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가금류 산업에서 집약적 생산시스템의 진화와 더불어 절지동물 해충(닭진드기, 외머거저리 등)의 확산이 문 제 시 되고 있다(Axtell, 1999). 국내 육계 산업 또한 현대화 사 업의 영향으로 더욱 대형화 되고, 90% 이상 사육 전문기업에 의해 사육되는 구조로 사양기술과 방역수준은 향상되었지만, 절지동물 해충에 대한 인식과 관리기술이 낮은 상태에 있다 (RDA, 2016).
특히, 딱정벌레목(Coleoptera) 거저리과(Tenebrionidae)에 속하는 외미거저리(Alphitobius diaperinus (Panzer))는 국제적 으로 가금류 생산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Boozer, 2011), 국내에서도 깔짚을 재활용함에 따라 이 거저리 해충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외미거저리는 전 세계적으로 가금류의 중요한 해충으로 가 금류의 많은 병원체 및 기생충과 함께 다양한 식품매개 질병인 자의 보유원 및 매개자로 알려져 있고(Axtell and Arends, 1990;Despins and Axtell, 1995), 닭이 이 해충의 성충이나 미성숙충 을 섭식하면 사료전환효율과 체중증가를 감소시킬 수도 있으며 (Despins and Axtell, 1995), 이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작업 자들에게 민감한 알레르기를 유발하여 사람의 건강에도 위험 을 초래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Schroeckenstein et al., 1988). 또한 외미거저리는 육계용 계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 가금류 생산자의 난방 및 수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Axtell and Arends, 1990).
본 보에서는 국내 육계농장에 발생하는 딱정벌레류 해충을 정확히 동정하고, 그 중 외미거저리의 발생 및 피해 양상을 보 고하고, 이 해충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소개하 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육계농장에 발생하는 딱정벌레류 해충 및 관련 피해조사
경기도(5개 농장), 충청도(5개 농장), 전라도(5개 농장)에 위 치한 15개의 육계농장을 대상으로 2018년 6월부터 10월까지 육안관찰 및 깔짚으로 이용된 왕겨의 채취, 골판지 트랩을 이용 한 채집(Fig. 1)을 통해 딱정벌레류 곤충의 발생상황 및 관련된 피해를 조사하였다. 골판지 트랩은 육계농장의 바닥 면에 약 1달 동안 설치한 후 수거하여 해체하였다.
육계농장 내 위치별 외미거저리의 발생양상 조사
육계농장 내에서 외미거저리의 분포가 특정 위치별로 어떠 한 양상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 높이 10 cm, 지름 5 cm의 원 통형 케이스 내에 골판지를 넣은 트랩을 급이기 밑, 급수기 밑, 벽면, 중앙부분으로 구분하여 설치하고, 채집된 성충과 애벌레 의 발생밀도를 비교하였다. 골판지 트랩은 육계농장의 바닥 면 에 약 1달 동안 설치한 후 수거하여 해체하였다.
육계농장의 외미거저리에 대한 방제실태 조사
육계농장 내에서 깔짚의 사용방법과 계사의 형태, 방제방법 등에 따른 외미거저리의 발생수준을 비교해 보고자, 10개의 농 가를 대상으로 깔짚을 어떠한 종류로 몇 회, 몇 cm 두께로 사용 하는지 여부 및 계사의 바닥 형태와 조사 당시 병아리의 연령, 계사의 청소 및 방제방법 등을 육안 및 청취 조사하였다.
농장별 위생수준은 깔짚을 1회 사용하고, 외미거저리에 대 하여 방제를 하는 수준을 A로, 깔짚 1회 사용하고, 외미거저리 에 대하여 방제를 하지 않는 수준을 B로, 깔짚을 2회 사용하고, 외미거저리에 대하여 방제를 하는 수준을 C로, 깔짚을 2회 사 용하고, 외미거저리에 대하여 방제를 하지 않는 수준을 D로, 깔 짚을 3회 이상 사용하고, 외미거저리에 대하여 방제하는 수준 을 E로 정하였고, 계사 내 외미거저리의 발생정도는 성충과 애 벌레가 50마리 이하인 경우를 A로, 50~150마리인 경우를 B로, 150~300마리인 경우를 C로, 300마리 이상인 경우를 D로 정하 여 농장의 위생수준과 외미거저리의 발생정도를 비교하였다.
결 과
육계농장에 발생하는 딱정벌레류 곤충의 동정
15개의 육계농장에 발생하는 딱정벌레류 곤충을 채집한 결과, 거저리과(Tenebrionidae)의 외미거저리(Alphitobius diaperinus (Panzer))가 모든 농장에서 매우 높은 밀도로 발생하는 것이 확 인되었고, 5개 농장에서는 풍뎅이붙이과(Histeridae)의 모가슴 풍뎅이붙이(Carcinops pumilio Erichson)가 매우 낮은 밀도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 1).
외미거저리는 darkling beetle, lesser mealworm, litter beetle, shining black wheat beetle, black fungus beetle, black poultry bug, Schmittle beetle, shiny black moldy grain beetle를 포함한 많은 일반명으로 언급되고 있다(Swatonek, 1969;Nolan, 1982). 외미거저리속(Alphitobius Stephens)은 딱정벌레목(Coleoptera), 거저리과(Tenebrionidae), 외미거저리족(Alphitobiini)족의 구 성원으로 세계적으로 16종이 알려져 있다(Wikipedia, 2019). 이 16종 중 외미거저리(A. diaperinus (Panzer)) 및 애외미거저 리(A. laevigatus (Fabricius)) 2종만이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다 (NIBR, 2019). 이들 거저리 곤충은 세계적으로 저장산물과 관 련된 해충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리 중요하지 않은 해충으로 간주되고 있다(Rees, 2004).
이 두 종의 해충은 다음과 같은 형질들에 의해 형태적으로 구별할 수 있다.
외미거저리 성충(Fig. 2A)은 몸길이가 5.5~7.5 mm로 옆쪽 에서 볼 때 글러브 모양인 눈의 안쪽 부분이 낱눈 3~4개 정도로 폭을 이루고(Fig. 2B), 앞가슴등판의 옆가장자리가 위쪽에서는 호를, 아래쪽으로는 수직으로 나타나는 반면(Fig. 2A), 애외미 거저리 성충은 몸길이가 4.5~6.0 mm로 옆쪽에서 볼 때 글러브 모양인 눈의 안쪽 부분이 낱눈 1~2개 정도로 폭을 이루며, 앞가 슴등판의 옆가장자리가 괄호 모양으로 호를 이룬다.
외미거저리 애벌레는 복부마디 II-VII에 3개 이상의 털이 나 있고(Fig. 2C), 복부 끝 마디에 난 강모가 그 등판의 끝을 넘지 않는 반면(Fig. 2D), 애외미거저리 애벌레는 복부마디 II-VII에 2개의 털이 나 있으며, 복부 끝 마디에 난 강모가 그 등판의 끝 부분을 넘어선다.
한편, 매우 낮은 밀도로 발생하고 있는 모가슴풍뎅이붙이의 성충(Fig. 2E)은 몸길이가 1.5~2.6 mm로 몸이 타원형의 판 모 양이며, 검은색 광택이 난다. 더듬이 첫 번째 마디가 특히 길고, 나머지 마디들과 팔굽 모양을 이루며, 끝 3마디가 하나의 공 모 양으로 된다. 눈 밑에는 더듬이를 넣을 수 있는 홈이 있고, 앞가 슴등판의 앞가장자리가 잘록하다. 앞날개에는 각각 7개의 긴 홈(stria)이 있으며, 첫 번째 홈은 앞쪽 끝에서 사라진다. 앞다리 종아리마디는 끝 쪽으로 넓어지며, 끝에 갈고리모양의 돌기가 있다. 앞가슴배판의 중앙 부분은 불룩해져 있다. 성충과 애벌레 는 모두 사료창고 등에서 발생하여 응애나 곤충 등을 포식하며, 특히 파리류의 구더기를 포식한다(NAAS, 2017).
육계농장에서 외미거저리에 의한 피해(Fig. 3)는 대량으로 발생되면 작업자 들에게 불쾌감이나 성가심을 유발하거나 그 들의 사체로 인하여 계사 내 오염을 일으키고 있고(Fig. 3A), 계 사 내 습도가 매우 낮을 경우 애벌레가 수분을 섭취하기 위해 쉬고 있는 병아리의 배쪽 깃털 모낭 주위의 피부를 물어 뜯어 (Fig. 3B) 2차적으로 병원균의 감염을 유발하기도 하며, 다 자 란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기 위해 은신처로 활용하는 단열 벽채 를 갉는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Fig. 3C).
육계농장 내 위치별 외미거저리의 발생양상
육계농장 내의 급이기 밑, 급수기 밑, 벽면, 중앙부분 등 4개 지역에 높이 10 cm, 지름 5 cm의 원통형 케이스 내에 골판지를 넣은 트랩을 설치하여 외미거저리의 성충과 애벌레의 발생밀 도를 조사한 결과, 성충과 애벌레 모두 벽면 ≥ 급이기 밑 > 급 수기 밑 ≥ 중앙부분 순으로 밀도가 높았으나(Tables 2, 3), 통 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육계농장 내 외미거저리의 밀도가 벽면 및 급이기 밑에서 상대적으로 높 게 나타나는 것은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기 위해 은신처로 벽면 을 활용하는 것과 닭의 사료인 동시에 자신들의 먹이인 사료가 많은 급이기 밑을 보다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육계농장의 외미거저리에 대한 방제실태
조사가 이루어진 모든 육계농장에서는 외미거저리를 방제 할 목적이 아닌 일상적인 위생관리 면에서 닭을 출하한 후 물청 소와 소독을 1회 실시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육계농장에서는 외미거저리의 발생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Table 4에 나타난 바와 같이 10개 농가 중 4개 농가는 외미거저리에 대하여 전혀 방제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 되었고, 3개 농가는 농약판매점이나 동물병원에서 추천해 주 는 농약[포레이트(phorate) 입제, 사이퍼메트린(cypermethrin) 유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훈증제]으로 방제를 하고 있었다.
육계농장 내 외미거저리의 발생은 바닥제로 깔짚(왕겨)을 2 회 이상 사용할 경우, 방제 여부와 관계없이 외미거저리가 300 마리 이상 매우 높은 밀도로 발생하였고, 깔짚을 1회만 사용하 고 방제를 할 경우에는 50마리 이하의 낮은 밀도로 유지할 수 있어 깔짚의 사용횟수가 외미거저리의 발생과 매우 밀접한 관 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찰
외미거저리(Alphitobius diaperinus)는 저장산물의 해충으 로 여겨지지만, 이 산업에서 심각한 경제적 위협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외미거저리는 가금류 산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 한 계사 내부의 해충으로 간주되고 있다(Axtell, 1999). Simco et al. (1966)은 가금류 농장에서 외미거저리가 감염되지 않은 계사를 거의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흔히 관찰되는 해충으 로 밝혀져 있으며, 본 조사를 통해서도 국내 거의 모든 농장에 서 외미거저리의 발생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6년 미국 조지 아 주에서는 외미거저리와 관련된 손실 및 방제 비용이 12백만 달러를 초과하였다는 보고가 있다(Guillebeau et al., 2008). 따 라서 외미거저리가 야기하는 문제로 인해 가금류 생산자에게 는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외미거저리 해충으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문제점을 간단히 소개하면,
1. 단열재와 구조물 피해 문제
외미거저리에 의해 육계농장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피해 는 다 자란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기 위해 보호받을 수 있는 적 절한 장소를 찾게 되는데, 적절한 토양을 찾을 수 없을 경우 단 열재 및 목재 구조물로 뚫고 들어간다(Vaughan et al., 1984;Despins et al., 1987). 애벌레의 높은 밀도는 3~4년 만에 스티로 폼 단열재에 상당한 손상을 주어 단열 성능을 무력화시키며 (Hinkle and Hickle, 1999), 그로 인해 단열재의 효과가 20-30% 정도 떨어진다고 하였다(Vaughan et al., 1984;Despins et al., 1987). 알루미늄 피복 우레탄(polyisocyanurate, PIR), 폴리우 레탄(polyurethane), 유리섬유와 같은 다른 단열재도 외미거저 리의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Vaughan et al., 1984;Axtell and Arends, 1990). 따라서, 외미거저리에 의한 단열재의 피해는 에 너지 손실 및 계사를 수리하는 동안 육계를 생산할 수 없는 시 장의 손실, 열악한 환경조건으로 인한 닭의 성장효율 손실로 이 어진다. 외미거저리의 피해가 심한 계사는 피해가 거의 없는 계 사에 비하여 에너지 비용도 67%로 높게 나타났다(Geden et al., 2001).
2. 닭의 활력 문제
육계용 병아리는 제공되는 곡물사료 이외에 종종 깔짚과 모 이접시에 있는 외미거저리의 애벌레를 먹지만, 이를 섭식한 병 아리의 배설물에서 애벌레의 표피가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남 아 있어 물 대변을 보지 못하는 스트레스 징후를 보이는 등 여 러 가지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Despins and Axtell, 1995).
또한, 외미거저리는 습도가 매우 낮을 때 물이 절실하게 요 구되므로 쉬고 있는 닭들의 깃털로 기어 올라가 수분을 얻기 위 해 깃털의 모낭 주위 피부를 물어 뜯는다(Savage, 1992). 이러 한 물어뜯기 행동은 피부의 백혈증(leukosis)과 유사한 진물이 나는 상처나 분홍색으로 부어 오른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괴롭힘을 당하는 닭들은 공격을 피하기 위해 쉼 없이 주위를 맴 돌게 되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전체적인 활력과 사료전환 효율을 저하시킨다(Savage, 1992).
3. 의학적인 문제
곤충에 의한 병원균의 전파는 인간과 동물 모두의 건강에 부 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기에 세계적으로 큰 관심거리이다. Goodwin and Waltman (1996)은 7개 가금 농장에서 외미거저 리를 채집하여 일반적인 조류 병원균을 검사한 결과, 외미거저 리가 면역억제 바이러스 및 살모넬라(Salmonella)와 같은 세균 을 포함한 여러 가지 병원균들의 매개자로 역할을 하므로 그들 과 접촉하는 닭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또한, 외미거저리의 존재와 관련하여 인체의 건강과 관련된 보다 직접적인 관심사가 알려져 있다. 외미거저리에 대한 직업 상 과민성의 첫 번째 사례로 1988년 미국에서 천식, 비염, 결막 염, 두드러기, 혈관부종의 증상들이 작업자 3명에게서 나타났 다(Schroeckenstein et al., 1988). 이러한 건강 문제 중 일부는 외미거저리가 포식자에 대한 방어기작으로 이용되는 벤조퀴논 (benzoquinone)을 생산한 데에 기인한다고 한다(Tschinkel, 1975).
4. 불쾌감 문제
외미거저리와 관련된 문제는 육계용 시설을 넘어 인근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외미거저리 방제에 있어 깔짚의 제 거가 중요한 측면으로 여겨지지만, 깔짚 속에 대량의 살아있는 외미거저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분산 및 재감염의 수단으로 도 역할을 할 수 있다(Calibeo-Hayes et al., 2005). 또한, 육계농 장에서 사용된 깔짚을 두엄으로 사용할 경우, 야행성을 보이는 외미거저리 성충이 인공조명에 끌려 주거지역으로 대규모 이 동하게 된다면, 값 비싼 소송과 지역사회와 좋지 않은 관계를 초래할 수도 있다(Miller, 1997).
가금류 생산시스템은 인구 증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세 계적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병아리를 고도로 통합된 농장에 가 두어 사양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집약적 시스템으로 전환하였다 (McCrory and Hobbs, 2001). 이러한 생산시스템의 전환은 현 재 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육류의 거의 1/3을 차지하는 가금육 생산에 급속한 증가를 가져왔다(Scanes, 2007). 반면, 상업적인 가금류 산업의 진화와 더불어 우리는 이러한 생산 시 스템에서 절지동물 해충들의 확산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Axtell, 1999). 특히, 육계농장에서 외미거저리 해충은 국제적 인 차원에서 가금류 생산자들에게 막대한 도전을 안겨주고 있 으며, 이들 개체군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앞으 로 이에 대한 적절한 방제방법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