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응애(Tetranychus urticae)는 기주범위가 매우 넓은 광식성 해충이며, 사과원에서 가장 문제되는 해충 중 하나이다 (Lee, 1990;Jeon et al., 2000;Lee et al., 2007). 사과원에서 응 애와 기타 해충 방제를 위한 잦은 화학농약의 살포는 점박이응 애의 약제 저항성을 유발하고, 포식성 응애류를 포함한 천적의 밀도를 감소시켜 해충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Jung et al., 2003). 점박이응애는 사과의 잎을 주로 가해하지만, 밀도가 높 아지면 과실의 품질과 익년의 꽃눈 형성 및 착과에도 부정적 영 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1965;Zwick, 1972;McGroarty, 1978;Lee, 1990;Yiem, 1993). 국내에서는 2000 년대에 들어서면서 사과원 초생 관리와 화학 약제 방제 횟수의 저감 등 적극적인 병해충종합관리(IPM, Integrated Pest Manage- ment)전략을 수용하면서 응애류에 의한 문제가 다소 줄어든 경 향이 있다(Jung et al., 2003, 2005; Lee et al., 2007). 사과원의 우점 해충 응애류는 1970년대 사과응애(Panonychus ulmi), 1980년대 점박이응애, 그리고 2000년대부터 다시 사과응애가 우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ee, 1990;Kim and Lee, 2005).
해충의 문제는 작물, 토양, 지표식물 및 동반식물, 주변 경관 및 농작업 관리 등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생태계적 관점 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Croft and Hoyt, 1983;Kim and Lee, 2005). 특히 기주식물은 해충의 생존과 번식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뿐 아니라, 내충성 등의 전략의 기점이 된다. 사과원 제초관리를 통 한 지면의 식물상 단순화 및 화학 비료의 주기적 공급은 사과나 무의 생리적 부영양화를 일으키며, 이는 잎과 과실에 단백질과 탄수화물 함량을 높여 해충 저항성을 약화시키고 해충 감수성 은 높여, 결과적으로 응애류 해충 밀도 증가에 기여하게 된다 (Alizade et al., 2016;Bala et al., 2018). 잎에 있는 잔털의 유무 및 다소, 분비모(grandular trichome)의 역할이나 응애의 천적인 포식응애류를 불러 들일 수 있는 잎의 변형 구조인 Domatia 등 이 점박이응애나 사과응애가 사과 잎을 선택하고 가해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Yiem, 1993;Yiem et al., 1993). 또한 화학물질 의 영향이 중요하며(Kogan, 1977), 응애의 피해를 받은 식물체 에서는 자스민산이나 메틸살리실산 등을 분비하여 천적을 불러 오거나 해충의 추가 유입을 억제하기도 한다(Dicke et al., 1998).
초식성 동물의 성장과 번식은 먹이 식물의 종류에 영향을 받 을 뿐 아니라 같은 종의 식물이라 할 지라도 품종 등 종내 유전 적 다양성에 영향을 받게 된다(van den Boom et al., 2003;Razmjou et al., 2009). 물론 식물의 방어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기주식물 범위가 넓은 광식성 초식자는 식물의 양적 화 학적 방어전략에 대한 반응이 우선시되고, 단식성 초식자는 식 물의 질적 화학적 방어전략에 대한 반응이 우선한다(Dicke, 2000;Ali and Agrawal, 2012). 농업 해충의 먹이식물에 대한 비선호성, 항생작용 또는 내성 등에 의한 기주식물 저항성을 활 용한 해충 방제는 전통적 육종영역에서 최근 분자생물학 분야 의 진보에 힘입어 저항성인자 또는 방어물질 생산 과정의 조절 및 조작 등을 통해, 화학적 방법을 쓰지 않고도 해충 밀도를 억 제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 방제법으로 주목받고 있다(Hyun, 1994, 2008;Sharma and Ortiz, 2002).
국내 재배되는 사과는 대부분 후지 품종이며(69.6%), 쓰가 루와 홍로가 각 10.9,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Lee et al., 2007). 점박이응애는 홍로나 쓰가루보다 후지에서 밀도 형 성이 빠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Han et al., 2003). 1990년대 초반 일부 사과 품종에 대한 점박이응애의 선호성이 잎 표면 구 조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된 이후(Yiem, 1993), 구체적 기 작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진 바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점박이응 애가 사과의 세 품종; 후지, 쓰가루, 홍로에 대한 행동 선호성과 섭식 후 성장과 번식에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 실험하였고, 결과 는 생명표 분석을 통해서 개체군 매개 변수를 추정하였다.
재료 및 방법
점박이응애 사육
점박이응애는 경북 안동시 길안면 소재 사과원에서 채집하 였고, 강낭콩을 기주 식물로 하여 사육하였다. 실험실 조건에서 (25 ± 1°C, 70 ± 10% RH, 16L:8D) 3세대 이상 사육한 이후 실 험에 사용하였다.
사과 품종별 잎 선호성 실험
사과 잎 선호성 실험을 위한 후지, 쓰가루, 홍로의 잎은 안동 시 길안면 소재 농가에서 수집하였다. 8월에 2주 이상 살충제와 살균제를 처리하지 않은 나무의 가지 끝에서 5에서 10번째 잎 을 수집하였다. 수집한 잎은 플라스틱 봉투에 넣고 냉장보관(1 일)한 후 지름 3 cm의 원형 잎 절편을 만들었다. 페트리 디쉬(지 름 10 cm)에 물에 젖은 솜을 깔고, 서로 다른 두 품종의 잎 절편 을 맞대어 아랫면이 위로 향하게 놓았다. 맞대어 놓은 잎 절편 사이에 3 mm 두께의 나무 다리를 올려 놓았다. 교미 후 5일 내 외의 점박이응애 암컷 성충을 나무 다리 위에 방사하고 점박이 응애가 자유롭게 이동하여 선호하는 품종의 잎에 머물면서 산 란할 수 있게 하였다. 방사 후 5일간 머문 위치와 산란수를 기록 하였다. 각 후지:쓰가루, 쓰가루:홍로, 후지:홍로 조합으로 50반 복 실시하였다.
사과 품종에 따른 점박이응애의 미성숙기 발육 기간, 성충 수명, 산란 수
앞서 기술한 대로 품종 별 잎 절편을 준비하였다. 미성숙기 발육을 평가하기 위하여 강낭콩에서 사육중인 점박이응애 성 충이 8시간 이내에 산란한 알 한 개씩을 각각 잎 절편에 올려 놓 고 발육 속도와 사망률을 조사하였다. 환경 조건은 25°C ± 1°C, 70 ± 10% RH, 16L:8D로 하였고, 품종 별 반복은 50개로 하였다.
암컷 성충의 수명과 번식율을 추정하기 위하여, 50마리의 암 컷 성충을 수컷 한 마리와 짝을 지어 품종 별 잎 절편 각 50개에 접종하였다. 접종 후 5일 이내 수컷이 물에 빠지거나 죽었을 때 에는 추가로 수컷을 제공하여 암컷이 교미가 이루어지도록 도 와주었다. 이후 암컷 성충의 수명과 산란 수를 매 12시간 간격 으로 20배 현미경 아래에서 조사하였다. 잎 절편은 5일마다 새 로 교체하였다. 매번 조사할 때마다 새로 낳은 알을 건전한 잎 으로 옮겨 주어, 점박이응애의 약충이 정상적으로 발육하게 하 고 추후 F1의 성비 추정 자료로 활용하였다.
통계 및 생명표 분석
선호성 실험에서 품종 별 체류 비율은 Fisher’s exact test를, 품종간 양자선택 실험에서 산란 수는 t-test를 수행하였다. 세가 지 사과 품종에서 점박이응애의 발육기간과 성비는 분산분석 (analysis of variance, ANOVA)을 통해 분석했고, 평균간 차이 는 유의수준 0.05에서 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통해 사 후 검정하였다 (SAS ver. 8.2; SAS Institute, 2003).
생명표는 연령별 생명표(age-specific life table) 분석방법을 따랐고, 근사추정방식(approximate method)을 통해 생명표 매개 변수들이 계산되었다 (Birch, 1948). 연령별 생존율(age-specific survival rate, )은 집단 내 암컷의 나이가 일 때의 생존율이며, 연령별 생식력(age-specific fecundity, )은 집단 내 나이가 인 암 컷의 평균 산란 수에 F1의 성비를 곱하여 계산하였다. 매개변 수 계산에 사용한 식은 다음과 같았다.
순재생산율(net reproduction rate, R0)
평균세대기간(mean generation time, T)
내적자연증가율(intrinsic rate of increase, r)
계차증가율(finite rate of increase, λ)
배수기간(doubling time, DT)
결 과
사과 품종별 잎 선호성 실험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주요 사과 품종인 후지, 쓰가루, 홍 로 잎 절편에 대한 선호성 분석은 연결 다리에 점박이응애 암컷 을 방사하고 각 품종의 사과 잎 절편을 선택하게 하였다. 그 후 머무르는 위치의 빈도와 산란 수 결과는 다음과 같다(Fig. 1). 후지:쓰가루 처리구에서 점박이응애 체류 비율은 71% : 29%로 후지에 높은 체류 비율을 보였다(Fisher’s exact test, P < 0.01). 후지:홍로 처리구에서도 68% : 32%로 후지에 체류 비율이 높 았다(P < 0.01). 홍로:쓰가루 처리구에서는 47% : 53%로 차이 가 없었다. 산란 수 조사 결과 18.4 : 5.0(후지:쓰가루), 12.6 : 3.6(후지:홍로)로 쓰가루나 홍로보다는 후지 품종에서 높았다 (t-test, P < 0.01). 반면 홍로:쓰가루 처리구에서는 6.4 : 6.2로 차이가 없었다(P > 0.05).
사과 품종에 따른 점박이응애의 미성숙기 발육 기간
점박이응애의 발육기간은 사과 품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 다(Table 1). 점박이응애 암컷의 알에서 성충까지 발육기간은 후지와 쓰가루에서 각 9.5, 9.6일이었고 홍로에서는 10.6일로 길게 나타났다(ANOVA, P < 0.05). 수컷의 발육기간은 기주식 물간 차이가 없었다 (P > 0.05). 알에서 성충까지의 발육기간 중 사망률은 후지에서 20%, 쓰가루 9%, 홍로 14%로 품종별 차 이는 나타나지 않았다(Fisher‘s exact test, P > 0.05).
사과 품종에 따른 점박이응애의 성충 수명, 산란 수
점박이응애의 암컷 성충 수명과 산란 기간은 사과 품종에 따 라 다르게 나타났다(Table 2). 성충 수명은 후지, 쓰가루에서 각 16.8, 17.4일로 차이가 없었으나, 홍로에서는 22.4일로 다른 품 종보다 길었다(ANOVA, P < 0.05). 그리고, 점박이응애의 산 란 전 기간, 산란 기간, 산란 후 기간 모두 홍로에서 가장 길었다 (ANOVA, P < 0.05).
점박이응애의 총 산란 수는 75.9-78.0으로 사과 세 품종간 차 이가 없었다(Table 2; ANOVA, P < 0.05). 또한 일일 평균 산란 수는 홍로에서 가장 적었다(ANOVA, P < 0.05). 각 품종별 F1 세대 성비는 후지에서 0.81, 쓰가루에서 0.86, 홍로에서 0.77로 품종간 차이가 없었다(ANOVA, P > 0.05).
사과 품종별 생명표 분석
사과 품종에 따른 연령별 생존율과 생식력 그래프와 생명표 매개변수 분석 결과를 각 Fig. 2와 Table 3에 나타내었다. 후지 품종에서는 높은 생식력으로 빠르게 많은 산란을 하고 성충 수 명이 평균 수명 이후 빠르게 감소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또한 산란 후 기간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홍로에서는 산 란율도 낮고 성충 수명이 길게 연장되는 패턴을 보여줬다. 순재 생산율(R0)은 쓰가루에서 58.8로 후지 46.4나 홍로 46.6보다 높 았다. 내적자연증가율(r)은 후지와 쓰가루에서 0.212와 0.214 로 차이가 없었으나 홍로에서는 0.179로 낮았다. 평균세대기간 (T)는 후지에서 18.1일, 쓰가루에서 19.0일이었고, 홍로에서 21.5일로 가장 길었다. 개체군 배수기간(DT) 역시 3.27(후지), 3.23(쓰가루) 그리고 3.88(홍로)로 같은 경향이었다.
고 찰
본 연구는 점박이응애가 사과 주요 품종별로 선호성이 다르 며, 발육기간과 번식능력을 포함하는 생명표 정보가 다르게 나 타남을 확인하였다. 점박이응애는 넓은 범위의 기주식물을 먹 이로 하지만, 기주식물별로 적합도가 다르게 적응한 초식자이 다(Fellous et al., 2014). 쓰가루나 홍로 품종의 사과 잎에 비하 여 후지 품종의 사과 잎에서 체류 시간이 길었다. 이는 점박이 응애가 양자 선택의 실험에서 후지 잎에서 발생하는 기주식물 의 화학신호를 인지하여 그 쪽으로 이동한 이후, 섭식 등을 통 해서 식물체의 영양분이나 독성물질을 평가하여 기주 수용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Grbic et al., 2011). 또한 후지 잎에 서 산란 수가 홍로나 쓰가루보다 많았다. 이는 후지 잎이 쓰가 루나 홍로에 비해 더 많은 양분을 제공함으로써 점박이응애 암 컷의 난소를 더 많이 자극하고 산란 수를 높일 수 있는 기주임 을 내포한다(Alizade et al., 2016;Dicke, 2000).
알에서 성충까지 발육기간은 후지와 쓰가루에서는 9.5-9.6 일로 비슷하였지만, 홍로에서는 10.6일로써 조금 더 길었으며, 이는 25°C에서 강낭콩을 기주식물로 조사한 결과들(Lee, 1990;Kim et al., 2001)에 비해 발육기간이 길었다. 암컷 성충의 수명 은 후지와 쓰가루에서 16-17일, 홍로에서 22일로 차이가 있었 으며, Kim et al. (2008)에서 가지를 기주로 한 실험 결과보다 길었다. 총 산란 수는 75.9-78.0개 정도로 품종간 차이가 없었 으며, Kim et al. (2008)의 가지에서의 산란 수(약 130개) 보다 낮은 결과였다.
발육과 성충 수명 그리고 산란 분포는 개체군 성장 변수에 영향을 미친다. 한 마리의 암컷이 생산해 낼 수 있는 다음 세대 암컷 수를 의미하는 순재생산율의 경우 46.4-58.8로 Kim et al. (2008)의 절반 수준이었다. 내적자연증가율은 0.18-0.21 내외 로 가지나 강낭콩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Jung et al., 2005). 따라서, 사과는 점박이응애의 발육과 번식을 위한 최선의 기주 식물은 아닌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토마토, 가지등 가지과 식물 이나 강낭콩 등 콩과식물에 더 잘 적응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점박이응애는 빠른 적응력을 바탕으로 기주식물 적응 계 통이 나타날 경우, 해당 기주식물에서 생물적 적합도가 높아진 다고 보고되었다(Gotoh et al., 1993).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 작 물의 경지면적이 넓지 않고 완전히 폐쇄적인 공간 구조가 적으 며, 도보나 공중 이동 등의 이동수단을 바탕으로 농작물간 이동 이 가능한 다양한 농작물이 혼재하는 상황에서(Jung, 2005), 야 외에서 특정 식물 적응 계통의 출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반면 장미 온실처럼 장기적, 독립적으로 고립된 생태계에서는 가능 할 수도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Lee et al., 2003).
수원지역 사과 과수원에서의 점박이응애 발생 밀도 모니터 링 결과 중 후지와 쓰가루에서 발생 최성기가 7월 중순으로 유 사하며, 개체군 증가율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후지 품종에 더 높 은 밀도를 형성한다는 보고(Han et al., 2003)나 의성지역 후지 와 홍로가 혼재한 사과원에서 발생 최성기가 후지에서 8월 말 경, 홍로에서 9월 초순경으로 서로 차이가 있었으며, 후지에서 밀도가 더 높았다는 관측 결과(Kim and Jung, unpublished)는 사과 품종이 점박이응애 적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지는 쓰가루보다 잎 뒷면에 각종 융모의 크기나 밀도가 적 어서 점박이응애처럼 소형의 초식자의 활동이 비교적 자유롭 다(Yiem, 1993). 식물체의 무기물, 아미노산, 지방산, 탄수화물 등의 화학적 성분의 차이는 기주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Bala et al., 2018). 점박이응애의 선호성에는 식물의 공간 구조 적 특징, 분비모의 유무나 형태, 밀도, 또는 천적이나 천적을 위 한 식물체의 적응구조(예, Domatia) 역시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Yiem et al, 1993;Yiem, 1993). 후지는 엽육세포층이 두 껍고, 홍로에 비하여 잎에서 질소함량이 생육기간 내내 높게 형 성됨이 보고된 바(Ryu et al., 2006), 점박이응애 발육과 번식에 유리한 단백질과 탄수화물 보유가 많을 수 있다. 홍로는 중생종 품종이며, 쓰가루는 조생종 품종으로, 후지에 비하여 일찍 과실 을 형성하고 수확한다. 반면 후지는 만생종 품종으로 11월이 되 어야 수확하는 품종이다. 점박이응애는 이동성이 높은 초식자 이다. 특히 월동처로의 대규모 이동이 일어난다(Lee et al., 1994). 생육기간이 길기 때문에, 점박이응애가 후지를 기주식물로 선 택한다면 월동을 하기 전까지 다른 기주식물로의 이동 요구가 적어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조생종 사과에서 조기 낙엽이 이 루어 진다면 점박이응애는 다른 식물을 찾아가는 매우 위험한 이주를 해야 할지 모른다(Park et al., 1991;Croft and Jung, 2001;Jung, 2005).
후지에서 점박이응애는 쓰가루나 홍로에 비해 생존기간이 짧았으나, 일 평균 산란 수가 가장 높았으며, 총 산란 수는 품종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산란 전 기간은 품종별 차이가 없었 다. 그러나 산란 기간은 후지와 쓰가루에서 짧고, 홍로에서 가 장 길었다. 특히 홍로에서는 산란 기간과 함께 산란 후 기간이 길었다. 점박이응애는 후지에서 좀 더 양호한 영양조건을 바탕 으로 성충의 에너지를 빠르게 산란에 투자함으로서 높은 산란 능력과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으로도 높은 개체군 증가율을 유 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Lee et al., 1988). 반면 홍로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충의 양분 섭취가 제한적일 수 있어 낮은 산란력 을 오랫동안 유지하지만, 총 산란 수는 높지 않아서 개체군 증 가율이 낮았다. 특히 홍로에서 나타난 신장된 산란 후 기간은 자손의 생존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점박이응 애는 방적돌기에서 생산한 거미줄을 이용해, 서식지에 복잡한 그물망 구조를 만들며 이를 통해 포식자로부터 자신과 자손을 보호하는 전략을 가진 CW-u 타입의 응애이다(Saito, 1985). 그 런데 산란 후 기간의 성충은 자손 생산에 직접 기여가 없을 뿐 아니라 포식자를 유인하여 자손의 피식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홍로 잎에는 연모의 밀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잎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포식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Jung et al., 2003).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점박이응애는 세 가지 사과 품종 중 후지의 잎을 가장 선호하였으며, 홍로에서 선호성이나 적합도 가 가장 낮았다. 식물과 초식자의 진화과정에서 협식성 초식자 들은 제한된 수의 식물의 질적 방어 수단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 을 발달시키는 반면, 기주식물 범위가 넓은 광식성 초식자들은 다양한 방어 조건의 식물체를 공략하고 에너지를 섭취할 수 있 는 능력을 획득한다. 따라서 광식성 초식자들은 식물의 양적 방 어망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Ali and Agrawal, 2012; Rioja et al., 2017). 점박이응애는 150종이 넘는 농작물 을 포함하여 1000종 이상의 식물을 가해하는 대표적 광식성 초 식자 중 하나이다(Migeon et al., 2010). 점박이응애가 다양한 식물을 먹이로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식물의 다양한 방어전략을 극복할 수 있는 유전적 배경, 예를 들면 독성물질의 소화, 해독 및 운반저장 등을 확장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Grbic et al., 2011;Kwon et al., 2013). 기주식물 적합도에 대한 다양한 자 료가 축적되고 이해가 넓어진다면, 항객성(antixenosis), 항생성 (antibiosis) 및 내성(tolerance)을 가지는 내충성 작물 육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Sances et al., 1979, 1989; Dicke, 2000). 국내 사과원에도 후지, 홍로, 쓰가루 이외에 최근 다양한 품종이 개 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특히 사과원의 우점 응애가 점박이응애 에서 사과응애로의 변화가 나타나는 바, 다양한 품종과 사과응 애와 점박이응애 품종 선택과 선호성에 관한 자료가 요구된다. 이는 다양한 사과 품종과 익충, 해충 및 절지동물이 혼재하는 과수원에서 사과 품종별 특성을 이용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으 로 종합적 해충 관리를 할 수 있으며, 유용곤충에 대한 부정적 인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