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국제교역량 및 해외여행객 수의 증가는 기 후변화 요인과 더불어 자연생태계와 농업환경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해외병해충의 국내 침입 및 정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이 될 수 있다. 특히, 1996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침입이 보고 된 해외해충은 딱정벌레목, 노린재목, 나비목, 파리목, 총채벌 레목, 벌목에 속하는 33종으로 매년 침입해충의 종수가 지속적 으로 증가하고 있다(Lee et al., 2016). 이 가운데 파리목의 금지 해충인 오리엔탈과실파리류의 국내 정착 시 사과와 같은 주요 농산물은 해외수출 중단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Lee et al., 2019). 2017년 세계자연보존연맹에 의해 100대 악성침입외래 종으로 규정된 붉은불개미 군체가 국내 항만에서 처음으로 발 견되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박멸작업을 진행하여 추가 확산 및 발생을 차단하였다(Lyu and Lee, 2017). 따라서 이러한 해 외해충의 국내 침입 및 정착을 막기 위해서는 예찰 및 방제연구 또한 필요하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침입 가능한 해 외해충에 대한 선제적 연구수행을 위해 소규모 밀폐형 연구시 설인 검역해충실험동을 2018년부터 구축하여 해충연구에 대 한 적합성(사육시설, 연구, 밀폐기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를 위해 국내분포종을 대상으로 검역해충실험동에서 발육조사 및 살충제에 대한 생물검정을 수행하였으며, 동절기간 중 야외 에 성페로몬 트랩을 설치하여 검역해충실험동의 해충 유출유 무를 조사하여 연구시설의 적합성을 검증하였다.
본 연구에 시험곤충으로 사용한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 은 나비목(Lepidoptera) 밤나방과(Noctuidae)에 속하는 해충으 로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나비목 주요 농업해 충이다(Lee and Park, 2015;Han et al., 2013). 파밤나방에 의한 국내 농작물의 피해는 1980년대 후반부터 시설재배지가 확대 됨에 따라 크게 문제가 되었고(Goh et al., 1991), 겨울기간내 이 해충의 국내 월동가능성으로 많은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Ahn et al., 1991;Kim and Song, 2000). 이러한 파밤나방은 온대지 역에서 다가알콜류 생성을 기반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내한성 기작을 보유하고 있다(Kim and Kim, 1997). 이는 가을의 야외 조건처럼 점진적인 온도감소가 파밤 나방의 저온순화기능을 발현하여 낮은 온도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다(Song et al., 1997;Zheng et al., 2011). 월동과 관련한 곤 충의 내한성 유기는 온도와 같은 외부환경에 따라 생체에서 일 어나는 거의 모든 화학반응이 변하며 이는 곤충의 생체반응의 변화를 일으켜 궁극적으로 곤충의 발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 는 최대 환경인자가 된다(Chen et al., 2011). 따라서 월동연구 의 기초자료가 되는 온도별 파밤나방의 발육률과 발육기간을 조사하여 온도가 파밤나방의 발육에 미치는 영향을 검역해충 실험동에서 수행하였다.
최근에 개발된 신규 살충제인 플룩사메타마이드(Fluxametamide) 와 히드라메칠론(Hydramethylnon) 성분이 함유된 개 미용 독먹이제를 대상으로 파밤나방 유충에 대한 감수성을 검 역해충실험동 내부에서 조사하였다. 풀룩사메타마이드는 Insecticide Resistance Action Committee (IRAC)에 의해 구분된 살 충제 작용기작 가운데 집파리를 대상으로 γ-aminobutyric acid (GABA)-gated chloride channels (GABACls)의 길항제 및 glutamate-gated chloride channels (GluCls)내의 효소활성 변 화를 일으키는 중계자(allosteric modulator)로써 살충효과를 나타낸다(Asahi et al., 2018). 히드라메칠론은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와 바퀴벌레 방제를 위한 약제로 개발 및 등록되 었다(Hollingshaus, 1987). 본 약제는 주로 세포 안에서 전자전 달계 교란과 인산합성(phosphorylation) 과정을 억제하여 미토 콘드리아 내에서 ATP 생성 저해와 산소 소비량을 감소시킨다 (Bueno et al., 2013). 이는 궁극적으로 대상해충을 서서히 치사 에 이르게 한다(Lovell, 1979).
식물검역은 생물안보 차원에서 국내 자연생태계와 농업환 경을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소규모로 건 축된 검역해충실험동은 이러한 식물검역의 기능 강화 측면에 서 해외해충의 생리·생태 및 방제 연구를 선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이들 해충의 국내 침입 시 신속하고 효과적 인 박멸(또는 방제)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 구에서는 국내 처음으로 해외해충 연구를 목적으로 건립된 검 역해충실험동의 운영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파밤 나방의 생활사와 약제방제 연구를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검역해충실험동
해외해충을 연구하기 위한 소규모의 밀폐형 연구시설인 검 역해충실험동은 149.85 m2 크기로 2018년 농림축산검역본부 에 건립되었다. 실험동 내부는 3개의 실험실과 1개의 버퍼존 (완충구역)으로 구성되었다. 실험실 내부해충의 외부유출을 방 지하기 위해 실험동에는 현관과 전실을 두어 일반공간과 실험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였으며, 실험실과 실험실 사이에 버 퍼존을 마련하였다. 공조기와 연결된 내외부의 배기구에는 0.25 mm의 두께의 US standard 80 mesh (0.18 mm)의 철망을 설치하였다.
시험곤충의 사육 및 생활사 조사
시험곤충인 파밤나방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 파밭에서 채집 하여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역해충실험동(온도 25 ± 1°C, 상 대습도 60 ± 10%)에서 인공사료(Gho et al., 1991)를 이용하여 유충을 사육하였다. 성충은 유충과 동일한 사육조건에서 20% 의 설탕물을 제공하였으며, 교미 후 산란한 알을 수거하여 계대 사육을 진행하였다. 검역해충실험동 내부에서 해충의 사육환 경을 조사하기 위해 인큐베이터(LI-IL450, LK Lab Korea, Namyangju, Korea)를 이용하여 검역해충실험동과 동일한 상 대습도(60 ± 10%)로 설정한 후 16L:8D의 광조건에서 다양한 온도별 (10, 20, 25, 및 30°C)로 파밤나방의 발육기간을 조사하 였다. 성충에서 갓 산란한 알을 성충 케이지에서 분리하여, 해 부현미경(S8 APO, Leica Microsystems, Wetzlar, Germany)하 에서 알 수를 조사하였다. 알 부화부터 용화 전까지 인공사료를 동일한 시간에 제공하였으며 성충이 될 때까지 24시간 간격으 로 발육태별 발육기간 및 생존율을 조사하였다. 유충은 직경 10 cm의 유충사육용기(SPL Life Sciences, Pocheon, Korea)를 사 용하여 2령부터 개체로 사육하였다.
2종의 살충제에 대한 파밤나방 유충의 약제 감수성 조사
신규 살충제인 플룩사메타마이드(Fluxametamide, Nisan Chemical Industry, Tokyo, Japan)와 2%의 히드라메칠론 (Hydramethylnon) 성분이 함유된 개미용 독먹이제(Cleanbate powder, Kukbo Science, Cheongju, Korea)을 이용하였다. 약 제 처리방법은 침지법과 살포법으로 파밤나방 유충 1령, 3령, 5 령을 대상으로 감수성을 조사하였다. 이들 약제는 dimethyl sulfoxide (DMSO, Sigma-Aldrich Inc., MD, USA)에 ppm 단 위로 균질화하였다. 침지법과 살포법에 이용된 풀룩사메타마 이드의 농도는 0, 0.01, 0.1, 0.5, 1, 및 2 ppm이며, 히드라메칠론 은 0, 0.1, 1, 10, 100, 및 200 ppm이었다. 섭식에 의한 살충효과 를 확인하기 위해 침지법을 이용하였으며, 일정한 크기로 절단 된 인공사료(가로 1 cm, 세로 1 cm, 높이 0.5 cm)를 각 농도별로 준비된 10 ml의 약제에 30분간 침지한 후 10분간 크린벤치에 서 건조시킨 후 유충에게 제공하였다. 접촉에 의한 살충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살포법을 이용하였으며, 40 ml 미스트 스프레이 (Beautiqlo, Seoul, Korea)를 이용하여 2 ml씩 살포하였다. 각 처리별로 직경 10 cm의 페트리디쉬를 사용하였으며, 그 안에 는 90 mm 여과지(Advantec MFS, Inc., Tokyo, Japan)를 깔고 그 위에 유충 3마리를 놓아두었다. 약제농도 및 처리방법별 생 물검정에는 처리별 30마리의 유충이 사용되었으며 각 3반복으 로 구성되었다. 처리방법별 무처리구는 침지법에서 DMSO에 침지된 인공사료를 이용하였으며, 살포법에서는 2 ml의 DMSO 를 살포하였다. 약제처리 24시간 후 유충에 대한 살충효과를 조 사하였으며, 유충에 대한 사충판정은 핀셋으로 건드렸을 때 자 의적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하였다. 살충효과에 대한 생물검 정의 살충율은 Abbott의 공식을 이용해 보정하였다(Abbott, 1925).
유출여부 확인을 위한 겨울기간 야외 성충 채집 조사
검역해충실험동 주변 30 m의 4방향에 파밤나방 수컷을 유 인할 수 있는 델타트랩(Greenagrotech, Gyeongsan, Korea)에 성페로몬 루어를 부착한 후 지상 1 m 높이에 설치하였다. 검역 해충실험동 실험실 내부에서 인위적으로 파밤나방 수컷 120마 리를 유출하였으며, 트랩 포획유무를 모니터링하였다. 모니터 링 기간은 2018년 11월 30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진행하 였으며, 성페로몬 루어는 2주 간격으로 교체해 주었다.
통계분석
백분율 자료결과는 arcsine 변환 후 SAS의 PROC GLM (SAS Institute Inc., 1989)을 이용하여 ANOVA 분석 후 평균간 비교를 실시하였다. 살충제의 반수치사농도(LD50)은 EPA Probit 분석 프로그램 Ver 1.5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Cincinnati, OH)를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검역해충실험동 전경 및 내부
검역해충실험동은 연중 일정한 환경조건(25 ± 1°C, 상대습 도 60 ± 10%)의 유지가 가능하여 해충사육에 적합한 구조로 건 축되었다(Fig. 1A). 실험동 내부에 있는 3개의 실험실을 통해 독립적인 공간에서 해충사육과 생리·생태 연구가 가능하다 (Fig. 1B). 실험실 출입문 안쪽에는 에어커튼(Fig. 1C) 및 노란 색 끈끈이 트랩(Fig. 1D)을 설치하여 성충과 유충의 실험실 외 부유출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각 실험실 내부에는 자외선 유인등(Fig. 1E)을 설치하여 내부에서 유출된 성충이 유인되도록 하였다. 특히, 연구자가 실험실 내부로 접근하기 위 해서는 인터락 기능이 있는 에어샤워시설(Fig. 1F)과 버퍼존 (Fig. 1B)을 두어 물리적으로 해충의 유출이 쉽지하지 않도록 설계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밀폐연구시설은 미생물체의 위해 성 수준에 따른 생물안전등급(Biosafety Level, BSL) 기준에 의해 BSL I, II, III, IV의 위험군으로 구분된다(World Health Organization, 2014). 현재 국내에서는 BSL 기준을 적용한 검 역해충 연구를 위한 밀폐형 연구시설이 없으며(Jung, 2013), 미 생물 위험도에 따른 기준으로 해충 유출 위험도에 적용하기에 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검역본부에 건립 된 검역해충실험동은 국내 발생이 보고되지 않은 검역해충에 대한 연구 및 국내 여건에 맞는 밀폐형 연구시설의 기준을 제시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파밤나방의 온도별 발육기간 조사
사육온도가 높아질수록 파밤나방의 발육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s 1 and 2). 온도별 한 세대의 생활사를 완성하는데 20°C에서는 66.7일, 25°C에서는 32.2일, 30°C에 서는 27일이 소요되었다. 특히, 유충기간은 20°C에서 36.3일이 소요되어 가장 길었으며, 30°C에서 14.8일이 소요되어 온도가 높아질수록 유충기간이 짧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 1). 25°C 이상의 온도조건에서 80% 이상의 알 부화율, 86% 이상 의 용화율 및 90% 이상의 성충 우화율을 확인하였으며, 20°C 에서는 66.7%의 알 부화율, 53.3%의 용화율 및 76.7%의 성충 우화율이 관찰되어 25°C 보다 낮은 온도가 파밤나방의 발육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 2). 이러한 결과는 Choi and Park (2000)의 연구결과와 동일하 게 확인되어 검역해충실험동의 사육환경이 안정적인 것을 확 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저온에서는 파밤나방의 발육이 저해되고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알 부화율의 증가와 각 발육태별 생존율 이 높아지는 것은 Lee et al. (1991)의 연구와 유사하여, 파밤나 방의 사육조건은 25°C 이상에서 적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파밤나방의 살충제 감수성
신규 살충제로 개발된 풀룩사메타마이드에 대한 파밤나방 1 령, 3령, 및 5령 유충에 대한 살충제 감수성을 살포법 및 침지법 으로 조사하였다. 그 결과, 살포법에서 유충영기별 반수치사농 도는 1령 0.12 ppm, 3령 0.32 ppm, 및 5령 0.72 ppm으로 조사되 었다(Table 3). 침지법에서는 1령 0.12 ppm, 3령 0.56 ppm, 및 5 령 0.79 ppm으로 조사되었다(Table 4). 본 연구를 통해서 풀룩 사메타마이드의 처리 방법에 따른 약제 감수성의 통계적인 유 의미한 차이는 없었다(Tables 3 and 4). 또한 개미 방제용 독먹 이제로 이용되는 히드라메칠론의 유충영기별 반수치사농도는 살포법에서 1령 1.26 ppm, 3령 6.59 ppm, 및 5령 23.83 ppm으 로 조사되었다(Table 5). 침지법에서는 1령 1.81 ppm, 3령 10.95 ppm, 및 5령 43.83 ppm으로 조사되었다(Table 6). 풀룩사메타 마이드는 5령 유충까지 낮은 약량으로 높은 살충효과를 보여준 것과 달리 히드라메칠론은 약제처리방법에 따라 반수치사약량 의 농도가 5령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 라서, 히드라메칠론을 이용해서 파밤나방을 방제할 때 초기의 어린 유충을 대상으로 방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판 단된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풀룩사메타마이드는 파 밤나방과 같은 나비목의 밤나방과에 속하며 검역해충(관리해 충)으로 지정된 열대거세미나방(S. frugiperda)을 방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유출여부 확인을 위한 동계기간 야외 성충 포획 조사
검역해충실험동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수컷 성충 120마리 를 방사하였다. 동계 모니터링 기간(2018년 11월 30일 ~ 2019 년 2월 28일) 동안 야외에 설치된 성페로몬 트랩에서 파밤나방 수컷의 포획유무를 조사하였으나, 트랩에서는 성충이 포획되 지 않았다. 대부분의 성충은 실험실 내부에서 93마리, 버퍼존 에서 27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따라서 파밤나방 성충의 외부유출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시설은 다양한 검역해충을 연구하기 위해 구축된 시설로써 파밤나방 성충의 유출유무 조사결과 만으로 밀폐성능을 일반화하는 것 은 무리가 있지만, 밀폐기능이 강화된 연구시설로서 다양한 검 역해충에 대한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검 증된 시설의 신뢰성은 향후 외래해충에 대한 효과적인 검역 및 방역체계를 지원할 수 있는 연구시설로 효과적인 검역 및 방제 체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