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린재목(Hemiptera) 방패벌레과(Tingidae)에 속하는 곤충 은 식물체의 잎 표면에서 즙액을 빨아먹는 흡즙성 해충으로 국 내에는 37종이 보고되어 있다(Paek et al., 2010). 그 중에서 해 충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종은 도심지의 가로수인 버즘 나무(Platanus orientalis L.)와 양버즘나무(P. occidentalis L.) 에 피해를 주는 버즘나무방패벌레(Corythucha ciliata (Say)), 정원수인 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철쭉 (Rh. schlippenbachii Maxim.), 영산홍(Rh. indicum (L.) Sweet) 등에 피해를 주는 진달래방패벌레(Stephanitis pyrioides (Scott)), 중요 과수∙화훼류인 배나무(Pyrus pyrifolia var. culta (Makino) Nakai), 사과나무(Malus pumila Mill.), 자두나무(Prunus salicina Lindl.), 장미류(Rosa spp.), 벚나무(Prunus serrulata var. spontanea (Maxim.) E.H.Wilson) 등에 피해를 주는 배나무방 패벌레(Stephanitis nashi Esaki et Takeya) 등이 있다(Chung et al., 1996; Hwang and Choi, 1998). 특히 버즘나무방패벌레는 침입해충으로 1995년에 서울, 경기, 충북 등 중부지역에 한정 되어 발생하였지만(Chung et al., 1996), 현재는 제주도까지 전 국으로 급속히 확산되어 도심지 미관을 훼손하고 있다(NIER, 2011).
방패벌레과에 속하는 또 다른 외래곤충으로 북미가 원산인 해바라기방패벌레(Corythucha marmorata)는 2011년 7월 경 주 안계댐에서 채집된 노린재목 곤충의 미동정 표본에서 처음 확인되었다. 국내는 Yoon et al.(2013)의 분포 기록이 있고 국 화방패벌레로 신칭하여 보고되었으나, Lee and Lee(2012)에 의한 학술발표와 그에 따라 2013년 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 본부에서 해바라기방패벌레로 명명하여 외래곤충 목록에 등록 시킨 바 있어 본 종의 국명은 해바라기방패벌레로 개칭할 필요 가 있다고 판단된다. 국외의 경우, 일본에서는 2000년 효고(兵 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의 양미역취(Solidago altissima L.) 에서(Hoshino, 2011; Kato and Ohbayashi, 2009), 중국에서는 2012년 상하이(上海)에서 처음 발견되어(Kai et al., 2012) 동북 아 지역에서 확산 중에 있다. 이와 같이 국가간 교역물동량의 증가 및 교역국의 다변화, 교통수단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지역 의 생태계로 외래곤충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유입 후 새로운 환 경에 적응된다면 자연적으로 개체군의 밀도를 조절하는 생물 적 방제인자가 없어 급격하게 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농림 및 산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해바라기방패벌레가 국내 유입된 후 자연생태계의 영향 및 농작물 해충화에 대비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이 종의 형 태적 특징, 기주식물 및 분포지역 등 최근의 발생상황을 제공하 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형태적 특징 관찰
경기 시흥, 경북 포항, 전북 익산에서 8월에 해바라기방패벌 레 성충과 약충을 플라스틱 곤충사육병(Ø75 × H84 mm)이나 투명아크릴 곤충사육통(Ø150 ×H73 mm)으로 기주식물과 함 께 채집한 후 실내에서 사육하며 관찰하였다. 사육실의 온도는 25°C(±2), 상대습도 60%(±2), 광주기 16L:8D의 조건에서 사 육하였다. 곤충사육상자(투명아크릴, W250 ×D250 ×H250 mm, W1200 ×D1200 ×H1200 mm)속에 삼각플라스크 유리 병(250 ml)에 물을 채워 2~3일에 한 번씩 망초를 공급하였고, 물속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삼각플라스크 유리병 입구는 랩 을 씌워 막아주었으며, 하루에 2-3회 주기적으로 물을 뿌려 습 도를 유지해 주었다. 암컷 20마리, 수컷 20마리를 대상으로 몸 길이(머리끝부터 막질부(membrane) 끝까지)와 폭(앞가슴등판 의 폭)을 측정하였다. 디지털캘리퍼스(CD-15PS)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현미경(26x-130x Zoom Digital Microscope)하에 서 형태를 관찰하였다.
분포지역 및 기주식물 조사
조사지역 및 시기
해바라기방패벌레의 분포 및 기주식물을 파악하기 위해 2013년 6월부터 10월까지 전국 143시군을 대상으로 조사하였 다. 시기별 조사권역으로 6~7월은 서울, 경기, 인천, 충북, 충남, 전북, 8~9월은 강원, 경북, 경남, 전남, 제주, 10월은 인천, 경기, 전남 지역 등의 고속도로 및 인근 국도를 중심으로 주변지역까 지 조사를 확대하였다.
기주식물
기주특이성이 강한 해바라기방패벌레의 특성상 기주식물로 알려져 있는 국화과(Compositae) 식물이 서식하는 도로변, 고 속도로 휴게소, 산지, 나지 등을 대상으로 흡즙 및 산란, 배설물 에 의한 피해가 있는 식물을 관찰하였다. 현장에서 동정이 어려 운 식물체는 뿌리째 뽑거나, 잎, 꽃, 가지를 채집하여 비닐용 기에 담아 시료은행 분석실로 가져와 원색대한식물도감(Lee, 2003), 한국의 귀화식물(Park, 2009), 작물도감(NAQS, 2005) 을 이용하여 동정하였다.
기주식물의 피해는 조사지점에서 임의로 20본을 선정하여 잎의 흡즙, 변색, 배설물에 의한 피해에 따라 기주식물 전체 잎 의 50% 이상을 가해하고 있을 때 ‘+++’, 20~50% 일 때 ‘++’, 20% 미만을 가해할 경우 ‘+’로 나타내었다.
결 과
형태적 특징
해바라기방패벌레 성충의 몸길이는 2.77-3.28 mm, 폭은 1.73-2.06 mm 이었다(Table 1). 몸색은 흑갈색을 띠며 날개는 반투명한 막질로 유백색 바탕에 황갈색 무늬를 지닌다. 몸체는 짧은 연모(軟毛)로 덮여 있고, 다리와 더듬이는 황갈색을 띤다. 더듬이는 4마디로 몸길이의 1/2정도로 길며, 끝은 곤봉모양으 로 연모가 촘촘하게 나 있다. 주둥이는 길고, 끝이 뾰족한 흡즙 침으로 되어있다. 앞가슴등판(pronotum)은 원추형이고, 양옆 으로 반원꼴 모양의 옆판(propleuron)이 넓게 발달되어 있어 머 리부분을 가리며 작은방패판(scutellum)은 역삼각형이다. 뒷가 슴 등판(metanotum)은 편평하고 길어 복부 전체를 덮는다.
종령 약충의 몸길이는 2.33 mm이고, 몸색은 투명한 황색을 띠다가 차츰 색이 짙어져 황갈색으로 되며, 몸체는 연모로 덮여 있다. 겹눈(compound eyes)은 붉은색을 띠고, 앞가슴옆판은 크 고 둥글게 발달되어 있다. 복부는 넓고 볼록하며, 가장자리에 짧은 긴 가시가 발달되어 있다(Fig. 1).
해바라기방패벌레 성충의 암컷과 수컷은 외형적으로 보았을 때 큰 차이가 없지만, 암컷은 배 끝이 둥근 반면, 수컷은 배 끝이 뭉 뚝하게 튀어나와 있고, 그 곳에 생식기가 자리하고 있다(Fig. 2).
한편 동일속의 국내 침입종인 버즘나무방패벌레(Corythucha ciliata)와는 반시초에 1쌍의 반원 모양의 흑갈색 무늬로 구별 할 수 있다(Fig. 3).
피해 및 생활사
해바라기방패벌레 성충과 약충은 기주식물의 뿌리에 가까운 아랫부분부터 흡즙하였고, 잎 뒷면의 주맥을 따라 조직을 흡즙 하여 가해부위 표면은 엽록소가 파괴되어 군데군데 황백색으로 변한다. 또한 잎 뒷면에 검은 끈적거리는 배설물을 남겨 잎의 기 공을 막고 그을음병을 유발하여 잎 조직을 파괴하였다(Fig. 4).
해바라기방패벌레 성충은 기주식물의 잎 뒷면 주맥을 따라 15-30개의 알을 하나씩 흩어 산란하였고, 알은 1 mm 내외이며 연한 갈색을 띤 긴 타원형이었다. 성충과 약충은 잎 뒷면에서 무리지어 생활하고, 성충은 6월 상순부터 10월 하순까지, 약충 은 7월 초순경부터 볼 수 있으며, 7월 상순-8월 하순에 성충의 발생최성기이고, 8월에는 약충 발생최성기로 나타났다.
해바라기방패벌레의 연간 세대수를 관찰한 결과, 전북 익산, 충남 금산 등의 지역에서 9월 중순경에 막 탈피한 성충이 관찰 된 것으로 보아 지역에 따라서는 1년에 2회 발생하는 것으로 보 인다.
분포 및 지역별 발생정도
2013년 전국을 대상으로 해바라기방패벌레의 발생정도를 조사한 결과, 인천, 경기, 충남, 충북, 전북 익산, 경남, 경북 등 총 27개 시군 36지점에서 발생이 확인되었고, 강원, 전남, 제주 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Fig. 5). 특히, 잎의 흡즙 피해가 50% 이상인 경주, 포항, 공주, 아산, 익산 지역에서는 기주식물 의 피해가 심각하였다(Table 2).
서식지 유형별 해바라기방패벌레의 피해양상을 살펴보면 도로변이 36.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고속도로 휴게소가 30.6%, 나지 22.2%, 산지 11.1%로 조사되었고, 천안-논산 고 속도로, 서천-공주 고속도로, 통영-대전 고속도로, 중부고속도 로, 경부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구간과 인근 국도 주변에서 높은 밀도로 관찰되었다.
기주식물
해바라기방패벌레의 기주식물로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국화 과(Compositae)인 Solidago spp., Aster spp., Helianthus tuberosus (뚱딴지), Ambrosia trifida (단풍잎돼지풀), Echinops sphaerocephalus, Rudbeckia serotina, Tanacetum spp. Chrysanthemum spp. 등이 주로 알려져 있고(Ash, 1954; Drake and Ruhoff, 1965), 2000년에 침입이 확인된 일본에서는 국화 과인 Conyza canadensis (= Erigeron canadensis; 망초), Conyza bonariensis (실망초), Conyza sumatrensis (큰망초), Solidago spp., Solidago altissima (양미역취), Artemisia princeps (쑥), Ambrosia artemisiifolia (돼지풀), Xanthium canadense (큰도 꼬마리), Bidens pilosa (울산도깨비바늘)와 메꽃과(Convolvulaceae) 의 Ipomoea batatas (고구마) 등이 조사되었다(Hoshino, 2011; Tomokuni, 2002; Kato and Ohbayashi, 2009). 본 조사에서는 해 바라기방패벌레의 기주식물로 국화과 이외에도 꿀풀과(Labiatae), 가지과(Solanaceae), 백합과(Liliaceae), 콩(Leguminosae)과 등 8과 24종으로 확인되었고, 그 중에서 망초, 미국쑥부쟁이, 쑥, 해바라기, 원추천인국 등 모두 국화과 식물에서 발생이 많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Table 3).
고 찰
해바라기방패벌레는 북미가 원산인 외래곤충으로 최근 돌 발적으로 발생되어 전국으로 분포가 확산되고 국화과 식물에 피해를 입히는 등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고 심각하여 기 초적인 형태 특징, 분포, 기주식물을 파악하였다.
일본의 경우 4월 중순경부터 유충이 발생하여 5월 하순경에 성충이 출현한다. 7-8월 하순경은 성충의 발생이 최성기이고, 8 월에는 약충의 발생이 최성기이며, 10월 이후 숲 가장자리 등에 서 월동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Hoshino, 2011). 본 연구에 서 해바라기방패벌레의 성충은 6월부터 나타났으며, 발생 최 성기와 월동시기는 일본 개체군과 일치하였다. 방패벌레류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 발생이 증가되고 빠른 속도로 확 산되어 광역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기후변화와 관련하 여 지역별 연간 발생하는 세대수에 대한 상세한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해바라기방패벌레는 주요 고속도로와 인근 국도에서 높게 관찰된 것으로 보아 외래곤충인 미국선녀벌레처럼 차량 등에 묻어 장거리를 쉽게 이동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경부고속 도로 구간인 영동, 김천, 구미 등에서 분포가 확인되지 않아 추 후 상세한 분포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 확인된 기주식물이 대부분 외래식물인 것과 같이 본 조사에서도 비짜루국화, 망초, 만수국아재비, 미국쑥 부쟁이 등 14종(58.3%)이 외래식물목록(NIER, 2011)에 포함 된 종으로 확인되어 해바라기방패벌레는 주로 국화과의 외래 식물을 번식원으로 하여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발생은 미미하 지만 고구마, 가지, 머위 등 6종(26.1%)의 작물에서 확인됨으 로써 앞으로 농작물 해충화에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해바라기방패벌레가 서식하는데 필요한 환경조건이 형성 된다면 기주식물의 범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속 적인 기주식물과 피해 정도를 조사하고 천적 및 생물학적 방제 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