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농업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병해충 발생과 개체 군의 이동 및 생물다양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ung et al., 2013; Shim et al., 2013). 대표농도경로(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RCP)를 적용한 신 기후변화 시나리 오에 의한 전망에 따르면 다가올 기후변화를 완화할 노력 없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는 경우(RCP 8.5) 21세기 말 한반도 평균기온은 6.0°C 상승하고, 강수량은 2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NIMR, 2011).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과 배추좀나방(Plutella xylostella) 은 채소류에 매우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끼치는 해충이다. 파밤 나방은 채소 13 종, 전작물 12 종, 화훼류 6 종, 기타 11 종으로 총 42 종의 자연 기주를 가해하는 광식성 해충이다. 주로 아열 대 지역에 분포하는 파밤나방은 국내에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 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설재배지의 확대에 따라 문제시되었다(Goh et al., 1991). 더욱이 이 곤충이 보유한 내한 성 기작은 비교적 극한의 저온을 피할 수 있는 간이 시설 재배 지 조건에서는 국내 월동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Kim and Kim, 1997). 국내 이 곤충의 연중 발생은 4-5 회로 추정되 고 있다(Goh et al., 1993). 그러나 일정한 월동태를 지니고 있 지 않는 파밤나방은 지역에 따라 발생 횟수 및 시기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또한 장거리 이주가 가능한 이 곤충은 아열대지 역에서 온대지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하려 하기에(Mikkola, 1970; Fey and Carranza, 1973; Feng et al., 2003) 국내 파밤나방의 발 생 패턴은 월동집단과 이주집단이 혼재한 양상으로 구성될 것 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추좀나방은 배추를 포함한 다양한 십자화과 작물을 가해 하는 나비목 해충으로 국내에서는 1980년 대 이후 급격하게 밀 도가 증가하고 있다(Kim and Lee, 1991). 휴면기작을 보유하지 않은 채 국내에서 연중 여러 세대 발생하고, 다양한 농약 노출 에 따라 약제 저항성이 발달하여 효과적으로 이 해충의 밀도를 낮추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11). 비 교적 높은 이주 능력으로 남쪽 온난한 지역에서 월동 개체들이 겨울을 지내고 다시 국내로 장거리 이주가 가능하지만, 국내 시 설재배지의 증가에 따라 국내 월동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 되어 왔다(Kim et al., 1999). Kim et al. (2014)은 실내 장기 저 온 노출실험과 야외 노출실험 및 연중 배추좀나방의 발생 소장 을 분석하여 극한의 저온에 장기간 노출을 피할 수 있는 간이 시설에서 이 곤충이 월동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최근의 배추좀나방 야외 발생 연구(Kim et al., 2015)는 기존 에 이 곤충이 국내 10-11 회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과 다르게 최 대 4 회의 성충 발생 피크를 관찰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봄과 가 을에만 발생하고 여름 기간 중에는 이 곤충의 발생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데 기인된다. 반면에 이 여름 기간에 파밤나방은 지 속적 발생 피크를 보이는 것이 과거의 자료에서 볼 수 있다(Goh et al., 1991). 이러한 발생 피크의 차이는 기주 작물의 재배 시기 와 일치할 수 있다. 즉, 배추좀나방의 기주 십자화과 작물인 배 추가 주로 봄과 가을에 재배되는 반면 파밤나방은 광식성으로 연중 지속적으로 기주를 찾을 수 있는 데에서 비롯될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이 두 곤충의 고온에 대한 감수성이 상이한 데에서 비롯될 수 있다. 즉, 배추좀나방이 파밤나방에 비해서 고온에 견디는 내열성이 낮다면 여름 기간 중 발생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본 연구는 배추좀나방과 파밤나방의 여름 기간 발생 차이가 두 곤충의 내열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가설을 검증하였다. 이를 위해 두 곤충의 모든 발육 시기에서 고온에 대한 감수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야외는 항온 조건이 아니라 점진적 온도 변화 가 있기에 낮은 고온 조건이 이들 곤충의 내열성을 유기할 수 있는 지도 분석하였다. 최종적으로 이러한 내열성 유기인자를 열충격단백질 발현과 혈림프에 존재하는 다가알콜류 분석을 통해 추적하였다.
재료 및 방법
공시충 사육
파밤나방은 경북 안동시 송천동 대파 밭에서 채집하여 실내 (온도 25 ± 1°C, 광조건 16:8 (L:D) h, 상대습도 60 ± 10%)에서 인공사료(Goh et al., 1990)로 유충을 사육하였다. 배추좀나방 도 동일한 지역의 배추 밭에서 채집하여 동일 조건에서 배추를 먹이로 유충을 사육하였다. 두 곤충 모두 성충 먹이로 10% 설 탕물을 제공하였다.
야외 파밤나방과 배추좀나방 연간 발생 모니터링
2013년 12월 15일 ~ 2015년 11월 21일 기간 동안 경기도 구 리시(37°33′N 127°06′E) 지역을 대상으로 파밤나방과 배추좀 나방 성페로몬 트랩(그린아그로텍, 경산, 한국)을 각각 1 개씩 설치하여 1 주일 간격으로 포획된 개체수를 모니터링하였다. 성페로몬 루어는 2 달 간격으로 교체하였다.
내열성 생물검정
고온처리는 40, 41, 42, 43, 44°C의 5 개 다른 온도를 이용하 였다. 각 온도에서 40 분(배추좀나방 2령, 4령) 또는 80 분(파밤 나방 1령, 5령)을 처리한 후 상온에 옮겨 2 시간 경과 후 치사 개 체를 계수하였다. 각 처리는 유충 10 마리씩 3 반복으로 실시되 었다. 배추좀나방의 4령과 파밤나방의 5령은 각 곤충의 최종 유 충령에 해당된다.
발육시기별 생물검정은 알에서 성충까지 모든 발육태를 이 용하였다. 배추좀나방은 42°C에서 40 분간 노출 후 상기의 방 법으로 생존율을 분석하였다. 단, 알은 부화율을 통해 생존율을 얻었다.
노출시간별 생물검정은 각 곤충의 유충을 이용하였으며, 내 열성이 낮은 배추좀나방은 42°C 조건에서 0-40 분간 노출을 실 시하였고, 비교적 내열성이 높은 파밤나방은 44°C 조건에서 0-120 분 노출을 실시하였다.
내열성 유기 생물검정
내열성 유기 조건은 시험 유충을 고온에 대한 살충효과가 없 는 37°C에서 30 분간 노출처리를 의미했다. 파밤나방 유충(1 령, 5령)과 배추좀나방(2령, 4령)을 대상으로 처리되었으며, 각 처리는 10 마리씩 3 반복으로 실시되었다. 생존율은 상기 방법 으로 관찰하고 산출하였다.
열충격단백질 발현 분석
내열성 유기 조건으로 처리된 유충을 대상으로 Trizol 용액 (MRC, OH, USA)을 이용하여 전체 RNA를 추출하였고, 이 전 체 RNA (1 μg)를 주형으로 oligo-dT (5'-CCA GTG AGC AGA GTG ACG AGG ACT CGA GCT CAA GCT TTT TTT TTT TTT TTT-3') 프라이머로 RT-premix (바이오니어, 대전)를 이 용하여 역전사하였다.
유전자 발현량 분석은 각 유전자의 특이적 프라이머(Table 1)를 바탕으로 Exicycler TM Quantitative Thermal Block (바이 오니어, 대전)을 이용하여 SYBR 그린 형광물질과 형광분석방 법을 가미한 real time quantitative PCR (RT-qPCR) 기술로 측 정하였다. qRT-PCR 반응은 Accupower Green star TM PCR premix (바이오니어, 대전)로 진행하였다. 이 반응물(20 μL)은 1× Greenstar TM master mix, 10 mM MgCl2, 0.5 μM의 각 프라이 머, 250 ng의 cDNA가 포함되어 있다. 반응조건은 Hotstart Taq DNA polymerase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95°C에서 15 분간 가 열하였으며, 이후 94°C에서 30 초, 55°C에서 30 초, 72°C에서 1 분의 반응 순으로 40 회 PCR 산물을 증폭시켰고, 증폭된 산물 의 형광반응이 실시간으로 측정되었다. 각 처리는 3 반복으로 각 반복은 독립된 반응을 의미한다. 나비목 유충의 보존적 β -actin 유전자 부위를 결정하여 이를 바탕으로 프라이머를 제작 하였고(Table 1), 이 유전자 증폭물을 각 유전자 반응의 정량적 표준화 대조구로 이용하였다. 얻어진 PCR 증폭물의 형광량을 Exicycler TM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도식화하였고, 정량 적 임계 반응횟수(critical threshold, CT)를 산출하였다. 다시 각 유전자의 CT는 β-actin 유전자 CT에 대한 차이(ΔCT)로 산 출한 후, 이를 상대적 수치(2 -ΔΔCT)로 환산하여 비교하였다(Livak and Schmittgen, 2001).
다가알콜류 분석
내열성 유기 이후 배추좀나방과 파밤나방의 복부 첫째 마디 헛다리를 절단하고 이후 빠져 나오는 혈림프를 수거하였다. 이 를 5,000 × g의 원심분리로 상등액 혈장을 수거하였다. 이 혈장 시료를 3차증류수로 10 배 희석하고, Sep-Pak C18 cartridge (Waters Associates, Inc., Milford, MA, USA)를 이용하여 지질 성분을 제거하였다. 다시 필터 공극 크기가 0.22 μm의 주사위 필터(Pall Corporation, Ann Arbor, MI, USA)를 이용하여 세균을 포함한 불순물을 제거하였다. 혈당 분석은 보조컬럼(CarboPac MA1, 4×50 mm, Dionex, Sunnyvale, CA, USA)과 주 컬럼 (CarboPac MA1, 4×250 mm, Dionex)이 부착된 이온크로마토 그래프(BioLC, Dionex)를 이용하여 분석되었다. 시료는 25 μL 를 주입하였고, 이동상은 400 mM NaOH를 분당 0.4 mL로 흘 려보냈다. 각 피크의 검출은 electrochemical detector (ED40, Dionex)를 pulse amperometry 모드로 하여 진행하였다. 각 처 리는 3 반복으로 실시하였다.
통계분석
백분율 자료 결과는 arcsine 변환 후 SAS의 PROC GLM (SAS Institute, 1989)을 이용하여 ANOVA를 실시하였다. 자 료의 도형화는 Sigma Plot 8.0 (Systat Software, Inc., Point Richmond, CA, USA)을 이용하여 도식화하였다. 처리별 평균 간 비교는 대조구 대비 또는 소수의 처리간 비교로서 LSD 검정 법을 이용하였다. 여기서 가설검정은 제1형 오류의 확률을 0.05 수준으로 설정하고 대조구 대비 또는 처리 간 차이에 유의 성을 부여하였다.
결 과
파밤나방과 배추좀나방의 계절적 발생 차이
두 곤충의 야외 연간 발생 소장을 같은 장소에서 2 년간 모니 터링하였다(Fig. 1). 3 월(Julian date 기준으로 90 일)을 기준으 로 배추좀나방은 이 시기 이전에 연중 최대 발생최성기를 나타 냈다. 그러나 파밤나방의 경우는 이 시기 이후에 야외에 나타나 기 시작하여 7-8 월(Julian date 기준으로 210-240 일)에 최대 발생최성기를 나타냈다.
여름 기간에 배추좀나방의 발생은 매우 낮았다. 2014 년의 경우 배추좀나방은 7 월 이후에는 전혀 성충 발생이 없었다. 2015 년도 6-8 월 초(Julian date 기준으로 180-220 일) 기간에 전혀 성충 발생최성기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에 파밤나방은 5 월 이후에 지속적 발생최성기를 보였고, 비교적 가을 기간이 길 었던 2015 년은 11 월까지 성충 발생을 보였다.
파밤나방과 배추좀나방의 고온 감수성 차이
고온에 대한 두 곤충의 감수성 차이가 비교 분석되었다(Fig. 2). 배추좀나방은 42°C 온도 조건에서 40 분 처리한 결과 어린 유 충과 노숙 유충 모두 사망하였다. 반면에 파밤나방은 전체 생존 하였고, 이 온도에서 80 분을 노출시켜도 어린 유충은 생존하였 고, 노숙 유충의 경우 다소 치사율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44°C 고온에서 80 분간 처리하면 파밤나방 노숙 유충은 100% 치사 하였고, 비교적 고온 내성이 높은 1령충의 경우 약 80%의 사망 률을 나타냈다.
반수치사효과를 내타내는 노출시간을 살펴보면(Fig. 3), 42°C 처리에서 배추좀나방의 4령은 28.0 분을 기록하였다. 파밤나방 의 경우는 44°C 처리에서 반수치사 노출시간을 측정하였고, 1 령의 경우 77.9 분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배추좀나방이 파밤나방에 비해 높은 고온 감수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에 대한 감수성은 두 곤충 모두 발육시기에 따라 상이했 다(Fig. 4). 배추좀나방은 4령과 성충이 높은 고온 내성을 보인 반면, 알, 1령, 번데기는 높은 고온 감수성을 나타냈다. 파밤나 방은 1령충이 가장 높은 고온 내성을 보인 반면, 노숙 유충(4령, 5령), 번데기 및 알은 높은 고온 감수성을 보였다.
파밤나방과 배추좀나방의 내열성 유기
두 곤충의 고온에 대한 내열성이 미리 낮은 고온을 처리하여 증가할 수 있는 지를 검정하였다(Fig. 5). 37°C에서 30 분간 미 리 처리하고 치사 고온 조건(배추좀나방은 42°C, 40 분; 파밤나 방은 44°C 80 분)에 노출시켰다. 이때 두 곤충 모두 내열성 유기 현상을 보였다.
내열성 유기와 글리세롤 및 열충격단백질
두 곤충에서 나타난 내열성 유기 인자를 규명하기 위해 폴리 올과 열충격단백질의 변화를 분석하였다(Fig. 6). 내열성 유기 조건은 배추좀나방의 열충격단백질의 발현량 변화를 주었다. 내열성이 높은 2령충의 경우 Hsp19.5와 Hsp90의 발현량이 증 가하였다. 그러나 4령충의 경우는 오히려 Hsp19.5와 Hsc70의 발현량이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파밤나방의 경우 1령충의 Hsp70을 제외하고 모든 열충격단백질의 발현량이 내열성 유 기 조건에서 증가하였다.
또 다른 내열성 유기인자를 규명하기 위해 혈림프에 존재하 는 트레할로스와 글리세롤 함량 변화를 분석하였다(Fig. 7). 내 열성 유기 조건은 배추좀나방의 트레할로스 함량을 4 배 이상(8 mM에서 34 mM) 증가시켰다. 또한 글리세롤의 함량도 2.5 배 (0.09 mM에서 0.23 mM) 증가시켰다. 파밤나방의 경우는 트레 할로스의 함량은 오히려 줄어든 반면에 글리세롤 함량은 약 6 배(0.14 mM에서 0.85 mM) 가량 증가시켰다.
고 찰
아열대 지역에서 유래된 파밤나방과 배추좀나방의 경기도 구리 지역에서 연중 발생 패턴은 상이하였다. 연속적 2 년간 모 니터링한 자료에 의하면 파밤나방은 3 월 이후 발생이 나타나 서 11 월까지 연중 지속적 발생 패턴을 보인 반면, 배추좀나방 은 3 월 이전에 나타나서 7-8 월의 여름 기간에는 보이지 않다 가 다시 가을 기간에 일부 발생하는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발 생 패턴 분석은 보다 다양한 지역에서 조사해야 국내 이들 해충 의 발생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지만, 본 연구에서 조사한 구리지역을 볼 때는 두 해충의 발생 패턴의 뚜렷한 차이는 바로 여름기간이다. 이는 본 연구에서 세운 가설인 고온에 대한 감수 성이 두 곤충 사이에 존재할 것을 뒷받침하여 주고 있다.
파밤나방에 비해 배추좀나방은 현격하게 낮은 내열성을 보 여 주었다. 42°C의 온도는 파밤나방 유충들에게 다소 치사효과 를 주었으나, 배추좀나방 유충은 40 분 처리에 모두 사망하는 높은 감수성을 보여 주었다. 따라서 여름 기간 직사광선을 받는 작물의 경우 표면 온도가 40°C 이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배추 좀나방의 경우 생존력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실험 결과이다. 한편 중국에서 진행된 배추좀나방에 대한 고온 생존력 추정 실 험에서 최대한계온도(critical thermal maximum: CTMax)가 1 령은 43.03°C, 2령은 46.39°C, 3령은 49.67°C, 4령은 50.31°C 그리고 성충 암컷은 45.76°C, 성충 수컷은 47.73°C 로 추정하 였다(Chang et al., 2012). 본 연구와 유사하게 4령충이 가장 높 은 내열성을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중국 집단의 CTMax 의 이론 추정치는 본 연구의 실험적 결과의 치사온도 인 42°C와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범존종인 배추좀 나방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내열성에 대한 국지적 집단 변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추좀나방 개체군은 한 반도 여름 고온을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 본 연구의 야외에서 모 니터링 자료를 기반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결과이다. 더욱이 최 근 배추좀나방에 대한 고온 충격 실험은 비록 유충의 생존력에 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이러한 고온 충격을 받아 성장 된 성충이 수명이 짧아지거나 생식력이 감소한다는 결과를 보 여 주었다(Zhang et al., 2015c). 따라서 배추좀나방의 고온 피 해 및 이에 따른 여름 기간 중 밀도 감소는 이 곤충의 낮은 내열 성에 기인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기후온난화는 배추좀나방 의 기주 작물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일반적으로 기후온난화 는 배추와 같은 저온성 작물에는 악영향을 주지만 고온성 작물 인 고추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Lee et al., 2008). 따라서 이러한 기후변화에 따른 기주작물의 변화 또한 배추좀나방의 발생에 장애를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화 학 살충제에 저항성인 배추좀나방은 에너지 자원의 trade-off 견지에서 해독효소에 많은 에너지를 지출하고, 반면에 내열성 유기에 비교적 적은 에너지를 분배하여 고온에 대해서 낮은 내 열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Zhang et al., 2015a). 따라서 국내 많은 배추좀나방 집단들이 약제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기 에(Kim et al., 2011) 고온에 대한 감수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견된다.
고온에 대해서 곤충이 겪는 체내 피해는 궁극적으로 생화학 적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자연계에서 기후변화에 따라 극한 의 온도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즉, 예상하지 못한 극한의 저온 및 고온이 돌발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들 극한(저온 및 고온) 의 온도는 이에 민감한 단백질들의 변형을 유발하고, 생체막의 유동성에 변화를 유발하여 세포 피해를 주고 궁극적으로 생명 체를 치사에 이르게 한다. 극한 온도 피해는 산화적 스트레스 개념에서 이해되고 있다. 즉, 고온 또는 저온의 경우 체내 활성 산소의 조절 한계를 교란하여 산화적 피해를 입게 한다. 포식성 응애의 일종인 Neoseiulus cucumeris (Acari: Phytoseiidae)는 15°C 이하의 저온과 35°C 이상의 고온에 반응하여 항산화효소 의 활성을 증가시켰으나, 활성산소의 피해로 볼 수 있는 지질 과산화(lipid peroxidation)가 유발되었다(Zhang et al., 2014). 한편 고온 지역에서 활동하는 포식성 무당벌레류인 Propylaea japonica (Coleoptera: Coccinellidae)는 37°C 이상의 고온에서 항산화효소들의 활성을 높여 활성산소에 의해 피해를 줄였으 나, 치사 고온인 43°C에서는 더 이상 이들 항산화효소의 활성 을 증가시키지 못하고 산화적 피해를 입게 되었다(Zhang et al., 2015b). 본 연구에서 두 곤충은 비록 고온에 대한 감수성이 차 이를 보였지만, 두 곤충 모두 한계 고온 이상에서는 과도한 활 성산소 생성에 의한 산화적 피해를 억제하는 항산화반응의 장 애로 세포 피해를 입고 궁극적으로 생체 치사에 이르게 되었다 고 추정된다.
두 곤충 모두는 극한의 고온에 직접 노출되기 전에 낮은 저 온에 미리 노출되면 내열성이 높아지는 유기 현상을 보였다. 이 는 생체 내 여러 생화학적 방어기작이 이러한 내열성 유기를 유 발하였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고온에 대한 체내 생화학적 방 어기작으로 우선 열충격단백질을 고려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37°C에서 30 분간 처리하면, 파밤나방의 경우 3 가지 열충격단 백질의 발현이 현격히 증가했다. Xu et al. (2011)은 이들 세 가 지 열충격단백질의 유전자를 클로닝했으며, 이 가운데 Hsp70 과 Hsp74는 저온과 고온의 온도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발현되 지만, Hsp83은 열충격 후 회복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보여진 이들 유전자의 발현 증가는 파밤나 방의 내열성 유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에 배추 좀나방의 경우는 비록 내열성 유기는 일어났으나 열충격단백 질의 발현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열에 대한 내성이 높은 4령충의 경우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변화량이 없는 패턴을 나타냈다. 2령충의 경우 Hsp19.5와 Hsp90가 전처리 이후 증가 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Hsc70의 경우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반해 Sonoda et al. (2006)은 열처리 이후 이들 세 유전자 는 모두 발현량이 증가된 현상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차등적 결 과는 본 연구에서 이용한 37°C에서 30 분 처리는 이들 열충격 단백질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데 충분한 열충격을 주지 못한 것 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추측은 Bahar et al. (2013) 결과에서 설 득력을 얻게 된다. 38°C에서 2 시간 처리하면 Hsc70의 발현이 미약하지만, 40°C에서 2 시간 처리하면 이 유전자의 발현이 크 게 증가하였다. 결국 배추좀나방 내열성 유기에 이들 열충격단 백질의 역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곤충 모두 내열성 유기 동안 다가알코올류인 글리세롤의 혈림프 함량을 증가시켰다. 글리세롤은 곤충의 내한성을 높여 주는 내동결물질로 알려져 있다(Storey and Storey, 2012). 배 추좀나방과 파밤나방 모두 이 물질이 내한성 유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ark and Kim, 2013, 2014). 배추좀나방의 경우 글리세롤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glycerol kinase의 발현을 억제할 경우 내한성유기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특정 glycerol kinase의 작용으로 글리세롤의 혈림프 함량을 증 가시켜 내한성을 증가시킨 결과에 비추어 본 연구에서도 동일 한 효소의 작용으로 혈림프의 글리세롤 함량을 증가시켜 내열 성에 기인된 것으로 해석된다. 글리세롤은 자신의 알코올 관능 기를 이용하여 단백질 및 생체막을 안정화시켜주는 기능을 갖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고온 열충격에 대해서 글리세롤 은 생체막과 주요 단백질을 보호할 것으로 추정된다. 배추좀나 방의 경우는 글리세롤과 함께 트레할로스의 함량도 증가하였 다. 트레할로스는 이당류로서 곤충의 주요 혈당이 된다. 벼물바 구미와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 등이 트레할로스를 내동결물 질로 사용하고 있다(Jo and Kim, 2001; Lee et al., 2002). 즉, 트 레할로스도 글리세롤과 유사하게 온도 스트레스에 대한 단백 질의 변성과 이에 따른 상호 결합을 억제하여 주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Springer and Lindquist, 1998). 따라서 이들 다가알 코올 및 탄수화물이 배추좀나방과 파밤나방의 내열성 유기에 관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의 두 곤충에 대한 고온 감수성 차이에 의한 여름 기간 중 발생 차이를 토대로 향후 기후변화와 더불어 이들 해충의 발 생량 추이를 예견하여 본다. 결국 기후변화가 이산화탄소 농도 축적에 따라 지구온난화 프로그램을 따라 기온 상승으로 이어 질 경우 국내의 배추좀나방의 밀도는 차츰 감소하게 될 것이며, 비교적 고온에 내성을 보이고 광식성인 파밤나방의 경우는 경 쟁자들의 밀도 감소로 이들의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본 연구 결 과로부터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 지구온난화에 의해 배추좀나 방이 줄어들고, 왕담배나방(Helicoverpa armigera)과 양배추 은무늬밤나방(Trichoplusia ni)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Kiritani, 2006). 이러한 해충상 변화에 대한 예측에 보다 과학 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여러 해충들에 대한 고온 감수성 분석을 실시하여 비교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