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멸구 [Nilaparvata lugens (Stål)]는 노린재목 멸구과 (Hemiptera: Delphacidae)에 속하는 몸 길이 5 mm 이하의 소형 곤충으로 주로 벼(Oryza sativa)가 재배되는 아시아와 오세아 니아 지역에 분포한다(Wilson and Claridge, 1991). 우리나라 에서 벼멸구가 월동하지 못하고 해마다 6월 중순부터 7월 하순 사이에 장시형 성충이 기류를 타고 비래 해와 생육중인 벼에 피 해를 주고 있다(Uhm et al., 1988). 벼멸구는 벼의 체관부 수액 을 직접 빨아먹고 대발생할 경우 벼를 집중고사(hopperburn) 시키는 큰 피해를 주는 벼의 주요해충이다(Sogawa, 1982; Wilson and Claridge, 1991; Seo et al., 2009). 우리나라에서는 벼멸구가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등 서남부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벼멸 구 발생면적(ha)이 최근 20년 동안 1998년(164,577.80), 2013 년(104,599.36), 2005년(90,500.40), 그리고 2006년(62,279.20) 순으로 넓었으며 2005년에는 집중고사 피해가 있었다(Fig. 1). 베트남 남부 벼 재배지역에서는 2005~2006년에 벼멸구에 의 해 RRSV (rice ragged stunt virus)와 RGSV (rice grassy stunt virus)의 매개로 두 바이러스에 복합감염된 벼에서 “옐로우신 드롬” 피해를 입어 약 1억 2천만 달러($) 상당의 경제적 손실이 있었다(Cabauatan et al., 2009).
우리나라에서는 벼멸구 등 벼 해충 발생정보를 전국에서 운 영하고 있는 예찰포와 관찰포에서 지역의 예찰담당자들을 통 해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신속하게 공유하고 있다(Kim et al., 2002). 그러나 예찰포에 설치된 유인등에서 매일 논 주변 벼과 잡초에서도 유인되어 잡히는 벼멸구 외 다른 유사한 30여 종의 크기가 작은 멸구류들에서 벼멸구를 정확하게 동정하기 쉽지 않다(Kim et al., 2002). 일부 지역에서는 벼멸구로 보고된 개체 의 95%가 벼멸구가 아닌 다른 종으로 잘못 동정된 사례도 있었 다(Recitation of Uhm and Han, 2000 by Kim et al., 2002). 이를 보완하고자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논에 설치된 유인등 채집 멸 구류의 정확한 동정을 돕기 위해 하이퍼텍스트 기반의 검색표 를 개발하였으나 벼멸구 동정 효율을 높이지는 못하였다(Kim et al., 2002). 농촌진흥청에서는 매년 시․ 군 농업기술센터의 예찰 업무 담당자 및 관련 공무원을 대상으로 “병해충진단과 정”을 통해 벼 멸구류 형태 구별을 위한 실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병해충을 전공하지 않았고 해부현미경 작동 등 경험이 부 족한 예찰 담당자가 유인등에 대량으로 채집된 멸구류에서 형 태적 동정이 어려운 벼멸구를 구별하기 쉽지 않아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실험실 및 현장에서 형태적 동정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간편하고 정확한 분자동정 기술이 요구된다.
생물의 DNA 유전정보를 활용한 중합효소연쇄반응(PCR) 은 높은 민감도(sensitivity, >10 copies)와 특이성(specificity) 으로 분자동정에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변성(denaturation), 접합(annealing), 신장(elongation) 과정의 반복을 위해 정확 한 온도와 시간 설정이 가능한 고가의 PCR 장비가 요구된다 (Nagamine et al., 2002). 등온조건에서 1시간 이내 반응으로 PCR과 유사한 민감도와 특이성을 갖는 고리매개등온증폭법 (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LAMP)은 Notomi et al. (2000)에 의해 개발된 타켓 핵산 (DNA 또는 RNA)을 증 폭할 수 있는 기술이다. 고리매개등온증폭을 위해서는 1) 두 개 의 타켓 핵산 특이 프라이머 세트(외부 프라이머 세트: F3와 B3, 내부 프라이머 세트: FIP와 BIP), 2) Bst DNA 중합효소, 3) 반응용액, 4) 타켓 DNA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내부 프라이 머 FIP와 BIP는 스스로 고리가 만들어지도록 디자인되는데, 외 부 프라이머인 F3와 B3 사이 영역 양쪽에서 각각 타켓 DNA의 서로 다른 두 개 지점에서 sense와 antisense 시퀀스를 참조하여 구성한다(예: FIP = F1c-F2, BIP = B1c-B2). 중합효소연쇄반응 (PCR)과 달리 변성(denaturation) 과정이 없고 접합(annealing) 과 신장(elongation) 과정을 60~65℃의 등온조건에서 30~60 분간 유지하고 형광반응 또는 전기영동 등을 통해 증폭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F1과 F2 사이와 B1과 B2 사이 염 기서열을 기반으로 제작된 Loop primer (LF와 BF)를 사용하면 증폭시간을 1/2 단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Nagamine et al., 2002). LAMP방법은 PCR방법보다 단기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분석이 가능하고 non-target DNA와 PCR inhibitors (혈액, 혈 청, 음식물 성분 등)가 오염된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Njiru, 2012; Zhang et al., 2014). LAMP 기술은 시료 준비 과정에서 원심분리 없이 신속하고 단 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으며, LAMP 결과를 확인 하는 방법도 침전물 육안 검출에서 형광 실시간 검출 등 다양하 게 개발되고 있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고 있다 (Njiru, 2012; Mori et al., 2013; Zhang et al., 2014).
Bonizzoni et al. (2009)은 28S와 18S 리보솜 RNA 사이의 IGS (intergenic spacers) 영역을 이용하여 학질모기아과의 Anopheles gambiae와 A. arabiensis, 각각의 종(species) 특이 LAMP 프라 이머를 제작하고 LAMP 반응을 수행한 결과, 기존의 PCR방법 대비 93~100% 민감도로 두 종을 특이적으로 구별할 수 있었다. Dickey et al. (2013)은 담배가루이[Bemisia tabaci Gennadius (Hemiptera: Aleyrodidae)] 종복합군(species complex)의 미토 콘드리아 시토크롬 옥시다아제 I (mt COI) DNA 시퀀스 변이를 이용하여 미국 플로리다의 외래 침입 은밀종(cryptic species) 인 MEAM1 (the Middle-East Asia Minor 또는 Biotype B)의 LAMP 특이 프라이머를 제작하고 LAMP 증폭효과를 다른 은 밀종들과 비교하였다. 그 결과 담배가루이와 다른 종인 온실가 루이(Trialeurodes vaporarorium) 등 10종의 가루이(whitefly) 와 Mediterranean (MED 또는 Biotype Q) 등 국내외 8종의 담 배가루이 종복합군 은밀종에서는 LAMP 증폭이 없었고 미국 플로리다의 외래 침입 담배가루이 은밀종인 MEAM1을 증폭 할 수 있어 미국에서 MEAM1을 특이적으로 구별하는데 활용 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Dickey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벼멸구(N. lugens), 겨풀멸구(N. muiri), 벼멸 구붙이(N. bakeri), 북방멸구(Changeondelphax velitchkovskyi), 흰등멸구(Sogatella furcifera), 애멸구(Laodelphax striatellus), 사슴멸구(Ecdelphax cervina) 및 일본멸구(Stenocranus matsumurai) 로부터 핵내 리보솜 RNA 영역 ITS2 (Internal transcribed spacer 2)의 시퀀스를 해독하고 군외군(outgroup)으로 미국선녀벌레 (Metcalfa pruinosa) (Hemiptera: Flatidae)와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Riptortus pedestris) (Hemiptera: Alydidae)의 ITS2 DNA 시퀀스를 함께 비교하였으며, 종(species) 간 뉴클레오티드 차이 와 고리매개등온증폭(LAMP) 기술을 통해 흰등멸구와 애멸구 로부터 벼멸구를 특이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보고한다.
재료 및 방법
실험곤충
본 연구에 사용된 멸구과(겨풀멸구, 벼멸구붙이, 북방멸구, 사슴멸구 및 일본멸구) 5종은 벼 예찰포에 설치된 유인등에 채 집되어 국립농업과학원에서 형태 동정을 하였다(채집지역과 채집연도 미상). 벼멸구, 애멸구 및 흰등멸구 3종은 논에서 흡 충기로 채집하여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사육실에서 벼의 어린 모를 먹이로 공급하면서 누대사육 중인 것을 사용하였다. 미국 선녀벌레(M. pruinosa)는 2013년 충청북도 청원군(36°45' N 127°28' E)에서 채집된 성충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게놈 DNA 추출 및 ITS2 영역 시퀀스 해독
멸구류 8종(species)과 미국선녀벌레로부터 게놈 DNA 추출 을 위해 Seo et al. (2014)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1.5 ml tube에 20 mM NaOH (Sigma-Aldrich, U.S.A.) 용액을 넣고 곤충조직 을 마쇄하고 95℃로 가열한 후 1 M Tris-HCl 용액(pH 8.0) (BIONEER, Korea)으로 중화시키고 원심분리하여 상청액을 얻는 순으로 수행하였다. 이렇게 얻어진 게놈 DNA는 5.8S와 28S 리보솜 영역 사이의 ITS2 영역 시퀀싱을 위해 사용되었다. 한편, LAMP 반응에 사용하는 벼멸구, 애멸구 및 흰등멸구의 게놈 DNA는 CTAB extraction solution (iNtRON biotechnology, Inc., Korea)과 2-mercaptoethanol (BioPure, U.S.A.)을 이용하여 추출하였다. CTAB extraction solution 10 ml에 2-mercaptoethanol 73 μl를 섞어 CTAB 추출 용액을 만들어 1.5 ml tube에 200 μl 를 넣고 한 개체를 마쇄하였다. 65℃에서 1시간 동안 가열 시킨 후 chloroform/IAA (iNtRON biotechnology, Inc., Korea) 200 μl을 넣고 vortex하고 13,000 rpm에서 5분간 원심분리하였다. 상층액을 새 1.5 ml tube로 옮기고 isopropyl alcohol (BioPure, U.S.A.) 100 μl와 잘 섞어 침전이 일어나도록 상온에서 20분간 보관 후 4℃ 조건에서 13,000 rpm으로 20분간 원심분리를 하 였다. 이후 70% EtOH을 이용하여 washing 후 멸균된 3차 증류 수 20 μl에 녹이고 RNase A (Thermo Fisher Scientific, U.S.A.) 1 μl를 넣어 30분간 상온에 놓아 둔 후 NanoDrop 2000 (Thermo Fisher Scientific, U.S.A.)을 이용하여 추출된 게놈 DNA 양을 측정하였다.
멸구류의 ITS2 영역 뉴클레오티드 시퀀스 정보를 얻기 위해 보존형 PCR 프라이머 ITS3 (5'-GCATCGATGAAGAACGC AGC-3')와 ITS4 (5'-TCCTCCGCTTATTGATATGC-3')가 사 용하였다(White et al., 1990). PCR 반응은 IncloneTM Exel TB 2X Taq Premix with dye (Inclonebiotech CO., Korea) 조성액 12.5 μl에 멸균된 3차증류수, 보존형 PCR 프라이머 ITS3와 ITS4, 각각 10 pmol, 게놈 DNA를 최종 25 μl로 만들고 잘 섞어 준 후 다음과 같이 수행하였다. 변성을 위해 95℃에서 5분간 가 열한 후 (변성) 94℃ 30초 - (접합) 56℃ 30초 - (신장) 72℃ 1분 을 35회 반복하고 마지막 (신장) 72℃ 5분을 주었다. PCR 증폭 결과는 1 × TAE 버퍼의 1% 아가로스겔에 전기영동 하여 확인 하였다. 증폭된 PCR 산물의 염기서열 정보는 (주)마크로젠 (Korea)에서 PCR-direct sequencing을 통해 확보하였다. 본 연 구에서 해독된 멸구과(Delphacidae)의 8종(species)과 미국선 녀벌레(M. pruinosa)의 ITS2 DNA 염기서열 정보는 NCBI GenBank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하였다(Table 1). 톱다리개미 허리노린재(R. pedestris)의 ITS2 DNA 염기서열은 NCBI GenBank database에 기존 등록되어 있는 정보를 활용하였다.
염기서열차이와 분자계통 분석
NCBI GenBank에 등록된 멸구과(Delphacidae)의 ITS2 DNA 염기서열이 포함된 22개 정보와 미국선녀벌레, 톱다리개 미허리노린재(R. pedestris)의 ITS2 DNA 염기서열이 포함된 정보로부터 리보솜 RNA 부분 염기서열을 제거하고 순수한 ITS2 DNA 염기서열 정보를 The ITS2 Database (http://its2.bioapps. biozentrum.uni-wuerzburg.de)의 Annotate 기능으로 제거하였다. 전체 10개 종(species)으로부터 총 24개의 ITS2 DNA 염기서열 정보를 MEGA 6.06 (Tamura et al., 2013)에 내장된 CLUSTAL W 알고리즘의 기본설정 조건으로 multiple sequence alignment 를 수행하였다. 이 결과는 MEGA 6.06 (Tamura et al., 2013)을 통해 각 종(species) 간 또는 종(species) 내 염기서열차이분석 (Mean distance)과 Neighbor-Joining 방법으로 분자계통수 분 석(Phylogeny)을 수행하였다. 미국선녀벌레와 톱다리개미허 리노린재는 군외군(outgroup)으로 사용하였다.
LAMP 증폭 효과 검정
벼멸구(N. lugens)의 ITS2 유전자(NCBI GenBank ID: KC 417466)를 바탕으로 벼멸구 유사 곤충들의 ITS2 영역 DNA 정보와 비교하여 벼멸구 특이적인 LAMP 프라이머 후보들을 PrimerExplorer V5 소프트웨어(http://primerexplorer.jp)를 통 해 설계하고 합성하였다(Table 2).
LAMP 반응은 DNA Amplification Kit (Eiken Chemical Co., LTD., Japan)를 구입하여 제조사의 사용방법에 따라 수행 하였다. PCR tube(200 μl)에 2 × Reaction Mix 12.5 μl, LAMP 프라이머 혼합액(FIP 40 pmol + BIP 40 pmol + LF 20 pmol + BF 20 pmol + F3 5 pmol + B3 5 pmol) 2.5 μl, Bst DNA 중합 효소 1 μl, 멸균된 3차증류수 7 μl, fluorescent detection reagent (calcein, Eiken Chemical Co., LTD., Japan) 1μl를 넣고 잘 섞은 다음 1 μl의 게놈 DNA를 마지막으로 추가하여 최종 반응액이 25 μl가 되도록 하였다. 음성대조군 또는 fluorescent detection reagent가 없는 처리의 LAMP 반응용액에는 그 대신 동일한 양 의 멸균된 3차증류수로 채워 넣어 25 μl의 최종 반응액으로 만 들었다. 그리고 65℃ 항온조건에서 60분간 보관하여 증폭시킨 후 다시 80℃ 항온조건에서 5분간 두어 중합효소의 기능을 불 활성화 시키고 LAMP 결과를 확인하였다. LAMP 결과는 1% 아가로스겔(핵산 염색: RedSafeTM Nucleic Acid Staining Solution (20,000x), iNtRON biotechnology, Inc., Korea)에 로딩한 후 전기영동을 통해 확인하였다. 형광을 통해 반응 결과를 확인하 는 경우에는 육안 또는 청색광(blue light illuminator, 470 nm) 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서 분석된 멸구과(Delphacidae) 8종의 ITS2 영역 뉴클레오티드 염기서열 길이는 종(species)마다 550 bp (흰등 멸구)에서 699 bp (겨풀멸구)까지 차이를 보였다(Table 1). 벼 멸구의 ITS2 길이는 693 bp로 같은 Nilaparvata속의 겨풀멸구 (699 bp), 벼멸구붙이(698 bp)와 5~6 bp 차이를 보였으며, ITS2 전체 영역의 종간 염기서열 차이 추정값(d ± S.E.)에서도 벼멸 구와 각각 0.056 ± 0.008, 0.058 ± 0.008로 구별되었다(Table 1). 그러나 겨풀멸구와 벼멸구붙이 사이의 ITS2 길이는 불과 1 bp 차이였으며, ITS2 전체 영역의 종간 염기서열 차이 추정값도 0.001 ± 0.001이었다(Table 1). 이를 통해 ITS2 영역 정보만으 로 겨풀멸구와 벼멸구붙이, 두 종을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해독된 벼멸구(NCBI GenBank ID: KC 417466)와 애멸구(NCBI GenBank ID: KC417472)의 ITS2 영 역 뉴클레오티드 염기서열은 외국에서 보고된 벼멸구(NCBI GenBank ID: AB625608)와 애멸구(NCBI GenBank ID: AB 625609)의 정보와 종내 염기서열 차이 추정 값은 0.000 ± 0.000 으로 염기서열이 모두 일치하였다(Table 1). 흰등멸구의 경우 에는 ITS2 전체 영역의 뉴클레오티드 염기서열 길이가 550~551 bp로 종내 변이가 있었으며, 종내 염기서열 차이는 0.002 ± 0.001로 매우 낮았다. 흰등멸구와 다른 멸구류들과의 염기서열 차이 중 가장 낮은 경우는 흰등멸구와 애멸구 사이로 0.236 ± 0.017이었다. 이는 흰등멸구 종내 ITS2 염기서열 차이 추정 값 보다 약 100배 이상 높았다. 흰등멸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멸구 류에서는 ITS2 영역의 종내 변이 정보가 부족하여 정확한 멸구 류 종간 차이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1) 흰등멸구의 예에서처럼 종간 ITS2 영역의 변이가 매우 낮은 점(Hillis and Dixon, 1991) 과 2) 벼멸구와 애멸구의 경우 서로 다른 지역에서 해독된 ITS2 결과가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 더 많은 개체들의 ITS2 정 보를 비교하였을 경우에도 본 연구에서 분석된 ITS2 염기서열 의 종간 차이 추정 값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Neighbor-Joining 방법으로 추론된 분자계통수에서 군외군 (outgroup)인 미국선녀벌레와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를 제외 하고 나머지 멸구류는 단계통군을 형성하였으며 벼멸구는 같 은 Nilaparvata속의 겨풀멸구, 벼멸구붙이와 높은 확률로 분지 되었다(Fig. 2). 이러한 결과들은 ITS2 염기서열 차이를 통해 벼멸구가 벼 포장 또는 유인등에 채집되는 다른 유사 멸구류들 과 구별될 수 있음을 뒷받침하였다. 그러나 겨풀멸구와 벼멸구 붙이는 분자계통수에서 같은 그룹으로 분지되어 ITS2 염기서 열 정보만으로 두 종이 서로 구별되지 않았다.
ITS2 염기서열을 참고하여 벼멸구 게놈 DNA에서만 특이적 으로 증폭하도록 설계된 LAMP 프라이머 세트 4종(BPH-38, BPH-38-1, BPH-207 및 BPH-92)을 제작하고(Table 2) 실제 벼 멸구 게놈 DNA에서 특이적으로 증폭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 였다. 먼저 Loop primer (LF, BF)가 없는 3종의 LAMP 프라이 머 세트(BPH-38, BPH-38-1 및 BPH-207)에 대한 증폭여부를 검토하였다. 벼멸구, 흰등멸구 및 애멸구 3종의 게놈 DNA를 각각의 LAMP 프라이머 세트와 65℃ 조건에서 60분간 반응시 킨 후 아가로스겔에 전기영동 한 결과, 벼멸구 샘플에서만 특이 적으로 사다리처럼 다양한 길이의 밴드들이 관찰되었으며 밴 드의 밝기로 보아 LAMP 프라이머 세트별 증폭 정도는 BPH- 207 > BPH-38-1 > BPH-38 순이었다(Fig. 3). 이때 각 LAMP 프라이머 세트별 사용된 벼멸구, 애멸구 및 흰등멸구 게놈 DNA 양은 각각 360 ng, 390 ng, 및 400 ng이었다. 그러나 벼멸 구 DNA 양을 200 ng부터 0.2 ng까지 희석하여 위와 동일한 방 법으로 LAMP 프라이머 세트 BPH-207에 적용하였을 때 아가 로스겔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증폭되지 않았다(data not shown). 따라서 Loop primer (LF, BF)가 없는 3종의 LAMP 프 라이머 세트(BPH-38, BPH-38-1 및 BPH-207)는 소량의 벼멸 구 게놈 DNA (e.g. ≤1 ng)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 였다.
한편, Loop primer (LF, BF)가 있는 BPH-92는 100 ng의 벼 멸구 게놈 DNA와 65℃ 조건에서 60분간 반응시킨 후 아가로 스겔에서 전기영동 결과 강하게 증폭된 사다리처럼 다양한 길 이의 밴드들이 확인되었다(Fig. 4). 벼멸구 게놈 DNA 양을 달 리하여 BPH-92 LAMP 프라이머 세트와 65℃ 조건에서 60분 간 반응시킨 후 형광반응 결과를 통해 벼멸구 게놈 DNA의 최소 필요량을 검토하였다. 벼멸구 게놈 DNA 100 ng, 10 ng, 1 ng, 및 0.1 ng은 LAMP 반응 후 청색광(blue light, 470 nm) 조건에 서 강한 형광이 관찰되었으나 0.01 ng에서는 음성대조군(NC), 흰등멸구(WBPH), 애멸구(SBPH)와 마찬가지로 강한 형광빛이 관찰되지 않았다(Fig. 4). 그리고 LAMP 반응 결과 강하게 증폭 된 양성대조군(PC)과 벼멸구 게놈 DNA 100 ng, 10 ng, 1 ng 및 0.1 ng의 경우는 백색광 조건(white light)에서 육안관찰시 연 두색으로 보였다(Fig. 4). 반면에 나머지 음성대조군(NC)처럼 증폭이 안된 샘플들은 백색광 조건에서 육안으로 연한 살구빛 을 보여 증폭여부가 쉽게 구별되었다. 한편, LAMP 반응 결과 강하게 증폭된 양성대조군(PC)과 벼멸구 게놈 DNA 100 ng, 10 ng, 1 ng 및 0.1 ng의 경우는 4℃ 냉장보관 후에 tube 바닥에 서 하얀 침전물이 관찰되었다(data not shown). 이는 Bst Pol.에 의해서 dNTPs로부터 pyrophosphate 이온이 부산물로 만들어 지게 되고 LAMP 반응 완충용액에 있는 Mg2+ 이온과 반응하여 magnesium pyrophosphate (Mg2P2O7) 침전물이 생성된 것으 로 LAMP 증폭의 성공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 중 하나이다(Zhang et al., 2014).
LAMP 프라이머 세트에 Loop primer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증폭속도가 약1/2 빨라질 수 있어 BPH-92 LAMP 프라이머 세 트에서 벼멸구 게놈 DNA 0 ng, 0.1 ng, 10 ng, 및 100 ng을 각각 65℃ 조건에서 20분, 30분, 40분, 및 60분간 반응시킨 후 증폭 된 결과를 형광 밝기로 비교하였다. 그 결과 반응시간을 20분과 30분만 처리한 경우는 벼멸구 게놈 DNA 0~100 ng 모두 청색 광(470 nm) 조건에서 형광 빛이 육안으로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고 각각의 밝기 차이를 판단하기 어려웠다(Fig. 5). 그러나 반응시간 40분에서는 벼멸구 게놈 DNA 10 ng과 100 ng에서 청색광(470 nm)에 강한 형광 빛을 내 0 ng, 0.1 ng과 분명하게 구별되었으며 60분에서는 0.1 ng에서도 강한 형광 빛이 관찰되 었다(Fig. 5). 이러한 결과는 벼멸구를 특이적으로 검출하는데 BPH-92 LAMP 프라이머 세트를 활용할 경우, 벼멸구 게놈 DNA 양이 적어도 10 ng 이상이면서 40분간 LAMP 반응 또는 0.1 ng 이상이면서 60분간 LAMP 반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 안하였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정리하면, 1) 벼멸구의 ITS2 영역 DNA 염기서열 정보는 다른 멸구과(Delphacidae) 멸구류들과 염기 서열 차이가 유의하게 구별되었다. 2) 벼멸구의 ITS2 염기서열 을 토대로 다른 멸구류들과 차이가 나는 부분을 포함하여 벼멸 구 특이 LAMP 프라이머 세트 4개 후보를 설계하였다. 3) 벼멸 구, 애멸구 및 흰등멸구의 게놈 DNA를 이용하여 벼멸구 특이 LAMP 프라이머 세트 후보의 증폭 효과를 검정하였는데, 4개 모두 벼멸구 특이성을 보였으나 증폭 효율은 BPH-92가 가장 좋았다. 4) BPH-92 LAMP 프라이머 세트의 성공적인 증폭 효 과 확인을 위해서는 65℃에서 최소한 벼멸구 게놈 DNA 10 ng 으로 40분간 또는 0.1 ng으로 60분간 LAMP 반응이 요구된다.
앞으로 본 연구에서 제작된 ITS2 영역 기반 LAMP 프라이 머 세트 BPH-92가 논에 설치된 유인등 트랩에 포획된 멸구류 중에서 벼멸구를 특이적으로 검출하는데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벼멸구와 염기서열이 가장 유사한 같은 속(Genus)의 겨풀멸구(N. muiri)와 벼멸구붙이(N. bakeri) 게놈 DNA에서의 증폭여부가 추가로 검토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설계한 LAMP 프라이머 세트 BPH-92가 겨풀멸구와 벼멸구붙이의 게놈 DNA 에서 증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멸구과(Delphacidae)의 다른 멸구류에서도 증폭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낮기 때 문에 현장에서 벼멸구를 특이적으로 구별하는데 유용하게 활 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