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norhabdus와 Photorhabdus 속에 속한 세균들은 곤충병원 선충 소화관에 자리하는 장내세균으로 숙주 선충과 상리공생 관계를 지닌다(Akhurst, 1980;Boemare et al., 1993). 세균과 선 충 사이에도 종 특이적 관계성을 가져 한 종의 선충은 단일 세균 과 이러한 공생관계를 갖는다(Stock and Goodrich-Blair, 2008). 여기서 Xenorhabdus에 속한 세균은 모두 Steinernema 속에 속 한 선충에 공생하며, Photorhabdus에 속한 세균은 Heterorhabditis 속에 속한 선충에 공생한다. 현재까지 Xenorhabdus 속에 속한 세균은 27종이 알려져 있으며(http://www.bacterio.net/Xenorhabdus) 이들이 공생하는 Steinernema 속한 선충은 100종 이상 이 알려져 있어 하나의 세균 종은 한 종 이상의 선충을 숙주로 가질 수 있다(Yooyangket et al., 2018). 유사하게 약 19종의 Photorhabdus 속에 속한 종이 있고(http://www.bacterio.net/ Photorhabdus) 이들의 숙주는 Heterorhaditis 속에는 26종이 보 고되고 있다(Campos-Herrera et al., 2012).
두 속에 속한 선충과 마찬가지로 Xenorhabdus와 Photorhabdus 는 서로 독립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Godjo et al., 2018). 그러나 이들이 보이는 생활사는 상호 유사하여 수렴진 화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Gaugler, 2002). 즉, 감염태 유충 선 충이 대상 곤충의 개구부(입, 항문, 기문)를 통해 체내로 침입하 게 된다(Dowds and Peters, 2002). 체내로 들어간 선충은 다시 체강벽을 뚫고 혈강으로 들어가 자리하게 된다. 이때 감염태 선 충 장내에 자리한 공생세균이 입이나 항문을 통해 배출된다 (Forst and Clarke, 2002). 혈강으로 배출된 세균은 자신과 자신 의 숙주인 선충을 곤충의 면역반응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곤 충 면역을 억제하게 된다(Eom et al., 2014a). 곤충 면역은 고도 로 발달된 선천성 면역반응으로 구성되며 크게 세포성 및 체액 성 면역으로 나뉘게 된다. 이러한 면역반응은 외래인자를 인식 하는 단계에서 인식 신호를 면역기관으로 전달하는 중개단계 및 최종적으로 면역반응을 발휘하는 체계적 단계를 지니게 된 다(Gillespie et al., 1997). 이때 세포성 및 체액성 면역반응을 모두 중개하여 주는 물질이 아이코사노이드(eicosanoid)이다 (Kim et al., 2018a).
아이코사노이드는 탄소수 20개의 불포화지방산인 아라키 도닉산(arachidonic acid, AA)이 산화되어 형성된 물질류의 총 칭이다(Corey, 1980). 즉, 인지질을 기질로 sn-2 위치에 붙은 지 방산을 가수분해하는 효소인 phospholipase A2 (PLA2)의 작용 으로 AA가 유리되면 cyclooxygenase의 작용으로 프로스타글 란딘(prostaglandin)류의 아이코사노이드가 만들어지거나 또 는 lipoxygenase의 산화작용으로 류코트리엔(leukotriene)류의 아이코사노이드를 형성하게 된다(Stanley, 2000). 최근 곤충류 에서도 나타나는 eicosatrienoic acid류의 아이코사노이드가 특 이적 epoxidase에 의해 형성되게 된다(Xu et al., 2016). 이들 아 이코사노이드는 생식과정, 물질 분비과정 및 면역 과정에 관여 하는 것으로 곤충을 포함한 동물류에서 밝혀졌다(Stanley and Kim, 2014).
곤충병원세균인 Xenorhabdus와 Photorhabdus는 다양한 이 차대사산물을 생성한다(Bode, 2009). 이들 물질 가운데에는 곤 충의 면역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는 데 Kim et al. (2005)은 일찍 이 이들 두 세균이 모두 공통적으로 곤충의 PLA2 효소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실제로 Ji et al. (2004)은 benzylidenacetone이라는 물질이 Xenorhabdus nematophila 세균에서 분비되어 곤충의 면역을 억제한다고 보고하였다. 이 물질은 이 후에 Shrestha and Kim (2009)에 의해 직접적으로 PLA2를 억 제한다고 밝히게 되었다. Seo et al. (2012)은 두 종의 세균을 대 상으로 이들의 이차대사산물 가운데 7종이 곤충의 PLA2 활성 을 억제한다고 동정하여 발표하였다. Shi and Bode (2018)는 이들 세균들이 종에 따라 상이한 이차대사산물을 생성한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이들 곤충병원세균의 새로운 종 또는 변이 종의 발견은 새로운 이차대사물질의 동정을 기대할 수 있다.
아이코사노이드 생합성 억제물질은 해충 방제에 응용되었 다. 다양한 곤충 생리 반응에 아이코사노이드가 관여하기 때문 에 이들 물질 자체가 갖는 곤충 발육 억제 효과가 있다(Kim et al., 2018a). 그러나 대부분 상용화된 해충 억제제는 기존의 생 물 농약의 살충 효과를 높여주는 약제로 응용되었다. 특히 Bacillus thuringiensis (Bt)의 살충효과를 높여주는 데 이용되 었다(Eom et al., 2014b). 이는 Bt 살충 기작에 곤충이 보이는 면 역작용이 제한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나비목 해충이 기존의 Bt에 대해서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어 이들 세균 유래 이차대사물질의 이용은 보다 확대될 것으 로 전망된다.
배추좀나방(Plutella xylostella)은 Bt에 대해서 최초로 야외 집단에서 저항성을 나타낸 예가 된다(Tabashnik et al., 1997). 십자화과 작물을 가해하는 배추좀나방은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으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다(Furlong et al., 2013). 이 해충이 어떻게 미생물농약인 Bt에 대해서 저항성을 발달시 켰는지는 이들의 빠른 생활사 및 높은 생식력에서 기인된 것으 로 해석된다(Talekar and Shelton, 1993). 따라서 배추좀나방을 대상으로 Bt의 활성을 높여주는 기능성 물질의 탐색은 이 해충 을 친환경 미생물제제인 Bt로 효과적으로 방제하는 유용성을 주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최근 Kim et al. (2018b)에 의해 국내 토착 곤 충병원성 선충인 Steinernemalongicaudum에서 분리한 새로 운 곤충병원성 세균인 Xenorhabdus ehlersii KSY을 이용하여 배추좀나방에 대한 면역억제 능력과 이를 기반으로 이 세균 배 양액이 Bt의 살충력을 높일 수 있는 지를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곤충
배추좀나방(P. xylostella)과 콩명나방(Maruca vitrata)이 본 연구에 이용되었다. 배추좀나방은 안동시 송천동 소재의 배추 밭에서 채집한 후 농약을 처리하지 않고 누대배양하여 사용하 였다. 콩명나방은 2004년 수원시 인근 팥 포장에서 채집한 곤 충을 이용해 누대사육 후 실험에 이용하였다. 유충단계에서는 배추좀나방은 배추, 콩명나방은 인공사료(Jung et al., 2007)를 각각의 먹이로 사용하였다. 성충의 경우 모든 성충을 10%의 설 탕물로 사육하였으며, 온도 25 ± 3℃, 상대습도 660 ± 10%, 광 조건 16:8 h (L:D)를 유지하였다.
세균 배양
Kim et al. (2018b)에 위해 동정된 X. ehlersii KSY 균주를 이 용하였다. 이 세균을 tryptic soy broth (TSB, BD, Heidelberg, Germany)에서 28℃에서 48시간 배양하여 사용하였다.
미생물제제 제조
본 실험에서는 시판되는 Bt 미생물제제는 BtK (B. thuringiesis subsp. kurstaki)는 스콜피온™이라는 상품명으로 (주) 한얼사이 언스에서 구입하였다. 또 다른 Bt 제제는 BtA (B. thuringiensis subsp. aizawai)로서 젠타리™라는 상품명으로 (주) 농협케미 칼에서 구입하였다. X. ehlersii 세균을 TSB 배지를 이용하여 28℃에서 48시간 배양한 후 8,000 x g에서 30분간 원심분리 하고 얻은 상층액을 이 세균의 배양액(Xe)으로 시험에 이용하 였다. 이 Xe 배양액에 소정의 농도의 Bt를 녹여 제조한 혼합 미 생물제제를 XeBt라 명명하여 실험에 이용하였다.
X. ehlersii 혈강 주입 및 살충력 분석
상기와 같이 TSB에서 배양된 X. ehlersii 세균을 멸균수로 희석하여 농도별로 준비하였다. 세균의 농도는 colony-forming unit (CFU)로 표기하였으며, CFU는 tryptic soy agar (TSA)에 도말하여 얻어진 균총의 수를 계수하여 산출하였다. 병원성은 서로 다른 세균 농도의 현탁액을 배추좀나방 4령충에 1 μL 부 피로 미량주사 후 2~4시간별로 22시간 경과까지 사망 개체를 관찰하고 사망률을 측정하였다. 각 농도는 10마리씩 3반복으 로 실시되었다.
혈구활착행동 분석
배추좀나방 4령충을 70% 에탄올에 5초간 침지시킨 후 다시 멸균수로 세척하였다. 이후 복부 다리를 자른 후 나오는 혈림프 를 항응고 완충 용액(98 mM NaOH, 186 mM NaCl, 17 mM Na2EDTA, 41 mM citric acid, pH 4.5)에 모았다. 채집한 혈림 프를 30분간 얼음에 반응시킨 다음 800 × g의 원심력으로 3분 간 분리한 후 상등액을 곤충세포배양액인 TC-100 (Hyclone, Daegu, Korea)으로 치환하였다. 이 세포 현탁액 9 μL에 1 μL의 처리 용액과 혼합하여 cover glass에 놓은 후 40분간 암실처리 한 후 위상차현미경(Olympus, Tokyo, Japan)으로 세포의 허족 성장을 관찰하여 혈구활착 행동을 계수하였다. 세포 내 F-actin 성장을 관찰하기 위해 이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phalloidin 단백질에 fluorescein isothiocyanate (FITC) 붙여 Ahmed et al. (2018)의 방법으로 반응 시킨 후 형광현미경 (DM2500, Leica, Wetzlar, Germany)에서 400배 배율에서 관 찰하였다.
생물검정
생물검정을 엽침지법을 이용하였다. 즉, 소정의 농도로 미생 물제제를 희석하였다. 이 현탁액에 배추잎(1 × 1 cm)을 10분간 침지하였다. 물기를 제거한 후 직경 90 mm 사육용기에 놓고 배 추좀나방 2령 유충을 처리하였다. 처리 전 유충은 12시간 절식 하여 처리된 배추잎의 섭식을 촉진시켰다. 처리된 먹이는 24시 간 공급되었고, 이후는 무처리 먹이로 조사기간 동안 공급하였 다. 콩명나방은 인공사료(1 cm3)를 상기와 동일한 방법으로 처 리하였다. 각 처리는 3반복하였으며, 각 반복은 10마리의 유충 을 대상으로 하였다. 사망 유무에 대한 판정은 핀셋을 이용해 머리, 가슴, 배를 차례로 누른 후 자의적인 움직임이 없을 시 사 망으로 간주하였다.
간이포장실험
시판되는 배추(삼보엇갈이, 신젠타종묘)를 실내 간이포장 (토비랑 상토2호, 백광비료)에 재배하였다. 이후 포기마다 실 내 사육한 50마리의 배추좀나방을 방사한 후 분무기를 이용하 여 소정의 미생물제제를 살포하였다. 실험단위는 배추 포기였 으며 처리 당 3반복하였다. 각 배추포기에 미생물제제 현탁액 이 10 mL이 살포되었다. 조사 기간 평균 온도는 20~25℃를 유 지하였다.
약해 검정 실험
미생물혼합제 XeBt의 배추 유묘 성장에 대한 약해가 시판되 는 배추(삼보엇갈이, 신젠타종묘)를 이용하여 분석었다. 발아 1일 후 증류수를 대조로 XeBt 기준량과 배량으로 처리하였다. 약해 유무는 어린 잎의 변색 및 시들음으로 판정하였다.
결 과
X. ehlersii - 곤충병원성
X. ehlersii KSY는 공생선충인 S. longicaudum에서 유래되 었다(Kim at al., 2018b). 이 세균은 선충에서 추출되면 일차 변 이형(primary form)으로서 NBTA 배지에 파란색 균총을 형성 한다(Fig. 1A). 병원성을 검정하기 위해서는 갓 배양한 살아있 는 세균(Fig. 1B)을 이용하였다. 이 세균을 다양한 농도로 배추 좀나방 유충 혈강에 주입한 결과 주입 농도에 비례하여 살충력 이 증가하였다(Fig. 1C). 최저 농도가 5.8 × 103 CFU/larva 이상 이면 20시간 경과후 100% 살충력을 나타내었다. 처리 16시간 을 기준으로 반수치사농도를 계산하면 약 147 CFU/larva를 기 록하였다. 그러나 이 세균을 섭식 처리하면 전혀 살충력을 나타 내지 않았다.
X. ehlersii - 곤충면역억제 능력
배추좀나방 혈구세포는 뚜렷한 혈구활착(hemocyte-spreading) 행동을 보였다(Fig. 2A). F-actin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phalloidin 단백질이 이 혈구세포의 세포질 모양 변화를 나타내 주었다. 약 45% 이상의 혈구세포가 이러한 혈구활착 행동반응 을 보이는 반면, X. ehlersii 배양액을 첨가하면 약 30%로 감소 하는 유의한(P < 0.05) 차이를 나타냈다(Fig. 2B). 그러나 아이 코사노이드 생합성 전구물질인 arachidonic acid (AA)를 세균 배양액에 추가하면 억제된 혈구활착행동에서 뚜렷한(P < 0.05) 회복을 나타내었다.
X. ehlersii 배양액의 Bt 살충력 증가효과
X. ehlersii 배양액의 곤충면역 능력 감소 효과로 Bt 세균의 병원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증명하기 위 해 낮은 Bt 농도를 이용하여 Bt 단독 또는 Bt와 X. ehlersii 세균 배양액의 혼합물을 배추좀나방을 대상으로 살충력을 비교하였 다(Fig. 3). 세균 혼합액은 처리 24시간 경과 후 Bt 단독처리에 비해 2.3배 이상의 살충력을 보였으며 48시간 경과하면 Bt 단 독은 약 40%의 살충력을 보인 반면 혼합물은 약 70% 살충력에 도달했다. 이상의 세균 혼합물 살충력 상승효과가 다른 나비목 곤충에 대해서도 나타나는 지를 살펴보기 위해 콩명나방(M. vitrata)에 적용하였다(Fig. 4). 여기에서도 X. ehlersii는 Bt의 살충력을 현격히 증가시켰다. 두 종류의 Bt가 이용되었으며 Bt aizawai (BtA)가 Bt kurstaki (BtK)에 비해 높은 살충력을 보였 다. X. ehlersii는 두 Bt 모두의 살충력을 증가시켰다.
간이포장을 이용한 방제시험
X. ehlersii 배약액과 Bt 세균의 혼합액을 “XeBt”로 명명하 였다. XeBt의 살충력을 간이포장 조건에서 검증하였다(Fig. 5). 배추가 심겨진 포트에 배추좀나방을 접종하였다. 각 실험 단위 는 배추 포기였으며 각 배추 포기에는 50마리 이상의 배추좀나 방 3,4령이 방사되었다. XeBt 처리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배 추좀나방의 생존율을 감소시켰다. 이러한 감소는 처리 3일까 지 지속되었으며 이후에는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Bt 단독에 비 해 XeBt는 방제가가 높았다(Fig. 5A). 배추좀나방 유충섭식에 따라 배추잎 가해정도를 산출하였다(Fig. 5B). 이때 XeBt는 Bt 단독에 비해 현격하게(P < 0.05) 배추 피해 감소를 보였다. 배 추 유묘를 대상으로 XeBt의 약해를 조사한 결과 기준량(BtK 농도: 30 ppm) 및 배량(60 ppm)에서 약해를 나타내지 않았다.
고 찰
국내 토착 곤충병원선충으로부터 분리된 X. ehlersii 세균의 해충방제 응용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이 세균의 병원성 및 병원성 기작을 분석하였다. 이 를 토대로 이 세균이 기존의 생물농약인 Bt 약제의 살충력을 증 가시킬 수 있는 지를 검증하였다.
혈강 주입을 통해 X. ehlersii 세균을 주입한 결과 세균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살충력의 증가를 나타냈다. 무처리 대비 뚜렷한 살충력은 개체 당 102 CFU를 처리할 경우 나타났다. 이러한 낮 은 농도에서 살충력을 보이는 것은 높은 병원성을 나타내는 것 으로 기존에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 나비목 해충에 대해 서 X. ehlersii의 반수치사 세균수가 약 90 CFU에서 기록된 것에 비추어 이해된다(Kim et al., 2018b). 따라서 불과 수 백 마리의 X. ehlersii 세균이 배추좀나방 혈강에 침입할 경우 대상 곤충은 24시간에 치사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세균에 의 한 살충력은 중독증(toxemia) 및 패혈증(septicemia)의 두 가지 관점에서 이해된다. 중독증은 Xenorhabdus 세균류가 분비하는 독소단백질에 기인된 것으로서 이들이 ADP ribosyltransferase 로서 작용하여 감염 곤충세포의 삼투압 조절 붕괴를 유발하여 세 포는 물론이고 개체 전체를 치사에 이르게 한다(ffrench-Constant et al., 2003;Waterfield et al., 2009;Gatsogiannis et al., 2013). 다른 작용은 패혈증 유발로서 대상 곤충의 면역 능력을 무력화 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세균이 혈강에서 증식하면서 일어 나는 현상으로 이해된다(Park and Kim, 2000). 본 연구는 이 후 자의 살충 기작에 비중을 두고 보다 분석을 진행하였다.
X. ehlersii 세균은 배추좀나방의 세포성 면역을 억제시켰다. 본 연구에서는 세포성 면역반응 가운데 하나인 혈구세포 활착 능력을 이용하여 X. ehlersii가 면역 억제 능력을 갖는 것을 보 였다. 배추좀나방의 혈구는 과립혈구와 부정형혈구가 80% 이 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편도혈구, 소구형혈구 및 원시혈구로 구성된다(Nalini and Kim, 2007). 이 가운데 과립혈구와 부정 형혈구는 세균의 침입에 특징적 혈구 활착행동으로 식균작용, 소낭형성 및 피낭형성의 세포성 면역에 관여하게 된다. 이러한 혈구활착 행동은 세포내 골격 구조의 재배치에 따라 세포질의 이동이 수반되어야 한다(Lavine and Strand, 2002). 여기에 세포 질이 신장되는 부분에 국부적 세포의 부피 변화를 일으키기 위 해 수공을 통한 수분이동이 필요하다(Ahmed and Kim, 2019). 혈구세포의 활착을 유발하는 데 다양한 국부적 호르몬의 작용 이 일어나게 된다. 이 가운데 부정형혈구활착펩타이드(plasmatocyte- spreading peptide, PSP)의 중개작용이 보고되었다(Clark et al., 1997). 이 펩타이드는 혈구세포에 Methuselah 유사 수용 체를 통해 세포내 액틴필라멘트의 재배치를 통해 혈구활착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Sung et al., 2017). 또 다른 중 개인자로 생명체 유래 모노아민류인 옥토파민 및 세로토닌이 주요한 혈구활착 유발인자로 알려졌다(Baines and Downer, 1994). 더불어 일산화질소(NO)는 또한 PSP의 작용을 중개하 여 항생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하고 세포 활착을 유발하였다 (Ishii et al., 2013). Park et al. (2013)은 PSP와 모노아민류가 PLA2의 활성을 높여 아이코사노이드류의 작용으로 이러한 혈 구활착을 중개한다고 밝혔다. 유사하게 NO도 아이코사노이드 의 생합성을 유발하여 혈구활착 행동을 중개한다고 보고하였 다(Sadekuzzaman et al., 2018). 다양한 화학 구조를 지닌 아이 코사노이드가 세포 특이적으로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이러한 면역 조절의 가장 하위단계에서 아이 코사노이드가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이해된다.
X. ehlersii의 배양액은 혈구세포의 활착 행동을 억제하였다. 이러한 세포성 면역반응의 억제 현상은 아이코사노이드 생합 성 전구물질인 아라키도닉산(arachidonic acid, AA)을 추가한 경우 뚜렷하게 회복하여 이 세균의 대사물질에서 아이코사노 이드 생합성 억제물질에 기인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는 Kim et al. (2018b)이 X. ehlersii의 세균 배양액에서 oxindole의 화학 적 동정을 나타냈다. Oxindole은 낮은 농도에서 PLA2 활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었다(Seo et al., 2012). 따라서 본 연구에서 보여준 X. ehlersii의 면역억제효과는 이 세균이 분비 하는 이차대사산물에 의해 유발되었으며 이들 가운데 oxindole 과 같은 아이코사노이드 생합성 억제자에 의해 유발되었을 것 으로 판단된다.
X. ehlersii는 Bt 약제와 혼합할 경우 현격한 살충력 상승을 나타냈다. 이러한 살충력 상승효과는 X. ehlersii가 갖는 곤충 면역억제효과에서 기인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Bt 감염이후 곤충 장내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살펴보면 곤충의 면역 능력이 Bt의 살충기작에 제한 요소가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Wu and Yi, 2018). Bt는 포자를 형성하는 세균으로서 포자 주변에 결정체 단백질을 만드는 데 이 단백질이 곤충의 중장세포를 파 괴하는 독소단백질이다(Berry and Crickmore, 2017). 이 독소 단백질을 구조에 따라 Cry라 부르는 데 이 단백질들은 아미노산 서열의 유사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분류된다(Crickmore et al., 1998). 이 가운데 Cry1Ab 단백질의 경우 살충기작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데, 이 단백질을 이루는 세 영역 가운데 영역 II가 곤충 중장세포 막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결합하고 구조변경을 통해 영역 I이 세포막을 투과하면서 중장세포막에 구멍(pore) 을 형성하게 되고 이를 통해 중장세포는 삼투조절 능력을 상실 하고 세포치사로 이르게 된다(Bravo et al., 2011). 중장의 세포 가 치사한 후 기주 곤충의 장내미생물이 혈강으로 들어가 패혈 증을 유발하여 개체 사망에 이르는 데(Broderick et al., 2006), 이 과정에서 기주 곤충은 면역작용을 통해 미생물의 침입을 방 어한다(Grizanova et al., 2014). 따라서 여기에 X. ehlersii의 대 사물질이 아이코사노이드 생합성 억제를 통해 대상 곤충의 면 역을 무력화하면 Bt의 살충 기작을 더욱 용이하게 도와주는 역 할을 수행하게 된다.
배추좀나방 국내 야외집단의 경우 Bt 약제에 대해서 약제 감 수성 저하가 일어난다고 알려졌다(Kim et al., 2013). 또한 본 연구에 사용된 콩명나방도 Bt약제에 대해서 감수성 저하가 일 어난다고 국내 집단에서도 밝혀졌다(Kim et al., 2016). 따라서 X. ehlersii 배양액 첨가에 따른 Bt 살충제의 효과 증가는 이 생 물농약의 농업 현장에 적용 확대에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