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해충의 분포나 발 생밀도, 발생소장은 물론 형태학적 변화가 초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래해충의 정착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Ayres and Lombardero 2000; Volney and Fleming 2000; Logan et al. 2003). 꽃매미(Lycorma delicatual)는 꽃매미과(Fulgoridae)에 속하는 외래해충으로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집단 발생하여 피해를 주고 있다(Kim, 2013). 꽃매미의 기주식물로는 선호도가 높은 가죽나무(Ailanthus altissima)를 비롯해 목본과 초본 41종이 알려져 있다(Lee et al., 2009; Park et al., 2009). 꽃매미는 약충과 성충이 무리지어 식물체를 흡즙하거나 그 과정에서 감로를 배출하여 그을음병 을 유발시킴으로써 우리나라 주요 과수 중의 하나인 포도(Vitis vinifera)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Han et al., 2008; Lee et al., 2009; Park et al., 2009; Shin et al., 2010).
꽃매미는 중국의 Shandong 지방 등 한국의 중부지방과 위도 상 위치가 비슷한 지방에 분포기록이 있다(Liu, 1939). 꽃매미 는 중국에서 국내로 유입하여 정착한 것으로 보고된 이래(Han et al., 2008), 최근에는 날개의 형태학적 특성비교나 유전자들 의 계통학적인 분석 등을 통한 연구 결과 한국의 꽃매미가 중국 양쯔강 이북지역인 Beijing, Shanghai 개체와 동일한 유전자형 으로 밝혀졌다(Kim, 2013).
농작물에 대한 꽃매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꽃매미 방제용 농약으로 포도나무 등 5종의 과수에 람다사이할로스린 +티아메톡삼입상수용제 등 30종이 등록되어 있다(KCPA, 2013). 친환경자재로는 꽃매미 약충 방제에는 제충국 추출물, 고삼 추 출물, 데리스 추출물, 성충 방제에는 제충국 추출물, 고삼 추출 물이 효과적이며, 황색 끈끈이트랩이 꽃매미 약충과 성충의 유 인포살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i et al., 2012).
냉혈동물인 곤충에게 저온 스트레스는 종의 증식과 확산의 제한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Denlinger and Lee 2010, Morey et al. 2012). 따라서 곤충은 저온에서 동결에 견뎌 내거나 회피하 는 생존방식을 취하고 있으며(Bale, 1996), 노출된 온도나 노출 된 시간에 따른 생존율에 대한 연구는 종에 대한 내한성(cold tolerance)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야외에서 월동하는 곤 충의 경우, 월동기를 경과한 개체는 그렇지 않는 개체와 비교해 과냉각점이 낮기 때문에 야외 월동 개체군의 발생을 예측한다 는 측면에서는 실험실 조건이 아닌 야외조건에서 월동기간 중 저온에 노출된 개체군의 생존율 조사는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서 꽃매미는 년 1세대 발생하고 성충은 난괴로 산란을 하며 난 괴표면을 왁스층으로 덮어놓는 습성이 있다. 가을에 산란된 난 괴는 월동을 거쳐 이듬해 봄에 부화하는 생태적 특성을 갖고 있 어(Park et al., 2009) 겨울철의 온도는 이듬해 꽃매미의 출현과 확산에 가장 큰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Lee et al., 2011). Choi et al.(2012)은 꽃매미 알에 대해 온도와 발육속도와의 관계식은 Y = 0.0028 X - 0.0228 (R2 = 0.9561)로서 발육영점온도는 8.1 4°C, 유효적산온도는 355.4일도로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꽃 매미 알의 부화시기를 예측하기도 하였다.
꽃매미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산란기에 집중 적인 방제를 통해 산란수를 줄이거나, 산란된 난괴의 물리적 제 거 등과 같은 방법뿐만 아니라 기상변화에 따른 월동난괴들의 정확한 부화율, 부화시기 예측 등 최적 방제모델이 개발이 시급 하다. 본 연구는 경기지역 주요 포도원의 지역별 동절기 기상 차이에 따른 꽃매미 월동난괴의 부화율을 바탕으로 동절기 온 도가 꽃매미 월동 알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꽃매미 발생특성 조사
신문제 포도 해충인 꽃매미의 발생특성 조사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가평 등 경기도 주요 포도 재배지 7 지점을 선정해 서 수행하였으며(Fig. 1), 포도밭 내에서는 인근 야산과 인접한 부분부터 3지점으로 나누어 지점 당 10주, 총 30주를 조사하였다. 꽃매미 월동난괴의 밀도는 지상부로부터 포도나무 성목의 1 m 이내 가지에 분포하는 난괴수를 조사하였으며, 약충과 성충의 밀도는 성목 전체에 분포하는 마리수를 조사하였다. 조사시기 는 월동 알은 성충의 산란이 종료된 12월과 이듬해 월동 알이 부화하기 직전인 4월 중순에 실시하였고, 약충과 성충은 4월 상 순부터 10월 하순까지 포도의 전생육시기에 걸쳐 조사하였다.
꽃매미 월동난괴 부화율 조사
동절기 평균기온이 가장 낮은 1월이 경과한 후 노지 포도원 에서 2월 상순에 채집한 꽃매미 월동난괴에 대한 부화율을 조 사하였다. 검정조건은 온도 25±2°C, 상대습도 60~70%, 광조 건 L:D=16:8로 설정된 실험실 조건에서 수행하였다. 야외에서 채집한 난괴를 환기망이 있는 원형 플라스틱 용기(Ø 150 × H 73 mm)에 넣어 부화를 유도하였으며, 총 알 수 대비 누적 부화 약충수를 조사하여 부화율을 산출하였다. 이때 월동난괴가 건 조로 인해 부화율이 감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용기 하단에 탈지면과 필터페이퍼를 깔고 매일 수분을 보충해 주었다.
경기북부지역에서 꽃매미 부화율이 극히 낮았던 2010년과 2011년의 저온조건과 꽃매미 월동 알 생존율과의 관계 분석은 7개 조사지점의 겨울철 기상자료와 해당년도 2월 상순에 채집 하여 조사한 지역별 부화율을 바탕으로 Microsoft사의 Excel (Office 201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는 꽃매미 알의 임계온도 추정을 위해 Lee et al. (2011) 이 제시 했던 1월 최저온도의 평균온도 –12.72°C를 포함해 –10°C부터 –20°C까지 1°C 간격으로 1월 최저기온 이하의 기상조건에 노 출된 누적일수와 꽃매미 알의 부화율과의 관계를 직선회귀를 이용해 분석하였다. 조사지역간에 임계온도별 누적일수가 같 을 경우 부화율이 높았던 지역의 값을 선택하였으며, 경향에서 비정상적인 이상치는 제거하였다.
기상자료 수집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농업기상 변화에 따른 병해충 예측시 스템 구축을 위해 논, 과수원 등 도심이 아닌 농경지에 설치하 여 운영해 오고 있는 자동기상관측기 중, 꽃매미 조사지역 7 지점에 서 가장 가까운 데이터로거(Model CR10X, Campbell Scientific, USA)의 기상관측자료를 일별로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이때 꽃 매미 월동난괴 조사지점과 기상관측지점간의 거리는 1.2~28.0 km 로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Fig. 1).
결과 및 고찰
꽃매미 월동난괴 부화율 조사
경기지역에서 꽃매미 알은 5월 상순부터 부화하며 7월 하순 에 출현한 성충은 9월 하순부터 11월 상순까지 산란하는 것으 로 조사되었다(Fig. 2).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지역별 꽃매미 월동 알의 부화율을 조사한 결과, 지역별 월동기간 중 온도의 차이로 인해 경기남부 평택지역의 경우 69.8~89.5%로 매우 높 았던 반면 경기북부 가평, 파주, 포천지역의 경우 16.8% 이하로 낮거나 전혀 부화하지 않았다(Table 1). 이와 같은 결과로 경기 지역 꽃매미는 2009년에 꽃매미 성충의 많은 산란이 이루어졌 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과 2011년 동절기 극저온의 영향으로 가평, 포천, 파주 등 경기북부 지역에서는 2012년부터 꽃매미 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Table 2).
2010년과 2011년의 꽃매미 월동 알의 부화율과 동절기 최저 온도에 노출된 누적일수는 부의 상관관계를 보인 가운데, -18°C 이하의 온도에 노출된 경과일수가 증가할수록 부화율은 y = -4.0234x + 91.751 (R2= 0.9447)로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 내었다(Table 3). 하지만 이모형을 이용해 2012년과 2013년 화 성, 안성, 평택, 김포지역 꽃매미 월동 알의 부화율의 예측값과 실측값을 비교해본 결과에서는 -11°C 이하의 온도에 노출된 경 과일수가 증가할수록 부화율은 y = -1.0486x + 94.496 (R2= 0.7067)로 감소하는 가운데 오차(RSS; residual sum of square) 가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3). 따라서 이모형을 사 용한다면 1월 중 –11°C 이하의 노출된 누적일수를 이용해 꽃매 미 월동 알의 부화율 예측이 가능하리라 사료된다. Lee et al. (2011) 의 모형에 따르며 1월 최저온도의 평균값을 이용해 월동 기간 중 꽃매미 살충률을 예측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1월 기 상자료를 분석한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Lee et al. (2011) 의 모 형을 이용해 2010년 7개 지역별 1월 최저온도의 평균값을 이용 해 부화율을 산출한 결과 평균값이 –15°C이하인 가평, 파주, 포 천지역의 경우 부화율이 0로 예측이 되었지만, 1월 최저온도 평 균값이 –12.3, -12.5, -11.6, -10.0°C이었던 안성, 김포, 화성, 평 택지역의 경우 부화율이 각각 4.8, 2.5, 12.6, 30.6%로 나타나 실제 부화율과 큰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1월 최저온도에 노출된 누적일수를 이용해 꽃매미 월동 알의 부화 율을 예측할 수 있다는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 겨울 철 온도가 꽃매미 알의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함에 있어 월동 난괴의 채집시기나 처리방법 또는 채집한 기주의 종류에 따라 생존율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샘플지점과 가장 가까운 지점 농경지에서 수집된 기상자료를 확보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동절기 최저온도 는 이듬해 꽃매미 발생밀도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저온에 노출 된 누적시간이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1°C 이하의 온도에 노출된 누적일수 분석을 통하여 꽃매미 월동 알 의 부화율을 예측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종합방제 대책을 수립 하는데 이용이 가능하리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