotium adenophorum 의 추출물 1 mg/ml을 처리시 6시간 후 유충은 100%, 약충은 93%의 살비효과가 나타났다(Nong et al., 2013). Cymbopogon citratus (lemongrass)의 정유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성충과 약 충, 유충에 대한 LC50값이 각각 29.21 mg/mL와 28.18 mg/mL, 28.06 mg/mL으로 조사되었다(Agwunobi et al., 2020). 본 연구 에서도 24종의 식물 조추출물을 이용한 살비활성과 14종의 식 물체에 대한 기피활성을 탐색한 결과 천궁(Cnidium officinale) 에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하여 살비와 기피활성이 높게 나 타났다. 천궁의 조추출물은 다양한 절지동물에 대한 활성이 널 리 알려져 있는데, 노랑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의 유 충과 성충, 담배가루이(Bemisia tabaci) 성충에 대한 살충활성 과 집먼지진드기류(Dermatophagoides farinae와 Dermatophagoides pteronyssinus, Tyrophagus putrescentiae)와 닭진드 기(Dermanyssus gallinae)에 대한 살비활성과 기피활성 등이 연구되었다(Kwon and Ahn, 2002, 2003;Tsukamoto et al., 2005;Chae et al., 2011;Kim and Kim, 2018).
천궁의 정유성분을 분석한 결과 68개의 방향성분을 확인되 었고 그중 cis-butylidene phthalide가 33.2%로 가장 많이 포함 되어 있었고 3-butyl phthalide (21.1%), cis-3-isobutylidene phthalide (10.1%)순으로 phthalide계열의 성분이 64.8%를 차 지하였다(Choi et al., 2002). 본 실험에서도 천궁유래 물질인 butylidenephthalide를 이용하여 작은소피참진드기의 살비 및 기피효과를 탐색하였다. Butylidenephthalide는 다양한 절지동 물에 대한 활성이 있음을 확인되었으나, (E)-form과 (Z)-form 의 이성질체가 존재하여 이들에 대한 각각의 실험이 진행되기 도 하였다. 노랑초파리 유충에 대해서는 (E)-butylidenephthalide 이 (Z)-butylidenephthalide보다 2.2배 높은 LC50값을 보였으나 노랑초파리의 성충과 큰다리먼지진드기(D. farinae), 긴털가루 진드기(T. putrescentiae)에 대해서는 두 물질간의 큰 활성차이 는 보이지 않았다(Kwon and Ahn, 2002, 2003;Tsukamoto et al., 2006;Kim and Kim, 2018). 본 실험에 사용된 butylidenephthalide는 (E)-form과 (Z)-form의 혼합물로 2종 물질의 활성을 같이 확인한 것으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대하여 살비활성과 기피활성 모두 높게 나타났다. 긴털가루진드기를 이용한 실험 에서 butylidenephthalide가 접촉독(17%)이 아닌 훈증독(100%) 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본 시험에서는 작은 소피참진드기에 대한 살비활성을 분무법을 이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으나 훈증독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되며, 활성물 질의 방향성분으로 인한 기피활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 다(Kwon and Ahn, 2003).
본 실험결과, 메탄올 추출물(4,000 ppm)보다 단일물질인 butylidenephthalide (1,000 ppm)에서 더 낮은 농도로 유사한 활성을 나타냈으나 조추출물을 이용하는 것이 정제비용을 감 소시켜 경제적으로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천궁 조추 출물과 천궁유래물질인 butylidenephthalide를 이용하여 작은 소피참진드기의 방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