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형 해충 방제 기술은 작물 재배 현장을 넘어 수확 후 해충 방제에서도 요구되고 있다. 특히 유기농재배 과실류는 재배 현장뿐만 아니라 수확처리 및 상품포장에 이르기까지 일 련의 시스템적 환경친화형 해충 방제 처리가 요구되고 있다 (Neven, 2008).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적 처리 과정을 일부 과실 수입국에서는 요구하고 있다(Northwest Horticultural Council, 2006). 여러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메틸브로마이드 (methyl bromide: MB) 처리는 이러한 유기농 재배의 개념과 어울릴 수 없고(McEvoy, 2003), 더욱이 MB의 작물 약해 유발, 환경오염 및 인축 독성은 새로운 수확 후 해충 관리 기술을 요 구하였다(NOP, 2007).
환경조절열처리(controlled atmosphere and temperature treatment system: CATTS) 기술이 과실류를 대상으로 개발되 었고(Neven and Mitcham, 1996), 최근 국내에서도 사과를 가 해하는 복숭아심식나방(Son et al., 2012a), 복숭아순나방(Jung et al., 2014) 및 벚나무응애(Son et al., 2012b)에 대해서도 이 기 술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CATTS는 물리적 해충방제 기술로서 식물과 곤충의 상이한 체내 생리 조건을 이용하여 고 온 처리에 따른 과실 피해는 줄이고 해충에만 선별적으로 생존 력을 낮추는 전략으로 개발된 기술이다(Neven and Mitcham, 1996). 즉, 46°C 온도는 곤충을 사멸시킬 수 있는 열처리 온도 이나 작물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Neven, 2000). 그러나 상온에 서 46°C까지 상승시키는 가열 속도를 여름철 야외 조건에서 하 루 중 과실 표면에서 나타나는 온도 상승 속도와 맞추어주면, 과실 피해를 줄이면서 해충 사멸을 꾀할 수 있다. 이러한 온도 상승 전략은 비록 해충에게도 고온 적응력을 줄 수 있으나, 저 산소 상태의 대기 조건을 동시에 유지하면 무기호흡이 가능한 식물에게는 피해가 없지만, 유기호흡만 진행하는 곤충에게는 고온 회복 능력을 상실하게 하여 상대적 피해를 줄 수 있게 된 다(Neven et al., 2001; Obenland et al., 2005). 특히 저산소상태 는 ATP 합성을 억제하는 반면, 아울러 높은 이산화탄소 조건을 부여할 경우 ATP 사용을 억제시켜 해충에 주는 피해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Neven and Hansen, 2010). 따라서 저산소 및 높은 이산화탄소의 대기조건을 이용하여 해충으로 하여금 열처리에 따른 회복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개발 된 기술이 CATTS로서 사과를 가해하는 해충에 15% 이산화탄 소, 1% 산소 조건에서 46°C의 열처리가 진행된다(Neven and Rehfield-Ray, 2006).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Adoxophyes spp.)은 사과를 가해 하는 나비목 해충으로 사과 잎을 가해하나, 일부는 사과 잎이 붙은 사과 과실 표면을 가해하기도 한다(Lee, 1993). 국내에는 최 소한 두 종(A. orana와 A. paraorana)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Park et al., 2008; Byun et al., 2011) 유충 상태 로 월동한다(Jo and Kim, 2001). 이 해충이 분포하지 않는 미주 지역으로 사과를 수출하려는 경우 이 해충은 검역 대상이 된다.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복숭아명나방(Dichocrocis punctiferalis)은 밤을 주로 가해하지만 사과의 과실 내부로 침 입하여 피해를 주기도 한다(Konno et al., 1981; Choi, 1998). 이 해충의 발생 밀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성페로몬 조성이 밝혀 져 있으며(Jung et al., 2000) 이를 이용하여 연중 3 회 성충 발생 중 제1회 성충이 6월에 우화하여 주로 복숭아에 산란을 하고, 밀도는 높지 않으나 제2회 성충은 7월 하순~ 8월 상순에 나타 나 주로 밤을 가해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Choi et al., 2004). 이 해충이 분포하지 않는 미주 지역으로 사과를 수출하려는 경 우 이 해충은 검역 대상이 된다.
본 연구는 국내 사과를 수출하는 경우 수입국에서 검역 대상 해충인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과 복숭아명나방에 대해서 완 전 사멸시킬 수 있는 CATTS 처리 조건을 결정하기 위하여 수 행되었다. 또한 이러한 처리 조건의 차이를 이들의 과실 가해 습성 차이와 비교 검토하였다.
재료 및 방법
공시충 채집 및 사육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단 감과원에서 4월 초에 월동한 유충들을 채집하여 번데기 과정을 거쳐서 우화시켜 사육상자(15 × 20 × 10 cm)에서 사육하였다. 성충의 먹이로는 10% 꿀물과 증류수를 공급하여 주었다. 대부 분의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은 사육상자에 무더기로 알을 낳 았고, 부화 유충을 유인하기 위하여 사과잎과 인공사료(Toba and Howell, 1991)를 넣어 주었다. 유인된 사과애모무늬잎말 이나방 유충은 다른 케이지로 옮겨서 사육하였다. 사육실 조건 은 온도 25±3°C, 상대 습도 50-70%, 16:8 h (L:D) 광주기로 설 정하였다. 잉여 번데기는 5-10°C 저온고에 보관하고, 필요에 따 라 우화시켜 다시 다음 세대를 얻도록 하였다. 복숭아명나방은 경북지역 밤나무 종실을 가해하는 유충들을 채집하여 사과를 먹이로 주면서 아크릴케이지(60 × 60 × 60 cm)에서 사육하였 다. 성충의 먹이로는 10% 꿀물과 증류수를 공급하여 주었다. 사 육실 조건은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과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 종동정
두 종 이상의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이 국내에 서식한다 는 보고에 따라 cytochrome oxidase I (COI)를 대상으로 염기 서열 분석으로 본 연구에서 사용된 종을 판명하였다. 게놈 DNA는 Shrestha et al. (2009) 방법에 따라 추출하였으며 C1-J-1751 (5’-GGATC ACCTG ATATA GCATT CCC-3’)과 C1-N-2191 (5’-CCAGG TAAAA TTAAA ATATA AACTT C-3’) 프라이머(Clary and Wolstenholme, 1985)를 이용하여 PCR을 진행하였고 PCR 조건은 94°C에서 1 분, 50°C에서 1 분, 72°C에서 1 분의 DNA 합성과정을 35 회 반복하였다. 이에 따 라 얻어진 PCR 증폭물(약 500 bp)을 마크로젠 분석실(서울, 한 국)에 의뢰하여 두 PCR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Sanger 방법으로 염기서열 분석이 이뤄졌다. 얻어진 염기서열은 electropherogram 을 보면서, 낮은 신호 및 중복 신호 부위를 제거한 350 개 염기서 열을 얻었고, 이를 GenBank (www.ncbi.nih.nlm.gov)의 BLAST 탐색을 통해 E-value를 중심으로 가장 유사도가 높은 곤충 종 들을 선발하였다. 얻어진 염기서열과 유사성이 높은 종들을 대 상으로 DNAStar (Version 5.01, DNAStar, Inc., Madison, WI, USA)에서 제공한 SeqAlign의 ClustalW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염기서열 유사도를 비교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회사에서 제공한 MEGA5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계통분류도를 작성하였 다. 이때 계통수의 분지도의 유의성은 1,500 회 반복의 Bootstrap 수치로 나타냈다.
발육시기별 열처리 내성 변이 분석
1.5 mL 튜브에 실험하고자 하는 발육태의 공시충을 한 마리 씩 넣었다. 각 곤충을 44°C 항온수조에 20분 동안 노출시킨 후 곤충사육 페트리디쉬(직경 50 mm × 두께 15 mm)에 먹이와 함 께 넣어 24 시간 후 생존 여부를 확인하였다. 치사된 곤충은 먹 이를 먹지 않고 있거나 움직임이 없는 개체로 판단하였다. 번데 기의 경우는 핀셋으로 흉부를 잡아 움직임이 없는 개체를 치사 충으로 판별하였다. 알은 처리 후 25°C 조건에서 부화 개체를 판별하여 치사체를 계수하였다. 각 발육태 별로 30 마리 이상의 개체를 이용하여 생존율을 측정하였다.
CATTS 처리 기기와 처리 방법
본 연구에 사용된 CATTS 기기는 기존의 소형기기(Son et al., 2010)를 기본 모델로 Jung et al. (2014)의 개량 방식을 따라 제작되었다. CATTS 처리 방법은 매 처리 전 질소를 약 30 분 동안 투입하여 CATTS 기기 내 산소 농도를 1%로 낮추었다. 이후 이산화탄소 밸브를 열고 자동으로 농도가 15%에 이르도 록 설정하였다. 실내 온도(25°C)에서 목표 온도(46°C)까지 기 기내부 온도가 증가하는 가열단계(ramping stage) 이후 CATTS 시간을 1-2 시간으로 설정하였다.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의 처리는 사과잎에 유충을 접종하여 처리하였다. 그러나 심식충 인 복숭아명나방은 사과 과실에 접종하여 사과 내부에 침입된 과실을 이용하여 처리하였다.
결 과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에 대한 CATTS 처리 효과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의 COI 염기서열(Fig. 1A)을 바탕 으로 분석한 결과, A. paraorana와 같은 부류로 분류되었다 (Fig. 1B). 더욱이 염기서열의 유사도를 비교한 결과 A. paraorana 와 100% 유사도를 나타냈다(Fig. 1C).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 에서 사용된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이 A. paraorana라고 판 명되었다.
사과 해충에 대한 CATTS 처리 기술 개발은 사과 과실에 직 접적으로 피해를 주거나(유충의 경우) 또는 간접적으로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발육태(알, 번데기)를 대상으로 가장 열처리에 대한 내성이 높은 발육시기를 선정하고, 이 내성이 높은 발육태 를 대상으로 CATTS 처리 조건을 결정하는 단계로 연구를 진 행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두 해충의 발육시기 별 열처리에 따른 가장 높은 내성을 보이는 시기를 결정하였다 (Table 1). 노출 발육 시기는 두 종 모두 알, 유충 및 번데기를 대 상으로 분석하였다. 처리 온도는 CATTS 처리에서 과실 내부 의 온도인 44°C를 이용하였고, 이 온도에서 노출 시간은 20 분 을 처리하였다. 이 처리에서 두 종 모두는 5령 유충이 열처리에 가장 낮은 사망율을 나타내어 이 시기가 열처리에 가장 높은 내 성을 보이는 것을 의미했다.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 5령 유충을 대상으로 CATTS를 처리하였다(Table 2). 처리 조건은 이산화탄소 15%, 산소 1% 조건에서 기기 내부 온도를 46°C로 올리고 사과 내부 온도가 44°C에 이르게 하였다. 이 조건에서 1 시간 처리한 결과 처리된 5령 유충 3,067 마리 모두가 사망하였다. 그러나 동일한 조건에 서 복숭아명나방을 처리한 결과 88%의 치사율을 나타냈다 (Table 3). 고온 처리 시간을 1.5 시간으로 늘린 경우 치사율은 98%로 증가했고, 2 시간으로 처리한 결과 100%의 방제 효과를 보였다.
복숭아명나방에 대한 CATTS 처리 효과
복숭아명나방의 CATTS 처리의 확증시험을 위해 사과 과실 내부를 가해하고 있는 3,022 마리의 5령 유충을 대상으로 상기 의 CATTS 처리 조건에서 2 시간 처리한 결과 100%의 방제 효 과를 나타냈다(Table 4).
고 찰
수확 후 해충 방제 기술은 농산물 수확에서 소비자에게 이르 기까지의 해충 관리로 정의되며, 저장농산물과 수출입 검역농 산물에 대한 해충 방제를 포함하게 된다(Follett and Neven, 2006). 특히 검역 해충 문제는 농산물의 국제 교역량이 늘어나 면서 크게 우려되고 있다. 즉, 새로운 해충의 정착은 토착 농작 물 피해로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방제 비용의 증가로 막대한 경 제적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외래 해충에 의한 피 해가 연간 170억불 이상에 이르러(Pimentel et al., 2002), 외래 해충의 침입을 억제시키려는 방역기술의 개발과 현장 적용이 요구되고 있다.
방역기술은 크게 화학적 및 물리적 처리법으로 대별된다 (Paull and Armstrong, 1994; Sharp and Hallman, 1994). 화학 적 처리법은 메틸브로마이드나 포스핀과 같이 농작물 심층부 까지 침투하여 효과를 발휘하는 훈증 처리와 표면에 정착하는 해충을 제거하는 계면활성물질 또는 화학농약 처리를 포함한 다. 반면, 물리적 처리법은 온도(고온, 저온)처리, CATTS, 방사 선처리 및 이들의 혼합처리를 포함한다. 온도 처리는 해충의 온 도에 대한 생존 한계 범위를 이용한 방제 기술이며, CATTS는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와 낮은 농도의 산소를 결부한 온도 처 리를 의미한다(Carpenter and Potter, 1994; Neven and Drake, 2000). 방사선 조사는 해충 DNA의 화학결합을 붕괴시킴으로 써 소독효과를 발휘하게 한다. 기타 물리적 처리법으로 오존처 리(Hollingsworth and Armstrong, 2005; Kells et al., 2001), 마 이크로파처리(Ikediala et al., 1999), 라디오주파 열처리(Nelson, 1996; Tang et al., 2000; Wang et al., 2002), 고압산소처리 (Butz and Tauscher, 1995) 및 진공처리(Liu, 2003)가 있다.
본 연구는 국내 사과를 외국으로 수출할 경우 검역과정에서 우려되는 5 종의 해충, 복숭아심식나방, 복숭아순나방, 복숭아 명나방,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 벚나무응애에 대한 CATTS 처리 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연구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전 연구 에서 복숭아심식나방, 복숭아순나방 및 벚나무응애에 대해서 CATTS 처리 조건을 결정하였고(Son et al., 2012a,b; Jung et al., 2014), 본 연구에서는 나머지 두 종에 대한 CATTS 처리 조 건을 결정하였다. 이들 결과를 정리하면, 복숭아심식나방을 제 외하고 두 심식류의 경우는 초기 가열단계 과정 이후 2 시간의 CATTS 처리 시간을 요구하는 반면, 비심식충류는 모두 1 시간 또는 그 이하의 처리 조건에서 100% 사멸하였다. 즉, 심식충류 를 대상으로 CATTS 처리 조건을 결정하면, 비심식충류의 사 멸은 자동적으로 수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과 해충 을 사멸하는 조건은 대기 환경조건이 15% 이산화탄소 및 1% 산소 조건을 맞춘 후 시간 당 7°C의 가열 속도로 기기 내부 온도 를 46°C로 상승시키고 이 조건에서 2 시간의 노출시간을 주면 이상의 5 종의 모든 해충을 사멸시킬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조 건의 이산화탄소의 농도 및 산소 농도에 대한 연구 평가가 향후 진행될 필요가 있다.
CATTS 소독 기술은 다른 유사 물리적 방제 기술에 비해 우 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로서 또 다른 물리적 방제 기술 인 고압처리기술(high pressure processing: HPP)이 과실을 가 해하는 해충에 대해 검토되었다(Neven et al., 2007). 일반적으 로 HPP는 식품위생균이나 부패균을 소독하기 위해 약 85,000- 90,000 pounds per inch 2 (psi)의 고압을 이용한다(Torres and Velazquez, 2005). 코들링나방의 경우 알 발육태가 가장 감수 성이 낮아 30,000-80,000 psi에서 완전 소독이 이뤄지며, 과실 파리류는 25,000 psi 이상이면 모든 발육태에서 방제효과를 얻 게 된다(Neven et al., 2007). 그러나 이들 해충이 가해하는 사과 나 체리에 작물피해를 일으켜서 수확 후 소독 기술로 적용하기 에는 문제가 있다. 다양한 CATTS 처리에 따라 여러 종의 사과 에 대한 작물피해 조사에서 다른 수확 후 처리 기술에 비해 우 수하며, 오히려 과실의 후숙을 지연시켜 저온 저장성을 높이고. 식물병 방제에도 도움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Neven et al., 2001). 따라서 CATTS 처리 기술은 가장 이상적 사과 해충 수 확 후 처리 기술로 간주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복숭아순나방붙이(G. dimorpha)가 사과 내 부를 가해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등 사과를 가해하는 나방류가 증가하고 있다(Choi et al., 2009; Jung and Kim, 2011). 따라서 국내 사과를 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심식충에 대 한 CATTS 적용 기술들도 개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