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록총채벌레(Scirtothrips dorsalis Hood)는 총채벌레목 (Thysanoptera) 총채벌레과(Thripidae)에 속한 곤충으로 아시 아, 호주, 태평양 연안 섬지역, 남아공 일부지역에 분포하며 동 남아지역 아열대 및 열대기후의 감귤에서 중요한 해충으로 인 식되고 있다(smith and Pena, 2002). 미국의 경우도 2004년부 터 볼록총채벌레를 가장 위험한 외래해충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Nietschke et al., 2008; Seal et al., 2006). 제주도 감귤의 경우 경미한 피해만 보고되다가 2007년 이후 감귤에 국부적으 로 다발생하여 심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점차 피해지역이 증가 하고 있다(Hyun, 2008). 지구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제주도 감귤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Kim et al., 2009).
볼록총채벌레의 경우 최소한 40과 112종의 식물에서 발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Venette and Davis, 2004). 이 중 전체 생활사를 완성할 수 있는 1차 기주식물로는 키위, 망고, 아스파 라거스, 포도, 녹차, 고추, 콩, 배, 감자, 딸기 등이 있으며, 감귤 은 전체 생활사에서 일부 발육단계 만을 완성할 수 있는 2차 기 주식물로 분류되어있다(Nietschke et al., 2008).
감귤원에 피해를 주는 볼록총채벌레 개체군의 공급원은 주 변 야생기주식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원 내 잡초 등의 기주식물에서 증식한 성충이 침입(이주)하여 피해를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Ohkubo, 2001; Masui, 2007). 볼록총채 벌레 성충이 감귤원으로 침입하는 시기는 주변 야생기주에서 의 발생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Masui, 2007). 국내에 서는 감귤원 주변의 기주식물 수목류 23과 39종, 초본류 10과 15종 총 32과 54종에서 볼록총채벌레가 발견되었다(Song et al., 2013). Masui (2008)는 적산온도를 이용하여 각 발생세대 의 발생최성기를 예측하는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감귤원 중 볼록총채벌레 피해가 심각한 곳은 방제를 여러 차 례 실시하여도 그 피해가심각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과원은 대 부분 주변 기주식물로부터 이주해 온 볼록총채벌레에 의해 피 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본 연구는 제주도 감귤원에 발생하는 볼록총채벌레와 주변 1차 기주식물 중 제주 도에 넓은 면적으로 재배되는 기주식물과의 관계를 구명하고 그 경로 및 원인을 파악하여 효율적으로 방제하기 위해 수행되 었다.
재료 및 방법
키위(1차 기주식물과원)와 인접 감귤원에서 발생밀도 조사
2013년부터 2015년에 걸쳐 볼록총채벌레 발생이 비교적 많 은 지역인 제주특별자치도서귀포시 남원읍(Hyun, 2008)일대 의 감귤원과 감귤원에 인접한 키위과원 3곳(공천포, 의귀리, 신 례리)에서 볼록총채벌레 발생밀도를 황색 끈끈이트랩을 이용 하여 조사하였다. 황색 끈끈이트랩(15 × 25 cm, Green Agro Tech, Korea)은 한 면만 사용되었으며, 과원 인접부에서 5 m~10 m 지점에 설치하였다. 감귤원의 경우 약 1.5 m 높이에 설치되었 고 키위과원의 경우 약 1.7 m 높이의 과실 근처 덕에 설치되었 다. 트랩은 각 과원별 3~5개씩 설치하였으며 1주일 간격으로 교체하였고 육안 및 현미경(×10)을 이용하여 포획 성충수를 조 사하였다. 대상 조사과원 모두 관행재배를 실시하고 있었으며, 감귤원은 살충제를 연 6~7회, 키위과원은 연 1~3회 깍지벌레 방제를 위해 살포하였다. 초생관리는 공천포와 의귀리 감귤원 의 경우 제초제를 이용하여 꾸준히 관리 하였으며, 신례리 감귤 원은 들묵새를 이용한 인공초생을 조성하여 관리하였다.
1차 기주식물 과원으로부터 거리별 발생밀도 및 피해 조사
발생조사. 2015년 9월부터 2015년 10월에 걸쳐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의 1차 기주식물인 키위과원 1곳(공천포)과 망고과 원 1곳(의귀리)을 선정하여 인접하고 있는 감귤원에서 이격거 리별 볼록총채벌레 포획 성충수를 황색끈끈이트랩(15 × 25 cm, Green Agro Tech, Korea)을 이용하여 매주 1회 조사하였다. 키 위과원의 경우 0(경계부), 5, 10, 15, 20 m 트랩설치간격별로 조 사를 실시하였으며 망고과원의 경우 0, 7, 14 m 트랩설치간격별 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트랩은 1차 기주식물 과원의 경우 3개씩 설치하였으며 감귤원의 경우 트랩설치간격별 10개씩 설치하 였고, 성충 포획수를 육안 및 현미경(×10)을 이용하여 조사하 였다.
피해도 조사. 2015년 11월 위와 동일한 과원에서 과원 경계 부에서 트랩설치간격에 따른 볼록총채벌레 피해도 조사를 실 시하였다. 1차 기주식물 과원으로부터 0, 5, 10, 15, 20 m 떨어진 감귤나무의 과실을 각각 300개씩 임의로 선택하였다. 각 과실 의 피해정도는 6단계(0-피해면적: 0, A-피해면적: < 1%, B-피 해면적: 1~5%, C-피해면적: 6~25%, D-피해면적: 26~50%, E- 피해면적: 51~100%)로 구분하였다. 이를 이용한 과실의 피해정 도(degdeg of fruit injuary)는 Hyun et al. (2005)의 방법에 따라 ((1A+3B+5C+7D+9E) / (9×표본수)) × 100(%)와 같이 계산하 였다.
통계분석
트랩설치간격별 볼록총채벌레 발생밀도의 차이와 트랩설치 간격별 피해도의 차이는 SAS의 PROG GLM (SAS Institute, 2010)을 이용하여 ANOVA분석 및 처리 평균 간 비교를 실시 하였다. 처리 평균간 비교결과에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 경우(P < 0.05), LSD 사후검정을 실시하였으며, 각 결과간 P < 0.05범 위에서 유의성 검정을 수행하였다.
결 과
1차 기주식물(키위) 및 인접 감귤원(2차 기주)에서 볼록총 채벌레 발생밀도 변화
2013년부터 2015년에 걸쳐 1차 기주식물인 키위과원 및 인 접해 있는 감귤과원에서 볼록총채벌레 발생밀도를 비교한 결 과 Fig. 1과 같았다. 키위와 감귤원에서 발생시기(peak)는 비슷 하거나 감귤원에서 다소 지연되어(약 1주 내외) 나타나는 경향 이었다. 두 과원 간 발생량의 크기를 비교할 때, 공천포와 의귀 리 조사장소에서는 전체적으로 키위과원에서 밀도가 훨씬 높 았다. 특히, 키위과원에서는 6월 하순에서 7월 상순 경 높은 유 살량이 관측되었으며, 이에 반해 감귤원에서는 상대적으로 낮 은 유살량이 나타났다. 기타 시기에는 키위과원 발생피크에 대 응하여 감귤원에서는 작지만 분간할 수 있는 작은 피크가 나타 나거나 유의미한 피크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가 을철 생육후기에는 감귤원 피크와 키위과원 피크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공천포와 의귀리 과원의 양상과는 달리 신례리에서는 감귤원에 서 발생이 우세한 경향을 보였다. 2014년 조사의 경우 뚜렷하게 발 생피크가 높았으며, 2015년에도 여름철 초반까지는 키위과원에서 발생이 명확하지 않은 채 감귤원에서 뚜렷한 피크가 나타났다. Table 1
1차 기주식물로부터 거리별 발생밀도 및 피해
1차 기주식물인 키위 또는 망고 과원과 인접한 감귤과원에서 조사한 거리별 볼록총채벌레 포획 성충수는 바로 인접한 경계부 (0 m)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키위 인접과원: df = 4, F = 2.633, P = 6.927; 망고 인접과원: df = 2, F = 3.885, P = 0.001) 거리가 멀어질수록 낮았다(Fig. 2). 키위 인접과원에서 경계부 유살량 은 20 m 보다 약 3배 높았으며, 망고 인접과원에서는 약 7.5배 의 차이가 있었다.
키위과원과 인접한 감귤원의 트랩설치거리별 볼록총채벌레 피해도(Fig. 2)의 경우 0 m의 경우 19.5%로 가장 높았으며, 15 m 까지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5 m에서는 4.9%로 크게 감소하 였다. 망고과원과 인접한 감귤원의 경우는 거리에 따른 피해도 의 구배가 경시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인접부 피해도 44.0%에서 20 m 지점 3.8%로 상대적으로 낮은 피해도를 나타 내었다.
고 찰
본 연구에서는 감귤원에서 나타나는 볼록총채벌레의 피해 를 이해하기 위하여 1차 기주식물과 연관하여 볼록총채벌레의 발생양상과 피해를 조사하였다. 감귤은 볼록총채벌레의 2차 기주식물로 분류되고 있는데(Nietshke et al., 2008; Seal et al., 2006), 감귤에서 볼록총채벌레의 성충수명이 4일로 매우 짧고 산란수는 1.4개에 불과하다는 Tatara (1994)의 실험자료로 뒷 받침될 수 있다. 다만, 약충 발육단계는 감귤나무에서 정상적인 발육을 할 수 있어 전형적인 2차 기주식물의 특성을 보인다. 이 것은 감귤에서 피해는 볼록총채벌레의 약충 개체군과 밀접히 관계되어 있다는 보고와 일치한다(Nietschke et al., 2008). 약 충은 비산능력이 없기 때문에 볼록총채벌레 성충 개체군이 1차 기주식물에서 비산하여 유입되어야 만 감귤에서 피해를 이해 할 수 있다.
본 연구의 공천포와 의귀리 결과는 발생피크의 크기나 시기 로 보았을 때 1차 기주식물인 키위과원에서 2차 기주식물인 감 귤원으로 볼록총채벌레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피해도 분포도 인접한 1차 기주식물 과원으로부터 거리에 따라 일정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볼 때 감 귤원 주변의 볼록총채벌레 1차 기주식물 과원은 감귤피해를 유 발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판단되면, 일본 감귤에서 도 같은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Masui, 2007). 다만, 신례리의 경우는 감귤원에서 볼록총채벌레의 발생양상(끈적이 트랩 유 살량)으로 볼 때 인접한 키위과원에서 유래했다고 판단하기 어 려웠다. 제주지역에서 감귤원 주변에 볼록총채벌레의 1차 기 주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Song et al., 2013), 만일 야생 기주식물이 감귤원 주변에 우세하게 분포한다면 이 와 같은 발생양상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즉, 키위, 망고, 녹차와 같은 1차 기주식물 과원이 주변에 없는 경우도 볼록총 채벌레 피해가 감귤에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되는데 (Personal observation), 야생의 1차 기주식물이 요인이 되는 것 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생재배가 볼록총채벌레의 발생 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들묵새 초생재배의 경우 자연초생보 다 1.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Choi et al., 2007).
황색 끈끈이트랩에 유살된 볼록총채벌레 발생피크 중에서 3 월 달 피크는 월동성충의 활동시기와 일치하고(Kang et al., 2015), 6월 하순에서 7월 상순의 큰 피크는 3세대 성충발생기 에 해당된다(Hwang et al., 2013). 특히, 3세대 발생기는 키위의 새순발생이 왕성하는 시기로 볼록총채벌레 개체군이 크게 증 가할 수 있고, 이 때 키위 여름순 전정실시에 따라 성충의 비산 을 유발시킬 수 있다. 또한, 같은 시기 감귤 새순(봄순)이 굳어 져 있는 상태로 있기 때문에 비산 개체군이 어린 과실을 집중적 으로 가해하여 조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감귤원에서 볼록총채벌레 피해는 주로 착색전 9월 중순부터 급격히 증가하는데(Hyun et al., 2012), 8월 하순에서 9월 상순 비산한 성충이 산란한 알에서 부화한 약충 개체군의 가해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이 때의 키위 여름순 전정 시기 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감귤원에서 볼록총채벌레 피해가 키위 등과 같이 재배법이 일정한 1차 기주작물과 관련된 경우는 1차 기주의 새순생장과 전정 등 재배주기에 맞추어 방제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 만, 야생잡초가 주요한 원인이 되는 경우는 방제주기를 결정하 기 쉽지 않다. 우선, 재배적으로 감귤주변의 야생 기주식물을 모니터링하고 제거하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 가서는 비산 성충 개체군의 후속세대가 피해를 주기 때문에 황 색 끈끈이트랩 유살량을 바탕으로 방제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볼록총채벌레의 방제체계를 근본적으로 개 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