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동물들은 저온과 같은 월동기간 야외에서의 생존 율이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온대기후지역에서 살아간다(Leather et al., 1995;Rodenhouse et al., 2009;Bradshaw and Holzapfel, 2010).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휴면 생리기작을 가지지 않은 곤충의 경우 월동을 위해 따듯한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먹 이조건이 갖춰진 장소에서 내한성 기작을 발휘하여 겨울을 보 낼 수 있다(Danks, 2004). 따라서 곤충들은 겨울철 생존을 위 해 추위와 같은 열악한 조건을 피할 수 있는 지하부를 서식처 로 활용한다(Leather et al., 1995;Bale, 1996;Bale and Hayward, 2010). 이러한 서식처는 궁극적으로 월동기간중 저온노출로 인한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생명현상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저온노출에 따른 곤충의 피해는 체내동결에 의한 동해와 체 내동결 온도 이상의 저온에서 일어나는 냉해로 나눌 수 있다 (Lee and Denlinger, 1991). 냉해는 생체의 빙점이상 온도에서 세포막의 무기능과 대사조절능력의 상실로부터 야기된다 (Quinn, 1985). 따라서 체내동결이 일어나지 않지만 낮은 저온 에 의해 세포막 지질 또는 단백질의 화학적 변화로 인한 세포막 손상의 세포파괴가 유발된다(Lee et al., 2006). 동해는 빙점이 하의 온도에서 빙핵이 형성되어 세포막 파괴와 세포치사에 의 해 야기되는 물리적인 대사교란을 일컫는다(Lee and Denlinger, 1991;Duman, 2001). 따라서 월동능력을 지닌 많은 곤충들은 생리적·생화학적 적응기작을 통해 0°C 이하의 온도에서 내한 성을 나타내며 생명현상을 유지하고 있다(Storey, 1990).
빙점이하의 저온조건을 견딜 수 있는 곤충의 내한성은 크게 동결감수성과 동결저항성으로 구분된다. 동결감수성 곤충류 는 체내 얼음형성을 견디지 못하기에 내동결물질을 체내에 축 적하여 빙핵형성을 억제시키게 된다(Storey and Storey, 2012). 저온조건에 반응하여 glycogen phospholylase의 활성을 상승 시켜 글리코겐으로부터 합성되는 글리세롤이나 솔비톨과 같 은 다가알코올류의 합성을 유도하여 혈림프의 빙점(supercooling point)을 낮춰 체내에 유해한 얼음형성을 막을 수 있게 해준다(Lee et al., 1987). 또한 내동결단백질도 체내빙점을 낮 춰줌으로써 내한성 관련한 생리적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Duman and Horwath, 1983). 동결저항성 곤충류는 체내동결 을 막기 위한 생리현상으로 세포주변과 내부가 다량의 내동결 물질로 보호를 받아 빙핵단백질에 의한 얼음형성을 세포내부 에서 외부로 국한시킨다(Storey and Storey, 1998). 이렇게 낮 은 저온기간 동안 형성된 얼음벽은 세포 주변을 둘러싸게 되고 세포의 부피감소와 수분부족을 막아 세포내부를 보호할 수 있 게 된다.
일본열마디개미(Solenopsis japonica Wheeler, 1928)는 벌 목 개미과(Formicidae)의 두마디개미아과(Myrmicinae) 열마 디개미속(Solenopsis)에 속하는 개미로 1991년에 처음으로 국 내분포종으로 보고되었다(Choi and Park, 1991). 지금까지 일 본열마디개미에 대한 저온관련 연구는 수행된 적이 없어 이들 에 대한 내한성 및 월동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같은 속에 속하는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 Buren)는 월동시 휴면태를 갖지 않는 동결감수성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Francke and Cokendolpher, 1986).
본 연구는 일본열마디개미의 저온감수성에 대한 기초연구 로서 내한성의 정도와 기작을 밝히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이 를 위해 빙해를 일으키게 하는 체내빙점을 측정하여 냉해를 입 게 되는 온도와 노출시간을 각 발육 시기별로 측정하였다. 이 렇게 해서 얻어진 각 발육 시기별 내한성은 저온에 의한 급속 내한성유기(rapid cold hardening)와 비교하였다. 또한 저온조 건에서 내동결성 물질의 대사과정과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유 전자의 발현을 상온조건과 비교분석하여 일본열마디개미의 내한성 유기 능력의 유무와 유전적 정보를 분석했다.
재료 및 방법
시험곤충 채집 및 사육
일본열마디개미 군체는 2018년 4월 대전 만인산 일대에서 채집하였으며, 형태와 DNA 바코드 분석을 통해 동정되었다. 바코드 분석은 범용 프라이머(LCO1490과 HCO2198)를 이 용하여 PCR을 수행하였다. PCR 수행조건은 초기변성(95°C, 5분) 1회 수행 후 변성(95°C, 10초), 프라이머 결합(50°C, 10 초), 사슬연장(72°C, 20초) 과정을 30회 반복하였으며, 최종 연장(72°C, 5분)반응을 1회 수행하였다. 채집된 군체는 일반 실험실에서 2달간의 순화과정을 거쳤다. 이후 농림축산검역 본부의 검역해충실험동에서 온도 28 ± 1°C, 광조건 16:8(L:D), 상대습도 60 ± 5%의 환경조건에서 누대 사육하였다. 먹이조 건은 10%의 설탕물과 건조된 거저리 유충을 제공하여 사육하 였다.
온도별 내한성 검정
다양한 저온(0, 5, 10, 15, 20, 및 25°C)에서 일본열마디개미 유충, 번데기, 및 성충을 24시간 동안 노출한 후 생존율을 조사 하였다. 유충과 일개미는 25°C에서 2시간동안 순화처리 후 움 직임 여부를 확인하여 자의적인 움직임이 없으면 죽은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번데기는 성충으로 우화율을 조사하였다. 처리 온도별 생존율 실험은 처리 당 10마리씩 1반복으로 구성하여, 3 반복으로 진행되었다.
급속내한성 유기(rapid cold hardening: RCH) 효과 분석
RCH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내한성 생물검정 실험에서 일본 열마디개미 일개미가 80% 생존한 15°C를 기준으로 하여 노출 시간별(3, 6, 12, 및 24시간)로 다양한 저온(0, 5, 10, 및 15°C)에 서 일개미의 생존율을 조사하였다. 또한 RCH 유기전 효과는 25°C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RCH 유기 효과 실험은 처리 당 10 마리씩 1반복으로 구성하여, 3반복으로 진행되었다.
체내과냉각점(supercooling point, SCP) 및 체내빙점 (freezing point, FP) 측정
체내과냉각점은 BTM-4208SD (LT Turon, Taiwan) 다중 온 도감지기를 이용하여 Kim and Kim (1997)의 방법으로 측정하 였으며, 체내빙점은 체내과냉각점 기준으로 일시적인 온도상 승 후 감소하는 온도로 정하였다. 다중 온도감지기 끝에 일개미 를 붙이고 -70°C의 초저온냉동고(GMS, Korea)에서 일본열마 디개미의 체온변화를 측정하였다. 빙핵이 형성되면서 방출되 는 발열량을 온도감지기가 감식하면서 일어나는 변화 온도점 을 SCP로 기록하였다. 냉동실 내의 급속한 온도변화 속도를 줄 이기 위해 스티로폼 상자를 만들어 상자 내의 온도변화 속도를 1°C/min로 낮추었다. 일개미의 SCP 측정은 10마리씩 1반복으 로 구성하여, 3반복으로 진행되었다.
저온 관련 유전자의 발현패턴 분석
일본열마디개미의 전사체 분석은 일개미를 대상으로 수행 하였으며, 각각의 온도별(9°C와 25°C)로 48시간 이상 노출된 150개체가 분석에 이용되었다. 전체 RNA 추출 전 일본열마디 개미는 70% 알코올을 이용해 표면소독 후 RNeasy Plus Mini Kit (Qiagen, USA)를 사용하여 추출하였다. 이후 poly-T가 붙 어있는 magnetic bead를 사용하여 mRNA를 분리하였고, random primer를 이용하여 역전사 효소로 cDNA를 합성하였다. 합성 된 cDNA에 RNaseH를 처리하고, DNA 중합효소를 사용하여 이중 가닥의 DNA를 만들었다. 두 가닥의 DNA는 end repair mix를 통해 말단부위를 blunt end로 변환시킨 다음, 3’ 말단에 A염기를 첨가하였다. 어댑터 서열을 이중 가닥의 DNA에 결합 시키고, PCR을 DNA 절편을 증폭하였다. Illumina 기술을 이 용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통해 DNA 절편의 서열을 읽고 HiSeq2000을 통해 염기서열을 분석(Macrogen Inc., Seoul, Korea) 하였다. 이후 9°C와 25°C에서 글리세롤 생합성에 관여 하는 glycerol kinase와 heat shock protein 유전자의 발현율을 분석하였다.
통계분석
생물검정 자료 결과는 arcsine 변환 후 SAS의 PROC GLM (SAS Institute Inc., 1989)을 이용하여 ANOVA 분석 및 처리 평균 간 비교를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일본열마디개미의 동정
대전 만인산에서 채집된 일본열마디개미 군체가운데 일개 미를 대상으로 동정이 이뤄졌다(Fig. 1). 형태적 동정에서 Solenopsis 속 개미류의 주요 형질인 더듬이 부위의 말단에 2개의 곤봉부(Fig. 1A)와 가슴과 배 사이에 2개의 자루마디(Fig. 1B) 가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DNA 바코드 분석 결과, COI 영역의 염기서열은 NCBI GenBank에 등록된 일본열마디개미와 일치 하는 것을 확인하였다(Fig. 1C). 분석에 사용된 658bp의 COI 염기서열은 NCBI GenBank에 등록 후 Accession No. MW065 792를 부여받았다.
일본열마디개미의 발육태별 저온 생존율
일본열마디개미의 온도별 내한성 검정은 유충, 번데기, 및 일개미(성충)를 대상으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15°C 이하 또는 20°C 미만의 온도에서 각 태별 생존율 감소에 통계적으로 유의 미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본 조사에서 20°C의 저온처리는 각 발육태별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F = 183.33; df = 17, 36; P = 0.0001).그러나 10°C에서 유충 18.8%(Fig. 2A), 번데 기 43.3%(Fig. 2B), 및 성충 56.6%(Fig. 2C)의 생존율이 조사되 어, 본 연구에서는 성충이 다른 발육태와 비교하여 가장 높은 저온 저항성을 보였다. 이는 아르헨티나개미(Leinpithema humile Mayr)에서의 연구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고되었다. Abril et al. (2014)의 연구에서 18°C 이하의 저온조건은 유충의 발육에 유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험실 조건에서 아르헨티나개미 성 충은 -4°C ~ 10.5°C까지 생존할 수 있으며(Jumbam et al., 2008), 먹이활동은 최소 5°C에서도 가능하였다(Abril et al., 2007). 본 연구에서도 일본열마디개미 성충은 5°C에서 33.3%의 생존율 을 보인 반면 유충과 번데기는 10% 미만의 생존율을 보여 성충 이 다른 발육태와 비교하여 저온생존에 보다 유리하였다. 그러 나 본 연구에 이용된 발육태 모두 0°C에서 24시간이상 노출 후 생존한 개체가 없어, 궁극적으로 0°C의 온도는 일본열마디개 미의 생존에 유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록 본 연구에 서는 알에 대한 조사결과가 없어 저온에 대한 감수성을 모든 발 육태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어 향후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아르헨티나개미의 경우 18°C에서 모든 알들의 발육 이 정지하고 100% 치사하여 다른 발육태 보다 저온에 대한 감 수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Abril et al., 2014). 미국 테네 시 동부지역에서 겨울기간동안 일본열마디개미와 동일한 속의 붉은불개미(S. invicta) 일개미를 대상으로 개체수 조사를 수행 하였다. 그 결과 1.1°C 이하의 온도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 최대 87.5%의 치사율이 확인되었으며(Callcott et al., 2000), 0.5°C 의 기온이 7일 이상 유지되었을 때 81.4%의 치사율이 확인되었 다(James et al., 2002).
급속내한성 유기에 의한 일본열마디개미 일개미의 저온생존율 변화
연구에서 저온처리 시 80% 이상의 생존율이 확인된 15°C (Fig. 2)를 기준으로 다양한 시간대별로 급속내한성 유기 효과 를 분석하였으며, 급속내한성 유기에 따른 일개미의 생존율에 통계적인 유의차가 인정되었다(F = 268.33; df = 4, 91; P = 0.0001). 급속내한성 유기 시 노출시간의 증가에 따라 저온에 서의 일개미 생존율이 향상되었다(Fig. 3). 15°C에서 6시간 이 하의 급속내한성 유기 노출시간은 0, 5, 10, 및 15°C의 각 온도 에서 일본열마디개미 일개미의 생존율 증가에 영향을 주지 않 았다(Fig. 3A and B). 그러나 15°C에서 12시간 이상 노출되었 을 때 0, 5, 및 10°C에서 각각 18, 20, 및 24%의 생존율이 향상 되었다(Fig. 3C). 15°C에서 24시간 이상 노출 후 0°C에서 23%, 5°C에서 30% 이상의 생존율이 증가되었다(Fig. 3D). 급속내한 성 유기는 저온에서 곤충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지금까지 개미를 대상으로 한 이와 유사한 연구결과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나비목의 파밤나방과 배추좀나방은 4°C에서 각각 4시간과 5시간 이상 노출 시 -10°C에서 생존율 을 높였다(Park and Kim, 2013; 2014). 총채벌레목의 오이총채 벌레는 4°C에서 7시간 이상노출 시 -10°C에서 발육태별 생존 율을 크게 50%이상 높인다(Park et al., 2014). 본 연구를 통해 급속내한성 유기에 의한 저온생존율 향상이 개미에서도 관찰 할 수 있었다.
급속내한성 유기에 의한 체내과냉각점 및 체내빙점 변화
저온조건과 온도별 노출시간이 체내과냉각점과 체내빙점의 하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통계적인 유의차가 인정되었다 (체내과냉각점: F = 767.12; df = 17, 36; P = 0.0001, 체내빙점: F = 241.82; df = 17, 36; P = 0.0001). 15°C와 10°C에서 12시간 이상 노출 시 체내과냉각점은 각각 -3.6°C와 -4.0°C로 하강하 였으며, 체내빙점은 각각 -3.0°C와 -4.2°C로 하강하였다(Fig. 4). 20°C에서는 12시간 이상 노출 시 과냉각점과 빙점은 -12.4°C 와 -11.1°C로 6시간 이상 노출부터 -11.8°C의 과냉각점과 -10.6°C 의 빙점 하강이 확인되었다(Fig. 4A). 15°C에서는 6시간 이상 노출시간부터 과냉각점과 빙점이 크게 낮아졌으며, 3시간 노 출시와 비교하여 -2.3°C와 -1.1°C이상 차이가 있었고 12시간 이상 노출 시에는 -2.5°C와 -2.0°C 이상 과냉각점과 빙점이 낮 아져 저온에 보다 유리한 것을 확인하였다(Fig. 4B). 본 연구에 서 가장 낮은 온도인 10°C에서도 6시간 이상 노출 시 가장 낮은 과냉각점인 -15.0°C였으며, 빙점은 -13.9°C로 측정되었다(Fig. 4C). James et al. (2002)이 붉은불개미의 체내과냉각점을 측정 한 결과 붉은불개미의 개체별 크기에 따라 체내과냉각점이 다 르게 조사되었으며, 머리크기가 0.70~0.73mm에 속하는 소형 개체의 경우 -8.1°C, 머리크기가 1.27~1.40mm에 속하는 대형 개체의 경우 -6.9°C로 몸의 크기에 반비례하였다고 보고한바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일본열마디개미는 몸길이가 0.41 ~ 0.68mm의 소형개체로써 체내과냉각점이 붉은불개미보다 다 소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치사온도에서 노출 시간이 증가 함에 따라 일본열마디개미의 저온 생존 시 세포내 빙핵형성으 로 인한 세포파괴를 유발할 수 있는 체내과냉각점과 빙점을 낮 춰 저온 생존에 유리하도록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 인할 수 있었다.
저온 관련 유전자의 발현패턴 분석
글리세롤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glycerol kinase에 관 련된 contig 5개와 스트레스 관련한 유전자인 heat shock protein 에 관련된 contig 6개가 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및 Differentially Expressed Gene (DEG) 분석에서 확인되었다. 또한 이들 contig들은 25°C와 비교하여 9°C에서 특이적으로 fragments per kilobase of exon per million (FPKM) 값이 높았 다(Fig. 5). 곤충에서 glycerol kinase 유전자의 활성은 파밤나 방과 배추좀나방 등 나비목의 유충에서 저온 노출 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Park and Kim, 2013;2014).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glycerol kinase 관련 유전자의 존재 가능성으로 나 비목에서 잘 연구된 글리세롤 생합성 관련된 내한성 기작이 벌 목에서도 존재할 것으로 판단되어 글리세롤의 생리적 기능 및 중요성을 제시한다. 또한 일본열마디개미는 저온감수성 곤충 이 가지는 내한성 기작인 혈중 내동결성 물질의 농도 증가를 통 한 빙핵형성 억제로 월동기간동안 저온에서의 생존을 유리하 게 가져갈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