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Brassica rapa L.)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이어 서 기온이 높은 시기에는 정상적인 생육을 하지 못한다. 평지에 비해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랭지에서 여름철에 재배하는 대표적인 단경기 소득작물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 정선, 삼척, 홍천 등 해발 600 미터 이상 포장을 중심으로 6~7월 에 정식하여 8~9월에 수확한다. 지형적, 계절적 특이성으로 인 해 고랭지 여름배추에 발생하는 해충의 발생양상은 평지와는 다른 경향을 보이는데, Lee (2006)는 고랭지배추에 발생하는 해충은 모두 54종으로 그 중 나비목 해충이 26종이라고 보고하 였다. 매년 고랭지배추에 발생하여 피해를 주는 해충은 배추좀 나방(Plutella xylostella L.), 배추흰나비(Artogeia rapae L.), 도둑 나방(Mamestra brassicae L.) 등이다. 특히, 배추좀나방은 배추 과 작물(배추, 양배추, 무, 녹색꽃양배추, 케일, 갓 등)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서(Salinas, 1972;Talekar and Shelton, 1993), 아열대지역에서는 연중 발생하며 일년에 13-14세대 발 생이 가능하며 활동온도 범위는 10℃에서부터 50℃까지이며, 번데기와 성충은 0℃에서도 수 주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 려졌다(Hardy, 1938;Jayarathnam, 1977). 방제를 하지 않으면 52%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히며(Krishnakumar et al., 1986), 방제비용으로 연 10억불이 소요된다고 추정한다(Talekar et al., 1992).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중요해충으로 등장 하였으며(Kim, 1990), 제주도와 대관령을 포함한 모든 지역으 로 분포가 확산되어 발생중이다(NIAST, 2000).
배추좀나방의 생물적 방제 연구는 70년대부터 시작되었으 며, 동남아 지역의 고랭지배추 재배지역에서는 만족할 만한 효 과를 거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Talekar, 1997). 노지 배추포 장에서 배추좀나방 유충에 대해 자연 기생률 30% 내외를 보이 는 기생천적 프루텔고치벌(Cotesia plutellae)을 대상으로 기온 30℃ 이상인 아열대지역에서 배추좀나방 방제 실험이 시도된 바가 있다(Lim, 1992;Waladde et al., 2001). 그러나 프루텔고 치벌은 기온이 높은 평난지에 적응하는 종이어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고랭지에서는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 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대관령지역 고랭지배추의 배추좀 나방을 방제하기 위해 기온이 최대 26℃를 넘지 않는 고랭지조 건에 적응가능한 기생천적 Diadegma semiclausum를 대만에 있는 아시아채소연구개발센터(AVRDC)에서 2001년에 도입 하여 그 가능성을 검토한 바 있다(Kwon et al., 2003).
배추나비고치벌(Cotesia glomerata L.)은 배추흰나비 유충 을 선호하는 내부기생성 고치벌로 알려져 있다(Laing and Levin, 1982;Flint and Dreistadt, 1998;Nakayama et al., 2018). 배추 나비고치벌의 숙주곤충은 국내에서는 배추흰나비, 상제나비, 무늬흰독나방으로 보고되었으며, 세계적으로는 배추흰나비, 도둑나방, 양배추은무늬밤나방 등 77종 이상의 곤충에 기생한 다고 알려졌다(Lin, 2003;Sato and Ohsaki, 2004). 국내에서는 고랭지 여름배추의 배추좀나방 생물적 방제를 위한 기생천적 으로 활용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Kwon and Kwon, 2003). 또한 배추나비고치벌의 야외방사에 따른 활용성을 높이 기 위한 천적 성충에 대한 저독성 살충제 선발(Choi et al., 2007) 및 식물성 향기성분 선발(Yi et al., 2016)이 보고되었다. 이 기생봉은 배추흰나비에서는 15-50개의 알을 낳는 군집성 내 부기생을 하지만(Harvey et al., 2015) 배추좀나방에서는 1개의 알을 낳는 단독 내부기생을 한다(Jung et al., 2006). 이는 배추 좀나방과 배추흰나비를 동시에 생물적 방제할 수 있는 천적자 원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고랭 지배추에 발생하는 주요 해충인 배추좀나방을 방제하기 위해 유충 내부기생성 천적인 배추나비고치벌의 실내 대량사육에 필요한 기초적인 생태적 특징을 파악하고 주기적인 야외방사 를 통한 노지 기생률 변화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배추나비고치벌의 실내사육
농약 무살포 브로콜리밭에서 배추나비고치벌에 기생당한 배추흰나비 유충을 채집한 후(2003년) 사육실에서 기생고치를 얻었다. 실험곤충의 개체군내 지속적 교배를 감안하여 매년 노 지포장에서 배추나비고치벌 고치를 채집하여 실험실 사육개체 와 섞어 주었다. 기생고치를 투명아크릴원통(φ15 × h30 cm)에 넣은 후 기생벌이 우화하면 설탕물 10%를 적신 솜을 투입해서 먹이로 제공하였다. 기주곤충인 배추좀나방은 Kwon et al. (2006)의 방법으로 실내 누대사육하였으며, 배추좀나방 2~3령 유충을 양배추 잎에 접종하여 투명아크릴원통에 넣어 배추나 비고치벌에 노출시켰다. 24시간 후에 새로운 기주로 교체하였 고, 접종된 배추좀나방 유충은 양배추 혹은 배추가 심겨진 포트 로 옮겨서 고치가 형성될 때까지 방치하였다. 고치는 수거하여 10℃ 생육상(Daeil Engineering DGC-701)에 보관하였고, 필 요시 실온으로 옮겨서 우화시킨 후 투명아크릴원통에 넣는 과 정을 반복하였다. 사육실 조건은 23 ± 1℃, 상대습도 60 ± 10%, 광주기 16L : 8D이었다.
배추나비고치벌의 온도별 생육반응
배추나비고치벌의 영기별 발육시험은 다단식 생육상(DS- 8CL, 다솔과학)을 이용하여 여러 상이한 온도에서 수행하였다 (10, 15, 20, 25℃). 습도는 60 ± 10%, 광주기는 16L : 8D에서 진행하였으며, 얻어진 결과를 근거로 발육영점온도와 유효적 산온도를 구하였다(Pruess, 1991). 고치벌의 특성상 기주곤충 의 체내에 알을 낳고 그 알에서 고치가 형성되기 까지를 유충기 간으로 간주하였고, 번데기 기간은 고치 형성 순간부터 고치벌 성충이 나타나는 기간으로 정하였다. 기주인 배추좀나방 유충 의 접종밀도는 매회 200 ± 100마리로 하였는데 실온에서 기생 시킨 후 즉시 각각의 온도별 처리에 들어갔으며, 기생과정에서 치사하거나 기형으로 변한 개체는 제외하였다.
배추나비고치벌의 온도별 성비
온도별 생육반응 실험을 통해 얻은 배추나비고치벌 유충을 다단식 생육상(DS-8CL, 다솔과학)을 이용하여 15, 20, 25℃ 조건에서 사육하면서 성비 실험을 연속적으로 진행하였다. 사 전실험에서 확인한 배추나비고치벌의 온도별 우화기간을 고려 하여 15℃에 저장한 고치는 20일후, 20℃ 저장 고치는 10일후, 25℃ 저장 고치는 7일후에 암수를 구별하였다. 이 때 10℃ 조 건은 우화율이 낮아서 성비 실험에서는 제외하였다. 육안으로 관찰시 배추나비고치벌 성충 복부의 끝에 산란관이 존재하면 암컷으로, 산란관이 없으면 수컷으로 계수하였다. 실험에 사용 한 고치는 각 온도별로 200마리씩 모두 5회에 걸쳐 진행하였다. 성비는 암컷 마리수를 전체마리수로 나눈 값의 백분율로 산정 하였다.
배추나비고치벌 먹이에 따른 수명
투명아크릴원형사육용기(φ10 × h4 cm) 안에 갓 우화한 배 추나비고치벌 성충 30마리씩을 넣고 물 적신 솜 공급 처리구, 10% 설탕물을 적신 솜 공급 처리구, 아무것도 넣지 않은 처리 구를 각각 준비하였다. 수명 조사를 위한 실험조건은 20 ± 1℃, 상대습도 60 ± 10%, 광주기 16L : 8D이었고, 매일 정해진 시간 마다 치사개체수를 조사하였다. 치사 소요일수에 치사개체수 를 곱하였고, 모든 개체가 치사하는 날까지의 값을 합산한 후 전체개체수로 나눈 값을 수명으로 산정하였다. 처리 과정에서 상처입거나 죽은 개체는 수명 계산에서 제외하였다. 처리간 유 의성 검정은 Duncan’s multiple range test (SAS 9.4)로 확인하 였다.
배추나비고치벌 방사에 따른 노지 기생률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고랭지배추 재배포장(면 적 1,000 ㎡)을 선정한 후 2007년부터 연속적으로 실내에서 사 육한 배추나비고치벌 성충 300마리를 8월 초순에 방사하였다. 천적을 방사하기 전에 배추좀나방 유충의 발생밀도를 조사하 여 배추 1주당 평균 0.5마리 이상이면 천적을 방사하였다. 그 이 하로 발생한 경우에는 갓 우화한 배추좀나방 성충을 포장에 방 사하였고, 유충 발생을 조사한 후 천적을 방사하였다. 천적 방 사 7~10일 후에 배추좀나방 유충 100마리를 채집하여 실내로 가져와 배추를 먹이로 공급하면서 유충이 고치 혹은 번데기를 형성할 때까지 사육하였다. 배추나비고치벌 고치 마리수를 총 유충 마리수로 나누어 천적 기생률을 산정하였다. 실내 사육하 는 과정에서 치사한 개체는 기생률 조사에서 제외하였다.
결 과
배추나비고치벌의 온도별 생육반응
배추나비고치벌(C. glomerata) 성충이 배추좀나방 유충에 산란한 이후부터 고치가 형성되기까지의 알-유충 기간 및 고치 에서 성충으로 우화하기까지의 번데기 기간은 생육온도가 높 아질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Fig. 1). 산란 이후 번데기가 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10℃에서는 48.5 ± 7.5일이었고 2 5℃에서는 7.9 ± 1.4일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발육영 점온도는 7.7℃, 유효적산온도는 140.9 DD였다. 번데기가 성 충으로 우화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10℃에서 25.7 ± 3.5일, 25℃에서 4.3 ± 0.5일이었고, 발육영점온도는 8.5℃, 유효적산 온도는 73.5 DD였다(Table 1).
배추나비고치벌의 온도별 성비
서로 다른 3개 온도조건에서 각각 사육한 배추나비고치벌 우화성충의 암수를 조사한 결과, 15℃에서 61.0 ± 4.5%의 성비 를 보였다. 또한 20℃에서 44.2 ± 1.0%, 25℃에서 39.0 ± 2.3% 의 성비를 보여 온도가 낮아질수록 암컷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Fig. 2).
배추나비고치벌 먹이에 따른 수명
천적 성충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시도로서 고치에서 갓 우화 한 성충을 대상으로 설탕액 10%에 적신 솜을 급여해 준 결과 성충 수명은 20.4 ± 0.2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만 급여한 경우 에는 4.7 ± 0.3일의 짧은 수명을 보였고, 아무것도 급여하지 않 은 경우에는 3.6 ± 0.1일로 가장 짧았다(Fig. 3).
배추나비고치벌 방사에 따른 노지 기생률
2007년부터 매해 8월 초순에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을 노지 에 방사한 후 8월 하순에 기생률을 조사한 결과, 햇수가 지날수 록 노지 기생률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Y=0.2696X + 2.8633, R2=0.3994). 가장 높은 기생률을 보인 연도는 2013년 의 7.6%이었고,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6.5%의 기생률을 나 타내었다(Fig. 4).
고 찰
배추나비고치벌(C. glomerata)은 배추흰나비(A. rapae)의 유충 체내에 산란하는 군집성 내부기생자(gregarious endoparasi toid)로서 잘 알려진 천적자원이다(Sato and Ohsaki, 2004). 이 고치벌이 노지에서 배추좀나방(P. xylostella.) 유충 에 산란하여 기생한다는 보고는 국내외적으로 거의 없다(Flint and Dreistadt, 1998;Sarfraz et al., 2005). 이 천적은 국내에서 배추좀나방에도 기생한다는 보고(Kwon and Kwon, 2003)를 시작으로 고랭지 여름배추에 발생하는 배추좀나방의 생물적 방제를 위한 천적으로서의 활용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어 졌다(Jung et al., 2006). 이러한 새로운 곤충천적자원을 개발하 여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내에서의 효율적인 사육법을 확립해야 하고, 주기적인 야외방사를 통해 천적이 제대로 정착 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배추나비고치벌의 사육 법 확립을 위한 기초적인 생태적 특성과 노지에서의 배추좀나 방 기생효과를 검토하기 위해 본 연구가 진행되었다.
내부기생성 천적은 유충 체내에 알을 낳으므로 알의 생육기 간을 외부에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알 과 유충 기간을 합산하여 생육기간을 산출하였는데, 25℃ 조건 에서 성충이 출현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12.2일 소요되었다 (Table 1).
이는 24.26℃에서 15.6일 소요되었다는 Clement and David (1992)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Tagawa (2000)은 야외에서의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의 실제 성비는 0.3 이하를 보이나 태생적 으로는 알의 70% 정도가 암컷 편향성을 보였고, 이는 야외에서 다양한 중기생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암컷의 산란전략으로 해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배추나비고치벌의 암컷 출현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Fig. 2). 이는 해발 400 m 이상의 고랭지 배추밭에서는 암컷이 수컷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천 적 배추나비고치벌의 경우는 배추흰나비에 군집기생을 할 경 우에는 고산지나 평난지 구별없이 일정한 기생률을 보이나 배 추좀나방에 단독기생을 할 경우에는 기온이 낮은 고산지에서 암컷의 비율이 높았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적인 생리, 생태 연구 가 필요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맵시벌의 일종인 Diadegma semiclausum의 경우 고산지에서는 암컷의 비율이 높은 성비를 보이나 평난지로 내려오면 수컷의 성비가 높아졌다(Ooi and Lim, 1989). 배추나비고치벌의 경우도 고랭 지에서는 배추흰나비 뿐 아니라 배추좀나방에도 정상적 기생 활동을 하면서 개체군을 유지하지만 평난지에서는 배추흰나비 에만 기생활동을 하는 것도 이러한 온도반응의 결과라고도 추 정할 수 있을 것이다. Kwon et al. (2006)은 고랭지 배추밭에서 배추나비고치벌에 기생당한 배추흰나비 유충 291마리 가운데 성충으로 우화한 개체 208마리의 암컷 성비는 0.56이었다고 보 고하였다. 군집기생과 단독기생이라는 차이가 성비에 영향을 주는지의 여부는 앞으로 추가 실험이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 인다.
천적을 노지에 방사하기 위해서는 많은 천적을 일시에 확보 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은 우화 후 아무것 도 급여하지 않으면 보통 3-4일만에 죽는다.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은 한번 산란을 할 때 평균 31.5마리를 낳아서(Gu et al., 2003) 이론적으로는 30마리의 배추좀나방 유충을 공격할 수 있다. 따라서 우화 직후부터 짝을 찾고 짝짓기를 하고 기주를 탐색하고 산란을 하는 등의 활동을 끊임없이 해야 하므로 에너 지원 섭취는 필수적이다. 이 때 필요한 에너지원은 탄수화물로 서 화밀(floral nectar), 감로(honeydew) 등으로부터 얻는데, 이 들의 성분은 sucrose, fructose, glucose 등으로 이루어졌다 (McDougall, 1997). 배추나비고치벌에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급여하여 성충의 수명을 연구한 사례는 많다. 성충에 메밀꿀 (buckwheat honey)과 50% sucrose 용액을 급여하여 각각 8~15 일, 23~26일의 수명을 보였으나 이틀 혹은 사흘에 한 번 급여하 는 경우 그 효과는 급격히 줄어들었다(Lee and Heimpel, 2008). 이는 고치에서 갓 우화한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에게 설탕액 10%를 적신 솜을 급여해 준 결과 아무것도 급여하지 않은 경우 보다 성충 수명이 20.4일로 늘어난 본 연구결과(Fig. 3)와 매우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또한 14 종류의 당성분을 배추나비고치 벌에 급여하여 성충의 수명을 조사한 결과 sucrose, glucose, fructose를 급여한 처리구에서 30일 이상의 수명을 보였다 (Wäckers, 2001). 본 실험에서는 sucrose를 주성분으로 하는 설 탕을 급여원으로 이용하여 얻은 결과라서 차이는 있었지만 성 충의 수명을 무처리구에 비해 대폭 늘렸다는 점은 동일하였다. 따라서 실내에서 천적 성충의 대량 확보를 위해 설탕액 10%를 매일 급여하면 20일까지도 수명을 늘릴 수 있어서 일시 대량방 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대량방사를 위해 서는 고치 상태의 천적을 저온에 저장하는 게 효과적이다. 왜냐 하면 본 실험에서 10℃ 조건에서 천적 고치의 저장은 25.7일까 지 가능하여(Table 1), 그 기간 동안 천적 고치를 대량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 평창군 일대 고랭지배추밭에서는 보통 6-7월에 배추묘 를 정식하고 8-9월에 수확하는 재배양식을 가지는데, 배추좀나 방 성충은 7월 초에 주로 발생하여 산란을 하고 유충이 나타나 피해를 준다.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은 배추좀나방 2-3령 유충에 만 집중하여 공격하는 특성을 보이므로(Kwon and Kwon, 2003) 본 연구에서는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을 매년 8월 초순에 방사하였다. 이는 성충 발생 후 2주 전후해서 배추좀나방 2-3유 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시설 내에서의 천적 방사와는 달리 노지에서의 천적 방사는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방사한 천적이 인접한 밭으 로 날아가거나 인근에서 살포하는 살충제의 간접적 영향으로 치사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기온의 변화나 강수 등의 기상영향 을 직접적으로 받아서 천적 기생률은 낮은 편이다. 실제 미국 플 로리다 양배추밭에 프루텔고치벌(Cotesia plutellae)을 4회 연 속으로 야외 방사한 실험에서 배추좀나방 기생률은 3.6~10.9% 정도였다(Mitchell et al., 1997). 그러나 지속적인 천적 방사를 통해 일정한 발생밀도를 유지하면서 정착하게 되면 해충의 초 기 발생밀도를 제어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 다(Talekar and Shelton, 1993). 본 연구에서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2년간 배추나비고치벌 성충을 노지에 방사한 결 과, 시간이 경과할수록 노지 기생률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 을 확인하였으며, 높은 기생률을 보인 연도는 2013 > 2018년 > 2016년 순이었다(Fig. 4). 노지기생률과 기상요인과의 관계를 검토한 결과 6~8월 최고기온이 높았던 2010년, 2013년, 2016 년, 2018년의 경우 대체적으로 노지 기생률도 높았다(PCC, r2=0.7021). 이 시기의 평균 최고기온은 25.5~26.1℃로서 노지 기생률이 낮았던 2012년, 2014년, 2017년의 22.2~24.8℃ 보다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Table 2). 그러나 연도별 기생률에 대한 결정계수(R²=0.3994)가 낮은 것은 다양한 원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연도에 따라 기복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지속적 인 노지 방사로 인한 누적 효과로 추정하기에는 성급한 측면이 있으므로 앞으로 다양한 기상요인, 주변 식생 종류 등의 변수를 대입한 정확한 해석이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장에서 배추좀나방의 생물적 방제용으로 활용하는 천적은 배추나비고치벌과 형태적으로 매우 유사한 프루텔고치 벌이다(Talekar and Yang, 1993). 이 천적은 발육기간이 배추 나비고치벌보다 짧고 배추좀나방에 대한 기생률도 배추나비고 치벌보다 높다(Kim et al., 2006). 그러나 프루텔고치벌이 온도 가 높은 평난지에서는 활발한 기생활동을 보이는 데 반해 배추 나비고치벌은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고랭지에서 활동성과 생존력이 높다(Lim, 1992;Tagawa et al., 1984;Waladde et al., 2001). 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생당한 유충 가운데 평 균 7-8마리가 도중에 치사하였는데, 그 원인이 배추나비고치벌 의 기생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만일 기생에 따른 치사라면 노지 기생률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 생각되며, 따라서 배추나비고치벌은 고랭지 배추재배지역에 발생하는 배 추좀나방과 배추흰나비의 생물적 방제를 위한 천적으로 유망 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