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채벌레는 과채류, 엽채류 등 다양한 원예작물의 주요 해충 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총채벌레 발생이 증가하여 노지 및 시설 재배지의 채소류뿐만 아니라 과수 및 화훼류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Morse and Hoddle, 2006;Mouden et al., 2017;Reitz, 2019). 국내 총채벌레류는 60여종이 보고되어 있으나 작물에 피해를 끼치는 주요 종은 꽃노랑총채벌레(Frankliniella occidentalis), 대만총채벌레(F. intonsa), 파총채벌레(Thrips tabaci) 및 오이 총채벌레(T. palmi) 등이 있다. 또한, 제주도 감귤에는 볼록총 채벌레(Scirotothrips dorsalis)에 의한 피해가 크다(Hyun et al., 2012). 특히, 꽃노랑총채벌레는 고위해성 바이러스인 토마토반 점위조바이러스(Tomato spotted wilt virus)와 같은 Tospovirus 의 매개충으로서 토마토, 고추 및 담배 등 다양한 작물에 큰 피 해를 주고 있다(Whitefield et al., 2005;Riley et al., 2011).
총채벌레는 발육기간이 짧고, 생식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크기가 작고 꽃이나 가지 사이에 숨는 은밀 행동, 그리고 꽃과 토양을 순환하는 생활환 등 독특한 행동적 특징으로 인해 방제 하기가 쉽지 않다(Morse and Hoddle, 2006;Reitz et al., 2019). 뿐만 아니라 살충제의 과다사용으로 인해 상용화된 주요 살충 제에 대한 저항성이 빠르게 발달되어 화학적 방제가 어려운 실 정이다(Gao et al., 2012). 최근 생물적 방제 및 저항성 품종 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포함하는 종합적 해충방제(IPM)에 대해 활 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Yano, 2004;Mouden et al., 2017).
총채벌레의 포식성 천적으로 이리응애류와 애꽃노린재류가 실 용화되어 있다(Reitz et al., 2019). 지상부에서 서식하면서 총채벌 레 약충 및 성충을 포식하는 미끌애꽃노린재(Orius laevigatus), 으뜸애꽃노린재(O. strigicollis), 오이이리응애(Neoseiulus cucumeris) 및 나팔이리응애(N. barkeri) 등이 알려져 있다(Messelink et al., 2006). 국내에서는 피망재배지에서 총채벌레를 방제하 기 위해 오이이리응애를 적용한 바 있으며(Kim et al., 2006), 오이재배지에서 꽃노랑총채벌레를 방제하기 위해 지중해이리 응애(Amblyseius swirskii)를 시험한 바 있다(Kim et al., 2009).
또한, 토양에 서식하면서 땅에 떨어진 총채벌레의 번데기를 포식하는 토양응애로서 뿌리이리응애[Stratiolaelaps scimitus (Womersley)], 총채가시응애[Gaeolaelaps aculeifer (Canestrini)], 그리고 크기가 큰 포식성 토양응애인Macrocheles robustulus (Berlese)가 상업화되어 현장에 적용한 사례가 보고되어 있다 (Bennison et al., 2002;Berndt et al., 2004;Chambers et al., 1993;Messelink and Holstein-Saj, 2008;Walter and Campbell, 2003). 그러나 국내의 재배환경에서 총채벌레를 방제하기 위 하여 포식성 토양응애를 현장에 적용한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최근 뿌리이리응애를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활용할 수 있는 자가생산기술을 개발하여 보고한 바 있다(Jung et al., 2018). 본 연구에서는 국화 시설재배지에 발생하는 총채벌레 방제를 위하여 자가생산한 뿌리이리응애를 지속적으로 처리하 여 총채벌레의 밀도제어효과를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법
뿌리이리응애의 자가생산
뿌리이리응애는 이중상자법으로 자가생산하여 이용하였다 (Jung et al., 2018). 사육상자는 플라스틱 재질의 내부상자(6.5 L, 31 × 22 × 11 cm3)와 외부상자(22 L, 54 × 36 × 18 cm3) 2개로 구성되었으며, 내부상자에 왕겨를 넣고 뿌리이리응애를 증식하 였다. 뿌리이리응애의 먹이로서 쌀겨에서 사육한 긴털가루응애 [Tyrophagus putrescentiae (Schrank)]를 주 1회 공급하였다. 외 부상자에는 1 L의 물을 채워 넣어서 습도도 유지하고 응애의 탈 출을 방지하였다. 외부상자의 덮개를 닫고 약 4주간 25 ± 1℃, 60 ± 10% 조건에서 사육하였다. 증식된 뿌리이리응애의 밀도 를 간이방법으로 측정하였다. 뿌리이리응애의 왕겨 배지 1 ml 를 흰색 A4 복사지 위에 놓고 움직이는 개체수를 측정하였다. 증식된 뿌리이리응애의 밀도는 평균 30.0 ± 5.7마리/ml이었으 며 한 상자(왕겨 4 L)에 최소 12만 마리로 측정되었다.
뿌리이리응애의 현장적용
총채벌레 밀도억제시험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구미화훼연 구소의 국화 시설재배지(8 m × 15 m)에서 실시되었다. 시험에 사용된 국화는 씨앗을 채종하기 위한 채종용으로서 다양한 품 종이 혼재되어 있었다. 같은 환경조건의 국화 시설재배지 2동 을 선별하여 무처리구와 처리구로 나누어 시험하였으며 각 동 간격은 약 10 m이었다. 처리구에는 2018년 8월 1일부터 9월 27 일 사이에 총 6회 뿌리이리응애를 처리하였는데, 8월에 두 상자 를 1주일 간격으로 4회 처리하였고, 9월에 한 상자를 2주 간격 으로 2회 처리하였다. 뿌리이리응애 사육상자에서 한 국자(50 ml)씩 떠서 토양에 인접한 국화의 뿌리 부위에 1 m 간격으로 처 리하였다. 9월말이후 국화 종자를 채종하여야 하기 때문에 시 험을 종료하였다.
국화 시설재배지의 토양 및 꽃의 높이에 따라 자동온습도측 정기(길우트레이딩, 서울, 한국)를 이용하여 온도를 측정하였 는데 토양 온도는 측정기를 지표 아래 5 cm 지점에 묻어서 측정 되었고 지상부 온도는 온도계를 국화꽃이 피어 있는 높이인 1.5 m 높이에 매달아서 측정되었다. 온습도는 8월초에서 9월말까지 5분 간격으로 자동적으로 기록되었다.
총채벌레 종 동정 및 밀도 분석
국화에서 채집한 총채벌레의 종을 형태적으로 진단하기 위 하여 Hoddle et al. (2008)이 제시한 분류목록표를 활용하였다. 유전자 진단을 위하여 한 개체로부터 genomic DNA를 추출하 여 COI 염기서열을 결정하고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NCBI)의 GenBank database에서 BLASTN algorithm 방법으로 유사성을 분석하였다. COI 유전자를 증폭 하기 위하여 한 쌍의 프라이머(LCO1490와 HCO2198)를 사용 하였다(Folmer et al., 1994).
국화 꽃에 서식하는 총채벌레의 밀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각 처리구별 20개의 꽃을 7일 간격으로 9회 채취하였다. 꽃 속에 있는 총채벌레를 확인하기 위하여 흰색 A4 복사지 위에 국화 꽃을 놓고 꽃잎을 해체하면서 꽃 속에 있는 약충과 성충의 수를 계수하였다. 무처리구 대비 처리구의 총채벌레 밀도 감소율을 계산하였다.
통계 분석
총채벌레의 밀도는 국화 송이 당 약충과 성충의 총 수를 조 사하였으며 포식성 응애 처리구와 무처리구의 차이를 paired t-tes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모든 자료는 평균 ± 표준오차로 표기하였다.
결과 및 고찰
뿌리이리응애의 처리 밀도
이중상자법에 의하여 4주간 증식된 뿌리이리응애의 밀도는 평균 30마리/ml로서 한 상자(4 L)당 총 개체수는 약 12만 마리 로 측정되었다. 뿌리이리응애 한 상자를 국화재배지에 처리한 경우 시설재배지의 뿌리이리응애 처리 밀도는 12만 마리/120 m2 로서 약 1,000마리/m2으로 환산되었다.
총채벌레 밀도 억제 효과
국화 시설재배지의 총채벌레의 종을 동정하기 위하여 형태 및 유전자를 진단한 결과, 꽃노랑총채벌레와 대만총채벌레 2종 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1). 본 연구에서는 각 종에 대한 상대적인 밀도는 측정하지 않았다.
뿌리이리응애 처리에 대한 무처리구와 처리구의 총채벌레 평균밀도를 비교해 본 결과 8월에는 평균 14.3과 7.7마리이고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으나(t = 2.292, P = 0.083), 9월에는 평균 44.0과 15.2마리이고 처리구의 밀도가 감소하였다(t = 5.007, P = 0.015) (Fig. 2A). 9월말 최종적으로 무처리구의 밀도는 53.7 ± 7.0마리인 반면에 처리구의 밀도는 13.5 ± 1.7마리로서 무처리 구 대비 처리구의 총채벌레의 밀도는 74.9%까지 억제되었다. 본 시험결과 국화 시설재배지 토양에 뿌리이리응애를 처리함 으로서 상당한 수준의 총채벌레 밀도억제효과가 있었다고 판 단된다.
꽃노랑총채벌레의 경우 콩의 꽃에 서식하는 약충이 용화하 기 위해서 땅에 떨어지는 비율은 98% 이상이라고 보고한 바 있 다(Berndt et al., 2004). 또한 실험실 수준에서 총채벌레 번데기 에 대한 뿌리이리응애의 포식률은 뿌리이리응애의 밀도에 비 례하는데 최고 80.5%까지 나타났으며 이는 현장적용시에 약 2,800마리/m2로 추정된다고 하였다(Berndt et al., 2004). 본 연 구에서 국화재배지에 처리한 뿌리이리응애의 밀도는 한 상자 처리 시 약 1,000마리/m2 로서 2개월 동안 총 10상자를 6회로 나누어 처리하였고 그 결과로서 무처리구 대비 74.9%의 억제 효과를 보여 주었다. 즉, 기존 연구와 비교하여 본 연구에서 실 시한 뿌리이리응애의 처리 밀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비등 한 수준의 총채벌레 방제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뿌리이리응 애의 처리 량과 빈도를 증가하면 더 높은 방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포식성 응애의 현장적용을 위해 총채벌레 의 발생 밀도에 대한 천적의 최적사용비율을 결정하여야 할 것 으로 판단된다.
시설재배지의 고온 환경의 영향
2018년 7월 24일에서 9월 27일에 국화 채종용 시설재배지 내부의 지상부 온도는 8월 평균 32.0℃, 9월 평균 24.0℃였다 (Fig. 2B). 그러나 지상부의 경우 낮 최고온도가 45℃ 이상으로 올라간 회수가 36회였고, 50℃ 이상인 회수가 22회였다. 지상 부의 상대습도는 8월 65.0%, 9월 평균 72.7%이었고 밤낮의 차 이가 많았다(Fig. 2C). 지하부 5 cm 이하의 온도는 8월 평균 29.0℃, 9월 평균 21.5℃이었는데, 35℃ 이상인 회수가 12회 였다(Fig. 2D). 즉, 국화 시설재배지 내부의 온도조건은 시험기 간 중 상당히 높은 상태였다.
총채벌레의 고온발육한계온도에 관한 실험실 수준의 연구 결과에서 꽃노랑총채벌레 성충은 41℃에서 2시간, 43℃에서 30분이면 100% 사망한다고 보고하였다(Li et al., 2011). 오이 총채벌레(Thrips tabaci) 성충은 42℃에서 2시간, 44~50℃에 서 30분이면 100% 사망하였다(Shibao et al., 2010). 뿌리이리 응애의 발달에 최적온도는 24~28℃, 최적습도는 100%이다 (Wang et al., 2009). 그러나 30℃ 이상의 온도에서 발달기간이 짧아지고, 유충 사망률이 증가하며 산란율이 낮아지고 산란 기 간은 짧아진다(Ydergaard et al., 1997). 본 시험에서 살펴본 8 월달 시설재배지의 현장조건은 치사임계온도보다 높은 온도조 건이 수 일 동안 유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총채벌레의 증식뿐 만 아니라 천적인 포식성 응애의 포식활동이 이루어졌다. 곤충 에 대한 온도의 영향은 재배현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적 및 비생물적 요인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다(Chown and Terblanche, 2006;Colinet et al., 2015). 본 연구에서는 그 중에서 먹이원으 로서 국화식물이 많이 존재하였고, 또한 토양의 습도조건이 높 아서 실험실 수준의 고온치사임계온도보다 높은 조건에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자연상태의 지 속적인 밤낮의 온도차이는 일정온도에서 측정한 치사임계온도 에 영향을 줄 수 있다(Thoeye et al., 1987;Thompson et al., 2013). 현실적으로 시설재배지의 해충 발생이 여름철에 훨씬 증가하지만 이 시기에 천적을 적용하여 친환경적 해충방제를 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본 연구를 통하여 여름철 국화 시설재배지에 발생한 고밀도 의 총채벌레 방제를 위하여 임계치사온도 이상의 고온인 환경 임에도 불구하고 포식성 토양응애의 총채벌레 밀도억제효과가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였다. 지상부의 온도가 45~50℃까지 올라가는 조건에서 지상부 천적들을 적용하기에 는 너무 어려운 환경이므로 지하부에 서식하는 토양천적을 활 용함으로서 여름기간에도 천적을 적용하여 총채벌레를 방제할 수 있는 방법을 검증한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작물 재배시설의 다양한 환경조건에 대한 천적의 효율적인 활용기 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