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나무 가로수에 발생하여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줄마 디가지나방은 2003년도에 경부고속도로 기흥IC주변에서 처 음으로 확인된 이래 현재까지도 돌발적으로 그 피해가 확인되 고 있다. 줄마디가지나방이 속해 있는 자나방과(Geometridae) 는 전세계적으로 신열대구에 약 6,450종, 동양구에 약 4,150종, 구북구에 약 3,500종, 에티오피아구에 약 3,10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coble, 1999). 우리나라에는 자나방과가 574종이 알려져 있으며(Mun and Lee, 2014; Paek et al., 2010) 이 중 자나방과 내 가장 큰 분류군인 가지나방아과(Ennominae) 에 267종이 기록되어 있다(Beljaev, 1997; Beljaev and Park, 1998; Choi et al., 1998; Kim, 2001). 가지나방아과는 대표적인 식엽성 해충으로 유충이 복부 8째 마디에 있는 한 쌍의 다리를 사용하여 나뭇가지에 붙어서 의태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회화나무(Sophora japonica L.)는 중국원산으로 우리나라 각처에 널리 심겨져 있는 낙엽성 교목이며 높이가 25 m에 달하 고 가지가 퍼지며 녹색을 띠는 특징이 있다. 꽃을 괴화, 열매를 괴실이라고 하며 약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가로수 및 조경수로 널리 식재되고 있는 수종이다.
현재 경기도지역 일부 가로수에 발생되어 피해를 주고 있는 줄마디가지나방(Chiasmia cinerearia)은 국내에는 중부이남과 남부 일부지역에서 확인되었을 뿐 아직까지 대발생된 기록은 없었으나, 최근 경기도 일부지역의 회화나무 가로수에 돌발적 으로 대발생하고 있으며 발생밀도 및 섭식량이 높아 경계해야 할 해충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통해 회화나무의 주요해충인 줄마디가 지나방에 대한 생활사 및 생태적 특성을 구명하여 가로수 등 수 목관리에 활용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성충의 우화시기 조사
줄마디가지나방의 발생상황을 조사하기 위하여 기 발생지 인 경부고속도로 기흥 IC주변의 회화나무로부터 피해지역 중 심으로 4월 초와 7월초에 월동 중인 번데기를 토양과 같이 채집 하여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로 가져온 후 채집지와 유사한 환 경의 토양에 이식하고 그 위치에 망사우화상(90×90×80 cm)을 설치하였다. 우화조사를 위해 매일 10시경 우화상 상단의 채집 통에 모인 줄마디가지나방 성충의 개체수를 조사하였다.
각 충태별 형태조사
줄마디가지나방의 형태를 조사하기 위하여 피해지에서 우 화된 성충에서 산란을 받은 후 항온항습기내에서 2~3일 간격 으로 회화나무 잎을 공급하면서 각 충태별 두폭, 체폭, 체장 등 을 기록하였다. 또한 1~2령의 유령충은 광학현미경하에서, 3 령 이상의 노숙유충들은 육안으로 유충의 형태별 특징을 관찰 하였다.
유충의 발육 및 생육기간 조사
줄마디가지나방 유충의 발육단계별 크기 및 생육기간을 조 사하기 위하여 우화된 성충 암수 한 쌍씩 아크릴 사육상자 (30×30×30 cm)에 넣고 개체 사육을 실시하였다. 회화나무 잎 에 산란된 알이 부화하면서부터 유충을 개별 사육용기에 분리 하여 신선한 회화나무 잎을 공급하면서 각 개체별 알기간, 유충 기간, 번데기기간 및 성충수명을 조사하였다. 사육조건은 온도 조건 25°C, 습도조건 60%, 광조건 16L:8D이었다.
결과 및 고찰
성충의 우화시기 조사
줄마디가지나방의 성충 우화시기를 조사하기 위하여 4월중 순부터 8월 초순까지 우화상을 이용하여 우화시기를 조사한 결 과 연 2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1). 줄마디가지나방 은 연 1~2회 발생하며 성충은 5~6월, 8월에 나타난다고 기록되 어 있으나(Mun and Lee, 2014), 이번 우화시기 조사결과 1화기 의 최초 우화일은 4월 28일이었으며, 2화기의 최초 우화일은 7 월 22일로 조사되어 우화시기는 거의 비슷하였다. 또한 우화 최 성기는 1화기는 5월1일, 2화기는 7월 28일로 조사되었다. 우화 기간은 1화기는 15일, 2화기는 14일로 비슷하였다(Fig. 1). 줄 마디가지나방은 5월과 7월에 연 2회 발생하는 해충으로 2화기 때보다 1화기때에 더욱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각 충태별 형태조사
알은 직경 0.5 mm 정도의 크기로 원형이며 흰색을 띤다. 번 데기는 폭 4.5~5.5 mm, 길이 14~16 mm 이며 흑갈색을 띠고 있다(Fig. 2). 부화 유충은 몸길이 1.2 mm 이며, 회화나무 잎 뒷 면 색과 유사한 연녹색이고 2령 유충은 몸길이 약 6.2 mm 정도 로 머리, 가슴, 복부 마지막 마디는 연한 황색을 띠며 나머지 부 분은 연녹색을 띠고 복부 마디마다 검은 점들이 2줄로 배열되 어 있다. 3령 유충은 몸길이 10.2 mm로 전반적으로 연한 황색 을 띠며, 4령 유충은 몸길이 17.8 mm 정도이다. 5령 유충의 몸 길이는 25~30 mm 정도이며 전반적으로 연녹색을 띠고 있다. 복부의 옆선은 황색이며 각 마디마다 검은점이 배열되어 있다. 또한 4령과 5령 유충은 복부의 각 마디에 검은 띠가 있거나 없 는 개체의 변이가 존재하며 이들간의 변이폭은 크다(Table 1, Fig. 2).
줄마디가지나방 유충의 령기를 조사하기 위하여 항온항습 조건하에서 매일 회화나무 잎을 공급하면서 개체사육하여 유 충들의 령기별 두폭 및 체장을 측정한 결과 총 5령을 거쳐 용화되 는 것이 관찰되었다(Table 1). 성충의 날개편 길이는 30~35 mm 정도이며 더듬이는 수컷은 미모상, 암컷은 실모양이다(Fig. 2). 날개는 전반적으로 회갈색을 띠며 내횡선은 뚜렷하다. 내횡선 은 앞날개 전연에서 출발하나 전연 바로 뒤에서 예각으로 꺽여 후연에 이른다. 외횡선에는 외횡선을 중심으로 흑갈색의 사각 형 무늬가 무리지어 있어 다른 종과 쉽게 구별된다(Fig. 2).
유충의 발육 및 생육기간 조사
줄마디가지나방의 생육기간을 조사한 결과, 유충 기간은 총 22일이 소요되었으며 그 중 종령인 5령의 기간이 7일 정도로 다른 령기의 유충에 비해 가장 길었다(Table 2). 또한 알은 4.5일, 번데기 기간은 14일, 성충 기간은 6.5일이 소요되어 총 1세대를 거치는 생육기간은 모두 47일이 소요되었다(Table 2). 이러한 발육기간과 성충 우화기간을 고려하면 유충이 회화나무 잎을 가해하는 기간은 약 2개월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Table 2).
한 줄마디가지나방의 산란습성을 조사한 결과 주로 잎 위에 산란하였으며, 이 때 알의 수는 개체당 250~300개 정도이고 부화율은 92.5%로 조사되었다(Table 3). 이와 같이 산란수와 부화율이 높기 때문에 대발생시 가로수나 조경수로 소면적 군 집으로 식재되어 있는 회화나무의 경우 거의 모든 잎이 식해되 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줄마디가지나방의 우화시기 조사, 야외채집 조사, 실내사육 을 통한 유충의 발육조사 등을 토대로 생활사를 분석한 결과 9 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번데기상태로 회화나무 지제부 부근의 토양에서 월동하였고 4월 초순에 1화기 성충, 7월 초순에 2화 기 성충이 우화하기 시작하여 각각 5월 초와 7월 중순에 우화 최성기를 보였다. 우화한 성충이 산란하여 부화한 유충은 5월 중순부터 보이기 시작하였고, 2화기 때에는 7월 말부터 잎을 가 해하기 시작하였다(Fig. 3).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줄마 디가지나방의 지상 약제방제는 유충발생 초기인 5월 중순과 7 월 말이 적기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줄마디가지나방은 2003년 경부고속도로 기흥IC주 변 가로수에 처음으로 발생이 확인된 이후 2~3년을 주기로 지 속적으로 피해가 발생되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인근 오산시 수청동에서도 피해가 확인되어 아직까지는 그 피해가 크게 확 산되어 우려할 정도는 아니나(Table 4), 향후 피해가 확산되어 대발생시 수목의 생육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며, 현 재까지도 돌발적으로 발생이 되고 있어 경계해야 할 해충으로 취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회화나무는 대부분 대도시의 가로 수나 주택가의 조경수 등으로 식재 되어 있어 화학적 방제보다 는 천적개발 등 친환경 방제방법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