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한국에서 처음 발생된 담배가루이(Bemisia tabaci (Gennadius))는 노린재목 가루이과(Aleyrodidae)의 해충으로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서 약 600여 종의 기주에 발생하는 주요 흡즙성 해충이다(Perring et al., 1993). 또한 담배가루이는 시설 재배지의 농작물에 피해를 심각하게 주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 다. 담배가루이의 기주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며(Greathead, 1986), 기주에 따른 형태적 변이가 심해 24 종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 도 하였다(Mound and Halsey, 1978). 또한 이 해충은 작물을 흡즙하여 가해할 때 바이러스를 매개하며 이차적인 피해를 주 는데, 약 100 종 이상의 바이러스를 매개한다(Jones, 2003). 또 한 간접적인 피해인 감로에 의한 그을음병도 작물에 피해를 끼 친다(Byrne, 1999).
담배가루이는 생물적 특성을 달리하는 개체군 분화가 이루 어져 있기 때문에 기주 선호성 및 매개하는 바이러스의 종류 등 담배가루이의 특성에 따라 여러 생태형(biotype)이 존재하며 (Brown et al., 1995), 전 세계적으로 최대 24 개의 생태형으로 구분되었다(Perring, 2001). 그러나 De Barro et al. (2011)은 이 들 생태형들을 한 종으로 보지 않고, 형태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서로 다른 24 종으로 간주하기도 하였다.
이들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은 B 생태형으로 이들은 생식력이 강하고 작물에 여러 종류의 geminivirus를 매개한다. 또한 다른 생태형 보다 넓은 기주범 위, 높은 번식률, 카바메이트계 및 유기인계 농약에 대한 저항 성을 가지며, 박과류 작물에 특유의 은빛 잎 증상을 일으키는 점이 특징이다(Costa et al., 1993; Brown et al., 1995). Q 생태 형은 B 생태형보다 사망률이 높고 번식률은 낮지만(Nombela et al., 2001),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와 일부 곤충생장조 절제에 대한 높은 저항성을 보인다(Xanen et al., 2002).
본 연구는 경북 북부지역에서 가장 넓은 참외 재배지역인 안 동시 풍천면을 대상으로 담배가루이 생태형을 판별함에 연구 목적을 두었다. 생태형은 B형과 Q형을 중심으로 그 이외의 것 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 유래된 New World (NW) 형으로 나눴으며(Shatters et al., 2009), 이들에 대한 특이적 판 별 분자마커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곤충
시험에 사용한 담배가루이는 2013년 6월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참외밭(Fig. 1)에서 채집하여 사용하였다.
게놈 DNA 추출
참외 잎에서 담배가루이를 붓으로 떼어내 -72°C에서 냉동보 관한 후 게놈 DNA 추출에 이용하였다. DNA 추출은 담배가루 이 성충 5~8 마리를 0.5 ml 튜브에 옮긴 후, 멸균된 이쑤시개를 이용하여 담배가루이를 마쇄한 후 5% Chelex 100 (Bio-Rad, Hercules, CA, USA) 용액 50 µl를 첨가한 후 54°C에서 15 분, 100°C에서 3 분간 가열한 후 10,000 g에서 20 초간 원심분리 후, 상등액을 PCR 반응에 이용하였다.
PCR 분석법
Shatters et al.(2009)에 의해 보고된 B형, Q형 및 NW형 특이 적 프라이머를 PCR 반응에 이용하였다. PCR 반응용액은 총 25 µl로서 1 µl의 게놈 DNA 시료, 2.5 µl 10x완충용액, 2.5 µl dNTP, 2 µl 씩 각 프라이머, 그리고 0.5 µl의 Taq polymerase (Intron, Seoul, Korea)로 구성되었다. PCR 기기는 Bio-Rad 회 사의 MyCycler™ Personal Thermal Cycler 모델을 이용하였 다. PCR 조건은 94°C에서 5 분 변성 처리 이후 35 회 증폭반응 이 진행되었다. 각 증폭 반응은 94°C 변성 1s 분, 51°C 프라이머 결합 1 분, 72°C 사슬연장 1 분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증폭반응 후 72°C에서 10 분간 사슬연장 반응을 추가로 주었다. 이후 4°C 에 증폭물을 보관하였다. PCR 증폭물은 1.5% 아가로오즈 젤을 이용하여 분리하였으며, 이때 전기영동 조건은 1x TAE 완충용 액, 150 V 전압 조건에서 실시되었다. 분리된 PCR 증폭물은 ethidium bromide를 이용하여 염색한 후 관찰하였다.
DNA 클로닝 및 염기서열 분석
PCR 결과물의 염기서열을 밝히기 위해 pCR2.1 벡터(Invitrogen, Carlsbad, CA, USA)를 이용하여 TA 클로닝을 실시하였 다. 벡터에 재결합된 PCR 결과물은 T7과 Sp1의 염기서열 프라 이머를 이용하여 PCR 결과물을 양방향으로 염기서열 분석하 였다. 염기서열 분석은 마크로젠(Seoul, Korea)에서 실시되었 다. 얻어진 염기서열은 DNAStar 버전 5.2 (Madison, WI, USA) 의 EditSeq 기능을 이용하여 벡터 서열을 제거하고 PCR로 얻 어진 영역만 얻었다. 이 서열을 NCBI (www.ncbi.nlm.nih.gov) 에서 제공하는 BlastN의 검색 기능을 통해 GenBank에 수록된 알려진 서열들과 유사도를 분석했다.
결과 및 고찰
담배가루이가 비교적 매년 발생하는 안동시 풍천면 소재 참 외 재배지를 대상으로 생태형 분석이 이뤄졌다. 이 가운데 특별 히 발생이 심한 지역(Fig. 1A)의 11 개 시설재배지에서 담배가 루이 성충(Fig. 1B)을 채집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분석에 이 용된 DNA 시료는 Chelex를 이용하여 추출하였고, 생태형 판 별 PCR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Fig. 2). 담배가루이 특이적 프라이머(‘Uni’, Fig. 2A)를 이용한 분석 결과, 11 개 시 설재배지에서 채집된 성충이 모두 담배가루이로 동정되었다. PCR 증폭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기존에 알려진 다른 지 역 담배가루이들의 염기서열(Shatters et at,. 2009)과 100% 일 치하였다(Fig. 3A).
담배가루이 생태형을 판별하기 위해 B, Q 및 NW 형 프라이 머로 PCR 분석한 결과 11 개 시설재배지에서 채집된 것 중 4 개 장소는 B 생태형을 포함하였고(Fig. 2B), 이 증폭물의 염기서열 을 확인한 결과 477 개 염기서열 가운데 4 개를 제외하고 473 개 염기서열이 일치하였다(Fig. 3B). 차이를 보인 4 개의 변이 부 위 가운데 3 곳은 transition 돌연변이(피리미딘 또는 퓨린 끼리 의 치환) 그리고 1 곳은 transversion 돌연변이(피리미딘과 퓨 린 사이의 치환)를 나타냈다. 반면에 11 개 장소 시료는 모두 Q 생태형을 포함하고 있었다(Fig. 2C). 단, B 생태형이 검출된 4 개 지역에서는 Q 생태형의 PCR 증폭이 희미하게 나타났다. 이러 한 결과는 시료 조제 시 농가별로 5-8마리의 성충을 사용하였 기 때문에 같은 시료 내에서도 생태형이 혼재하였기 때문인 것 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각 시설재배지 전체에서 5-8 마리 시료 추출에 따른 표준오차의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Q 생태형의 PCR 증폭물에 대한 염기서열 결과 기존에 알려진 동일 생태형 과 100% 일치하였다(Fig. 3C). NW 생태형은 검출되지 않았다 (Fig. 2D). 따라서 안동시 풍천면 소재 참외 재배지에는 B와 Q 생태형이 혼재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담배가루이의 생태형 판별에는 다형 에스터레이즈 전기영 동 분석, RAPD (Random Amplified Polymorphic DNA), 미토 콘드리아 16S rRNA 및 cytochrome oxidase I (CO-I) 및 핵 DNA 영역인 ITS1 등이 이용되어 왔다(Lee et al., 2000). 본 연 구는 미토콘드리아 CO-I 영역에서 생태형에 따라 변이를 보이 는 부위를 바탕으로 개발된(Shatters et al., 2009) 진단형 프라 이머를 이용하였다. 모든 생태형을 총괄하여 담배가루이에 특 이적 프라이머는 748 bp의 PCR 증폭물을 형성하는 데 본 연구 에서도 이 크기에서 증폭물을 얻었다. 또한 알려진 크기 및 염 기서열이 B 생태형(478 bp)과 Q 생태형(305 bp)에서 검출되어 생태형 판별이 가능하게 했다.
국내에 최초로 도입된 담배가루이는 B 생태형으로 알려지 고 있다(Lee et al., 2000). 이후 Q 생태형의 담배가루이가 국내 에서 발견되어 경기 지역의 경우는 Q 생태형이 B 생태형에 비 해 우점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Lee et al., 2012). 특별히 Q 생 태형은 네오니코티노이드 계통의 IGR 계통인 피리프록시펜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Lee et al., 2002; Kim et al., 2008). 두 생태형은 본 연구에서와 같이 동소성(sympatric) 집단을 이룰 수 있고, 동일한 기주에 대해서 생태적 상호 경쟁 관계에 있을 수 있다(Pascual and Callejas, 2004). 일반적으로 B 생태형에 비해 Q 생태형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높은 데, 이는 Q 생태형이 갖는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들의 높은 발현 력으로 설명되고 있다(Mahadav et al., 2009). 이들 담배가루이 는 또한 토마토황화잎말림바이러스(Tomato Yellow Leaf Curl Virus: TYLCV) 등 다양한 바이러스 병을 매개하는 것으로 알 려지고 있다(Cohen et al., 1989; Cohen and Antignus, 1994). 국내에 Q 생태형이 보고된 것 2005년에 충남 부여, 경남 거제 및 전남 보성 지역이고, 경북 지역에서는 담배가루이 발생이 보 고되지 않았다(Lee et al., 2005). 따라서 본 연구에서 분석된 안 동지역의 담배가루이 발생은 2005년과 2013년 사이에 두 생태 형이 함께 침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여러 지역에서 과거에 B 생태형 담배가루이 집단이 Q 생태형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보고하였으며, 본 연구 집단에서도 Q 생태형이 B 생태형보다 빈번하게 검출된 것은 안동 집단이 향후 Q 생태형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안동지역의 B와 Q 생태형 혼재는 이들 생태형에 따라 약제 감수성 차이가 있기에 이 해충의 효과적 방제가 어려울 수 있어 여러 다른 방제 기술이 검토되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포식 성응애(Kim et al., 2008), 병원성곰팡이(Yoon et al., 2010) 및 식물 정유(Choi and Kim, 2004) 등의 농약 대체 방제 기술이 시 도되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안동지역의 담배가루이 에 대해서는 향후 종합적 방제 기술을 적용한 관리체계를 개발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