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인 기주나 숙주 관계 없이 물건이나 구조물에 일시적 으로 붙어 확산을 하는 편승자 생물(hitchhiker organism)은 세계 적으로 다양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점점 증가하는 양상을 나 타내고 있다(Armstrong and Ball, 2005;Hulme, 2009;Toy and Newfield, 2010;Kang et al., 2019).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들을 보면,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나 아시아매미나방(Lymantria dispar asiatica) 등을 포함하여 썩덩나무노린재(Halyomorpha halys), Megacopta cribraria, 서울호리비단벌레(Agrilus plani-pennis), 미국흰불나방(Hyphantria cunea) 등 주로 북미나 유럽 등지로 침입한 사례에 대한 연구가 많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Hoebeke and Carter, 2003;EPPO, 2005;Pogue and Schaefer, 2007;Ascunce et al., 2011;EPPO, 2018;CABI, 2020a, 2020c). 최근 국내 사례 중에는 북미에서 우리나라로 침입한 미국선녀벌 레(Metcalfa pruinosa), 돼지풀잎벌레(Ophraella communa) 등 과 같은 편승자 해충들에 대한 연구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 며, 심지어는 아시아권인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갈색날개매미충 (Ricania sublimata), 등검은말벌(Vespa velutina nigrithorax) 등과 같은 사례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Sohn et al., 2002;Lee and Wilson, 2010;Choi et al., 2012a;Choi et al., 2012b;Kim et al., 2015). 이와 같은 편승자 생물의 확산은 단순히 한 종이 침입 하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침입한 지역의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적인 측면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 다(Follett and Neven, 2006;Hulme, 2009). 특히 국제적 문제를 야기하는 편승자 해충은 주로 국가간 운행을 하는 선박에서 발생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국제식물보호협약에서는 2017년 ‘The Sea Container Task Force (SCTF)’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 는 상황이다(IPPC, 2020).
우리나라에서는 국제적인 상황에 따라, 이미 농림축산검역본 부에서 2018년도부터 외래 선박에서 검출되는 편승자 해충에 대 한 연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8년도 검출 국내 미분포 편승자 해충에 대한 보고를 한 바 있다(Kang et al., 2020). 이를 통해 최 근까지도 명확한 용어의 정리 없이 단순히 분류학적 용어인 ‘미 기록종(unrecorded species)’, ‘미보고종(unreported species)’ 혹 은 ‘신기록종(new recorded species)’으로 표현되어오던 미확인 편승자 해충에 대하여 ‘미분포종(not-distributed species)’으로 새롭게 정리하여 보고하기도 하였다(Kang et al., 2020). 본 연구 는 앞선 2018년도 검출 국내 미분포 편승자 해충에 대한 보고 (Kang et al., 2020)와 동일한 형식으로 그에 추가하여 2018년도 하반기부터 2019년도 10월까지 검출된 미분포 편승자 해충에 대한 보고와 함께 연차에 따른 다중 편승이 확인된 종을 언급하 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최종적으로는 편승자 해충 종에 대한 생 물학적 정보(분류학적 위치, 형태, 분포, DNA바코드 서열 정보, 해충 정보 및 생태)와 비생물적 경로 정보(해충 검출 정보, 관련 협약) 등을 나열하여 정리한 data sheet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선박 항해 정보 수집 및 표본 확보
분석을 위한 편승자 해충은 입항선박에 대한 해충 조사 기능 을 가지고 있는 기관인 국제식물검역인증원(Busan, Korea)에 서 2018년 7월 13일부터 2019년 10월 29일까지 1년 3개월간 보고잡기법(Simply collecting method by hands)으로 국내 입 항 선박의 선체외부를 집중 조사하여 확보하였다. 확보된 해충 은 건조표본으로 제작하여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친환경농생 명연구센터 표본실에 보관하였다.
체세포 DNA 추출, 중합효소연쇄반응(PCR), 서열판독 및 서열정리
확보한 채집 개체들에 대한 체세포 DNA는 DNeasy® Blood & Tissue Kit (Qiagen, Leipzig, Germany)를 이용하여 사용자 매뉴얼에 따라 추출하였으며, 추출한 체세포 DNA는 채집 개 체의 고유번호를 기재하여 추후 검증 분석을 위해 -20°C의 냉 동고에 보관하였다. DNA바코드 영역의 증폭은 AccuPower® PCR Premix (Bioneer, Daejeon, Korea)에 체세포 DNA 1 ~ 3 ㎕, 프라이머 쌍 2㎕, 증류수 15 ~ 17㎕의 혼합하여 총량 20㎕ 의 혼합액을 만들어 중합효소연쇄반응기(PCR Thermal Cycler DiceTMTouch, TaKaRa, Shinga, Japan)를 이용하여 Kang et al. (2020)에서 제시한 조건으로 증폭하였다. 증폭 산물은 DNA 서 열 전문 분석 업체인 젠큐브(GenCube, Gimpo, Korea)에 의뢰 하여 서열판독기(3730xl DNA analyzer, Thermo Fisher Scientific, MA, USA)로 양방향 판독하였다. 최초 판독 서열은 MEGA 7 (Kumar et al., 2015)을 이용하여 프라이머 위치 서열을 제거 한 후 양방향 서열을 비교 정리한 최종 조합 서열을 NCBI Gen- Bank에 제출하여 Accession No.를 부여받았다: MW085094- MW085780.
통합적 종 동정
DNA바코드를 이용한 종동정은 NCBI의 BLAST Searching 방법과 BOLD Systems의 Identification Engine 방법을 이용하 여 실시하였으며(Altschul et al., 1990;Ratnasingham and Hebert, 2007), 2% cutoff 방식을 채용하여 최종 동정하였다(Hebert et al., 2003;Hebert et al., 2004). 얻어진 DNA바코드 기반 종동정 결과는 준분류학적 수준(parataxonomic level)으로 형태적 재 검토를 실시하여 최종적으로 확증하였고, 국립생물자원관에 서 발간한 국가생물종목록을 이용하여 한국 서식 유무에 대해 검토하였다(NIBR, 2011, 2018, 2019).
결과 및 고찰
2018년 7월 13일부터 2019년 10월 29일까지 1년 3개월 간 총 306개 국외 발 국내 입항 선박을 대상으로 한국 미분포 편승 자 해충(not-distributed hitchhiker insect pests in Korea)에 대 한 모니터링을 통해 총 805개체의 편승자 해충을 확보하였으 며, 이를 통합 분류학적 종동정 방법을 통해 총 12목 78과 379 종으로 동정하였으며, 이 중 7목 21과 42종 67개체의 한국 미분 포종을 발견하였다(Table 1). 42종의 한국 미분포종 중 10종은 다중검출(multiple detection)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19 년도에만 검출된 경우와 2018년도와 2019년도 둘 다 검출된 경 우 등 크게 2가지 종류로 구분되었다 [2019년도 검출종: 3종 - Dicranocephalus wallichii (Scarabaeidae, Coleoptera), Barsine fuscozonata (Erebidae, Lepidoptera), Semiothisa cinerearia (Geometridae, Lepidoptera)], [2018년도와 2019년도 검출종: 7 종 - Palpita quadristigmalis (Crambidae, Lepidoptera), Lymantria xylina (Erebidae, Lepidoptera), Odontopera aurata (Geometridae, Lepidoptera), Mythimna pallidicosta (Noctuidae, Lepidoptera), Euhampsonia serratifera (Notodontidae, Lepidoptera), Arippara disticha (Pyralidae, Lepidoptera), Psilogramma lukhtanovi (Sphingidae, Lepidoptera)]. 외래 생물종은 유입량 이나 빈도가 높을수록 정착 가능성이 높아지는데(Lockwood et al., 2005;Johnston et al., 2009;Toy and Newfield, 2010), 위 다중 검출 종 중 동일 경로를 통한 유입이 확인된 5종(Dicranocephalus wallichii, Lymantria xylina, Odontopera aurata, Euhampsonia serratifera, Arippara disticha)은 각 종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사료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관리해충(Regulated insect pest)으로 등재된 종이 2종 확인되었는데 [Erthesina fullo (Pentatomidae, Hemiptera), Tessaratoma papilosa (Tessaratomidae, Hemiptera)], 모두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이 원서식지로 알려져 있다(AG, 2004;Qianqian et al., 2020;CABI, 2020b, 2020d). 이 중 Erthesina fullo는 중국에서 출항하여 한 국 여수항으로 직항한 선박에서 검출되었고, 기주식물은 배, 사 과, 체리, 키위를 포함한 29과 57종으로 알려져 있다(Qianqian et al., 2020;CABI, 2020d). 다만, 죽어있는 상태로 발견되어 이 들의 침입 상황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려우나, 원 서식지로부 터의 유입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라남도 여수 인근 지역 으로는 사과 과수원이 많아 정착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사료된 다. Tessaratoma papilosa 역시 중국에서 출항하여 한국 여수 항으로 직항한 선박에서 검출되었다. 주요 기주 식물인 리치나 롱간나무의 국내 서식은 확인된 바 없으나, 교차 기주 식물로 귤나무나 복숭아, 자두 등 21개 식물종을 섭식하는 것으로 보고 된 바 있다(AG, 2004). 특히 본 종은 살아있는 상태로 검출되었 으며, 여수항 인근으로 복숭아 과수원 등의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위의 다중검출 종 외에도 단일검출(Single detection)된 종 중 Blepephaeus succinctor (Cerambycidae, Coleoptera)의 경 우는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목재 포장물에서 검출된 사례가 유럽에서 보고된 바 있으며(EPPO, 2016), Megacopta cribraria (Plataspidae, Hemiptera)는 다수의 개체가 선박에 붙어 미국으 로 침입한 사례가 보고되었다(Eger, et al., 2010;Poplin and Hodges, 2012;EPPO, 2018). 단일 검출된 종들일지라도 이와 같은 사례로 볼 때, 국내 침입 및 발생 여부에 대한 단기적인 모 니터링을 실시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다양한 국 내 미분포 편승자 해충에 대한 원활한 모니터링 방안 마련 및 위험 평가를 위하여 2018년도 하반기부터 2019년도 10월까지 검출된 국내 미분포 편승자 해충에 대한 생물학적 기초자료를 data sheet 형식으로 제공하였다(Append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