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Castnanea vrenata Siebold & Zucc.)는 참나무과 (Fagaceae) 밤나무속(Castanea)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일 본, 만주 등에 분포한다(Korea Forest Research Institute, KFRI, 1987). 밤은 연간 약 1,40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경제수종이다 (Kim, 2012). 밤 재배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해충은 217종으로 그 중 밤바구미(Curculio sikkimensis Heller)는 가 장 중요한 해충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Kim and Kim, 1984; Lee and Jung, 1997). Shin et al. (1998)은 밤바구미가 밤나무의 조 생종인 경우 약 5-10%, 중생종의 경우 20-30%, 만생종의 경우 60-70%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다른 종실 해충과는 달리 수확 후 저장 중에 피해를 주어 출하시 상품가치 를 하락시켜 다른 종실해충보다 더 큰 피해를 준다고 보고하였 다. 밤바구미의 산란시기는 밤나무 품종의 숙기에 따라 약 10일 의 차이가 있으나 대개 수확일로부터 3주 전으로 알려져 있다 (Park et al., 1984). 밤바구미는 종피와 과육 사이에 산란된 알 에서 부화한 유충이 과육을 먹고 자라며 똥을 밖으로 배출하지 않아 밤을 수확하여 쪼개보거나 또는 유충이 탈출하기 전까지 는 그 피해를 식별하기가 어렵다(Lee and Jung, 1997). 밤 종실 내 존재하는 밤바구미의 특성 상 이들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일 반적으로 밤 종실을 수확하여 저장하기 전에 화학적 약제(인화 늄, 이류화탄소, 메틸브로마이드 등)를 이용한 훈증을 하게 된 다(Lee and Jung, 1997). 그러나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 의 인식 변화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훈증에만 의존해 오던 방법을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한 물리적방제 방법으로 대 체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약제를 이용하는 훈증법을 대체할 수 있는 물리적 방제법으로 밤 종실에 대한 침지처리 방법을 모색하였 고, 침지처리가 밤 종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조사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시험재료
2006년 10월 공주지역에서 수확한 벌레 먹은 만생종 밤 1,000 Kg을 구입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침지처리에 의한 방제효과 검정
침지처리는 9가지의 온도조건(1±0.5°C, 5±0.5°C, 10±0.5°C, 20±1°C, 30±1°C, 35±1°C, 40±1°C, 45±1°C, 50±1°C)으로 수 행하였고, 시간대별(1, 2, 3, 5, 7, 10, 15, 22, 24시간, 단 50°C에 서는 1-7시간까지만 측정)로 측정하였다. 저온(1-20°C) 침지는 김치냉장고(WINIA DD-943D DELUXE, Korea)를 이용하였 고, 고온(30-50°C) 침지는 보온상자(1000 × 600 × 550 cm)를 이용하여, 2시간마다 온도를 확인하며 적정온도를 맞추었다. 침지 후 사육상자(60 × 40 × 15 cm)에 넣고 10월 16일부터 11월 24일까지 상온상태(25°C)에서 밤바구미 유충의 탈출을 유도 한 후 피해 밤을 조사하였다. 침지 처리는 온도와 시간당 200개 씩 3반복 하였고 대조구는 침지처리를 하지 않았다.
고온 침지에 따른 밤 종실의 발아율 및 부패율 조사
고온조건(30-50°C)에서 침지한 밤 종실에 대하여 온도조건과 시간대별로 무작위로 100개씩 수취하여 10월 16일부터 11월 24일까지 보관 후 건전과, 발아과(germinated fruit) 및 부패과 (decayed fruit)의 비율을 확인하였다.
밤 종실의 성분변화 분석
색도
침지처리에 따른 밤의 색도변화를 조사하기 위하여 색차계 (Chromameter, CR-200, Minolta, Japan)를 이용하여 껍질을 제거한 밤 종실 표면의 밝기(lightness), 적색도(redness) 및 황 색도(yellowness)를 측정하였다. 각각의 온도와 시간대별로 100개씩 3반복으로 색도를 분석하였다.
경도
침지처리에 따른 밤의 경도변화는 texture analyzer(TA-XT2, Stable micro system Ltd., England)를 이용하여 TPA(texture profile analysis) mode에서 φ 5 mm cylinder probe, test speed 10 mm/s, distance 100 mm의 조건에서 측정하였다. 색도와 동 일한 시료를 가지고 각각의 온도와 시간대별로 100개씩 3반복 으로 경도를 분석하였다.
수분, 유리당 및 탄닌 함량
침지처리에 따른 밤의 수분 및 당의 함량은 Association of Analytical Communities (AOAC) (1995) 방법에 준하였다. 수 분함량은 105°C 상압건조법을 이용하여 처리조건에 따른 밤의 수분함량을 측정하였다. 유리당의 함량은 내피를 벗긴 밤의 과 육을 일정조각으로 자른 후 일정부위를 고르게 채취한 후 10 g 을 취하였다. 그리고 10배량의 증류수를 가한 후 30°C에서 3시 간 추출한 다음 여과하여 그 여과액으로 Anthron 방법으로 유 리당 함량을 측정하였다. 탄닌 함량은 Iwasa (1975) 방법을 이용 하였다. 밤 시료 1 g에 물 50 ml를 가하여 비등수 욕조에서 30분 간 가온 후 냉각하고 100 ml로 맞춘 다음 여과한 여액 5 ml에 ferric tartrate 용액 5 ml과 sorensen’s phosphate buffer 용액 15 ml 을 가하여 540 nm에서 O.D.값을 측정하여 지표물질 ethyl gallate 를 표준용액으로 이용하여 정량하였다. 모든 실험은 각각의 온 도와 시간대별로 100개씩 3반복으로 동일한 종실을 가지고 성 분변화를 분석하였다.
통계분석
실험결과에 대한 분석은 Scheffe’s test로 온도와 시간별로 방제효과, 성분변화, 수분, 유리당 및 탄닌의 함량을 비교하였 다(SAS Institute, 2004).
결과 및 고찰
침지처리에 의한 방제효과
온도와 시간별로 침지 처리를 달리하여 밤바구미 유충의 방 제효과를 검정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1, 5, 10°C의 온도로 침지한 밤에서는 밤바구미 유충에 대한 살충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으며, 20°C에서 4시간 침지 후 부터 3.3%의 매우 낮은 살충율을 나타냈다. 30°C에서 침지 2시 간 후에는 77.3%의 살충율을 보였다. 30°C와 35°C에서 7시간 후부터 100%의 살충효과를 보였다. 또한 40°C에서는 2시간 이 후 90%이상 높은 살충효과를 보였으며, 45°C와 50°C에서는 1시간 침지 후부터 90%이상의 살충효과가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요약하면, 침지를 이용한 밤바구미의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30°C에서 7시간, 35°C에서는 6시간, 40°C에서는 2시 간, 45°C와 50°C에서는 1시간동안의 침지처리가 요구됨을 보 여주었다.
일반적으로 침지처리는 건전한 밤 종실을 선별하기 위하여 이용되기도 하는데 현재까지는 침지처리로 인한 해충방제에 대 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다. 딸기잎선충(Aphelenchoides fragariae (Ritzema Bos) Christie)에 대한 방제방법으로 침지처리를 이 용하지만 살선충제를 혼합하기도 한다(Kim et al., 2008). Gill et al. (2007)은 검역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고온(37°C 이상)의 물을 이용한 연구는 단시간 처리(60 또는 120초)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일반적으로 침지처리법은 상품의 손상을 줄이기 위하여 단시간에 걸쳐 일정 온도 이하를 처리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채소류나 화훼류에 처리하기 위한 것으로 밤 종실내에 존 재하는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서는 종실내부까지 변화된 온도 의 영향을 받기 위해서는 충분한 온도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 나 종실내의 밤바구미 유충을 방제하기 위하여 고온 처리를 하 게 되면 종실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단시간내에는 종실내부 의 해충을 방제할 수 없으므로 최대한 효율적인 온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다양한 침지온도 조건과 시간에 대한 방제효과를 조사함으로써 효과적인 밤바구미 유충의 방 제조건을 찾는데 기초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밤 종실의 발아율 및 부패율 조사
밤 종실에 대한 침지처리는 물의 온도와 처리시간에 따라 발 아율과 부패율에 영향을 미친다(Kim et al., 2006; Choi and Seo, 2009). 밤 종실에 대한 다양한 온도(30, 35, 40, 45, 50°C) 와 시간 조건(1, 2, 3, 4, 5, 6, 7, 10, 15, 22, 24시간)에 따라 침지 처리 했을 때 발아율 및 부패율은 Fig. 1과 같다. 발아율은 온도 와 상관없이 모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 1A). 그러나 부패 율의 경우 30°C와 35°C에서는 큰 영향은 없으나 40°C이상이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율이 증가했다(Fig. 1B). 30°C에서 침지처리 했을 때 발아율은 최대 0.08%, 부패율은 최대 0.10% 로 나타났다. 35, 40, 45, 50°C에서의 처리시간별 발아율은 최 대 0.15%, 부패율은 최대 0.75%로 고온 침지가 발아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부패율의 경우에는 45°C이상의 온도 에서는 부패율이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한 증가를 보임을 알 수 있었다.
종자발아에서 수분의 흡수는 환경적 요인인 침지온도와 시 간이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삼나무(Cryptomeria japonica (L. f) D. Don) 종자의 경우 종자의 수분흡수율은 30과 35°C에서 높 게 나타났으며 특히 침지 후 6시간이 지나면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종대황(Rheum undulatum L.)의 경우 25와 40°C 의 발아온도조건에서 저장조건에 따라 2일 침지처리시 발아율 이 가장 높았다(Choi et al., 2007; Yoo et al., 2012). 삼나무의 발아는 온도 및 시간에 따라 침지처리된 종자의 발아율에는 일 정한 경향을 타나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본 실험의 결과와 유사하였다(Fig. 1A).
색도
밤 종실을 다양한 온도와 시간 조건으로 침지했을 경우 밤의 색도변화를 측정한 결과, 온도에 따른 밝기(lightness)는 대조구 (32.9)와 비교하여 유의성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2). 그러나 밝기변화는 40°C 이상에서 시간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40°C이상에서 10시간이상의 침지처리 후 밝기의 차이를 보였 으며 50°C에서는 3시간 이상이 되면 밝기에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다. 이상의 결과, 밤종실의 밝기는 온도와 침지시간에 영향 을 받으며 특히 온도가 증가할수록 짧은 침지시간에도 종실의 밝기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적색도(redness)는 침지처리 후 온도에 따라서는 특별한 경 향이 나타나지 않았다(Table 3). 그러나 45°C에서 10시간 이상 과 50°C에서 6시간 이상이 되면 침지시간이 증가 할수록 적색 도에 차이를 보였다. 45°C에서 24시간이상 침지 처리가 되면 수치가 급락하여 상품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적색도 는 각각의 실험구별로 통계적 유의성은 보이나 대조구와 비교 하여 특정 경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침지시간과 온도 가 밤 종실의 적색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황색도(yellowness)의 변화는 40°C에서 10시간이상 침지처 리 후 유의성있는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고 45°C에서는 7시간, 50°C에서는 4시간 이후부터 수치가 10이하로 차이를 보였다. 30°C와 35°C에서는 대조구(12.7)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 이지 않았다. 그러나 40°C와 45°C에서 22시간이후 대조구보다 3이상의 수치가 감소하였다(Table 4). 온도나 침지시간에 따른 경향성은 보이지 않으나 온도가 40°C이상에서 침지시간이 길 어지면 종실의 황색도는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온도 가 밤종실의 황색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상의 결과, 30, 35, 40, 45°C에서 7시간까지, 50°C에서 3시 간까지는 밝기, 적색도, 황색도의 큰 변화가 없어 밤 종실은 정 상이었으나, 모든 처리구에서 고온으로 갈수록, 시간이 길어질 수록 색도값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경도
밤 종실을 다양한 온도와 조건으로 침지처리 했을 경우 밤의 침지처리 전과 이후의 경도변화를 측정한 결과(Fig. 2), 30°C에 서 1, 2, 3, 5, 7, 10시간 침지처리 시 대조구보다 높은 수치를 나 타냈으나, 15, 22시간에서 7,710 g, 6,716 g으로 대조구 8,783 g 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모든 온도조건에서 15, 22시간 침지 처리하였을 때 밤종실의 경도는 대조구보다 모두 낮은 수치를 보였다. 50°C는 침지처리 후 1, 2, 3시간까지는 대조구보다 높 았으나 5, 7시간 후에는 낮아졌다. 침지시간에 따른 정확한 경 향성은 보이지 않았으나 일정시간 이상이 되면 대조구보다 경 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밤종실의 경도는 온도보다는 침지 시간이 더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수분, 유리당 및 탄닌 함량
밤 종실을 다양한 온도와 시간 별로 침지처리 했을 경우 밤 의 침지처리 전과 이후의 수분 및 유리당, 탄닌 함량을 측정하 였다(Figs. 3, 4, 5).
일반적으로 종자의 침지시간이 길어지면 수분흡수율도 늘 어나게 되고 침지수의 온도가 높을수록 흡수속도가 증가된다 고 하였다(Dawson et al., 1952; Choi et al., 2007). 본 실험에서 는 온도조건을 달리 처리했을 때 함수량은 30와 35°C에서는 거 의 변화가 없었으나, 40°C이상의 온도에서는 침지처리 시간이 짧을수록 대조구 58.6%보다 더 낮은 함량을 보였다(Fig. 3). 45와 50°C에서 침지처리 1시간 후에는 높은 함수량을 보이다가 2시 간 후부터는 급격히 감소한 후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유리당 함량은 30°C에서 1시간 침지 처리하였을 때 0.49% 로 변화가 없었으며 2시간 후부터 유리당 함량이 떨어지기 시 작해 7시간 후에는 0.36%로 유리당 함량이 낮아졌다(Fig. 4). 유리당의 경우 모든 온도조건에서 침지처리 시간이 증가할수 록 유리당 함량이 감소하였다.
탄닌 함량은 30°C에서 7시간까지, 35°C는 5시간까지, 40°C 와 45°C는 2시간까지 침지처리 전보다 탄닌 함량이 높아졌다 가 이 후 유리당과 마찬가지로 고온에서 침지시간이 길어질수 록 값이 낮아졌다(Fig. 5). 50°C에서는 1시간까지 대조구와 유 사하였다. 탄닌의 경우 온도와는 상관없이 침지시간이 짧으면 (1-2시간) 대조구 0.81%보다 탄닌 함량이 증가했다가 시간이 길어질수록 탄닌의 함량은 감소하였다. 이는 침지시간 경과에 따른 콩의 EC(electrical conductivity)와 TDS(total dissolved solids)를 측정한 결과 침지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증가한다는 연구결과와 유사하다(Jung et al., 2013). 일반적으로 TDS농도 는 용액속에 용해된 유기물과 무기물의 총량을 나타내는 것으 로 본 실험에서도 유리당 및 탄닌의 함량이 감소하는 것은 유리 당은 열에 의해 처음부터 당이 침출되고, 탄닌은 껍질의 탄닌 성분이 고온침지처리 초기에 과육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침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과육 밖으로 침출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상의 결과, 밤 재배원에서 수확한 밤을 다양한 온도조건과 시간에서 침지 처리했을 경우 밤 과육의 조직변색, 발아율, 부 패율, 색도, 경도, 수분, 유리당, 탄닌 성분에 변화를 주었으나 방제 가능한 최저 온도조건(30°C)에서의 영향은 미미하였다. 또한 밤바구미 유충에 대하여 물리적방제 가능성을 보여준 온 도조건 및 시간 중 가장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방제 가능한 것은 40°C에서 2시간과 45°C에서 1시간으로 판단되나 이는 매 우 높은 온도에서 실용적으로 이용하기에는 어렵다. 따라서, 실 제 농가에 적용 가능한 침지소독법 개발을 위해서는 보다 대규 모의 시험과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