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개체 감염병(vector-borne infection)은 인간과 모기, 진드 기, 물 등 미생물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서 발생하는 각종 질환을 말한다. 모기는 환경요인에 민감하여 기후온난화 현상 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한 여행 및 무역 등의 국제적 교류에 의해 발생경향과 서식지 등이 달라지고 있다(Reiter, 2001). 모 기매개질병 중 일본뇌염, 뎅기열, 황열, 서나일열, 지카열의 원 인체는 Flaviviridae과 Flavivirus 속으로 ssRNA 바이러스이다 (Kuno et al., 1998). Flavivirus는 자연계 매개모기와 그러한 매 개모기의 습성에 따라 서식지역이 결정되고 질병의 발생규모 또한 이러한 서식지역의 매개모기 밀도에 비례되는 경향을 보 인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와 교통의 발달에 따른 국제 적 교류의 증가는 국가별 서식 매개체에 대한 매개질환 전파가 더욱 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해외유입질병 토착화에 대한 위 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모기매개성질 병인 해외유입성 말라리아와 뎅기열이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질병이 국내 토착화가 되면 그에 따른 피해는 많을 것으 로 예측된다. 특히 뎅기열, 황열, 지카바이러스 등을 매개하는 주요 모기인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는 아직 국내에서 서 식하지 않지만 모기매개질병 병원체는 온도에 매우 영향을 많 이 받고(Murdock et al., 2012) 이집트숲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연평균기온이 15℃ 이상 되는 등온선에 따른 서식지 범위를 따 르기 때문에(Otero et al., 2006) 기후온난화가 계속적으로 진행 될 경우 제주지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매개체 발생분포 확대 및 해외전염병 매개체의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따 라서 해외감염성질환의 유입가능성이 증대되고 있어 체계적 조사감시를 통해 매개체 전파질환의 유입 및 확산에 대처할 필 요가 있다. 본 연구는 제주지역에 감염병 매개체와 병원체를 감 시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변화에 따른 질병발생을 관리하 기 위한 감염병의 감시모델링 등의 연구 개발하는 데 본 연구가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모기 채집 및 분류 동정
2017년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제주시 지역 5지점과 서 귀포시 지역 6지점, 총 11지점에서 월 2회 암컷모기를 채집하 였다. 채집방법으로 Kim et al. (2015)의 연구방법을 일부 응용 하여 Black light trap 또는 Biogent (BG) sentinel trap을 설치한 후 24시간 채집하였다. 제주시 지역에는 공항과 항만 지역에 각 각 Black light trap과 BG sentinel trap을 각각 1개씩을 설치하 였으며 축사에 Black light trap을 1개 설치하였다(Table 1). Black light trap과 BG sentinel trap에 모두 드라이아이스를 이 용하여 CO2를 발생시켜 모기를 유인하였다. 서귀포시 지역에 는 도심지로 설정하여 전원공급이 용이한 지역에는 Black light trap, 전원공급이 용이하지 않아 자체 배터리를 가동해야 하는 지역은 BG sentinel trap를 각각 3개씩 설치하였다. 따라서 Black light trap는 상가와 주택가를 배경으로 설치되었으며, BG sentinel trap은 자연관광지와 공원 등 산림이 많은 지역을 배경 으로 설치되었다. 채집된 암컷모기는 당일 실험실로 운반되어 해부현미경(SZ61, Olympus)을 이용하여 형태적으로 분류․동 정하고(Ree, 2003) 병원체 검사 전까지 -70℃ deep freezer에 보관하였다.
병원체 검사방법
채집된 암컷모기를 시기별, 지점별, 종별로 최대 50마리씩 묶음(pooling)하여 real time RT-PCR을 이용하여 얼룩날개모 기(Anopheles sinensis)를 제외한 전수를 조사하였고, 병원체의 검출방법은 기존 연구된 병원체의 종 특이적 프라이머(speciesprimer) 를 이용하여 검출하였다(Yang et al., 2010)(Table 2). RNA 분리는 QlAmp Viral RNA Mini kit® 사용하였으며, 병 원체 조사를 위한 real time RT-PCR 수행은 Flavivirus 검사를 위한 One Step SYBR Primescript RT-PCR kit® 사용 후 real Applied Biosystemts StepOnePlus Real-Time PCR System® 을 이용하여 결과 판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계절적 발생소장
제주지역의 모기는 6속 28종이 보고되어 있으며(Kim et al., 2005) 본 연구에서는 빨간집모기(Culex pipiens), 작은빨간집모기 (Culex tritaeniorhynchus),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 토고 숲모기(Ochlerotatus togoi), 한국숲모기(Ochlerotatus koreicus), 큰검정들모기(Armigeres subalbatus), 중국얼룩날개모기(Anopheles sinensis) 총 5속 7종을 채집하였다. 새롭게 채집된 종은 없었다. 2017년도 3월부터 11월까지 11개 지점에서 월 2회씩 채집된 암 컷모기는 총 6,042마리로 T.I (Trap Index: average number of female mosquitoes per trap nights)는 30.5마리로 확인되었다. 채집된 암컷모기 중에 빨간집모기는 총 6,042마리 중 4,159마 리로 68.8%를 차지하여 우점종으로 나타났다. 흰줄숲모기는 1,348마리로 총 채집량의 24.4%가 채집되어 두 번째로 채집량 이 많은 종이었으며 큰검정들모기는 412마리로 총 채집량의 5.3%를 보여 3번째로 많이 채집되는 종이었다. 이 외의 나머지 종들은 비율로는 높지 않았다.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주요 종으 로 알려진 작은빨간집모기는 56마리로 총 채집량의 0.4%를 보 여 적은 채집량을 나타냈다. 제주지역 모기종에서 작은빨간집 모기의 채집량이 낮은 것은 논 환경이 적은 제주지역의 특성 때 문으로 여겨진다(Lee et al., 2017). 이 밖에 토고숲모기 4마리 (1.7%), 한국숲모기 2마리, 중국얼룩날개모기 1마리가 채집되 었다.
제주지역 주요 종인 빨간집모기는 3월부터 11월까지 연구 수행의 모든 기간동안 채집되었고, 흰줄숲모기는 채집되기 전 인 5월에서 10월까지 채집되었다. 작은빨간집모기 채집의 특 이한 사항은 총 채집된 56마리의 개체 중 1마리는 3월에 걸매 생태공원에서 채집된 후 채집되지 않았지만 8월에 같은 지점에 서 나머지 55마리가 채집되었다. 암컷모기 채집량을 월별로 확 인하면 5월부터 T.I가 39.7로 급증하였고 6월과 8월에는 T.I는 50 이상이었다. 하지만 7월 T.I가 38.6로 감소되었다. 9월 T.I 는 37.3이고 10월부터 채집량이 급감되었다. 따라서 제주지역 에서 암컷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간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의 기간으로 파악된다(Table 3). 한국과 같은 기후대에 속 하는 일본에서 2014년 동경 요요기공원을 중심으로 70년 만에 160례의 토착감염이 발생하였으나 겨울이 지난 이듬해인 2015 년에는 동일장소에서 뎅기열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 (Kutsuna et al., 2015) 모기유래의 해외유입질병이 유입되더라 도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으나 2013년도 연 구에 따르면 제주지역 모기의 겨울생존 가능성이 보고되면서 해외유입질병의 토착화 가능성이 있다(Lee et al., 2013). 열대 기후와 온대기후의 전이지대에 위치한 제주지역의 특성에 따 라 2017년에 11월의 평균기온이 10℃ 이상을 유지하여 조사기 간 마지막에 속하는 11월은 T.I가 10.5로 이는 조사기간 중 3월 T.I인 1.6보다 높은 채집량이었다. 조사기간을 11월까지 산정 하여 겨울철 모기채집은 수행하지 않았지만 제주지역의 기후 적 특성을 고려하여 11월 이후의 모기분포도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공항ㆍ항만 지역의 발생소장
해외유입모기 및 질병을 확인하기 위해 공항․ 항만 지역에 설치한 Black light trap과 BG sentinel trap으로 채집한 암컷모 기 수는 채집방법에 따른 T.I는 각각 8.1과 55.6으로 차이가 있 었다. 채집방법에 따른 효율성은 비교하지 못 하였으나 BG sentinel trap을 설치한 제주국제공항 인근의 다호마을과 제주 항만 인근의 사라봉은 나무가 우거진 장소인 반면 Black light trap을 설치한 제주국제공항여객청사와 해양관리사무소는 사 람이 출입이 많은 공공장소로 인하여 방역 등의 작업이 이루어 진 것도 요인이라고 추정된다. Black light trap를 이용한 지점 별로는 제주국제공항여객청사가 26마리로 8.9%였으며 해양 관리사무소는 266마리로 91.1%였다. 이는 해양관리사무소 인 근에 상가 및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고, 공항여객터미널은 대형 주차장이 인접해 있는 지형적 환경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예측 된다. 종별로는 빨간집모기가 208마리로 전체 채집량의 71.2% 로 우점종이었으며, 흰줄숲모기는 46마리(15.8%), 토고숲모기 35마리(12.0%)였다. 큰검정들모기는 3마리가 채집되었다. 공 항․ 항만 지역에서 BG sentinel trap을 사용한 공항지역인 다호 마을에서는 711마리, 35.5%였으며 항만지역인 사라봉에서는 1,290마리로 64.5%였다. 종별로는 빨간집모기가 1,216마리 (60.8%)로 우점종이었으며, 흰줄숲모기 485마리(24.2%), 큰 검정들모기 290마리(14.5%), 토고숲모기 10마리(0.5%)였다. 새롭게 관찰되는 종은 확인하지 못 하였다. 채집방법을 무시하 고 공항․ 항만지역을 전체적으로 보면 시기별로는 5월의 T.I가 15.3으로 여름철의 T.I인 6월 11.0, 7월 9.3, 8월 15.3인 반면 5 월의 T.I가 15.3을 보여 여름철보다 채집량이 높은 것을 보이는 데, 이는 해외유입이 우려되는 지역에 집중적인 방역활동이 이 루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Table 4).
도심지 발생소장
도심지 지점은 서귀포시 지역으로 일반 주택가 지역과 산림 혹은 밭농사 지역이 분포하는 공원 및 관광지로 나누어 일반 주 택가는 Black light trap을 사용하였고, 공원 및 관광지 지역은 BG sentinel trap을 사용하였다. 도심지에서 Black light trap을 사용한 주택가 지역은 총 1,669마리를 채집하여 T.I는 30.9마 리였으며 채집된 모기종 중에서 빨간집모기로 1,615마리로 96.8%로 확인되었다. 이 밖에 흰줄숲모기, 큰검정들모기, 토고 숲모기, 중국얼룩날개모기가 소량 채집되었다. 주택가의 중앙 동주민센터, 서귀포시보건소, 영천동주민센터 3지점 중에 중앙 동주민센터에서 T.I가 72.8을 보여 주택가에서 채집된 모기의 78.6%로 가장 많이 포획된 지점이었다. 서귀포시보건소는 T.I 13.6 (14.7%), 영천동주민센터는 T.I 6.3 (6.8%)이었다(Table 5). 중앙동주민센터는 상가밀집지역이며 서귀포시보건소와 영천 동주민센터는 주택밀집지역으로 이러한 환경차이로 인하여 채 집량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예측된다. 도심지 BG sentinel trap 을 사용한 공원 및 관광지 지역에서 1,965마리를 채집하여 T.I 는 36.4마리가 나왔다. 지점별로 확인하면 보목동이 T.I 40.8 (37.4%), 천지연 T.I 40.1 (36.7%), 걸매생태공원 T.I 28.3 (25.9%) 였다(Table 6). 채집된 암컷모기종에서 빨간집모기가 1,077마 리로 채집량의 54.8%였으며, 흰줄숲모기는 762마리로 38.8% 로 나타나 두 종이 전체 채집량에서 93.6%였다. 이 밖에 큰검정 들모기, 토고숲모기, 작은빨간집모기가 채집되었다. 주택가 및 상가와 산림이 있는 관광지 및 공원을 비교하면 빨간집모기가 우점종인 것은 같으나 산림이 있는 지역이 흰줄숲모기가 비율 이 높았다. 특히 산림지역에서 흰줄숲모기가 증가할수록 빨간 집모기가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내어 생태적으로 연관성이 있 는 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Fig. 1). 제주지역 산림구역의 관 광지에서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공통된 매개질병을 갖고 있는 흰줄숲모기 채집수가 많다는 것은 제주에서 해외유 입 모기매개질병 발병시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방역, 보건측면과 함께 경제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축사 발생소장
축사지점은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부설연구실습센터 중 부속농장 및 부속동물사육장과 마사가 있는 승마경기장 인근 으로 Black light trap을 사용하여 115마리, T.I 6.4마리를 채집 되어 채집량이 낮았다. 큰검정들모기가 52마리(45.2%)로 큰검 정들모기가 빨간집모기보다 채집량이 많은 유일한 지점이었다. 빨간집모기가 43마리(37.4%), 흰줄숲모기는 18마리(15.7%)였 다. 다른 지점에서 채집되지 않았던 한국숲모기가 7마리(6.1%) 가 채집되었다(Table 7).
감염병 매개모기 병원체 감시
본 연구에서 채집한 암컷모기 중 중국얼룩날개모기를 제외 한 모든 종을 시기별, 종별, 지점별로 구분하여 총 6,041마리를 364 pools로 나누어 flavivirus 보유여부를 real-time RT-PCR 로 확인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되었다(Fig. 2). 이러한 결 과는 현재까지 제주에서 모기매개의 flavivirus와 관련된 국내 발생 환자가 없으며(감염병웹통계시스템),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주에 서식하는 모기에서 flavivirus가 확인된 보고가 없는 것 과 일치한다. 특히 현재까지 197건의 국내발생이 보고된 일본 뇌염이 제주에서 보고되지 않은 것은 일본뇌염 주요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의 밀도가 낮기 때문으로 추정되지만 국내에서 는 반점날개집모기(Culex bitaeniorhynchus), 해외에서는 빨간 집모기에 일본뇌염바이러스가 확인되었으며(Kim et al., 2011; Ravanini et al., 2012) 국내의 빨간집모기와 동양집모기(Culex orientalis)에서도 일본뇌염바이러스가 확인되어(Kim et al., 2015) 같은 Culex 속에서 우점종인 빨간집모기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에 서식하는 텃새인 집비둘기에 서 서나일열의 항체가 발견되어 서나일열이 아직 국내발생 환 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생태계에서는 발생되고 있을 가능성 이 보고되었다(Kim et al., 2016). 따라서, 검역이나 방역이 불 가능한 이주하는 조류로 인하여 제주지역도 발생할 수 있다. 또 한 말은 서나일바이러스에 대한 숙주가 되기 때문에(Schmidt et al., 1963) 말산업이 발전된 제주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서 나일열을 매개하는 빨간집모기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