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곤충종의 암수 짝짓기 과정에서 통신 수단으로 이용하는 성페로몬, 특히 대부분의 나비목 곤충들의 성페로몬은 탄화수 소 사슬 기반에 사슬의 길이, 다중결합이나 알코올, 아세테이 트, 케톤, 알데히드와 같은 작용기의 종류와 위치, 수를 달리하 여 종특이성을 갖는다. 많은 경우 한 종이 2개 이상의 화합물을 이용하는데, 동일한 화합물들을 성페로몬으로 사용하는 종들 에서도 페로몬 구성 화합물들의 비율을 달리하여 종특이성을 보인다(Boo et al., 2005). 동속종들 사이에서 페로몬 주요 성분 비율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면서 미량성분의 존재 여부로 종 특이성이 강화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예들이 복숭아순나방 (Grapholita molesta)과 복숭아순나방붙이(G. dimorpha)(Totricidae) 사이(Jung et al., 2013; 2014)와 애모무늬잎말이나방 (Adoxophyes orana)과 차애모무늬잎말이나방(A. honami), 사 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Adoxophyes orana) 사이(Yang et al., 2009)에서 발견된다. 이런 성페로몬의 종특이성은 한 해충종을 특이적으로 탐지하는 예찰 과정에서 편리한 형태의 트랩을 운 용할 수 있게 하였다(Cardé and Elkinton, 1984). 따라서 대부분 의 예찰용 성페로몬트랩은 종특이성과 유인성이 가장 큰 단일 종의 성페로몬미끼만을 장치한다. 그런데 여러 해충종들을 동 일 장소에서 예찰하는 경우에 대상 해충종에 대해 각각의 트랩 을 사용하는 것 대신에 같은 방출제에 여러 종의 성페로몬을 섞 어 이용할 수 있다면 예찰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 나 이 경우 한 종의 페로몬 미끼에 존재하는 성분들이 다른 종 에 대한 유인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동일한 성 분을 하나 이상 공통으로 사용하는 여러 종의 성페로몬을 같은 방출제에 혼합하여 사용하면 그 페로몬을 사용하는 종들이 감 각하는 화합물 조성 자체의 변화로 유인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 이 크다. 한편 포획하고자 하는 종들이 모두 다른 화합물들을 성페로몬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종간 미끼의 간섭이 적을 가 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다른 화합물에 의한 간섭효과 (유인력 저하 혹은 증가)가 있는지 검정한 보고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하나의 성페로몬 미끼에 목적 종이 보유하지 않는 다른 화합물이 존재하는 경우에 그 종에 대 한 유인력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사과(Malus domestica)나 복숭아(Prunus persica)(Rosaceae) 과원에서 과실 피해를 일으 키는 복숭아순나방과 복숭아심식나방(Carposina sasakii) (Carposinidae), 복숭아명나방[Conogethes (Syn. Dichocrosis) punctiferalis](Crambidae)을 대상으로 같은 방출제에 각 종의 성페로몬을 섞어 유인력을 검정하였다. 국내 복숭아순나방 개 체군에서 보고된 성페로몬 미끼의 최적 유인조성은 (Z)-8- dodecenyl acetate과 (E)-8-dodecenyl acetate, (Z)-8-dodecenol 가 95:5:1의 비율이다(Han et al., 2001;Yang et al., 2002). 복숭 아심식나방은 (Z)-7-eicosen-11-one의 단일화합물을 성페로몬 트랩 미끼로 사용한다(Han et al., 2000). 복숭아명나방에 대한 성페로몬 최적 유인조성은 (E)-10-hexadecenal과 (Z)-10- hexadecenal의 70:30 ~ 80:20로 보고되었다(Jung et al., 2000). 이들 성분들에서 세 나방종의 성페로몬 유인제 사이에 동일한 화합물은 없다. 본 연구에서는 이 세종을 대상으로 두종 혹은 세종의 성페로몬을 단일 방출제에 혼합한 미끼의 유인력을 평 가하였다.
재료 및 방법
성페로몬 화합물과 조성, 미끼 제조
(Z)-8-Dodecenyl acetate (Z8-12Ac)와 (E)-8-dodecenyl acetate (E8-12Ac), (Z)-8-dodecenol (Z8-12OH)은 IPO-DLO (Wageningen, Netherlands)에서, (Z)-7-eicosen-11-one과 (E)-10- hexadecenal (E10-16Al), (Z)-10-hexadecenal (Z10-16Al)은 Chemtech Co.(Amsterdam, Netherlands)에서 구입하였다. 모 든 화합물은 98% 이상의 고순도를 갖는 것이었는데, 포함된 불 순물은 동정하지 않았다. 복숭아순나방 성페로몬 미끼는 Z8-12Ac와 E8-12Ac, Z8-12OH를 95:5:1의 비율로(Han et al., 2001;Yang et al., 2002), 복숭아심식나방은 (Z)-7-eicosen-11- one 단일 화합물로(Han et al., 2000), 복숭아명나방은 E10- 16Al과 Z10-16Al을 70:30의 비율(Jung et al., 2000)로 하여 제 조하였다. 한 종에 대한 성페로몬 총량은 500 ㎍으로 하여, 1종 에는 500 ㎍, 2종 혼합미끼에는 1 mg, 3종 혼합미끼에는 전체 1.5 mg의 양을 한 방출제에 섞었다. 3종 각각의 단독 미끼 세 종 류와 2종의 페로몬이 섞인 미끼 세 종류, 3종의 페로몬이 섞인 한 종류의 미끼로 모두 7 종류의 미끼를 준비하였다. 성페로몬 화합물들은 헥산에 녹여 적색 고무마개 방출제(7 mm)(Sigma, USA)에 흡수시켰고, 헥산을 증발시킨 후 -20ºC 냉동고에 보관 하면서 사용하였다.
야외 포획 실험
복숭아원에서의 유인 포획실험은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에 위치한 (구)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시험 포장(37°18'N 126° 58'E)에서 1995년 5월 26일부터 10월 14일까지 실시하였는데, 전체 포장 안에 4개 반복구를 설정하였다. 사과원에서의 실험 은 경상북도 군위군 사과연구소(36°16'N 128°28'E) 내 시험 포 장의 2 구역과 인접한 농가 포장 두 곳을 4개 구역으로 설정하 여 1995년 5월 24일부터 10월 3일까지 실시하였다. 성페로몬 미끼를 날개형 끈끈이트랩(Trécé, Oklahoma, USA) 윗 판 아래 에 매달았고, 트랩을 약 1.5 m 높이의 가지에 고정하였다. 한 반 복구 안에 7개 처리 트랩을 한 나무 건너 무작위로 배치하여 설 치하였다. 수원 복숭아원에서는 대략 5일 간격으로 동일한 날 짜에 조사하였으나, 안동 사과원에서는 반복별로 조사 시기가 달랐다. 미끼는 약 15 ~ 20일 간격으로 새것으로 교체하였다. 트랩에 포획된 성충 수를 조사할 때 끈끈이판에 붙은 해충 종 수를 세고 제거하였고, 끈끈이 밑판은 접착력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되는 임의의 시점에 교체하였다. 참고로 본 실험의 복숭아 순나방 트랩들에 복숭아순나방과 형태적으로 유사하고 성페로 몬 주성분이 동일한 복숭아순나방붙이(Choi et al., 2009;Jung et al., 2013)가 상당하는 비율로 포획되었을 가능성이 있었으 나, 실험시기에는 복숭아순나방붙이가 인지되지 않았던 상태 였기 때문에 모두 복숭아순나방으로 동정하였다.
자료 분석
처리가 다른 미끼들의 유인력 비교에서, 7개 트랩이 설치된 한 구역을 한 반복으로 하여 트랩 설치기간 동안 대상종 성페로 몬이 포함된 미끼트랩들에 포획된 각 종의 전체 수에 대해 각 처리에서 포획된 대상종 수의 상대 백분율을 구하고, 각 처리에 대해 4개 반복의 평균을 구하였다. 처리들 사이에 포획 비율 차 이에 관한 유의성은 SAS 시스템(9.4판)(SAS Institute Inc., Cary, NC, USA)에서 SAS/STAT (14.2판)의 PROC GLM 프 로그램으로 일원분산분석 후에 95% 신뢰수준에서 Tukey 검정 으로 분석하였다. 이때 처리별로 실제 포획된 성충의 평균수를 같이 표시하였다. 한편 실험기간 동안 세 해충종의 발생 밀도 변이를 보기 위해 조사일에 포획된 해당 나방 수를 조사간격으 로 나누어 하루당 트랩당 평균 포획수로 환산하고, 조사일 사이 의 중간일을 관찰일로 설정하여 자료를 산출하였다. 밀도 변이 양상 비교에서 단일종만의 미끼를 장착한 처리의 시기에 따른 발생밀도 변이에 대해 해당 종이 포함되고 다른 종의 미끼가 섞 인 혼합미끼(2종 혹은 3종) 처리에서의 시기에 따른 변이의 상 관관계를 SAS/STAT의 PROC CORR 프로그램으로 분석하고 상관계수를 구하였다. 이 분석은 수원의 복숭아원의 자료만으 로 수행되었고, 군위의 사과원 자료에 대해서는 반복 구역들 사 이에 조사일이 서로 달라 일관된 자료를 형성할 수 없어 분석하 지 않았다.
결 과
복숭아순나방에 대한 혼합미끼의 유인력 비교에서, 수원의 복숭아원에서는 복숭아순나방과 복숭아명나방의 2종 성페로 몬이 혼합된 미끼가 설치된 트랩에 포획된 복숭아순나방 비율 이 복숭아순나방 성페로몬 단독 미끼가 설치된 트랩에 포획된 복숭아순나방 비율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한편 복숭아순나방 과 복숭아심식나방의 2종 미끼와 3종 혼합미끼의 트랩에서는 복숭아순나방 단독 트랩보다 복숭아순나방이 포획된 비율이 단독미끼 트랩보다 유의하게 낮았다(Fig. 1A). 한편, 군위의 사 과원에서는 복숭아순나방 성페로몬이 포함된 미끼 4종류에서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는 비율로 복숭아순나방이 포획되었다 (Fig. 1B).
복숭아심식나방에 대한 혼합미끼의 유인력 비교에서는 수 원의 복숭아원이나 군위의 사과원에서 공통적으로, 복숭아심 식나방 성페로몬이 포함된 4종류의 트랩들에 복숭아심식나방 이 포획된 비율이 트랩 종류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 았다(Fig. 1C and D).
복숭아명나방에 대한 혼합미끼의 유인력 비교에서, 복숭아 원에서는 복숭아명나방 단독 트랩에 비해 3종의 성페로몬이 모 두 섞인 혼합미끼 트랩에서 유의하게 낮은 비율로 복숭아명나 방이 포획되었다(Fig. 1E). 사과원에서는 복숭아명나방 대상 4 종류의 트랩이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는 포획 비율을 나타냈다 (Fig. 1F). 그러나 복숭아원과 사과원 모두 어느 트랩에서나 복 숭아명나방 포획수가 매우 적었다.
수원 복숭아원에서의 관찰기간 동안 복숭아순나방 성페로 몬이 포함된 트랩들에서의 발생양상은 6월 하순에 높은 밀도를 보이고 감소하다가 이후 다시 7월 중순부터 밀도가 증가하면서 9월 중순까지 4 ~ 5회 발생피크를 보이면서 10월 초순까지 밀 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8월중 가장 높은 밀도를 나타냈 다(Fig. 2A). 이런 경향은 4종류 트랩 모두에서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3종 성페로몬이 혼합된 트랩에서 전체적인 밀도 가 약간 낮고 8월 초 발생 피크가 더 보이는 약간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단독 트랩에 대한 2종 혼합트랩들에서의 발생 양상의 상관계수는 0.91 이상으로 서로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3종 성페로몬이 혼합된 트랩의 상관계수는 약 0.86으 로 2종 혼합트랩에 비해서는 약간 낮았으나 역시 높은 상관성 을 나타냈다(Fig. 2A).
복숭아심식나방의 밀도 변이에 대한 비교에서는 모든 트랩 에서 6 ~ 7월 사이 최대 발생밀도를 보이고 이후 8월중 다시 밀 도 증가를 보이는 공통적인 모습을 보였다. 단독트랩에 대한 2 종 혹은 3종 혼합트랩의 밀도변이 상관계수는 0.95 이상으로 모두 높은 상관계수를 보였다(Fig. 2B).
복숭아명나방 밀도 변이 모습에서 복숭아명나방 단독트랩 은 6 ~ 7월 사이, 8월중, 9 ~ 10월 사이에 각각 한 세대로 추정되 는 발생 모습을 보였는데, 이와 가장 유사한 모습을 보인 트랩 은 복숭아순나방이 성페로몬이 섞인 2종 혼합트랩이었다. 그 러나 2종 혹은 3종 혼합트랩들 모두 단독트랩과 비교된 상관계 수는 0.33 이하로 낮았다(Fig. 2C).
고 찰
수원 복숭아원의 복숭아순나방 포획에서, 복숭아순나방과 복숭아명나방의 성페로몬이 혼합된 미끼는 단독 미끼 트랩에 비해 유인력이 높았고, 복숭아심식나방 성페로몬이 포함된 2 종과 3종 혼합미끼 트랩들에서는 유인력이 낮았다. 그러나 군 위의 사과원에서는 단독과 혼합미끼 트랩 사이에 유인력의 차 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과수원간 다른 결과가 다른 과수종 혹은 지역 영향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 단, 수원의 복숭아원에 서 단독미끼 트랩과 혼합미끼 트랩 사이의 시기별 포획밀도 변 이의 상관성이 높아 유인력이 낮았던 혼합미끼들도 복숭아순 나방 발생 시기 예찰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트랩 설치시기가 늦어 3월과 5월 사이의 월동세대 발생에 대해 다른 문헌의 자료와 비교는 할 수 없었다. 그 이후 의 발생 양상, 즉 1세대로 추정되는 6 ~ 7월의 발생과 다음에 이 어져 여러 세대로 추정되는 7월 중순 이후부터 9월까지의 발생 모습은 2008 ~ 2009년에 경북 안동 사과원에서 조사된 복숭아 순나방의 발생 양상(Kim et al., 2011)과 2010 ~ 2011년 경북 의 성과 안동의 자두(Prunus salicina)(Rosaceae)원에서 조사된 발생 양상(Jeong et al., 2012), 2009년 경북 군위와 의성 사과원 에서 조사된 발생양상(Choi et al., 2009), 1996 ~ 2000년 나주 의 배(Pyrus pyrifolia var. culta)(Rosaceae)원에서 조사된 발생 양상(Yang et al., 2001)과도 매우 유사하였다.
복숭아순나방은 국내 장미과 과수원에서 과실과 잎의 새순 에 피해를 주는 주요 해충이며, 특히 복숭아 과실 가해의 우점 종으로 알려져 있다(Choi et al., 2008;Ahn et al., 2013;Yang et al., 2016;Kwon et al., 2018). 따라서 앞으로도 이들 과수원에 서 복숭아순나방을 관리할 목적으로 성충 대상의 예찰이 중요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2009년 사과원에서 복숭아순나방 과 동속종인 복숭아순나방붙이가 복숭아순나방과 같이 피해 과실에서 발견되었고 성페로몬트랩에 의해 성충도 탐지되었는 다(Choi et al., 2009). 이후 다른 장미과 과수인 자두와 복숭아, 배, 살구(Prunus armeniaca), 모과(Chaenomeles sinensis) 과 원에서 트랩에 포획된 성충 혹은 피해과실에서의 유충 상태로 발견되었고, 특히 자두 과실 가해의 우점종으로 알려져 있다 (Jeong et al., 2012;Ahn et al., 2013;Jung et al., 2013;Jung et al., 2014;Yang et al., 2016;Kwon et al., 2018). 복숭아순나방 이 한국과 중국, 대만, 일본, 유럽 대륙, 북아메리카 대륙, 멕시 코, 호주에서 널리 발견되는 것과 달리, 복숭아순나방붙이는 한 국과 일본에서만 발생이 확인되었다(Byun et al., 2012). 한국 에서는 1985년 강원도 대암산과 춘천에서 성충으로 채집되어 확인되었고(Park and Kim, 1986), 이후 장미과 과수원에서의 발생이 확인되었다. 일본에서는 1970년 초중반에 자두와 모과 과원에서 처음 확인되었고(Komai, 1979), 사과원에서는 2000 년대 중후반에 피해과실에서 처음 확인되었다[Yoshizawa et al., 2008, recited from Choi et al. (2009)]. 이에 현재는 복숭아 순나방붙이가 국내에서 장미과 과수원에서 관리 대상의 주요 해충으로 자리하였다. 그런데 이 해충종이 2000년대 후반에 국 내 사과원에서 발견되었으나, 실제 서식이 시작된 시기는 분명 하지 않다. 경북 지방 사과원에서 1997년 이후 복숭아순나방 밀도가 증가하였다는 보고(Choi et al., 2008)에 근거하여 1990 년대 후반의 사과 피해 일부가 복숭아순나방붙이에 의해 나타 났을 가능성도 제시한 의견(Choi et al., 2009)도 있는 만큼 앞으 로 정밀한 역학조사로 이 해충의 서식처 분포시기를 추정할 필 요성이 있다.
복숭아순나방붙이는 성페로몬 주성분으로 복숭아순나방의 성페로몬과 동일한 Z8-12Ac와 E8-12Ac를 사용한다(Murakami et al., 2005;Jung et al., 2014). 따라서 본 연구가 수행된 시기에 복숭아원과 사과원에 복숭아순나방붙이가 서식하였다 면 본 연구의 복숭아순나방 포획트랩에 복숭아순나방붙이가 유인되어 같이 포획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 경우가 가정된다 면 본 연구에서 결과한 복숭아순나방 포획 비율과 시기별 밀도 변동 양상이 정확하게 평가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복숭아순나 방의 경우 Z8-12Ac와 E8-12Ac의 95:5 조성에서 최대한 유인 되고(Han et al., 2001;Yang et al., 2002), 복숭아순나방붙이는 85:15에서 최대로 유인된다(Murakami et al., 2005). 그런데 복 숭아순나방 주성분 조성에 미량성분인 Z8-12OH가 1%로 첨가 되면 더 강한 유인력을 나타내는데(Han et al., 2001;Yang et al., 2002), 이 성분이 1 ~ 10% 사이로 첨가될 때, 복숭아순나방 붙이에 대한 유인력이 감소하면서 복숭아순나방에 대한 종특 이적 유인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Jung et al., 2013). 두 종 트랩을 같은 포장에 설치하였을 때 종특이적으로 포획한 예로, 두 종의 각각 최대 유인조성 트랩, 즉 복숭아순나방 (Z8-12Ac와 E8-12Ac, Z8-12OH의 95:5:1) 트랩과 복숭아순나 방붙이(Z8-12Ac와 E8-12Ac의 85:15) 트랩에 각 종의 트랩에 대상종이 각각 98,8%와 99.7%로 특이적으로 포획되었다는 경 북 군위와 의성 사과원에서의 연구(Choi et al., 2009) 결과도 있 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이용된 복숭아순나방 대상 트랩에 유인 된 종의 대부분은 복숭아순나방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두 종 의 성페로몬 주성분이 동일한 관계로 본 연구에서 복숭아순나 방 대상 트랩에 복숭아순나방붙이가 상당 비율 같이 유인되었 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복숭아심식나방에 대해서는 수원의 복숭아원에서 단독트랩 과 혼합미끼 트랩들의 유인력이 유사하였다. 수원 복숭아원에 서의 발생 시기는 6 ~ 7월 월동세대로 추정되는 1회 발생과 이 후 7월 하순 ~ 9월 상순까지의 1세대로 추정되는 발생이 관찰 되었는데, 이런 밀도 변동 모습은 단독트랩과 혼합트랩에서 모 두 관찰되었으며 서로 간에 고도의 상관성을 보였다. 따라서 혼 합미끼를 이용하여 복숭아심식나방을 예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복숭아심식나방은 1980 ~ 1982년 사이 수원지방 사과원에서 피해 과실로부터 채집한 유충을 야외에서 우화시 킨 결과에서 6월 상순 ~ 8월 상순과 7월 중순 ~ 9월 중순의 연 2 회 발생이 관찰되었고(Lee et al., 1984), 2010 ~ 2011년 경북 의 성의 자두원에서 성페로몬트랩으로 조사된 결과에서 5월 하순 과 9월 중순사이에 2회 혹은 3회 피크가 발생한 것이 보고되었 는데(Jeong et al., 2012), 이들 보고에서의 발생 양상은 본 연구 에서 네 종류의 혼합미끼에서 관찰된 발생 양상과 유사하였다. 본 연구 및 위의 비교된 자료에서 복숭아심식나방 발생 시기 안 에 여러 번의 발생피크를 보여 세대 구분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는 복숭아심식나방이 6월 하순에 산란되어 발육하는 유충부터 휴면에 들어가면서 8월 중순에 야외에서 발견되는 유 충의 약 50%는 휴면 상태에 있는(Lee et al., 1984) 휴면특성과, 월동 후 용화는 5월 중하순에 시작되며(Lee et al., 1984) 월동 세대 성충이 2번의 발생 피크를 갖는 특성을 보이는(Kim et al., 2000) 월동 후 발육특성, 또 생육시기가 다른 복숭아 품종의 포 장에서 월동세대 성충의 발생피크 시기가 꽤 달라지는(Lee et al., 1983) 기주식물의 영향 등 여러 요인이 개입된 것에 기인하 는 것으로 추정된다. 복숭아심식나방은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경남북 및 전북 사과원에서 과실 피해를 일 으키는 주요 종의 하나였고(Choi et al., 2008), 2010년대 중반 에는 여러 지역에서 수집된 배와 사과, 모과 피해과실에서 유충 들이 발견되었다(Kwon et al., 2018). 따라서 여전히 장미과 과 수의 과실 가해 주요 해충으로 자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단 Kwon et al. (2018)의 보고에서 복숭아와 자두, 살구 과실에서 는 유충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과수종에 따라 이 종의 서식 양상을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복숭아명나방에 대해서는 포획수가 너무 적어 본 연구의 결 과로는 유의미한 분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단 2종 혹 은 3종 혼합미끼 트랩에도 유의한 차이가 크게 없었던 결과와, 발생 시기가 기존 보고와 크게 다르지 않아 어느 정도 혼합미끼 로의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단 복숭아심식나방이 성페로몬이 섞인 2종과 3종 미끼 트랩에서는 7월 말 ~ 8월 사이 의 발생을 관찰할 수 없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 다. 복숭아명나방 발생 시기에 대해서는, 1978 ~ 1980년 전남 곡성의 복숭아, 감(Diospyros kaki)(Ebenaceae), 사과, 배, 밤 (Castanea crenata)(Fagaceae) 등의 유실수에서 일주일 간격으 로 10개 과일에서 채집한 유충들이 야외 망실에서 성충으로 우 화한 시기가 5월 하순 ~ 6월 하순과 7월 초순 ~ 9월 중순에 관찰 된 보고가 있다(Yoon, 1981). 또 1996 ~ 1997년 충남 공주와 경 남 진주, 경남 산청의 밤원에서 유인등과 성페로몬트랩을 이용 한 조사에서 5월 하순 ~ 7월 하순에 1회, 7월 중순 ~ 10월 초순 에 1 ~ 3회 발생피크가 관찰된 결과(Choi et al., 2004)는 본 연 구의 결과에서 연중 최소 3회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 결과와 유 사하였다. 복숭아명나방은 2015년 전남 나주의 배원과 2016년 경북 김천의 자두원 피해과실에서만 극히 적은 수의 유충이 발 견되었고, 같은 시기에 여러 지역에서 채집된 복숭아와 사과, 모과, 살구 과실에서는 동종이 확인되지 않았는데(Kwon et al., 2018), 이는 이 해충이 장미과 과수원에서는 서식 비율이 매우 낮을 가능성을 나타냈다. 따라서 앞으로 장미과 과수원에서 이 해충을 예찰할 필요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까지의 결과로부터, 본 연구에서 다뤘던 3종 나방류의 성페로몬을 혼합미끼로 만들어 예찰할 때, 각 대상종 대한 이들 미끼의 유인력이 심각하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단 복숭아명나방이 2종 혼합트랩에서 어느 시기에는 발생이 탐지 되지 않았던 위험성과 최근의 발생 밀도의 희박성을 고려한다 면, 복숭아명나방을 제외하고 복숭아순나방과 복숭아심식나 방의 2종을 대상으로 2종 혼합미끼는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 각된다. 그런데 위에 언급하였듯이 복숭아순나방 대상의 혼합 미끼 트랩에 복숭아순나방붙이가 같이 포획될 수도 있어, 현장 에서 성충 형태로 구분하거나 실험실에서 정밀하게 종을 동정 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구성성분들이 중복되지 않는 종들의 성페로몬을 하나의 미끼 안에 섞어 대상 해충종들의 발생을 탐지할 때 대상 종들이 혼합유인제에 반응하는 행동에 간섭이 적을 수도 있는 하나의 예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와 비슷한 경우로 간혹 단일종 대상으로 성페로몬 트랩을 운용하여 예찰과정에서 페로몬 일 부 성분이 동일한 이유로 목적종 이외의 다른 종이 유인되어 포 획되는 현상이 있는데, 예를 들면 밤나방과(Noctuidae) 해충들 에서 열대거세미나방(Spodoptera frugiperda) 성페로몬트랩에 뒷흰가는줄무늬밤나방(Mythimna loreyi)이, 파밤나방(S. exigua) 트랩에 뒷흰날개담색밤나방(Athetis dissimilis)이 포획되거나 (Jung et al., 2020) 왕담배나방(Helicoverpa armigera) 트랩에 멸강나방(M. separata)이 포획되어(Jung, J.K., unpublished observation), 비목적종의 발생 시기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 다. 그러나 이들 경우 모두 대상종을 위한 성페로몬 미끼의 종 특이성이 충분한지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았거나, 같이 포획되 는 비목적종의 밀도 변이 양상이 실제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 는지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본 연구와 같이 예찰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4종의 밤나방과 해충들[H. zea, 열대거세미나방, Pseudaletia (Syn. Mythimna) unipuncta, 검 거세미밤나방(Agrotis ipsilon)]을 대상으로 대상 해충들의 성 페로몬 성분들에 공통 화합물이 일부 존재하는 상태로 하나의 트랩에 2종류의 미끼를 같이 장치하거나 2종의 트랩을 인접하 여 설치하는 시도도 있었다(Lopez et al., 1990). 그러나 이 시도 의 대부분의 조합에서 특정 종의 유인력 저하를 가져왔다고 하 여, 공통화합물을 사용하는 종들 대상으로 예찰 활동에 들어가 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도 비록 서로 다른 화합물을 성페로몬 성분으로 사용하는 종들 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대상종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종 의 성페로몬 화합물에 대한 감각반응과 행동반응에 대해서는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혼합미끼를 사용하는 경우 세밀한 실험을 통해 이용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향후 해충 예찰이 무인원격감지 트랩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 전되고 있는 만큼 더 종특이적인 단일종 트랩이 요구될 가능성 도 있어 혼합미끼 트랩의 이용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현실적인 요구에 따라 이런 혼합미끼 트랩을 운영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