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멸구(Laodelphax striatellus Fallén)는 노린재목 멸구과 (Hemiptera: Delphacidae)에 속하는 몸 길이 5 mm 미만의 소형 곤충이다. 분포지역은 아시아, 북아프리카, 유럽, 미크로네시 아 연방국 등으로 매우 넓으며 벼(Oryza sativa), 보리(Hordeum vulgare), 밀(Triticum aestivum), 옥수수(Zea mays) 등 주로 화 본과 식물이 기주이다(Chung and Lee, 1971; Plantwise Knowledge Bank, 2016). 애멸구는 동북아시아 지역(한국, 중국, 일본)에서 벼줄무늬잎마름병(rice stripe virus)과 벼검은줄오갈병(rice black-streaked dwarf virus)을 매개하여 큰 피해를 주고, 흡즙 에 의한 직접 피해는 거의 보고되지 않으나 대발생시 직접 흡즙 으로 식물체 고사 및 감로분비로 그을음 피해를 줄 수 있는 벼 의 주요 해충이다(Chung, 1974; Hibino, 1996; Park et al., 2011). 특히, 한국에서는 애멸구가 주로 매개하는 벼줄무늬잎마름병 발생으로 1935년 이후 일부 경북, 경남, 전남지방에서 30 – 70% 수확량 감소 피해가 있었으며, 1960~1970년대에는 전국평균 피해경율이 5 – 6.5%에 달하였다(Chung, 1974). 2000년부터 벼줄무늬잎마름병이 서해안과 서남해안 지역에서 4,663 ha (2001년), 14,137 ha(2007년), 21,541 ha(2009년)가 발병된 바 있다(Lee et al., 2012).
애멸구가 속하는 멸구과 곤충들의 입틀에는 두 종류의 구침 (stylets)이 각각 한 쌍씩 존재한다(Brozek et al., 2006; Dai et al., 2014; Foster et al., 1983). 안쪽에는 작은턱 구침(maxillary stylets)이 서로 맞물려 먹이 운반 통로(food canal)와 타액 분비 통로(salivary canal)를 하나씩 만들고, 바깥 쪽에는 한 쌍의 큰 턱 구침(mandibular stylets)이 작은턱 구침을 부분적으로 덮고 있으면서 이들 모두는 아랫입술(labium)에 감싸여 있다. 진딧 물이나 멸구류와 같은 식물의 체관부 수액을 먹는 곤충들은 흡 즙하는 동안 응고성 타액(coagulable saliva)과 수용성 타액 (watery saliva), 두 종류의 타액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Miles, 1999). 응고성 타액은 구침을 보호하고 구침의 이동 을 용이하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곤충이 구침을 식물체 에서 뺀 이후에도 빨대피막(stylet sheath)으로 식물 조직 속에 남는다. 수용성 타액은 소화단백질, 결합단백질 등을 분비하여 섭식을 돕고 식물의 방어 시스템을 유도하거나 억제하기도 한 다(Sharma et al., 2014). 식물 조직 내에서 구침의 움직임과 타 액 분비활동은 이들 흡즙성 곤충들의 기본적인 섭식행동인 동 시에, 식물로부터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의 획득과 전달이 이 뤄지는 과정이므로(Hogenhout et al., 2008), 섭식행동 관찰은 먹이식물의 적합성과 병원체 매개 특성을 연구하는 중요한 수 단이 된다. 그러나 흡즙성 곤충이 식물체 내부를 섭식하는 행동 은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안으로 i) 흡즙된 내용 물의 상당 부분이 그대로 포함되어 배출되는 감로 분비 행동을 관찰하거나, ii) 흡즙된 부위의 식물 조직 절편에서 식물 내부에 남아있는 빨대피막을 관찰하거나, iii) electrical penetration graph (EPG) 기술로 섭식 부위 파형을 관찰하거나, iv) EPG의 특정 파형에 구침을 절단(stylectomy)하고, 구침이 삽입된 식물 체 조직의 절편에서 구침 끝이 도달된 부위를 관찰하는 방법 등 으로 섭식행동을 연구하고 있다.
EPG는 전기 전도성이 있는 섭식 기질에서 곤충이 구침을 찔러서 빨아먹는 행동을 정량 분석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로 (McLean and Kinsey, 1964; Tjallingii, 2000), 곤충과 식물, 전 기공급장치(AC 또는 DC), 입력저항(input resistor)들이 하나 의 전기회로로 연결된 시스템에서 곤충이 구침으로 식물체를 찌르면 전기회로가 닫히게 되면서 변화하는 전압값을 측정하 여 식물체 조직과 곤충 행동별로 특이한 전기파형들을 얻는데, 이 파형들은 감로분비 행동이나, 구침 도달 부위, 빨대피막 위 치 자료들과 결합하여 섭식행동을 추정하는데 이용한다(Backus et al., 2005; Joost et al., 2006; Tjallingii, 1978; Tjallingii and Hogen Esch, 1993; Youn, 1998). EPG 기술은 그 동안 진딧물, 멸구, 매미충, 가루이, 깍지벌레, 총채벌레, 노린재 등에서 연구 되어 왔는데(Backus and Bennett, 2009), 멸구과에서는 벼에서 벼멸구(Nilaparvata lugens)의 EPG 파형들을 구분하고 벼 조 직 내 빨대피막 위치 관찰을 통해 처음 섭식행동이 추정된 (Youn and Chang, 1993) 이후, 특정 파형 출현과 동시에 구침 을 잘라, 절편에서 구침 도달부를 판정하여 파형별 섭식행동을 더 실제적으로 추정한 것이 보고되었다(Seo et al., 2009). 그러 나 같은 과에 속하는 애멸구가 벼에서 보이는 EPG 파형들과 섭 식행동 관련성 연구는 아직 없었고, 대신 벼멸구 EPG 파형들을 차용하여 애멸구 섭식행동을 추정하여 왔다(He et al., 201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EPG 파형들을 이용하여 벼에서 애멸 구의 섭식행동을 추정하기 위한 실험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첫째, 애멸구의 특정 EPG 파형 패턴과 감로분비 행동과의 관련 성을 조사하고, 둘째, 특정 EPG 파형에서 구침을 잘라 벼 절편 안에 구침 끝이 도달한 조직을 관찰하였고, 셋째, 잘려진 구침 으로부터 용출된 수액의 당 성분 분석을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곤충과 벼 품종
애멸구는 2006년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N 36° 39´ E 126° 18´) 논에서 채집하여 애멸구에 감수성인 일품벼(Choi et al., 1992) 유묘를 먹이 식물로 제공하면서 온도 25 ± 2℃, 습도 60 ± 5% RH, 광주기 15L:9D 조건에서 집단 누대 사육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실내집단에서 애멸구 단시형 암컷 성충을 무작위 로 골라 2시간 동안 거름종이 위에서 물만 제공한 후 사용하였 다. 모든 실험의 먹이식물로는 애멸구 감수성인 오대벼(Kim et al., 1984) 3 – 4엽기 유묘를 사용하였다.
EPG 신호 기록 및 분석
애멸구의 벼 섭식 EPG 파형은 Giga-8 DC EPG (input resistor, Ri: 109 Ohm; input bias current: <0.1 pA) (Wageningen Agricultural University, The Netherlands)를 통해 기록되었다. 지름 20 μm의 금선(gold wire)을 4 – 5 cm 길이로 자른 후 한 쪽 끝을 핀(electrode pin)의 머리부분에 수용성 은접착제(watery silver glue paint)를 이용하여 연결하였다. 금선 다른 한 쪽 끝은 애멸 구 가슴등판에 은접착액을 이용하여 붙인 후 EPG 장치의 증폭 기(amplifier)가 연결된 프로브(insect probe)에 연결하였다. 벼 유묘는 육묘상에서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뽑아 수돗물로 뿌리 에 부착된 흙을 제거하였다. 유묘 한 본의 배유와 뿌리가 포함 된 아랫부분을 탈지면(3 cm × 25 cm)으로 감은 후 물이 가득 찬 100 ml 삼각플라스크 넣고 유묘를 수직으로 고정시켰다. Plant electrode의 끝 부분에 연결된 구리 선(직경 2 mm, 길이 10 cm) 을 삼각플라스크 입구와 탈지면 사이로 끼워 넣어 물에 잠기도 록 하였다. EPG amplifier의 gain 값을 50배로 설정한 상태에서 프로브에 연결되어 매달려있는 애멸구를 가는 붓을 이용하여 유묘 줄기에 붙여주고 출력되는 전압값을 -5 V와 + 5 V사이에 오도록 조정하였다. 컴퓨터를 제외한 EPG 구성물들은 구리망 으로 만들어진 Faraday cage 안에 넣었고, 출력되는 EPG 신호는 컴퓨터에서 PROBE 3.0 소프트웨어(Wageningen Agricultural University, Wageningen, The Netherlands)를 사용하여 저장하 고 분석하였다. EPG 실험은 온도 25 ± 2℃, 상대습도 60 ± 5%, 형광등 빛이 있는 광조건에서 수행되었다.
감로 분비 행동 관찰과 분석
애멸구가 벼를 섭식하는 동안 나타나는 EPG 신호들을 3시간 동안 기록하면서 레이저 stylectomy (Laser & Physics, Republic of Korea)에 부착된 화상카메라로 애멸구의 감로 분비 행동을 관찰하였다. 감로가 떨어지는 것을 관찰한 시점에서 EPG가 진 행된 시간을 기록하고, 감로가 맞는지 재확인하기 위해 벼 줄기 아랫부분에 아세톤에 녹인 2% ninhydrin 용액 1 ml를 도포한 거름종이(Whatman® qualitative filter paper, Grade 1, Ø150 mm)를 끼워 놓았다. 거름종이에 떨어진 감로 안의 아미노산이 ninhydrin 반응으로 발색되어 보라색 얼룩점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얼룩점을 연필로 표시를 하고 관찰 시점을 기록하였 다(Bottom et al., 1978). 그리고 감로가 떨어진 위치가 다음 감 로 방울로 겹치지 않도록 거름종이를 조금씩 돌려주었다. EPG 기록이 끝난 후 감로가 떨어졌던 시점의 EPG 파형들을 확인하 였다. 감로 분비 행동 조사에는 14 마리 애멸구 개체를 이용하 였고, 실험 곤충 별로 새로운 유묘를 사용하였다. 관찰 결과에 서 구분된 파형 별로 감로를 배출한 곤충 수를 실험된 14 마리 에 대한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한편, 곤충 개체 별로 L4-b 파형 에서 처음 감로가 떨어지기까지의 시간과 감로분비 간격을 계 산하였다.
레이저 stylectomy와 미세절편 제작
벼를 섭식 중인 애멸구의 구침을 각각의 L3, L4-a, L4-b, L5 파형 패턴에서 레이저 stylectomy를 이용하여 절단하였다. stylectomy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구침의 절단여부와 구침의 절단부 끝에서 수액이 흘러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하였으며, 구 침이 박혀있는 위치를 표시하였다. 잘린 구침이 포함된 주변의 벼 조직을 면도칼로 잘라낸 후 Karnovski 고정액(Polysciences, Inc., USA)에 담가 4℃에서 1일 이상 고정시켰다. Karnovski 고정액을 제거한 후, 0.2 M Milonig’s phosphate 완충액(pH 7.4) (Electron Microscopy Sciences, USA)으로 10분씩 3번 씻 어 주었고, 1% osmium tetroxide (Electron Microscopy Sciences, USA)로 1시간 30분 동안 2차 고정하였다. 증류수로 3번 씻고 4℃에서 하루 동안 1% uranyl acetate (Electron Microscopy Sciences, USA)로 염색한 시료를 50 – 100% 에탄올 용액들로 순차적으로 탈수시킨 후 에탄올과 LR White resin (Electron Microscopy Sciences, USA) 혼합액(1:2 혹은 1:3)에 1시간 동 안 침투시켰다. 4℃에서 1일 동안 LR White resin에 침투시킨 후 embedding하였다. Leica Ultracut UCT (Leica microsystems, Germany)에서 유리칼을 이용하여 벼의 횡단면을 850 – 2,400 nm의 두께로 절편하였고, 시료는 1% toluidine blue (in sodium tetraborate) (Sigma-Aldrich, Co., USA)로 염색하여 광학현미 경으로 관찰하였다.
체관부 수액 채집과 당 분석
레이저 stylectomy로 잘려진 애멸구 구침의 끝에서 수액이 흘러나오는 경우, 해당 벼를 증류수가 바닥에 채워진 플라스틱 데시게이터 안에 넣고 뚜껑을 닫은 후 감압하지 않은 상태로 3 시간을 방치하여 수액이 충분히 맺히도록 하였다. 수액은 1 ㎕ micro-capillary tube (Microcaps, Drummond scientific company, USA)를 이용하여 수집한 후, 유리 바이알에 넣고 분석 때까 지 -30℃에서 냉동 보관하였다. 수액의 당은 미량의 3차 증 류수로 희석한 후에 전처리 없이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HPLC) (pump: Shimadzu LC-6AD, column: Alltech Prevail carbohydrate ES 5 le, 4.6×250 mm, solvent: 80% acetonitrile, flow rate: 1.4 ml/min, detector: Alltech ELSD 3300)로 분석을 하였다. HPLC 크로마토그램에서 검출된 peak 의 용출시간을 각 표준물질(fructose, glucose, sucrose, maltose) (Sigma-Aldrich, Co., USA)의 용출 시간과 비교하여 동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오대벼 유묘 섭식 중에 측정된 애멸구 EPG 파형들을 벼멸구 의 EPG 파형 패턴 구별 방법(np, N1, N2, N3, N4-a, N4-b, N5) (Seo et al., 2009)에 따라, 총 7 개의 파형 패턴으로 구별하였다 (Fig. 1). 구별된 파형들은 멸구과의 다른 벼 멸구류에서 측정 된 것들과 차별을 두기 위해 애멸구의 속명 Laodelphax의 첫 알파벳 철자를 이용하여 np, L1, L2, L3, L4-a, L4-b, L5로 명명 하였다. 애멸구의 모든 EPG 파형은 고유성을 갖는 의미로 학명 처럼 이탤릭체로 표기하였다. 구별된 애멸구 EPG 파형들의 특 징을 벼멸구의 EPG 파형들(Seo et al., 2009)의 특징과 비교하 였다. 구침을 찌르지 않는 상태인 np (벼멸구 np)에는 전압수준 이 “0”에 가까운데, 구침을 찌르면서 나타나는 파형 L1 (벼멸구 N1)에서는 전압수준이 급격하게 상승하였다(Fig. 1). L1 이후 는 파형이 불규칙하고 여러 모양의 피크들이 혼합된 L2 (벼멸 구 N2)가 나타나거나 다시 np가 출현하였다. 애멸구 L2의 진폭 은 0.2 – 1.0 V 범위에서 관찰된 반면, 벼멸구 N2의 진폭은 1.4 – 5.7 V 범위로 차이가 있었다. L3는 벼멸구의 N3와 유사하게 몇 가지 특정 모양의 피크들이 순차적으로 섞인 혼합 파형이 반복 적으로 나타나는 파형으로 주로 L2 이후 나타났다(Fig. 1). 애 멸구 L3의 경우 한 혼합 파형의 앞과 뒷부분에는 빈도가 높은 피크들이 나타나고 중간에는 완만한 형태의 굴곡을 보였다 (Fig. 1B). 그러나 벼멸구 N3의 경우 한 혼합 파형의 앞부분에 높은 빈도의 피크들이 모여 종 모양을 이루고 중간과 뒷부분에 는 완만한 굴곡이 길게 나타나는 차이가 있었다. 또 애멸구 L3 의 진폭이 0.2 – 1.6 V 인 반면 벼멸구 N3의 진폭은 3.2 –#x2013; 5.0 V 로 큰 차이를 보였다. L4-a는 반드시 L3 이후에 나타나는데 L2 에 비해 파형이 형성되는 전압수준이 -0.7 – 0.1 V로 급격하게 떨어져(Fig. 1A) 벼멸구의 N4-a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그리 고 L4-a에서는 진폭이 상대적으로 큰 피크들 사이의 아랫부분 에 매우 작은 진폭을 갖는 피크들이 혼합된 것이 반복하여 나왔 다. L4-a 파형 전체 진폭은 0.1 – 0.2 V였으며 상대적으로 큰 피 크들이 나타나는 빈도는 0.3 – 1.6 Hz였다(Fig. 1B). 벼멸구 N4-a도 애멸구의 L4-a와 유사하나 진폭이 0.2 – 0.3 V로 애멸 구 보다 크고, 큰 피크 출현 빈도는 0.1 – 0.6 Hz로 애멸구 보다 낮은 차이를 보였다. 애멸구의 L4-b는 반드시 L4-a 이후 나타 났다(Fig. 1A). L4-a 보다 전압수준이 약간 높았고, 파형 구성 은 L4-a와 유사하나 진폭이 상대적으로 큰 피크의 출현 빈도가 7 – 9 Hz로 L4-a보다 높았고, 벼멸구의 N4-b (8 – 11 Hz)와 파 형의 모양과 발생패턴이 매우 유사하였다(Fig. 1B). L4-b의 진 폭은 0.1 – 0.2 V였다. 마지막으로 L5는 한 종류의 피크만으로 구성되는 파형으로 아래 방향으로 뾰족한 피크가 형성되며 그 빈도와 진폭은 각각 6 – 8 Hz와 0.8 – 1.7 V였다(Fig. 1B). 이는 벼멸구 N5의 피크 빈도와 진폭 범위 6 – 8 Hz와 0.8 – 1.4 V와 매우 유사하였다. L5는 애멸구의 다른 파형들에 비해 전압수준 이 L2 대비 0.9 – 2.5 배로 높고 진폭도 L3와 함께 상대적으로 높 은 특징을 보였다.
애멸구의 감로분비와 관련 있는 EPG 파형 패턴을 관찰한 결 과 L4-a, L4-b, L5에서 감로분비가 있었으며 L4-b에서만 주기 적으로 감로분비 행동을 보였다(Fig. 2). L4-a와 L5에서도 감로 분비가 있었으나 한 번 떨어진 후 연속적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Fig. 2). 이는 벼멸구의 N3, N4-a, N5에서 감로분비가 있었지 만 연속적으로 떨어진 경우는 N4-b에서만 관찰된 Seo et al. (2009)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특히, Fig. 2의 2번 개체와 같이 L4-a에서 두 번에 걸쳐 감로가 분비된 경우는 섭식과정으로 보 아 L4-b → L4-a → L4-b → L4-a → L4-b가 반복되면서 L4-b 에서 분비되지 못하였던 것이 L4-a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었 다. 애멸구에서 감로가 분비되는 시점은 L4-b가 시작되고 평균 약 33분 후로 벼멸구에서 관찰된 약 20분보다 13분 정도 늦게 분비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1). 또한 L4-b에서 감로가 주기적으로 분비되는 시간 간격은 평균 약 9.5분으로 벼멸구의 7.2분 보다 약 2.3분 길었다(Table 1). 이런 체관부 흡즙행동들 은 벼 품종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데, 이의 대표적인 예로, 벼멸구에서는 감수성과 비교하여 저항성 품종에서 체관부 흡 즙파형인 N4-b의 첫 출현 시간이 지연되거나, 전체 누적 기간 이 짧아진 것이 보고된 바 있다(Seo et al., 2010). 이외에도 벼 생육 연령과 곤충의 생리적 상태, 환경조건 등에 따라서도 EPG 파형이 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L4-b가 애멸구의 주기적인 감로분비 행동과 관련이 있고 벼 멸구의 N4-b와 유사하기 때문에 체관부 수액을 섭식하는 EPG 파형으로 추정되나 보다 명확한 근거로 stylectomy를 통해 얻 은 구침 끝이 도달한 벼 조직내 위치와 잘려진 구침에서 수액의 용출 여부, 용출된 수액의 당 성분 분석 결과가 필요하였다 (Fukumorita and Chino, 1982; Seo et al., 2009; Spiller, 1990). L4-b에서 잘려진 애멸구 구침 끝은 벼 조직절편을 관찰한 결과 체관부에 위치하였다(Fig. 3). 특히, L4-b의 직전에 반드시 나 오는 섭식파형인 L4-a에서도 잘려진 구침의 끝이 Fig. 3에서 분 명하게 체관부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 파형들이 체관부 섭식과 관련 있음이 추정되었다. 그러나 L4-a에서 감로분비가 거의 없 었으며(Fig. 2) 잘려진 구침으로부터 수액이 용출되지 않았던 반면, L4-b에서 용출된 수액의 주요 당 성분이 sucrose로 분석 되었다(Fig. 4). 벼 체관액의 당 성분은 sucrose가 유일하며 벼 체관부에 17 – 25% (w/v)로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 어(Fukumorita and Chino, 1982), 본 연구에서 용출된 수액은 벼의 체관부 수액으로 결론지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여 보 면 애멸구가 L4-a에서 체관부 수액을 직접 섭식하기 보다는 진 딧물의 E1에서처럼 수용성 타액을 분비 하는 등 체관 섭식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추정되었다(Tjallingii, 2006). 그리고 애멸 구의 L4-b는 진딧물의 E2 (Tjallingii, 2006)와 벼멸구의 N4-b (Seo et al., 2009) 처럼 직접 체관부 수액을 빨아먹는 섭식단계 로 추정되었다. L3의 경우, 구침의 끝 부분이 물관부와 체관부 경계에 위치하고 있고(Fig. 3) 애멸구의 체관부 섭식파형 패턴 의 경로가 항상 L3 → L4-a → L4-b로 연결되는 점을 통해 체관 부에 도달하기 위해 구침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섭식행동으로 추정되었다.
한편, L5에서는 구침의 끝이 물관부에 위치하고 있어 애멸 구의 물관부 섭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Fig. 3). 더 욱이 L5에서는 감로 분비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L5에서 잘려 진 구침에서도 수액이 용출되지 않아 비록 구침의 끝 부분이 물 관부에 위치하고 있으나 물관부 수액을 직접 빨아먹는 지 여부 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Youn and Chang (1993)의 결과에서 벼멸구의 물관부 섭식파형인 “X패턴”에서 감로분비가 거의 없 었다고 보고한 것과 일치한다. 또한, Seo et al. (2009)의 결과에 서도 벼멸구의 물관부 섭식파형인 “N5”에서 잘려진 구침의 끝 은 물관부에 있지만 감로분비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고한 것 과도 일치한다.
벼 섭식 중 애멸구 EPG 파형들의 전개과정과 감로 분비 및 식물 수액 당성분 검정 결과들을 바탕으로, 애멸구 섭식과정을 파형 전개 경로를 Fig. 5에 모식도로 나타내었다. 체관부 섭식 파형인 L4-b를 최종 섭식 단계로 놓고 각 파형 단계별 진행 가 능 경로를 화살표로 표시하였다. 애멸구가 벼의 체관부 수액을 섭식하는데 까지 가장 짧은 경로는 np → L1 → L2 → L3 → L4-a → L4-b였으며 언급된 사전 섭식단계가 모두 순차적으로 반드시 필요하였다. 그러나 물관부 섭식 관련 파형인 L5에 도 달되는 경로는 np → L1 → L2 → L5 또는 np → L1 → L2 → L3 → L5 또는 np → L1 → L2 → L3 → L4-a→ L5였으며 체관 부 수액 섭식과 관련된 L4-b 처럼 사전에 특정한 섭식단계가 반 드시 필요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특징은 선행 연구된 벼멸구와 도 같았다(Seo et al., 2009).
본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애멸구의 EPG 파형 별 피크 빈도, 모양, 진폭 등 기본적인 특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각 파형 별 감 로분비 관련성을 관찰하였고 레이저 stylectomy를 통해 각 파 형에서 애멸구 구침의 벼 조직 내 활동 위치를 탐색하여 물관부 와 체관부 섭식관련 파형을 구별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얻은 애멸구의 EPG 섭식파형 별 특성과 관련 섭식행동 추정 결 과는 Table 2에 요약 정리하였다. 앞으로 본 연구 결과를 이용 하여 애멸구 섭식행동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사 료되며 애멸구 저항성 벼 품종 판별 및 품종저항성 기작 연구, 바이러스 획득 및 전파 등 관련 행동 연구 등에 다각도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