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지벌레는 세계적으로 170여종이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 에서는 122종이 보고된 바 있으며 남부지방에서는 핵과류에 뽕나무깍지벌레가 우점종으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Park and Kim, 1990b). 뽕나무깍지벌레는 관상식물이나 과수에 피해를 주는 주요 해충으로(Beardsley and Gonzalez, 1975;DeBach and Rosen, 1976;Miller and Davidson, 1990) 세계적으로 장미 과에 속하는 복숭아, 매실, 살구, 체리, 뽕나무, 차나무, 키위 등 을 광범위한 기주를 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Van Duyn and Murphey, 1971; Ball, 1980;Hanks and Denno, 1993;Erkilic and Uygun, 1997; Kozarzevkaja, 1988; Mizuta, 2003). 특히 복숭아의 경우 주간부와 가지에 발생하여 피해를 주며 (Kuitert, 1967) 과실에 고착하여 수량성과 상품성을 저하시킨다.
국내 남부지방에서는 연 3세대 경과 후 성충으로 월동하는 데(Park and Kim, 1990a) 수피에 고착된 상태로 월동한 암컷 성 충은 이듬해 봄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수액을 흡즙하면서 산란 을 하게 된다(Park et al., 1995). 교미한 암컷은 1주일의 산란기 간 동안 약 100~150개의 알을 산란한 후 사망한다(Brown and Bennett, 1957). 부화하는 약충의 성비는 1:1이고 먼저 산란된 주황색 알은 암컷이고 백색을 띄는 알은 수컷이며, 알에서 부화 한 약충(crawler) 또한 알과 동일한 색으로 암수를 구분할 수 있 다(Brown and Bennett, 1957). 부화한 약충은 2일 이내에 기주 식물에 고착하여 식물 조직 속에 구침을 찔러 넣은 상태로 흡즙 한다(Brown and Bennett, 1957;Beardsley and Gonzalez, 1975;Miller and Davidson, 2005). 약충은 먹이활동을 시작하면서 분 비하는 왁스물질로 형성된 딱딱한 껍질 때문에 약제에 노출되 지 않아 방제가 어렵다(Van Duyn and Murphey, 1971). 국내에 서도 뽕나무깍지벌레의 생태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이 보고되 어 있지만(Park and Kim, 1990a;Park and Kim, 1990b) 방제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복숭아에 발생하는 뽕나무깍지벌레 1세대 부화 약충의 생태를 조사하여 방제 체계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 용하고자 수행하였으며 재배 작기 중에 발생하는 뽕나무깍지 벌레의 밀도를 낮추기 위하여 살충 효과가 우수한 약제를 선발 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월동 알의 부화시기 조사
경북 김천의 복숭아 과원에서 월동 뽕나무깍지벌레의 알 부 화시기를 조사하기 위하여 2017년 3월부터 2019년 7월까지 7 일 간격으로 매번 월동 뽕나무깍지벌레 10개체 이상 고착된 가 지를 채집하여 관찰하였다. 채집한 가지는 증류수로 충분히 적 신 플로랄폼(23 × 11 × 8 cm, 오아시스 에코노미, 한국)에 꽂아 바트를 넣어 둔 사각 아크릴케이지(50 × 50 × 50 cm) 안에 넣은 후 햇빛이 잘 드는 야외에 두고 매일 실체현미경을 이용하여 부 화특성을 관찰하였다.
월동 암컷 성충의 산란특성 조사
복숭아 나뭇가지에서 채집한 뽕나무깍지벌레 월동 암컷 성충 1개체씩을 가지 채 2~3㎜ 두께로 칼로 잘라 절편을 만든 후 수분 공급을 위해 필터페이퍼 1장을 바닥에 깔고 Φ100 × H40 ㎜의 페트리디쉬(Insect breeding dish, ventilationhole 40㎜, mesh hole 0.053, SPL life science, 경기도)에 넣고 실체현미경을 이용 하여 관찰하였다. 암컷 성충의 깍지로 인해 정확한 산란수를 알 수 없으므로 월동 암컷 성충 1개체에서 부화되어 나오는 약충수 와 부화시기를 매일 조사한 후 부화한 약충은 페트리디쉬에서 제 거하였다. 부화하는 약충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월동 암컷 성충 은 산란을 마친 것으로 간주하고 깍지를 벗겨 깍지 밑 부화하지 않은 알을 합산하여 총 산란수를 조사하였다. 시험은 매년 10반 복 이상 시험하였으며 3년 동안 총 40반복 실시하였다.
부화약충의 살충효과 검정
살충효과가 우수한 살충제를 선발하기 위하여 복숭아 및 매 실에 등록된 깍지벌레 방제용 살충제를 대상으로 부화약충에 대한 살충효과를 검정하였다. 약제 성분 별로 단제와 혼합제를 총 10종(Table.1)을 증류수를 이용하여 추천농도로 희석 후 시 험에 사용하였다. 부화약충 20개체씩 30 cm로 절단한 복숭아 가지에 붓으로 옮기고 약제를 5 ml씩 1회 살포 후 증류수로 충 분히 적신 플로랄폼에 꽂아 두었으며, 대조구는 동일한 방법으 로 증류수를 처리하였다. 부화약충 20개체씩을 옮긴 가지 하나 를 1반복으로 하여 시험은 20반복으로 수행하였다. 부화약충 의 생사여부를 정확하게 판별하기 위하여 처리 7일 후 실체현 미경을 이용하여 약충의 움직임, 갈변정도, 고착 여부를 관찰하 여 사충수를 조사하였다.
통계분석
뽕나무깍지벌레의 부화율 및 10종의 약제 처리구와 무처리 구의 차이를 Steel-Dwass tes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모든 자 료는 평균 ± 표준오차로 표기하였다.
결과 및 고찰
월동 암컷 성충의 산란 및 부화 특성
2017~2019년 동안의 부화약충의 평균 발생시기는 Fig. 1과 같다. 4월 28일부터 부화하기 시작하여 5월 2일에 가장 많은 부 화약충이 발생하였다. 3일 후인 5월5일에는 급격히 반감되고 그 후 2~3일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차 감소하여 5월 12일 후로 는 거의 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월동 뽕나무깍지벌 레에서의 1세대 부화약충 발생기간은 처음 부화된 약충 개체가 관찰된 후 14일정도로 나타났다.
월동 암컷 알에서의 부화율은 77.7%이었다(Fig. 2). 산란을 마친 암컷 성충의 깍지에서 부화 중 치사한 약충은 보이지 않았 으며 갈변되고 수축한 알들이 관찰되었다. 시험 중에 천적이 발 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월동 암컷의 산란 후에 이미 치사한 알이 미부화 된 것으로 생각된다.
Brown and Bennett (1957)은 뽕나무깍지벌레의 산란수는 150~200개로 보고하였고, Bobb et al. (1973)은 미국 남동부에 있는 복숭아와 벚꽃나무에서 뽕나무깍지벌레의 생태를 조사한 결과, 수정된 암컷은 월동 후 4월 중순경부터 산란을 시작하며 암컷 한 마리당 평균 46.5개의 알을 낳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Takeda (2004)는 차나무 포장에서 뽕나무깍지벌레의 평균 산 란수 범위는 70~80개였다고 보고하였다. Kim (2005)은 뽕나 무깍지벌레와 유사한 생활사를 가진 벚나무깍지벌레의 월동 성충은 평균 77개 이상의 알을 낳는 것으로 보이며 최고 169개 까지 알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Park and Kim (1990a)은 뽕나무깍지벌레 실내 발육시험에서 산란수가 55~ 112개로 평균 75개였으며 변이계수(24.6%)가 큰 것은 환경조 건 및 개체에 따라 산란력이 다른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시험 의 결과 또한 월동암컷 성충 1개체의 평균 총 산란수는 58.7개, 평균 부화된 약충수는 45.7개였다. 그러나 총 산란수 20~157개 와 총 부화수 12~140개는 개체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 환경조 건 및 개체 산란력에 따라 차이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부화 약충의 살충효과 검정
복숭아 및 매실 대상 깍지벌레 등록 살충제의 부화 약충 (crawler) 살충효과를 검정한 결과, 시험한 모든 살충제에서 탁 월한 살충효과를 보였다(Fig. 3). Bobb et al. (1973)은 복숭아 와 벚나무에서 여름철 발생하는 부화 약충의 방제에 가장 효과 적인 약제는 Parathion WP였으며 약효도 한 달 정도 지속된다 고 하였으나 현재 강한 독성으로 인해 사용이 중단된 상태이다. 본 실험에서 사용된 모든 살충제들은 유효성분이 다를지라도 부화 약충시기에 노출되면 방제효과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뽕나무깍지벌레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왁스 물질을 분비하 여 딱딱한 껍질을 만든 후 그 속에서 성충이 되며, 껍질이 형성된 후에는 약제를 살포하더라도 몸체에 직접 닿지 않아 방제 효과 를 기대하기 어렵다(Bazrafshan et al., 2010). 따라서 뽕나무깍 지벌레의 효율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부화한 약충이 기주식물에 정착하여 깍지를 형성하기 전 단계에 약제 방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Park et al., 1995; Kim, 2005; Chung et al., 2017).
Tatara (1999)는 약제방제 적기는 부화 피크 후 2~5일의 짧 은 기간으로 제한하고, 1세대 부화 약충은 다른 세대보다 동시 에 다량 발생하므로 약제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하였다. Chung et al. (2017)은 최근 단감에 발생하는 식나무깍지벌레 는 5월 7일 전후로 부화가 개시되어 부화최성기는 5월 14일 전 후였으며, 화학적 방제는 1세대 약충 부화시기에 맞춰서 살포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하였다. 식나무깍지벌레 또한 뽕나무깍 지벌레와 외관상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형태를 지니는 데, 마찬가지로 crawler 단계에서 방제하는 것이 약효를 높일 수 있다고 하였다. 반면 성충단계에서의 약제 방제는 높은 농도 의 살충제를 요구하기 때문에 환경이나 사람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 할 수 있다(Bazrafshan et al., 2010). 국내에서도 2019년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 가 시행됨에 따라 농약사용에 대한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있어 사용시기나 회수 등을 작물보호제 지침서를 확인한 후 방제를 해야 할 것이다.
뽕나무깍지벌레 1세대 약충은 5월 초에 가장 많이 발생해서 약 14일정도 연속적으로 부화하는 특성을 감안할 때 5월 초부 터 3일 간격으로 2~3회 약제 살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 된다. 2세대부터는 개체간 발육의 차이가 커 한 기주에 각 태가 혼재하여 약제 방제 효과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1세대 방제 를 철저히 하여 밀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뽕 나무깍지벌레의 포식성 천적으로 애홍점박이무당벌레(Chilocorus kuwanae), 홍점박이무당벌레 (Chilocorus rubidus), 무 당벌레류 Hormonia axyridis, 기생봉류로는 Aphytis diaspidis, Archenomus orientalis, Apterencyrtus mocrophagus, 총 6종이 보고되어 있는데(Park and Kim, 1990b), 해충의 종합적 방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천적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 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효율적인 뽕나무깍지벌레 관리를 위해서 생물적 방제에 활용할 수 있는 천적들의 탐색, 천연 살충제 등 종합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 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