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증제는 검역해충을 방제하는데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화학적 방제방법 중 하나로 특히, 목재에 쉽게 침투하는 특성으 로 목재해충 방제에 이용되고 있다(Su and Scheffrahn, 1986;Choi et al., 2014). 현재 국내에서 수출입식물에 대한 검역용 훈증제로 사용되고있는 약제는 약 100여 종에 이르나 식물검 역용으로는 methyl bromide (MB)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Moon, 2012). MB는 짧은 처리시간에 해충을 사멸시킬 수 있 으면서 잔류 문제가 거의 없어 전세계적으로 목재에 대한 소독 처리 약제로 활용되고 있다(Barak et al., 2005;Moon, 2012). 그러나 MB는 1992년 몬트리올의정서에서 오존층 파괴물질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 사용이 제한되고 있고, 다른 훈증제에 비 해 목재에 깊게 침투하는 능력이 떨어져 목재 내부에 존재하는 해충을 방제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UNEP, 2006;Ren et al., 2011).
포스핀(PH3)은 목재 검역용 훈증제인 MB를 대체할 수 있는 훈증제 중 하나로 곤충에 높은 독성을 보인다(Chaudhry, 1997;Fields and White, 2002;Brash and Page, 2009). PH3은 하늘소 과(Semanotus japonica, Callidiellium rufipenne, Monochamus alternatus), 나무좀과(Phloeosinus perlatus, Cryphalus fulvus, Xyleborus pfeili), 긴나무좀과(Platypus quercivorus, P. calamus) 와 흰개미에 대해 살충효과가 있으며, 증기압이 높아 목재에 침 투, 확산이 MB보다 우수하다는 보고가 있다(Oogita et al., 1997;Ren et al., 2011;Choi et al., 2014).
광릉긴나무좀(Platypus koryoensis: Platypodinae)은 국내에 서 가장 중요한 참나무 해충으로 Raffaelea quercus-mongolicae 균을 매개하여 참나무시들음병을 유발한다(Suh et al., 2011). 노랑애나무좀(Cryphalus fulvus: Scolytidae)과 왕녹나무좀 (Xyleborus mutilatus: Scolytidae)은 천공성 해충으로 소나무 류에 기생하는 나무좀류 중 가장 널리 분포하고 있는 종으로 주 로 고사한 나무를 가해하나 건전한 나무를 가해하기도 한다 (Choi et al., 2017). 이들 3종의 나무좀(ambrosia beetle)은 공생 미생물(곰팡이와 세균)을 영양분으로 이용하는 곤충으로 목재 에 터널을 뚫고 미생물을 증식시켜 나무에 피해를 가하게 된다 (Kasson et al., 2016;Hulcr and Stelinski, 2017).
본 연구는 목재 수출입시 문제가 될 수 있는 목재해충 3종(광 릉긴나무좀, 노랑애나무좀, 왕녹나무좀)에 대한 PH3의 훈증효 과를 탐색하고 MB 대체물질로서의 활용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곤충
실험에 사용한 곤충은 광릉긴나무좀(Platypus koryoensis)과 노랑애나무좀(Cryphalus fulvus), 왕녹나무좀(Xyleborus mutilatus) 성충으로 고사목과 피해가 심한 감염목을 충북산림환경연구소 에서 분양 받아 확보하였다.
훈증제
실험에 사용된 훈증제는 포스핀(2% PH3 + 98% CO2)으로 Cytec (Sydney, Australia)에서 구입하였다.
훈증활성 시험
광릉긴나무좀과 노랑애나무좀, 왕녹나무좀 성충이 감염된 고사목(7 cm i.d. × 15 cm length) 4개를 12 L desiccator에 넣고 grease (Dow Corning® high vacuum grease, Dow Corning, USA)로 완전히 밀폐한 후, gastight syringe (100 ml, Hamilton, Nevada, USA)를 이용하여 PH3를 주입하였다. Desiccator내의 마그네틱바를 이용하여 5분동안 가스를 순환시켰다. 3종의 나 무좀류는 24시간동안 약제처리 후, 후드에서 2시간동안 배기 시킨 다음 상온에서 보관하고 7일 후 손도끼를 이용하여 고사 목과 감염목을 쪼개어 나온 성충을 건드려보아 움직임이 없는 사충수를 조사하여 살충율을 계산하였다.
시간별 훈증활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24시간 약제처리 후 1일 부터 7일까지의 활성을 비교하였다. 3종의 나무좀에 대한 살충 활성은 각각 5~6농도로 처리하여 비교하였다. 각 농도별 PH3 는 20℃에서 24시간동안 훈증처리하였다. 모든 실험은 3반복 으로 수행하였다.
데이터 분석
3종의 나무좀류에 대한 PH3의 치사농도시간(LCT50과 LCT99, lethal concentration and time)은 실측 사충률을 사용하여 probit analysis 방법으로 구하였다(SAS Institute, 2009). 상대독성 (relative toxicity, RT)값은 광릉긴나무좀의 LCT값을 기준으 로 약제 감수성을 비교하였다.
결 과
광릉긴나무좀과 노랑애나무좀, 왕녹나무좀 성충에 대한 PH3 의 훈증독성을 확인하였다(Table 1).
3종의 나무좀 중 PH3에 대해 광릉긴나무좀의 LCT50값이 0.415 mg ‧ h/L으로 가장 높은 내성을 보였으며 왕녹나무좀이 0.209 mg ‧ h/L로 광릉긴나무에 비해 1.98배 높은 약제 감수성 을 보였으나 LCT99값에 대한 RT값은 6.37배 높은 감수성을 보 였다.
약제 농도와 훈증처리 후 기간에 따른 3종의 나무좀에 대한 살충활성을 조사하였다(Fig. 1).
노랑애나무좀은 농도가 증가할수록 살충활성이 증가하였으 며 0.5 mg/L으로 24시간 PH3 처리 후 1일 차부터 100%의 살충 활성을 나타냈다. 또한 약제처리 6일 후에는 0.15 mg/L처리에 서도 100%의 활성을 보였다. 그러나 0.07 mg/L 이하의 농도에 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살충활성이 증가하였으나 100% 살충 활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왕녹나무좀은 0.05 mg/L처리시 PH3처리 1일 후부터 100% 의 살충활성을 보였으며 0.025 mg/L 이상에서는 5일 후부터 100%의 살충활성을 보였다. 왕녹나무좀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활성이 증가하였으나 0.02 mg/L 이하에서는 100% 방제 가 되지 않았다.
광릉긴나무좀에서는 1.22 mg/L처리시 1일 후 100%의 훈증 활성을 보였으며 0.4 mg/L 이상의 농도에서는 7일 후부터 100% 살충활성을 나타냈다. 또한, 0.3 mg/L 이하 처리시에서도 7일 후부터는 90% 이상의 높은 살충활성을 나타내었다.
고 찰
PH3은 저장해충을 방제하는데 메칠브로마이드(MB)의 대체 훈증제 중 하나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Fields and White, 2002). 그러나 PH3은 가연성이 높은 위험물질로 알려져 있고 긴 처리시 간을 요구한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여 보다 안전하고 편 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화알루미늄(aluminum phosphide) 과 인화마그네슘(magnesium phosphide) 등 금속과 결합시켜 대기의 수분과 반응하여 천천히 기화될 수 있게 알약형태로 사 용되고 있다(Ducom, 2006;Follett and Neven, 2006). 본 연구 에서는 처리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3종의 나무좀류에 대하여 가스상태의 PH3을 사용하여 24시간 노출시의 훈증활성을 탐 색하였다. 그 결과, 3종의 나무좀류 성충에 대해 모두 PH3의 훈 증활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PH3에 대한 감수성 비교에 서는 광릉긴나무좀의 내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광릉긴나 무좀과 왕녹나무좀은 유사한 충체크기(4 mm 내외)를 갖는데 PH3에 대한 훈증활성은 반수치사량에서 6배의 차이를 보였고 가장 크기가 작은 노랑애나무좀(1.5 mm정도)이 왕녹나무좀 보 다 더 높은 내성을 보여 충의 크기와는 큰 관련이 없어 보였다. 이것은 PH3이 발육단계나 곤충 종에 따라 활성의 차이를 보이 기 때문으로, 일반적으로 알과 번데기가 유충과 성충보다 내성 이 강하게 나타나는데 복숭아심식나방(Carposina niponensis) 과 붉은팜야자바구미(Rhynchophorus ferrugineus), 감자뿔나방 (Phthorimaea operculella), 귤가루깍지벌레(Planococcus citri), 꽃노랑총채벌레(Frankliniella occidentalis) 등의 알에서 매우 높은 내성이 보고되었다(Liu et al., 2010; Llácer and Jacas, 2010; Kim et al., 2015;Yang et al., 2016;Kyung et al., 2018). Sulfuryl fluoride (SF)처리시에도 노랑애나무좀의 알에서 가장 높은 저항성을 보였다(Soma et al., 1996). 또한 붉은팜야자바 구미의 성충이 유충보다 더 감수성을 보였다(Llácer and Jacas, 2010). 같은 목재해충인 하늘소류(Arthopalus ferus) 성충은 200~2,000 ppm에서 24시간 처리시 100% 살충률을 보였고, 알 은 200 ppm에서 5일간 훈증하거나 또는 100 ppm에서 10일간 훈증시 100% 훈증활성을 보였다(Brash and Page, 2009). 따라 서 충의 종류와 충의 발육단계에 따른 훈증활성의 활성이 차이 가 날 수 있으며 훈증기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또한 PH3은 긴 처리시간을 필요로 하는 훈증제로 알려져 있 어 본 실험에서는 PH3을 24시간동안 노출시킨 후 시간에 따른 훈증활성을 조사하였다. 3종의 나무좀류 모두 PH3처리 후 시간 이 지남에 따라 훈증활성도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광릉긴나무좀의 경우 PH3처리 7일 후에야 100% 훈증활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훈증제에 노출된 시간뿐 만 아 니라 노출 후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충의 종류나 충태에 따라 차 이가 나타나는데 이는 PH3의 특성상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Kim et al., 2015).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성충에 대한 훈증활성만을 조사하였기에 알과 번 데기와 같은 다른 발달단계에 대한 활성탐색이 후속연구로 진 행되어야 할 것이며, PH3의 활성이 나타나기까지 긴시간이 걸 리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어야 할것 이다.
3종의 나무좀(광릉긴나무좀, 왕녹나무좀, 노랑애나무좀)은 천공성해충으로 목질부내에 서식하게 되는데 이들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약제의 침투성이 높아야 한다. PH3은 다른 훈증제에 비해 목재 침투성이 좋다고 보고되어 있고 본 실험 역시 목재내 부에 존재하는 해충, 3종의 나무좀류에 대하여 높은 훈증활성이 나타났다(Ren et al., 2011;Pant et al., 2012;Choi et al., 2014).
그러므로 PH3은 MB를 대체하여 목재해충인 3종의 나무좀 (광릉긴나무좀, 왕녹나무좀, 노랑애나무좀)을 방제할 수 있는 훈증제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