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비바이러스(Flavivirus)는 플라비바이러스과(Flaviviridae) 에 속하는 양성 단일가닥 RNA (positive sense single strand RNA)를 유전물질로 갖는 구형 바이러스이다(Heinz and Stiasny, 2012). 현재 항원성이 다른 70여종의 바이러스가 보고되어 있 으며, 모기매개 바이러스와 진드기매개 바이러스로 구분된다 (Kuno, 1998).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모기매개 플라비바 이러스에는 황열바이러스(Yellow fever virus), 뎅기바이러스 (Dengue virus, serotypes I-IV), 일본뇌염바이러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West Nile virus), 치쿤구니야바이러스(Chikungunya virus), 그리고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등이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매개체 발생 분포가 확대되어, 일본뇌염 등 국내 토착성 질환 발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여행 급증 및 국제교류 증가 로 인하여 해외유입 모기 매개성 감염성질환(뎅기열, 지카바이 러스 감염증, 웨스트나일열 등)의 유입가능성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뎅기열 유행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128개국 39억 명 인구 가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보고하였다(Brady et al., 2012;Ward, 1992). 웨스트나일열은 우간다 웨스트나일주 에서 처음 확인되었으며 주로 아프리카, 중동, 유럽 등에서 유 행하던 감염병이었으나, 1999년 뉴욕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이 후 불과 3년만인 2002년 4,156명의 환자가 발생하였고 이로 인 해 284명이 사망하였다(Gubler, 2007).
모기매개 감염병은 매개모기의 병원체 감염률, 서식밀도, 모 기의 주된 활동 시간 및 계절적 발생양상, 숙주 특이성, 전파주 기(transmission cycle) 등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고(Cynthia et al., 2006), 백신접종이나 효율적인 모기 감시시스템이 없다면, 짧은 시간 동안 전 세계적인 대규모 유행이 발생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여행객, 철새 또는 국제무역을 통해 운반된 다양한 매개 체에 의한 플라비바이러스의 유입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가 요 구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기매개 주요 감염병은 얼룩날개모기 류(Anopheles spp.)에 의해 매개되는 말라리아와 작은빨간집 모기(Culex tritaeniorhynchus)에 의해 매개되는 일본뇌염이 대 표적이다. 그 외 국내 감염사례는 없지만, 해외에서 감염되어 입국한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치쿤구니야열 환자 발생 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KCDC, N.D.). 또한 이들 감염병을 매 개할 수 있는 모기가 국내에도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감염 병의 국내발생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매개모기 의 계절적 발생소장 및 병원체 감염에 대한 선제적인 감시는 매 우 중요하다.
자연계 내에서 병원체 감염률이 낮은 모기를 검출하기 위하 여 방대한 시료를 검사해야 하며 이 경우 많은 조사비용과 시간 이 소요되므로 매개체 감시시스템에서는 주로 합병시료(Pooled sample)를 검사한다(Chiang and Reeves, 1962;Cowling et al., 1999; Graham, 1996). 합병시료에 대한 검사결과를 분석하는 방법으로는 MIR (최소감염률, Minimum Infection Rates per 1,000)과 MLE (최대우도법, Maximum Likehood Estimate per 1,000)의 두 가지 방법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MIR은 매개체 감염률 추정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며 양성 실험군에 오 직 1개의 감염개체가 있다는 가정 하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감 염률이 매우 낮을 때 유효한 분석법이다(Chiang and Reeves, 1962;Gu et al., 2003). 반면, MLE는 합병시료에서 감염개체 비율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MIR의 방법을 보완하여 보다 신뢰 할 수 있는 구간추정치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감염률 이 높거나 합병시료의 크기가 클 때 더 정확한 추정방법이다 (Graham, 1996; Park, 2012).
본 조사는 강원도 내 3개 지역(춘천시, 강릉시, 횡성군) 농가 우사에서 모기를 채집하여 모기의 계절적 발생소장과 매개체 에서 대표적인 모기매개 감염성 바이러스(일본뇌염바이러스, 황열바이러스, 뎅기바이러스, 웨스트나일바이러스 그리고 기 타 플라비바이러스)의 감염률을 조사하여, 모기매개 감염병에 대한 효율적인 유행예측 및 관리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초자 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모기 채집
2012~2017년까지 매년 4~10월, 매주 2회씩 강원도 3개 시 ‧ 군(춘천시, 강릉시, 횡성군) 농가 우사 입구에 지면으로 부터 1.5~2.0 m 높이에 유문등(Black light trap; SC2000, 신영통상 시스템, Korea)을 설치하여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채집하였다. 채집된 모기는 -20℃ 냉동고에서 사멸시킨 후 건 조하여 분류 동정하였다(Nam, 2013). 모기매개 바이러스의 RNA는 실온에서 수일간 보존가능하기 때문에(Andrews and Turell, 2016;Burkhalter and Savage, 2017;Turell et al., 2002), 실온에서 짧은 시간(30분 이내) 수행된 건조로 인한 플라비바 이러스 RNA 검출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채집된 모기의 분류 ‧ 동정을 통해 강원도 내 주요 발생하는 모기종과 계절적 발생소장을 분석하였다.
모기 체내 Flavivirus 조사
채집된 모기는 분류하여 flavivirus와 관계없는 얼룩날개모 기속(Anopheles spp.)을 제외하고 종별, 채집 날짜, 채집 장소에 따라 최대 50마리를 1개 실험군(pool)로 합병(pooling)하여 플 라비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조사하였다. 2012년은 춘천시, 강릉 시 채집모기 중 매월 2회(첫 주와 셋째 주) 채집된 모기 중 얼룩 날개모기류를 제외한 모든 모기를 대상으로 조사하였고, 횡성 군은 매월 2회(첫 주와 셋째 주) 채집모기 중 작은빨간집모기만 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2013~2017년은 주 2회 채집된 얼룩 날개모기류를 제외한 모든 채집된 모기를 대상으로 플라비바 이러스 검사를 실시하였다. 합병된 검체는 Automatic homogenizer (QIAGEN, TissueLyser II, Germany)로 모기조직을 파 쇄한 후, QIAamp Viral RNA Mini Kit (QIAGEN, Germany)로 viral RNA를 추출하였다.
플라비바이러스(황열바이러스, 뎅기바이러스, 일본뇌염바 이러스,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기 위하여 추출 된 RNA로부터 Verso SYBR Green 1-Step QRT-PCR Low ROX kit (Thermo Scientific, USA)를 사용하여 7500 Fast Real Time PCR System (Applied Biosystem, USA)에서 one-step SYBR Green real-time RT-PCR을 수행하였다. 플라비바이러 스의 비구조 단백질 5 유전자(nonstructural protein 5 (NS 5) gene)의 공통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primer FL-F1 (5'-GCC ATA TGG TAC ATG TGG CTG GGA GC-3', sense), FL-R3 (5'-GTK ATT CTT GTG TCC CAW CCG GCT GTG TCA TC-3', antisense), FL-R4 (5'-GTG ATG CGR GTG TCC CAG CCR GCK GTG TCA TC-3’, antisense)을 이용하여 플라비바 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였다(Yang et al., 2010).
증폭곡선(amplification plot) 분석에서 보이는 형광시그널이 바이러스 특이적 산물인지 아니면 primer dimer나 비특이적 산 물인지를 감별하기 위해 융해곡선 분석(melting curve analysis) 을 수행하였다. 반응조건은 Table 1과 같다. 증폭곡선에서 형광 시그널이 확인되고, 융해곡선 분석결과 바이러스 특이적인 융해 온도(일본뇌염바이러스 및 웨스트나일바이러스 Tm값 83~84, 뎅기바이러스 Tm값 81~82)가 확인되면 양성으로 판정하였고, 차오양바이러스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유사한 융해곡선를 보 이는 경우 양성으로 추정하고 conventional PCR로 212 bp의 band 확인 후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최종 판정하였다.
데이터 분석
강원 지역에서 채집된 모기의 병원체 감염률을 조사하기 위 하여 MIR과 MLE를 통하여 감염률을 추정하였다. MIR은 양성 실험군의 개수를 총 검사 모기 개체수(1~50/실험군)로 나누어 모기 1,000마리 당 감염률을 계산하였다. 합병시료에서 감염개 체의 비율을 추정하는 MLE 확률모형은 Mosquito Surveillance Software (CDC, N.D.; Biggerstaff, 2005)을 이용하여 감염률 과 95% 신뢰구간을 추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모기의 계절적 소장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강원도 내 3개 지역(춘천시, 강릉시, 횡성군)에서 채집된 모기는 총 6속 13종 654,362마리 의 모기가 채집되었으며(trap night: 1,130), 일야 당 한 개의 트 랩에서 채집된 평균 채집모기수인 TI (Trap Index; Individuals/ trap/night)는 579.1이었다. 연도별 TI는 2012년 522.4마리, 2013년 448.1마리, 2014년 553.1마리, 2015년 670.0마리, 2016 년 747.5마리, 그리고 2017년은 540.1마리로 2012~2016년까 지 연도별로 개체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7년 도에는 채집모기 개체수가 전년도 대비 27.8% 감소하였다 (Table 2). 2017년도 모기개체수 감소의 주요 원인은 얼룩날개 모기의 발생 감소 때문으로 추정되었다. 얼룩날개모기의 발생 량은 대기온도와 강수량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Ree and Lee, 1993), 모기의 주요 발생시기인 6~7월의 누적강수량이 500 mm 일 때 모기 발생량이 크게 증가하고, 500 mm 보다 많거나 적은 경우에 모기 발생량이 감소되는 경향을 나타나는데(Kim et al., 2016), 2017년 6~7월 강릉지역 누적강수량이 265.3 mm (KMA, N.D.)로 적은 강수량에 의해 산란장소 등이 줄어들어 개체수가 감소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반면 춘천지역의 6~7월 누적강수 량은 619.3 mm로 많은 강수량(KMA, N.D.)으로 인하여 모기 알과 유충이 손실되어 모기 발생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 된다.
연도별로 금빛숲모기[Aedes vexans nipponii (Theobald)]의 증가가 컸는데, 2012년 TI 87.9마리였으나 매년 증가하여 2017 년 297.0마리로 6년 사이 약 3.4배 늘어났다(Table 2). 금빛숲모 기는 일명 ‘홍수모기(Floodwater mosquitoes)’라 불리며 전 세 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강우 후 범람한 강이나 물웅덩이에 서 대량으로 발생한다(Lee, 2017). 금빛숲모기는 온도가 20~2 5℃일 때 알에서부터 성충까지 9~11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Read and Moon, 1996), 유충의 생존률도 높았다(Trpis and Shemanchuck, 1970). 조사기간 동안 일 평균온도가 20℃ 이상 인 날이 평년(2000~2011년: 105.4일)에 비해 3.2~18.2일(KMA, N.D.) 늘어났으며, 평균 기온도 0.6~0.8℃ 상승하였다. 평균 기 온의 상승으로 금빛숲모기 생활사(Life cycle)가 빨라지고 유 충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성충발생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 된다.
조사기간 중 2015년 춘천시, 강릉시, 횡성군에서 반점날개 늪모기[(Mansonia uniformis (Theobald)], 2016년 횡성군에서 하토리숲모기(Ochlerotatus hatorii Yamada), 2017년 횡성군 에서 금빛어깨숲모기[Aedes lineatopennis (Ludlow)]가 강원도 내에서 첫 채집되어, 도내 서식하는 모기종이 차츰 다양화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2012~2017년 채집모기 중 말라리아를 매개 하는 얼룩날개모기류(Anopheles spp.)가 총 361,955마리가 채집 되어, 전체 채집모기의 55.3%로 가장 높은 밀도를 나타냈으며, 그 뒤로 금빛숲모기와 빨간집모기(Culex pipiens complex)가 각각 245,026마리(37.5%)와 28,375마리(4.2%) 순으로 채집되 었다(Table 2). 조사기간에 채집된 전체 모기의 92.8%가 얼룩 날개모기류, 금빛숲모기 2종이 차지하였다. 주요 모기종의 계절 별 발생소장을 살펴보면, 얼룩날개모기류는 4월 1주(14주)에 출현하기 시작하여 7월 1주(27주)에 1차 고점을, 8월 5주(35주) 에 2차 고점을 이루고, 그 후에 현저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Fig. 1). 금빛숲모기는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감염병을 매개하 지는 않지만, 최근 북미에서 유행하고 있는 웨스트나일 바이러 스의 주요 매개종으로 알려져 있고(Tiawsirisup et al., 2008), 본 조사 결과 강원도 내에서 발생밀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모 기종이었다. 금빛숲모기는 5월 1주(18주)부터 출현하기 시작 하여 5월 5주(22주)~9월 3주(38주)까지 꾸준히 높은 채집수를 보였다. 빨간집모기 역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종 으로 알려져 있으며(Hamer et al., 2008), 근래는 빨간집모기에 서 일본뇌염바이러스 분리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어 일본 뇌염을 매개할 수 있는 잠재적인 매개체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Kim et al., 2015;Wispelaere et al., 2017). 빨간집모기는 4월에 첫 출현하여 7월 1주(27주) 에 최대 발생밀도를 보였으며, 8월 2주(32주) 부터 점차 감소하였고, 10월 1주(40주)에 급감하 였다.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전체 채집모기 의 1.5% 종 비율을 보였으며, 7월에 첫 채집되어 8월 1주(31주) 부터 서서히 채집 개체수가 높아지기 시작하여 8월 5주(35주)~ 9월 3주(38주)까지 최대 피크를 나타냈다. 뎅기열 및 지카바이 러스 감염증 매개모기로 알려진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 (Skuse)]는 최근 일본뇌염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매개체 로 보고되기도 하였다(Wispelaere et al., 2017). 흰줄숲모기는 조사기간 동안 강원도 내 채집된 전체모기의 0.04% 낮은 종비 율을 보였다. 흰줄숲모기는 유문등에는 잘 채집되지 않고, 주간 에 숲과 공원에서 많이 활동하는 종으로, 농가 우사에서 야간 동안 유문등을 설치하여 채집한 본 조사에서는 채집밀도가 낮 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흰줄숲모기의 계절별 발생은 6월에 첫 출현하여 9월에 생육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나타났다(Data not shown).
모기의 Flavivirus 보유율
채집한 모기 중 플라비바이러스를 매개할 수 있는 모기를 대 상으로 종별, 채집일, 채집 장소에 따라 분류 ‧ 합병하여 플라비 바이러스를 검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총 276,224마리, 7,721 개 실험군을 검사한 결과 빨간집모기 4개, 동양집모기(Culex orientalis Edwards) 1개, 금빛숲모기 63개 실험군에서 플라비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었다(Tables 3 and 6). 검출된 플라비 바이러스를 conventional PCR과 염기서열 분석을 통하여 확인 한 결과, 빨간집모기(3개)와 동양집모기(1개)에서 검출된 플라 비바이러스는 일본뇌염바이러스로 금빛숲모기(63개)와 빨간 집모기(1개)에서 검출된 플라비바이러스는 차오양바이러스로 확인되었다. 그 외 황열바이러스, 웨스트나일바이러스 그리고 뎅기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일본뇌염바이러스 감염률
일본뇌염바이러스는 2012, 2017년 춘천시, 2017년 강릉시 에서 채집한 빨간집모기에서 검출되었으며, 2013년 횡성군에 서 채집한 동양집모기에서도 검출되었다. 연도별 채집지역별 일본뇌염바이러스 감염률은 횡성군에서 2013년 채집된 동양 집모기 19마리, 12개 실험군 중 1개의 실험군에서 검출되어 MIR 52.63, MLE 55.64 (CI 3.13~253.01)로 가장 높은 감염률 을 보였으며, 2017년 강릉시에서 채집된 빨간집모기 MIR 1.38, MLE 1.37 (CI 0.08~6.56), 2017년 춘천시에서 채집된 빨간집 모기 MIR 0.90, MLE 0.90 (CI 0.05~4.34), 2012년 춘천시에서 채집된 빨간집모기 MIR 0.37, MLE 0.37 (CI 0.02~1.78) 순이 었다. 2014~2016년에 채집된 매개모기에서는 일본뇌염바이러 스가 검출되지 않았다(Table 4). 검출된 일본뇌염바이러스의 유전형은 모두 V형 바이러스였다. 조사기간 동안 강원지역에 서 일본뇌염 환자 발생은 2건(2013년 9월, 2017년 8월)이 보고 되었으며, 일본뇌염바이러스는 8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채집 된 모기에서 검출되어 일본뇌염 환자 발생시기와 일치하였다.
그 동안, 국내에서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주요 모기는 작은 빨간집모기로 알려져 있었다(Hamer et al., 2008). 과거 일본뇌 염 환자 발생은 작은빨간집모기의 발생지역과 일치하였으나, 최근 일본뇌염 환자 발생이 작은빨간집모기의 분포 패턴과 다 르게 나타났다. 그 예로 2010년 국내 발생한 26건의 일본뇌염 환자 중 5명이 강원도에서 발생하였는데(Choi, 2011), 강원도 는 2010년 작은빨간집모기의 평균 발생밀도가 8.5%로 전국 평균 28.9% 대비 매우 낮은 지역이었다. 최근 일본뇌염 바이러 스 매개모기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작은빨간집모기 이외에 빨 간집모기(Kim et al., 2015), 반점날개집모기(Seo et al., 2013;Self et al., 1973), 동양집모기(Kim et al., 2015), 큰검정들모기 (Takhampunya et al., 2014), 흰줄숲모기(Wispelaere et al., 2017) 에서 일본뇌염바이러스 검출이 보고되었다. 본 조사에서도 춘 천시, 강릉시, 횡성군에서 채집된 빨간집모기와 동양집모기에 서 일본뇌염바이러스가 확인되었다. 일본뇌염바이러스의 대 표적인 증폭숙주는 돼지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발생하는 일본 뇌염환자는 돼지 농가가 적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 어 도심지역 내 일본뇌염 환자 발생과 관련하여 돼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음을 추정하였다. Bae et al. (2018)의 연구에 의 하면 시도별 왜가리 둥지수와 일본뇌염 환자수간의 상관관계 를 확인하여 야생조류가 도심 내 일본뇌염 전파에 주요한 요인 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일본뇌염환자 발생분포가 작은빨간집모기의 밀도가 높은 남쪽지방과 돼지 농가가 많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지 않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산발적인 형태로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근 거를 제시한다. 따라서, 국내 일본뇌염바이러스의 전파는 작은 빨간집모기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모기가 매개하며, 증폭숙주 로 돼지보다는 왜가리 등 야생조류가 기여하고 있을 것으로 추 정된다. 또한, 각 모기종별 인체흡혈 기호성 및 개체군 밀도 그 리고 병원체 감염률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다. 본 조사는 강원도 내 일본뇌염 유행예측사업의 일환으로 일본뇌염바이러스 매개모 기의 감시를 위하여, 채집방법을 농가 우사에 유문 등을 설치하 여 채집하였다. 모기 채집은 채집환경, 시간, 트랩유형 등에 따 라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본 조사는 자연계에 분포되어 있는 다양한 모기종의 밀도 및 감염률을 반영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자연에서 일본뇌염바이러스 순환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 하여 다양한 서식지, 채집방법, 채집시간 등을 고려한 후속 조 사가 필요하겠다. 또한 일본뇌염바이러스 매개 모기의 다양성 을 반영하여 국내 일본뇌염 유행예측 감시사업의 재검토가 필 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차오양바이러스 감염률
기타 플라비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차오양바이러스는 매년 전 조사지역에서 채집된 모기로부터 검출되고 있으며, 차오양 바이러스의 주된 매개체는 금빛숲모기였다. 차오양바이러스 는 플라비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바이러스로 절지동물 특이 바 이러스이며 중국 랴오닝 성(Liaoning province) 차오양 지방에 서 처음 분리되었다(Wang et al., 2009). 척추동물에서의 감염 성이나 병원성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모기 침샘세포주인 C6/36 세포에서 배양되며 세포병변 및 세포사멸을 보이는 것으로 보 고되었다(Liu et al., 2011). 국내에서는 2003년 비무장 지대 미 국 훈련지역에서 채집된 금빛숲모기에서 처음 분리되었다(Lee et al., 2013). 강원도 내에 2012년부터 계속된 매개체 연구에서 금빛숲모기를 주종으로 차오양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검출되 는 것으로 볼 때, 국내에 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내에 서 6년간 채집된 금빛숲모기 232,871마리, 5,055실험군 검사결 과 평균 MIR 0.27, MLE 0.28 (CI 0.21~0.35) 감염률을 보였다. 채집지역별 금빛숲모기의 차오양바이러스 감염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MIR 0.32, MLE 0.33 (CI 0.23~0.46) 감염률을 보인 춘천 시였다. 그 뒤로 횡성군 MIR 0.30, MLE 0.30 (CI 0.16~0.52)과 강릉시 MIR 0.21, MLE 0.21 (CI 0.13~0.31) 순이었다(Table 5).
차오양바이러스는 금빛숲모기, 흰줄숲모기, 베꾸숲모기 (Aedes bekkui Mogi), 빨간집모기, 중국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 Wiedemann)의 5개 종에서도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 으나(Wang et al., 2009; Lee et al., 2013), 본 조사에서는 금빛 숲모기와 빨간집모기를 제외한 기타 모기에서는 차오양바이러 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채집방법 및 장소에 따라 채집되는 주요종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 조사에서 사용된 유문등 은 작은빨간집모기나 금빛숲모기와 같은 모기종 채집에는 효 과적이나, 주로 낮에 활동하는 특징을 지닌 숲모기 채집에는 비 효율적이기 때문에 차오양바이러스의 광범위한 숙주특이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채집방법 및 장소에서 채집된 모기를 대 상으로 한 추가적인 감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빛숲모기에서 차오양바이러스는 주로 이른 봄과 여름에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Takhampunya et al., 2014), 본 조사에서 월별 차오양바이러스 검출시험군은 8월에 19개 실험군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7월에 17개, 6월에 11개, 9월에 10개, 5월에 4개, 10월 2개 실험군 순으로 확인되었다 (Tables 6 and 7). 월별 금빛숲모기의 차오양바이러스 감염률은 10월 5,239마리에서 2개 실험군에서 차오양바이러스가 검출 되어 MIR 0.38, MLE 0.38 (CI 0.07~1.25)로 가장 높은 감염률 을 나타내었고, 7월 MIR 0.30, MLE 0.30 (CI 0.18~0.47), 9월 MIR 0.29, MLE 0.29 (0.15~0.51), 8월 MIR 0.27, MLE 0.27 (CI 0.17~0.42), 6월 MIR 0.24, MLE 0.25 (CI 0.13~0.43), 5월 MIR 0.19, MLE 0.19 (CI 0.06~0.47)순이었다(Table 7). 7~9월 까지 검출률은 금빛숲모기의 월별 발생밀도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10월에 채집된 금빛숲모기의 차오양바이러 스 감염률은 다른 시기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 론
강원도 3개 지역에 서식하는 모기를 대상으로 모기매개 플 라비바이러스를 조사한 결과, 빨간집모기와 동양집모기가 일 본뇌염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매개체임을 확 인하였으며, 검출된 일본뇌염바이러스 유전자형은 모두 V형 이었다. 매개체 내 일본뇌염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시기는 8~10 월까지로 실제 일본뇌염 환자 발생시기와 일치하였다.
플라비바이러스의 일종인 차오양바이러스가 금빛숲모기를 주종으로 강원도 전 지역에서 매년 검출되어, 강원도 내 토착화 된 것으로 판단된다. 6년간 금빛숲모기의 차오양바이러스 감 염률은 MIR 0.27, MLE 0.28 (CI 95%: 0.21~0.35)으로 추정하 였다. 금빛숲모기의 차오양바이러스 지역별 감염률은 춘천시 와 횡성군은 큰 차이가 없었고, 강릉시의 감염률은 춘천시와 횡 성군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차오양바이러스는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꾸준히 검출되었고 월별 양성 실험군은 8월이 가장 많았으며, 금빛숲모기의 차오양바이러스 감염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10월이었다. 아직까지 차오양바이러스의 병원성 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에 토착화된 바이러스로 척추동물 에서의 병원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연구 와 바이러스 유전자 변이 및 인체감염 위험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