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뿔나방(potato tuber moth, Phthorimaea operculella)은 뿔나방과에 속하며 주로 감자, 가지, 토마토, 파프리카 등 가지 과 작물의 해충으로서 유충이 기주의 생장점과 잎, 줄기, 과실 등의 조직에 파고들어가 서식한다(Fenemore, 1988). 특히 저장 또는 유통 중인 감자에 발생하며, 수량을 감소시키고 품질을 저 하시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유충이 작물의 조직속에 파고들어가면서 생긴 구멍으로 균류나 세균에 의한 2 차피해가 생긴다(Hanafi, 1999). 감자뿔나방은 EPPO (European and mediterranean Plant Protection Organization)와 대만에서 검역해충으로 규정하고 있다(EPPO, 2015). 식물검역처리법 중 훈증제인 메틸브로마이드가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오존층파 괴물질로 지정되어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 추세이 며, 대체제로 에틸포메이트와 포스핀 등과 같은 화학적 처리기 법과 이온화에너지, 저온처리, CO2 등과 같은 물리적 처리기법 을 단독 또는 복합하여 해충을 방제하고 있다(Heather and Hallman, 2008;Nguyen et al., 2016;Kim et al., 2019, Cho et al., 2020b).
이온화에너지는 최근 해충과 세균방제에 이용되고 있는 소 독기법으로 국외에서는 이미 검역처리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Follett, 2004).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온화에너지는 감마선, X- 선, 전자빔 등이 있으며(Hallman, 2004), 이들은 훈증처리에 비 해 짧은 처리시간과 잔류물질이 남지 않아 검역처리 방법으로 큰 이점을 가진다(Osouli et al., 2013). 전자빔은 on/off가 가능 한 기계적인 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고선량을 신 속하게 조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감마선에 비해 투과력이 약해 대용량의 식품조사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Kwon, 2010). 하지만, 해충을 살충하려면 이온화에너지 선량을 높게 조사하 여야 하는데(Moon et al., 2010), 이럴 경우에는 농산물의 품질 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적절 한 선량을 이용하여야 한다(Chatterjee. et al., 2012). 그러므로 병해충의 완전 사멸보다는 비정상적인 발육이나 불임을 유도하 여 번식을 막는데 중점을 둔다(Follett, 2008;Hallman and Hellmich, 2009). Follett et al. (2007) 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모 든 상품을 대상으로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generic irradiation treatment가 승인되었는데, 나비목 해충의 번데기와 성충을 제외 한 대부분의 해충은 400 Gy 이하로 조사하여야 한다.
전자빔을 포함한 이온화에너지는 즉각적인 해충의 살충보 다는 비정상적인 발육 또는 성충의 불임화를 초래하여 더 이상 번식을 하지 못하게 한다(Yun et al., 2014a;Koo et al., 2018;Cho et al., 2019;2020a). 그 원인으로 이온화에너지를 해충의 세포에 조사할 경우 DNA의 손상을 야기하는데, DNA가 손상 되면 세포는 이를 회복하기 위해 세포주기를 멈추고, 손상된 DNA를 회복하려고 한다(Fei and El-Deiry, 2003). 하지만 손 상이 많이 된 DNA는 정상수준까지 회복되는 것은 어렵다(Koo et al., 2012;Yun et al., 2014b;Koo et al., 2018).
EPPO와 대만에서는 감자뿔나방을 검역해충으로 지정하고 있을 만큼 주요한 해충이지만, 국내에서는 감자뿔나방을 대상 으로 이온화에너지를 이용한 연구가 미비하다. 따라서 본 연구 에서는 전자빔이 감자뿔나방의 발육과 생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전자빔 조사 선량에 따른 감자뿔나방의 DNA 손상 을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곤충
실험에 사용된 감자뿔나방(Phthorimaea operculella)은 2011년 7월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센터에서 분양받 아 살충제 접촉없이 충북대학교 곤충생태 및 독성학 실험실에 서 온도 25 ~ 27°C, 광주기 16L:8D, 상대습도 50 ~ 60%의 조건 으로 누대 사육하였다. 감자뿔나방의 알은 암컷 성충의 산란을 유도하기 위하여 여과지에 직선으로 흠집을 1 cm 간격으로 낸 후 부채주름을 만들어 아크릴케이지(30 × 30 × 30 cm) 천장에 매달아 산란 받았다. 산란 받은 여과지는 breeding dish(Φ 10 × 5 cm)에 넣은 다음 부화한 유충의 먹이로 5°C에서 보관된 감자 의 덩이줄기를 잘라 주기적으로 넣어주었다. 번데기는 감자에 서 골라 내어 성충 케이지에 넣는다. 아크릴케이지(30 × 30 × 30 cm)에 번데기를 넣고 성충 우화시 먹이원으로 5% 설탕물을 제공하였다.
전자빔 조사
본 연구에서 사용된 전자빔은 대전에 소재한 EB-Tech㈜의 High energy linear accelerator (UEL V10S, 10 MeV, 1 mA, 10 Kw)를 이용하였다. 전자빔의 선량은 alanine pellet dosimeter (Bruker biospin) 선량계로 측정하여 실제 흡수선량을 50, 100, 150, 200, 300, 그리고 400 Gy로 설정하였다. 조사선량에 따른 흡수선량의 범위는 Table 1과 같다.
감자뿔나방의 각충태에 대한 전자빔의 효과
알에 대한 효과 조사는 페트리디쉬(Φ 6 × 1.5 cm)에 알(12시 간 이내)을 넣은 다음, 전자빔을 조사한 후 각 선량별로 부화율 을 조사하였다. 유충에 대한 효과 조사는 3령, 5령 충이 된 직후 감자 덩이줄기를 지름 5 cm, 높이 1 cm로 잘라 유충을 접종하 고, 직경 12 cm insect breeding dish에 넣고 전자빔을 처리하였 다. 각 선량별로 3령 유충은 용화율, 우화율, 유충기간, 사충률 을 조사하였고, 5령 유충은 성충 수명을 추가적으로 조사하였 다. 번데기에 대한 효과조사는 용화 된지 1일 이내의 번데기를 직경3.5cm petri dish에 접종한 후 전자빔을 조사하였다. 전자 빔 조사 후 번데기의 우화율 및 우화한 암수 성충별 수명과 산 란수, F1세대의 부화율을 조사하였다. 산란수와 F1세대의 부화 율을 조사하기 위해 원통형케이지(9 × 10 cm)에 암수 한 쌍씩 접종하여 먹이로 5% 설탕물을 공급하였고, 여과지를 넣어 산 란받아 조사하였다. 성충에 대한 효과조사는 원통형케이지(Φ 9 × 10 cm)에 암컷, 수컷을 따로 각각 넣어 전자빔을 조사하였 다. 전자빔 조사 후 원통형케이지(Φ 9 × 10 cm)에 암수 한 쌍씩 접종하고, 5%의 설탕물과 여과지를 넣어 산란받았으며, 성충 수명과 산란수, F1세대의 부화율을 조사하였다. 알과, 유충, 번 데기는 10마리씩 3반복으로 수행하였으며, 성충은 암컷과 수 컷 5마리씩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DNA comet assays
감자뿔나방의 세포내 DNA 손상을 확인하기 위해 comet assay를 수행하였으며 Trevigen (Gaithersbug, MD. USA)사의 comet assay kit를 사용하였다. PBS (phosphate buffered saline) 용액에 전자빔이 조사된 감자뿔나방의 암컷 성충을 유리막대 로 마쇄하여 100 ㎛ strainer로 세포를 분리하였다. 분리한 세포 용액을 LMAgarose와 비율이 1:10이 되게 섞어준 다음 50 ㎕ 를 취하여 슬라이드에 도말하였다. 4°C 암조건에서 10분간 처 리 후 슬라이드를 lysis solution에 4°C 암조건에 50분간 처리하 였다. Alkaline unwinding solution을 이용하여 상온 암조건에 50분간 처리하였다. Alkaline electrophoresis solution에서 30 분간 전기영동 후 슬라이드에 있는 solution을 제거하고 증류수 에 5분간 두 번 washing 후 70% ethanol에 5분간 washing 하였 다. 45°C에서 15분간 건조하였고 건조된 슬라이드에 SYBR Green을 100 ㎕ 처리 후 4°C 암조건에 5분간 처리 후 슬라이드 에서 SYBR Green을 제거한 다음 암조건에 건조시킨 후 confocal laser scanning microscope (TCS SP2 AOBS; Leica)을 이 용하여 분석하였다. DNA 손상정도를 양적으로 확인해보기 위 해 관찰된 세포 중 100개를 임의로 선별하여 CASP software (Comet Assay Softeware Project 1.2.2)를 이용하여 tail movement를 측정하였고 모든 실험은 3반복으로 수행하였다.
통계분석
본 연구에서 사용된 모든 통계분석은 Tukey's studentized range test (SAS Institute, 2016)을 이용하여 이온화에너지 조 사 선량 간 차이를 비교하였다.
결 과
전자빔의 감수성 조사
감자뿔나방의 알에 전자빔을 조사하였을 때 부화율은 선량 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였고 200 Gy에서 100% 억제되었다 (Table 2). 알의 부화율은 100 Gy 선량에서 급격히 감소하였고, 우화율과 산란수, F1세대의 부화율도 급격히 감소하였다. 하지 만, 150 Gy 선량에서는 알에서 부화한 유충이 용화되는 것을 저지하지 못하였으나 우화하는 것은 완전히 억제할 수 있었다. 3령 유충에 전자빔을 조사하였을 때 용화율은 선량의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였고, 100 Gy에서 우화가 100% 억제되었다(Table 3). 하지만, 5령 유충은 100 Gy에서부터 용화가 감소하였으며, 일부 성충으로 우화하였지만 산란은 하지 못하였다(Table 4). 200 Gy에서부터 용화가 급격히 감소하였고 우화가 완전히 억 제되었다. 번데기에 전자빔을 조사하였을 때 400 Gy에서도 성 충우화가 완전히 억제되지 않았으나, 300 Gy에서부터 산란이 완전히 억제되었다(Table 5). 우화한 성충의 수명은 100 Gy에 서부터 무처리(0 Gy)와 비교했을때 유의성이 나타났다. 성충 에 전자빔을 조사하였을 경우 400 Gy에서 산란이 완전히 억제 되었다(Table 6).
전자빔에 의한 DNA 손상
성충에 전자빔을 조사하였을 때 전자빔에 의한 감자뿔나방 의 세포내 DNA 손상정도가 클수록 head부분은 작아지고 tail 부분이 길어졌다(Fig. 1). 무처리구(0 Gy)의 tail길이는 짧거나 거의 나타나지 않아 DNA 손상이 거의 없었다. 그에 반해 전자 빔의 선량이 높아짐에 따라 tail의 길이가 증가하였다.
고 찰
본 실험을 통해 전자빔의 처리가 감자뿔나방의 정상적인 발 육과 생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과 충태에 따라 최소 억제선량 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곤충 종에 대한 이전 연구 에서도 이온화에너지 조사를 받은 해충들은 발육 단계에 따라 발육이나 생식 억제효과의 차이를 보였다(Yun et al., 2014a;Koo et al., 2018, Cho et al., 2019;2020a). 감자뿔나방의 충태 중에서 전자빔에 대해 가장 내성을 보인 단계는 성충이었고 가 장 감수성인 발육단계는 3령 유충이었다. 본 연구와 비슷하게 나비목을 포함한 대부분의 해충들은 발육단계 중에서 성충 단 계가 가장 radiotolerance (내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Follett and Neven, 2006;Koo et al., 2011;2012;Yun et al., 2014a;Kim et al., 2015). 그렇기 때문에 USDA-APHIS (2006)에서는 나비 목의 번데기와 성충을 제외한 나머지 해충의 발육 및 생식을 억 제하기 위한 최소억제선량으로 400 Gy 이하를 제시하고 있으 며, 검역 단계에서 육안으로 확인·제거 가능한 발육단계는 제 외된다(Park et al., 2015).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감자뿔나방 의 경우 번데기와 성충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알 과 유충 중에서 radiotolerance한 알을 기준으로 150 Gy를 억제 선량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성충의 성별에 따라 radiotolerance를 확인해 보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더 radiotolerance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Ayvaz and Tuncbilek, 2006;Koo et al., 2011; 2012; Yun et al., 2014b). 선 행연구에서도 배추좀나방, 아메리카잎굴파리, 담배거세미나 방은 수컷이 암컷보다 더 radiotolerance하다고 보고하였다 (Koo et al., 2011; 2012; Yun et al., 2014b). 그리고 전자빔은 감 자뿔나방의 각 발육단계에 조사하였을 때, 번데기를 제외하고 우화한 성충의 수명보다는 우화와 산란, 그리고 F1 세대의 부화 에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담배가루이, 배추좀나방, 점 박이응애, 아메리카잎굴파리, 그리고 복숭아혹진딧물에서도 동일하였다(Moon et al., 2010;Koo et al., 2011;Yun et al., 2014a).
일반적으로 조사 선량이 증가하면 살충효과도 증가하지만 높은 조사 선량으로 인해 농산물에 약해가 나타날 수 있다 (Seaton and Joyce, 1992;Tanabe and Dohino, 1995). 전자빔이 조사된 감자는 품종에 상관없이 발아가 억제되고, 조사되지 않 은 감자보다 견고성과 중량을 감소시킨다(Etemadinasab et al., 2020). 본 연구에서는 감자뿔나방에 조사한 선량으로는 해충 을 즉시 죽이지는 않았지만, 해충의 발육과 생식에 영향을 주었 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감마선 500 Gy를 수컷 성충에 조사하 면 정상충과 교미능력에 차이가 없는 불임 상태가 되었으며 (Rananavare et al., 1991), 감마선 150 Gy는 감자뿔나방을 완 전 방제할 수 있다고 하였다(Haiba, 1994;2000). 또한, Haiba et al. (2008)는 저선량(50, 70 Gy)을 조사하였을 때 보다 고선량 (100, 150, 200 Gy)를 조사하였을 때, 감자뿔나방 성별에 상관 없이 성충의 체내 단백질, 탄수화물, 지질의 양이 더 많이 감소 한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감자뿔나방을 방제할 수 있는 선량 이 아닌 저선량(1, 3, 5, 10 Gy)으로 감자에 조사할 경우, 오히려 감자가 생산하는 방충 물질의 분비가 억제되어 감자뿔나방의 섭식을 자극할 수 있다 (Saour et al., 1999). 그렇기 때문에, 이 온화에너지를 조사할 농작물에 이상이 없으면서, 가해해충을 방제할 수 있는 선량을 찾아야 한다.
전자빔 조사에 의해 발육과 생식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 중 하나인 DNA 손상을 민감하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인 comet assay를 이용하여(Hasan et al., 2008;Shetty et al., 2017), 감자뿔나방의 충태 중에서 전자빔에 대해 가장 내성을 보인 성 충의 DNA 손상정도를 분석하였다. DNA 손상정도는 전자빔 선량이 증가하면서 같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배추좀나방 유충 도 전자빔에 의해 DNA 손상이 유발되었고, 전자빔 선량이 증 가함에 따라 손상 정도도 증가하였다(Koo et al., 2011). 이 외에 도 이온화에너지를 조사받은 여러 종류 해충의 충태와는 관계 없이 모두 DNA가 손상되었으나, DNA 손상을 유발하는 선량 은 달랐다 (Imamura et al., 2004;Todoriki et al., 2006;Koo et al., 2012;Yun et al., 2014b;Kim et al., 2015). 본 연구에서는 손상된 DNA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해보진 못하였으나, Yun et al. (2014b)의 연구에서는 담배거세미나방 성충이 전자빔에 조 사된 후 시간의존적으로 DNA가 회복되었으나, 100 Gy 이상에 서는 손상된 DNA가 더이상 회복하지 못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감자뿔나방 암컷 성충에서만 DNA 손상 정도를 확인하였으나, Kim et al. (2015)는 왕담배나방 성충 수 컷이 암컷에 비해 2배 가까이 더 DNA가 손상되었다고 보고하 였다. 이렇게 이온화에너지에 의해 해충의 DNA가 손상되는 것은 이온화에너지가 해충 내 세포 구성 요소에 작용하는 화학 결합을 파괴하고 free radical의 생성을 유발하여 산화 및 후속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Shetty et al., 2017). 또한, 이온화에 너지는 해충의 체세포와 생식세포, 그리고 염색체의 손상을 일 으키고 세포분열을 저해함으로써 DNA의 손상이 비정상적인 발육과 생식을 유발시킨다(Robinson, 2002;Hallman, 2004;Parker and Metha, 2007, Hallman, 2011).
결론적으로 전자빔 조사는 감자뿔나방의 발육과 생식에 영 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감자뿔나방의 DNA 손상을 유발하 였으며, 감자뿔나방에 대한 식물검역 소독처리 기준으로는 최 소한 150 Gy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가 국내 농산물 검역현장에서 응용되기 위해서는 농산물 수확 후 실제 포장 및 소독 단계에서 현장 적용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