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은 가장 큰 생물다양성을 토대로 매우 다양한 환경에 적 응하였으며, 인간과 동물로의 질병 전파 및 농작물에 대한 섭식 작용 등을 통해 자연생태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회경제적 활 동에 영향을 미친다(Benedict, 2003; Deguine et al., 2008; Kongsin et al., 2010; Lee et al., 2010; Murtola et al., 2010; Pérez-Guerra et al., 2010). 하나의 예로, 유전자 변형 곤충을 이 용한 신약 개발, 신소재 개발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은 인 간의 경제적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생명공학기술의 잠재적인 고부가가치 창출 가능성과 인체∙환 경에 대한 이익을 목적으로 유전자변형 곤충을 포함한 유전자 변형생물체(GMO)의 개발이 가속화 되고 있다. 하지만, 유전 자변형기술을 바탕으로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생 물체들이 자연환경에 비의도적으로 방출되어 자연생태계나 인 체∙동물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와 보건∙윤리 등의 안전성 측면에서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Muir and Howard, 1999; 2001; 2004; Mumford, 2012; Murray and Maga, 2010; Reeves et al., 2012).
곤충의 유전자 변형 연구는 의학분야 뿐만 아니라 해충을 제 어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 는 추세이지만 유전자변형 곤충에 대한 사용의 규제와 관리방 안 등의 규제 지침은 아직까지 완전한 정립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Lehane and Aksoy, 2012; Parks et al., 2004; Feany and Bender, 2000; Muqit and Feany, 2002, Ramesha et al., 2009; Rulifson et al., 2002; Thibault et al., 2004). 국내에서 곤 충 뿐만 아니라 동물(무척추동물, 포유류, 기타 등)을 이용한 유 전자변형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어 왔고 이런 유전자변형 동 물에 대한 관리 기준 또한 일부 마련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식 물 또는 척추동물에 적용되고 있는 연구시설들의 설치∙운영기 준이 상대적으로 생물생리적 특성이 상이한 곤충에 그대로 적 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과적으로 유전자변형 곤충에 대한 적절한 안전관리 체계의 확보와 상업화를 위한 제도 정착 및 가 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법을 응용 또는 변경 적 용해야 할 필요성이 아주 크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13). 현 재까지 국내 연구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유전자변형 동∙식물을 이용한 연구의 안전등급은 대부분 1-2등급 수준에 해당하며 3 등급 이상의 유전자변형 동물 연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Goo et al., 2001; Lee et al., 2007; Kim et al., 2012). 시험∙연구용 유 전자변형 동물(GM animals)에 대한 정확한 안전관리 체계와 위해성 평가 기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평가기법을 검 증하고, 유전자변형동물에 대한 위해성 평가 실험을 진행하여 기초 데이터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실험에 사용한 유전 자변형 누에는 녹색 형광실크를 생산하는 실용품종으로 향후 5 년 이내에 농가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유 전자변형 누에가 자연상태에 인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방출 되었을 경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유전자변형 곤 충의 위해성 평가 기법 연구에 필요한 기초 실험 데이터를 구축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유전자변형생물체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LMO 고시 별표 10-1)┘에 근거하여, “8.2 숙주 또는 숙주가 속하는 생물 종과의 차이점” 항목의 소항목인 “8.2.1 자 연환경 또는 자연환경을 반영하는 시험 조건하에 생존 및 생식, 번식 능력”과 “8.2.5 생식양식 및 다른 품종 또는 근연종과의 생 식 호환성”을 기준으로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 의 동등성(이동성, 생존능력, 산란수, 부화율)을 비교하여 환경 에 미칠 위해성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누에 사육
실험에 사용된 유전자변형 누에(Bombyx mori)는 눈과 신경 시스템에서 적색형광단백질을 발현하면서 녹색 형광실크를 생 산하는 실용품종인 백옥잠(잠123 × 잠124) 유전자변형 누에 (Kim et al., 2012)를 사용하였으며(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 과 개발),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경우 형질전환에 사용된 백옥 잠 누에품종을 대조군으로 사용하였다. 유전자변형 누에의 암 수 3쌍(GM 1, GM 2, GM 3)과, 비유전자변형 누에 암수 3쌍 (Non-GM 1, Non-GM 2, Non-GM 3)이 산란한 알을 부화시킨 개체 중 임의 선별법을 사용하여 누에들을 선별하여 사용하였 으며, 실험에 사용된 모든 누에는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의 표 준 사육 기준(온도, 24-27°C; 상대습도, 60-90%)에 준하여 농 촌진흥청 농업생물부의 잠사 사육실에서 사육되었다(Fig. 1).
환경위해성 평가
이동성 비교
유전자변형 누에 유충과 비유전자변형 누에 유충을 난수표 를 이용해 임의적으로 각 20개체씩 선택한 후, 누에의 먹이 식 물인 뽕잎을 넣지 않은 사각플레이트(먹이가 없는 조건; 20 cm × 20 cm)와 뽕잎을 넣은 사각플레이트(먹이가 있는 조건)를 이용 해 실험을 진행하였다. 먹이가 없는 조건은 사각플레이트의 중 앙으로부터5분간 이동한 거리를 측정(Fig. 2-a)하였으며, 먹이 가 있는 조건은 사각플레이트의 중앙에서 일정한 반지름(8 cm) 둘레에 있는 먹이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Fig. 2-b)하였다. 실험은 누에의 령별로 1령, 2령, 3령, 4령의 실험을 각각 진행하 였다. 측정된 결과값은 평균값과 분산값을 고려하여 비모수적 일원분산분석(Kruskal-Wallis Test)을 사용하여 통계적 차이 를 분석하였다(SAS 9.3 user’s Guide, 2011).
환경조건에 따른 생존율 비교
온도(H: 고온 38°C, L: 저온 4-8°C)와 습도(D: 건조 30%이 하, W: 다습 90% 이상), 먹이조건(먹이 제공함, 먹이 제공 안함 X)을 이용하여 총 8개의 처리구를 구성하여 환경조건에 따른 유전자변형 누에 및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생존율 비교 실험을 진행하였다(Table 1). 유전자변형 누에 유충과 비유전자변형 누에 유충에서 임의적으로 연구에 사용할 동일한 연령의 누에 를 각 5개체씩 3반복수로 고른 후 처리구 별로 분배한 후 1일 간 격으로 같은 시간에 처리구를 모두 꺼내어 생존유무를 확인하 고 기록하였으며, X령의 유충이 X+1령의 유충이 될 때까지 생 존율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후 생존율 결과값을 이용해 유전자 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통계적 차이와, 누에의 연령별 생존율의 차이, 환경조건에 따른 생존율의 차이를 분산분석법 (Analysis of Variance, ANOVA)을 이용하여 통계분석 하였다.
산란수 및 부화율 비교
유전자변형 누에 암(♀) x수(♂), 비유전자변형 누에 암(♀) x수(♂)를 이용해 짝짓기가 가능한 쌍을 농촌진흥청 농업생물 부의 표준 사육 기준(온도, 24-27°C; 상대습도, 60-90%)에 준 한 사육실에서 각 세 쌍씩 교배시켜 각 쌍의 암누에 산란 수를 비교하였으며, 산란된 알은 포르말린 용액을 이용한 침산법을 사용하여 알을 부화시킨 후 부화한 알의 수를 확인하여 부화율 을 구하였다. 이후 ANOVA 분산분석을 이용하여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산란수 및 부화율에 대한 통계적 차이를 분석하였다.
통계분석
본 연구에서 진행된 4가지 실험은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 전자변형 누에의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없다는 것을 기 본 통계 가설로 설정하였다. 각각의 실험항목별로 SAS 9.3을 이용하여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 간의 이동성 차이 유무, 환경조건 별 생존율 비교, 산란수 및 부화율 비교를 하였으며, 이를 위해 분산분석법(Analysis of Variance, ANOVA) 과 비모수적 일원분산분석(Kruskal-Wallis Test)을 사용하였 다(SAS 9.3 user’s Guide, 2011).
결 과
누에 유충의 이동성 평가
먹이가 없는 조건에서 5분간 이동한 거리를 측정한 결과, 1 령의 비유전자변형 누에(4.20±0.72SE mm)와 유전자변형 누 에(9.85±4.60SE mm)가 큰 차이를 나타냈으나, 각 개체 간 이동 거리 값의 오차범위가 크게 차이가 났고 통계적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Fig. 3, chi-square = 1.6153, DF = 1, p = 0.2037). 2령의 경우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이동거리가 유전자변형 누에의 이동 거리보다 3 mm정도 적었으나 이 또한 통계 분석 결과 통계적 차 이는 보이지 않았다(Fig. 3, chi-square = 2.2100, DF = 1, p = 0.1371). 마찬가지로 3령(chi-square = 1.0970, DF = 1, p = 0.2949)과 4령(chi-square = 3.5453, DF = 1, p = 0.0597) 모두 통계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먹이가 있는 조건에서의 이동성은 비유전자변형 누에 1령이 먹이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57.20±13.23SE 초, 유전자변형 누 에 1령이 48.80±6.11SE 초로 약 10초 정도 차이가 났으나, 각 개체 간 오차범위가 크게 나타났고, 통계적 분석 결과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chi-square = 0.0077, DF = 1, p = 0.9302) 2령 (chi-square = 1.2260, DF = 1, p = 0.2682)과 3령(chi-square = 1.7229, DF = 1, p = 0.1893)의 실험에서도 도달 시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통계적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4령의 경우 유전자변형 누에(78.65±16.36SE초)의 이동성이 비유전자변 형 누에(156.92±30.32SE초)의 이동성 보다 빠르게 나타났다(chisquare = 5.5119, DF = 1, p = 0.0189).
환경조건에 따른 생존율 비교
생존율 연구 결과 같은 환경의 조건에서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 모두 유충의 연령수가 커질수록 각 환경에 서의 생존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비유전자변형 누에 와 유전자변형 누에 모두 고온보다 저온에서의 생존율이 높게 나타났다(Fig. 4, Table 2). 먹이조건에 따른 생존율의 차이는 먹이가 있는 처리구의 생존율이 먹이가 없는 처리구의 생존율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습도 조건에 따른 생존율은 높은 습도 조건이 낮은 습도 조건보다 생존율이 높아보였으나, 통계적으 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3). 상대적으로 유전자변형 누에의 생존율이 각각의 환경 조건에서 비유전자변형 누에보 다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고, 특히 고온 조건에서 유전자변형 누 에가 비유전자변형 누에보다 생존율이 낮게 나타났다(Table 3).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환경조건별 생존 율은 통계적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ANOVA, HWO: p-value = 0.8220, HWX: p-value = 0.1159, HDO: p-value = 0.3244, HDX: : p-value = 0.395, LWO: p-value = 0.0773, LWX: p-value = 0.1705, LDO: p-value = 0.1384, LDX: p-value = 0.1849).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연령별로 생존율을 ANOVA 분 석을 통해 비교한 결과, HWO, HWX, HDX, LWX의 환경 조건 에서 통계적 차이가 나타났으며, 유전자변형 누에의 연령별 생 존율은 HWX와 LDO 환경 조건을 제외한 나머지 환경조건에 서 통계적 차이가 나타났다(Table 3, Fig. 4).
산란수 및 부화율 비교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산란수 비교 결과, 각 교배쌍의 평균 산란수는 크게 차이가 나타났으나, 통계적으 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Fig. 5). 부화율 비교 결과, 비유 전자변형 누에 쌍(♀ ×♂)이 산란한 알의 부화율과 유전자변 형 누에 쌍(♀ × ♂)이 산란한 알의 부화율은 통계적으로 차이 가 없었으나, 비유전자변형 누에 쌍(♀ × ♂)에서의 부화율과 유전자변형 누에(♀)와 비유전자변형 누에(♂)와의 교배로 산 란된 알의 부화율은 통계적으로 차이를 나타냈다(Fig. 6.P=0.0277).
고 찰
연구 대상인 누에의 경우, 먹이를 섭취하기 위한 이동 외에 는 큰 이동성을 보이지 않는 특성을 나타내었으며, 먹이활동을 위한 경우라 할지라도 큰 이동성의 값을 나타내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여름철 최고 기온인 38도(기상청, 2011-2012)에 서 유전자변형 누에의 생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며, 습도가 높 은 환경에서의 생존율 또한 낮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Kumar et al.(2002)의 연구와 유사한 결과로써 DNA, RNA, 지질 등과 같 은 생물학적 분자가 온도 스트레스에 의해 단백질 합성 중단, 구조 변형 등과 같은 세포 수준에서의 이상이 발생해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설명하였다. 겨울월동시기의 온도인 2-4도 와 유사한 저온조건의 환경에서 누에유충의 생존가능성에 대 한 결과가 불확실하였다. 일반적으로 자연상태의 누에는 1년 1 세대이므로 낮은 온도인 겨울철 월동한 알이 먹이인 뽕잎이 싹 트는 시기인 봄철에 맞추어 알에서 부화한다. 이번 연구결과, 고온조건에서 누에 개체가 무르면서 죽었으나, 저온조건의 누 에 개체는 동면상태(월동상태)로 넘어갔으며, 그 상태로 실험 기간 동안 생존해 있는 것이 확인 되었다. 형질전환 누에의 안 전관리 및 위해성 평가를 위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분화된 저온조건에서의 실험을 할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생 각된다. Table 4은 같은 부모의 알에서 부화된 누에가 저온조건 과 고온조건에서의 성장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고온조건에서 의 누에(a)는 일반 환경과 비슷하게 성장을 하고, 저온조건에서 의 누에(b)는 성장이 멈춰진 상태에서 동면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란율과 부화율의 경우 유전자변형 누에가 특별히 많은 수 의 알을 산란하거나, 부화율이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비유전자변형 누에의 산란율보다 적고, 부화율 또한 낮게 나타 났다.
본 연구의 목적은 유전자변형곤충이 자연상태에 인위적 또 는 비의도적으로 방출되었을 경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 악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유전자변형 누에가 환경에 방출되었을 경우,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음을 알 수 있었다. 국외의 경우 유전자변형 모기와 나방 같 은 곤충류와 어류에 대해 제한된 공간에서의 환경 방출 실험이 진행되어 왔다. Facchimelli et al.(2013)은 유전자 변형 모기를 이용해 제한된 야외 실험을 진행하였고, 이러한 실험이 유전자 변형 모기를 포함한 곤충류의 단계별 평가에 꼭 필요한 통찰력 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아직까지 국내의 유전자변 형곤충에 대한 실험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안전등급이 승인 된 실험실 내에서만 가능하다. 본 연구결과가 유전자변형곤충 의 안전관리 및 위해성 평가를 위한 기준 마련에 밑바탕이 되어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된다면, 앞으로 유전자변형 곤충의 산업화 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